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댓글을 주고받으며 궁금한 점들은 거의 풀리셨을 것입니다.
'떼려야'는 보충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덧붙입니다.
-ㄹㄹ-
그리고 이 말은 흔히 구어에서 '뗄려고'로 많이 쓰입니다.
이렇게 ㄹㄹ로 발음하는 것은 '모음+ㄹ'보다 더 편해서입니다.
'가려고'는 구어에서 '갈려고'로 더 가서는 '갈라고'로 발음합니다.
모음 사이의 'ㄹ'은 혀가 잇몸을 한 번 치고 빠지는 설탄음입니다.
이 설탄음 'ㄹ'은 발음은 아이가 말을 배울 때도 가장 늦게 배우는 소리입니다.
이제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는 할아버지를 [하라버지]가 아닌
[하나버지]나 [하다버지]로 발음할 것입니다.
어른들에게도 'ㄹㄹ'이 더 편하고(유아어가 성인에까지 그 쓰임이 확대되었을지도 모르지요)
'ㄹ'을 두 번 발음하게 되니 발음이 더 강해져서 의미도 그만큼 강한 표현일 수 있습니다.
려? 래?
그렇다면 '떼려야'와 '떼래야'를 비교하면...
'떼려야'는 댓글에도 있듯이 '떼려고 해야'의 준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라고 해야'의 준말인 '-래야'와 구별하기 위해 '-려야'로 쓰는 것입니다.
-려고 하- 형태의 준말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려고 <'-고 하'가 생략된 형태>
-려고 하다가-: -려다가
-려고 하니: -려니
-려고 하는데: -려는데
2. -려고 <'-고 해'가 생략된 형태>
-려고 해서야: -려서야 아무거나 먹으려서야 살을 뺄 수 없지.
-려고 해서는: -려서는 이런 데서 자려서는 안 돼.
-려고 해야: -려야 먹으려야 먹을 게 없네.
'-라고 해'의 준말 형태도 보겠습니다.
3. -라고
<'-고 하'가 생략된 형태>
-라고 해서야: -래서야 집도 없는 애를 가래서야 되겠니?
-라고 해서: -래서 철수가 오래서 왔는데...
-라고 해야: -래야 네가 먹으래야 먹지.
즉, '-라고 해야'의 준말인 '-래야'와 구별하기 위해
'-려고 해야'의 표준어를 '려야'로 정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실제 구어에서 뗄래야~'로 쓰이는 것은
'-라고 해야'의 준말인 '-래야'이 용언 뒤에 결합하는 쓰임이 줄어들어서
헷갈릴 부담이 줄어든 것입니다.(서술격조사 뒤에선 자주 쓰임-집이래야 방 하나뿐이야)
거기다 이중모음인 'ㅕ'보다는 단모음인 'ㅐ'를 발음하기 쉬운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이 둘은 다음과 같이 구별이 됩니다.
1.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떼려고 해야)
2.담당자가 떼래야 떼지.(떼라고 해야)
그런데 실제 구어에서 1이 '뗄래야'로 쓰이므로 2의 준말이 밀려나
현실 언어에서는 다음과 같이 구별되는 편입니다.
1-1.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비표준어)
2-1. 담당자가 떼라고 해야 떼지.(준말이 잘 쓰이지 않음)
참고로 준말을 잘 알고 쓰면 언어생활이 훨씬 경제적이 됩니다.
쉬운 예를 몇 개 들어보지요.
-자고 해: -재 철수가 가재.
-라고 해: -래 철수가 오래
-ㄴ다고 해: -ㄴ대 철수가 온대.
-냐고 해: -냬 철수가 너 언제 오냬?
첫댓글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
궁금증 찌꺼기까지 해소시켜 주시니 감사합니다.~
어이쿠 감사합니다.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다뇨... ^.~
소설창작론 교과서를 읽다보니까 거기에도 '뗄래야 뗄 수 없는'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여기와서 많이 깨우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