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황본 육조단경
성철스님의
23. 行化 행화
ㅡ교화를 행하심
大師言 善知識 汝等 盡誦取此偈 依偈修行 去惠能千里 常在能邊 此不修 對面千里 各各自修 法不相持 衆人且散 惠能 歸曹溪山 衆人 若有大疑 來彼山間 爲汝破疑 同見佛性 合座官僚道俗 禮拜和尙 無不嗟嘆 善哉 大悟 昔所未聞 嶺南 有福 生佛在此 誰能得知 一時盡散
大師往曹溪山 韶廣二州 行化四十餘年 若論門人 僧之與俗 三五千人 說不盡 若論宗指 傳授壇經 以此爲依約 若不得壇經 卽無稟受 須知去處年月日姓名 遞相付(咐 ?)囑 無壇經稟承 非南宗弟子也 未得稟承者 雖說頓敎法 未知根本 終不免諍 但得法者 只勸修行 諍是勝負之心 與道違背
대사언 선지식 여등 진송취차게 의게수행 거혜능천리 상재능변 차불수 대면천리 각각자수 법불상지 중인 차산 혜능 귀조계산 중인 약유대의 래피산간 위여파의 동견불성 합좌관료도속 예배화상 무불차탄 선재 대오 석소미문 영남 유복 생불재차 수능득지 일시진산
대사왕조계산 소광이주 행화사십여년 약론문인 승지여속 삼오천인 설부진 약론종지 전수단경 이차위의약 약부득단경 즉무품수 수지거처년월일성명 체상부촉 무단경품승 비남종제자야 미득품승자 수설돈교법 미지근본 종불면쟁 단득법자 지권수행 쟁시승부지심 여도위배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너희들은 다들 이 게송을 외어 가지라. 이 게송을 의지하여 수행을 하면 천 리를 혜능과 떨어져 있더라도 항상 혜능의 곁에 있는 것이요, 이를 수행하지 않으면 얼굴을 마주하여도 천 리를 떨어져 있는 것이다. (게송을 갖고) 각각 스스로 수행하면 법을 서로 지님이 아니겠느냐.
여러 사람들은 그만 흩어지거라. 혜능은 조계산으로 돌아가리라. 만약 대중 가운데 큰 의심이 있거든 (내가 있는) 저 산으로 오너라. 너희를 위하여 의심을 부수어 같이 부처의 성품을 보게 하리라."
함께 앉아있던 관료들과 스님들, 속인들이 육조대사께 예배하며 찬탄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들은 "훌륭하십니다, 크게 깨치심이여! 옛적에는 미처 듣지 못한 말씀이로다. 영남에 복이 있어 산 부처가 여기 계심을 누가 능히 알았으리오." 한 다음 한꺼번에 다 흩어졌다.
대사께서 조계산으로 가시어 소주와 광주 두 고을에서 교화하기를 사십여 년이었다.
만약 문인을 말한다면 스님과 속인이 삼오천 명이라 (할 수 있을 정도여서)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며, 만약 종지를 말한다면《단경》을 전수하여 이를 의지하여 믿음을 삼게 하셨다. 만약 《단경》을 얻지 못하면 곧 법을 이어받지 못한 것이다. 모름지기 간 곳과 년 월 일과 성명을 알아서 서로서로 부촉하되(서로 잘 알고 친밀하더라도)《단경》을 이어받지 못하였으면 남종의 제자가 아니다. 《단경》을 이어받지 못한 사람은 비록 돈교법을 말하나 아직 근본을 알지 못함이라, 마침내 다툼을 면치 못한(못할) 것이다.그러므로 오로지 법을 얻은 사람에게만 [돈교법의] 수행함을 권하라(오로지 돈교의 법을 얻은 자는 다투지 말고 다만 수행만 할 것을 권하느니라). 다툼은 이기고 지는 마음이니 도와는 어긋나는 것이다.
♤ 송계 소주
게송을 외우고 단경을 수행하는 자만이 남종선 돈교의 제자라고 혜능은 분명하게 구분하여 말한다. 아무리 친밀하고 쟁론에 능해도《단경》을 품수하지 못한 승려는 하찮은 구도자거나 異宗의 중일 따름이다.
이처럼 옛날엔 같은 불교도라도 종지가 다르면 냉엄하게 소속 종파를 구분지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뜻에 맞는지 어긋나는지는 아무도 확언할 수 없다.
교종은 논리 중심이므로 말과 글이 많다. 그러나 선종은 직관 중심이므로 묵언전심 이다. 그러니 혜능으로서는 남종선 이외의 종파를 엄격히 구분하여 배척하고, 쟁론을 거부하거나 피하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교종과 선종이 엄격하게 구분되었다. 그러나 현대에는 교종과 선종이 서로 섞이며 발효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와 선의 각각의 순수성이 모호해지는 면과 점이 있지만,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요 선은 뜻이니 결국 말씀과 뜻을 함께 담은 한 인간, 부처님의 본모습이 드디어 현현됨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