향산일지 [지리산 불일폭포]
2021.7.15.~7.16. 금요 4인방 가족
여름 휴가
금요 4인방 가족 여름 휴가를 7.15~7.17. 2박 3일 일정으로 계획하였는데,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거제도 숙박지에서 일정 취소 연락이 왔기에 부득이 1박짜리 여행을 진행한다. 숙박지가 지리산 하동 콘도이므로 우리는 섬진강 강변을 타고 지리산 피아골과 쌍계사 주위를 맴돈다. 지구 이상 고온으로 전 세계가 큰 고통을 겪고 있고, 우리나라 사정도 요즘 코로나에 찜통더위까지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윤 선생 부부가 애들 돌보미 일로 참석하지 못해 아쉽게 되었다.
○ 지리산 피아골
2021.7.15. 10:00 광주에서 출발한다. 상무지구와 용봉동에서 차량 2대가 각 출발하여 곡성휴게소에서 합류한다. 서울은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로 2인 초과 집합 금지상태인데, 광주는 1단계로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하니 6명이 함께하는 여행이지만 마음에 부담이 없다.
점심은 구례에서 섬진강 재첩국으로 해결하고, 오후에는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발을 담그며 피서한다. 주말도 아닌 평일(목요일)이라서 계곡에 인적이 드물다. 물이 어찌나 차갑던지 발을 오래 담글 수 없다. 광주 시내는 폭염에 번갯불이 번쩍이는 뇌성까지 동반된 소낙비가 오락가락한단다.
석양 무렵에 쌍계사를 구경한다. 몇 번 산행하면서 들렸던 곳인데, 오늘처럼 여유롭게 곳곳을 살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쌍계사 일주문에서 계곡 따라 내려오니 아직 정비되지 않은 음식점들이 계곡을 독차지한 채 성업 중이다. 그곳에서 나오는 길에 커다란 바위가 수문장처럼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데, 양쪽 바위에는 [雙磎] [石門]이라고 새겨져 있다. 해설하는 안내판에는 통일신라 헌강왕(재위 875~886년)이 최치원에게 ‘쌍계석문(雙磎石門)’ 4자를 쓰라고 하여 바위에 새겼다고 적혀있다.
저녁 숙소는 지리산 하동 콘도이다. 방 세 개짜리 큰 평수이니 세 가족이 하룻밤 묶기에 불편함이 전혀 없다.
○ 불일폭포
2021.7.16. 콘도에서의 아침 식사(부페)가 가격(1만 원) 대비 너무 맛있고 알차다고 모두 즐거워한다. 보라! 명심하라~ 배가 불러야 모두들 좋아하는 것을 ^^
불일폭포까지 가는 길이 약 3km 거리에 급경사가 없는 평탄한 길이라 조심스레 추천했는데, 별 산행 준비도 안 된 일행들이 모두 찬성이다. 슬리퍼 비슷한 여름 신발을 신고 가자는 일행에게 미안하지만, 본인들은 아무렇지도 않단다.
쌍계사를 지나 국사암 앞까지 차로 진행하니, 이제 평지나 다름없는 산행길이다.
여기서 폭포까지는 2.3km 거리, 난이도는 오솔길 수준이다. 산책코스로 딱 적합할 뿐만 아니라 지리산 깊은 산속이니 별천지를 걷는 기분이다.
곳곳에 신라 시대 최치원 선생의 발자취를 전하는 안내문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는 곳이다. 당나라까지 유학했다던 최치원 선생이 전국 방방곡곡에 흔적을 남겼다니, 유람가나 여행전문가도 아닐뿐더러 당시의 지리적 상황으로 봐서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 안내문들이다. 어떻든 그마저 없는 것보다는 심심하지 않게 호기심이라도 상기시키니 제 몫은 하는 셈이다.
몇 해 전(2017.8.26.)에 갈 때 보니 불일폭포 휴게소(빈집이지만)가 있었는데 오늘따라 멀리 느껴진다. 한참을 가다가 폭포에 거의 다 가서야 휴게소가 나온다. 스님과 스리랑카에서 왔다는 젊은이 둘이 건축 자재를 운반하느라고 이마에 땀이 범벅이다. 10년 전 화재로 방치하다가 이번에 새로 건축하고 있다는 스님의 설명이다. 아마도 거기까지 쌍계사 절 소유의 지역인가 보다.
휴게소를 지나니 불일폭포는 지척이다. 평지에서 계곡으로 계단 따라 내려가면 물소리 먼저 들리더니 고대하던 폭포가 드디어 장엄하게 그 자태를 내민다. 요즘 비가 자주 와서인지 수량도 많은 편이다. 60m 높이에서 굽이쳐 내려오는 폭포의 모습이 그야말로 한국적이다.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가 광활한 강물의 흐름이 어느 순간 높이의 차이로 인해 떨어지는 환상적 장면인데(높이는 50m), 이곳은 고요한 듯 숨어있는 듯 산속에서 수줍게 떨어지는 3단 폭포이다.
와 본 사람, 처음 본 사람 모두 폭포의 절경에 감탄사를 내 지른다. 와~
하산하는데, 방죽(雙溪蓮池)에 연꽃이 활짝 피었다. 하얀 연, 붉은 연 색색이 피었다. 일행 누군가 하얀색이 귀한데, 붉은색이 침범한다고 설명을 하는데, 그렇다고 해 버리자 ~
크디큰 내 얼굴보다 더 큰 연꽃을 이곳에서 손으로 잡아본다.
점심을 화개장터에서 보리밥 정식을 먹는데, 일행 모두 맛이 없다고 뒷담화를 한다. 나는 주는 대로 먹는 타입이라 잘 모르는데.^^
구례 산동 온천지구 입구에 있는 찻집에 들르는데, ‘쑥부쟁이 우리쌀 머핀’이라는 빵이 맛있다고 갑영 형 형수씨가 참석자들에서 선물을 하신다.
귀갓길에는 창평 원조 국밥집에서 저녁밥까지 해결하고 함포고복하며 귀가한다.
(초고 7.17.)
첫댓글 요산요수 여행 작가가 되었네요 멋진 휴가 요산요수의 리딩 하면서 사령관 역활도 했구려
불일 휴게소 재건축,국사암 까지 인도하여 연꽃도 보고 청학동 삼성궁.마고성, 놓치고 왔네요 ㅎ
여름 휴가 축하 해요
나는 애마을 팔고 나니 교통 수단이 없어 움직이는데 환계가 오는구려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