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밖 길을 걷다
강원도 철원,천혜의 자연 속에서 즐기는 레저스포츠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한탄강 래프팅과 아기자기한 철원 8경. 이뿐만이 아니다. 오대산 쌀의 주산지인 광활한 철원평야를 보며 제2땅굴에서 안보체험도 할 수 있다. 특히 60여 년 통제에서 풀려난 소이산 자연생태계를 둘러보게 되면 진귀한 야생화들 앞에서 넋을 잃을 것이다. 청정한 자연에서만 사는 천연기념물 두루미가 매년 찾아오는 철원의 맑은 공기는 덤이다.
철원은 그야말로 산자수명한 도시다. 서울에서 90분. 최근 철원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활용한 레저스포츠의 메카로 조성되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래프팅을 비롯하여 번지점프와 서바이벌 게임 등 익스트림 스포츠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지난해 철원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약 60만 명에 이른다. 한탄강 래프팅은 우리나라 3대 래프팅 지역 중 단연 최고로 꼽힌다. 유속이 빠르고 주변 경관도 일품이다. 래프팅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협곡의 주상절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원래 ‘래프트’란 나무로 엮은 뗏목을 의미하고, ‘래프팅’은 뗏목을 탄다는 뜻이다. 주로 골짜기나 강의 급류를 타고 노를 저어 이동하는 래프팅은 PVC나 고무로 만들어진 배를 이용한다. 래프팅은 어느 정도 안전성이 있고 급류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스피드와 스릴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한 보트에 타고 함께 노를 저어야 하기 때문에 배려심과 협동심을 키울 수 있는 스포츠다. 한탄강 래프팅은 총 6개의 코스가 있다. 최소 2시간 반에서 7시간까지 체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승일교에서 군탄교까지 9㎞에 이르는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수심이 깊고 급류와 여울이 좋아 최고의 스릴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코스에서는 천혜의 자연경관인 주상절리를 볼 수도 있고, 깎아지른 웅장한 절벽이 어우러진 병풍 같은 자연의 색다른 정취도 만날 수 있다.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보트에 오른 시간은 낮 열두 시. ‘콰이강의 다리’라는 별명이 붙은 승일교 아래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대전에서 온 중년의 산악회 회원 30여 명과 보트 네 대에 나눠 타고 물살에 몸을 맡긴다. 지도 요원이 이끄는 대로 구령 소리에 맞춰 흥겹게 노를 저어간다. 거센 급류에 오를 때면 모두 괴성을 지른다. 이때 납작 엎드리는데 순발력이 대단하다. 언제 다가왔는지 옆 보트에서 물세례를 퍼붓는다. 피할 수 없다. 서로 질세라 물을 퍼서 공격하는 모습이 방콕의 ‘송끄란 축제’ 같다. 물에 젖을수록 일행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가고, 모험을 거부하지 않는 젊은 패기가 아름답다. 보트마다 열광하며 원시적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는 쾌감들로 흥건히 젖는다. 계곡의 물소리, 바람소리, 웃음소리가 오케스트라를 이루며 온몸으로 파고든다. 짜릿한 환희와 즐거움이 경련을 일으킨다. 몸 안에 갇혀있던 묵중한 스트레스가 확 달아난다. 래프팅이 주는 선물이다.
철원여행의 중심 한탄강
철원은 약 27만 년 전 용암의 분출로 인해 현무암층으로 형성되었다. 그 영향으로 한탄강에는 직탕폭포, 송대소의 주상절리를 비롯해 기암절벽의 절경들이 생겨났다. 은하수 ‘한(漢)’자에 여울 ‘탄(灘)’자를 쓰는 ‘한탄강’은 ‘큰 여울’이라는 뜻이다. 철원 8경 중 1경은 고석정. 이 정자도 한탄강 주변의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뤄 철원 최고의 경관을 연출한다. 고석정은 조선 초기 탐관오리를 응징했던 임꺽정의 활동무대였다. 또한 드라마 <닥터진>, <임꺽정>과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등 방송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고석정 아래 모래사장으로 내려가 유람선을 타고 한 바퀴 돌아보면 저절로 시인이 된다.
철원 제2경 삼부연 폭포
철원 8경 중 하나인 삼부연 폭포. 우렁차게 쏟아지는 폭포소리가 심장까지 세척한다. 궁예가 왕건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통곡하는 소리까지 합쳐서 더욱 폭포소리가 크단다. 삼부연은 폭포수가 떨어지는 세 곳이 모두 가마솥처럼 움푹 패였기 때문에 ‘세 개의 가마솥 같은 연못’이란 뜻을 지닌다.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 정선이 이곳을 지나다 빼어난 경치를 보고 ‘진경산수화’를 그렸다는 일화가 있다. 폭포 앞 부연사에 올라가 본다. 아득한 폭포소리 말고는 정적만이 감돌고 있다. 절에 머물고 있노라니 천상이 따로 없다. 인근 동네 사람들은 부연사를 영험한 절이라고 신봉한다. 간절하게 기도하면 소원성취를 한다고 나보고도 기도해 보란다.
태봉교의 번지점프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스포츠가 있다. 태봉교에 있는 번지점프장(문의전화 033-452-8294). 몸에 고무줄 뭉치를 달고 52m 한탄강 아래로 뛰어내린다. 순간, 몸과 영혼이 강물로 함께 추락하다가 다시 하늘로 솟구친다. 간담이 서늘할 정도의 스릴을 경험하는 곳. 무료가 아니다. 각서까지 써주면서 극한 공포를 체험하는 곳이다. 태봉교에 들어서니 문득 생을 마감해도 좋을 만큼 밀키 블루빛 타우포강이 아름다워 번지점프를 했던 기억이 새롭다. 한 사람 뛰어내릴 때마다 갤러리들의 열광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던 강가.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현기증이 일지만 영웅이 되는 순간이 아니던가. 그곳에 가 새처럼 비행해 보시라. 번지점프는 버킷 리스트에 적어 놓을 일이 아니라 몸이 허락할 때 과감하게 시도해 볼 일이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인생의 이력에 새기는 황홀한 순간을….
쇠둘레 평화누리길과 한탄리버 스파호텔
철원의 둘레길에는 이야기가 있다. 지역문화에서 의미 있는 자료를 스토리로 엮어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한탄강 주변의 1코스인 ‘한여울길’ 과 2코스인 ‘금강산 가는 길’로 나누어져 있다.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뮤직 비디오를 촬영한 노동당사는 유일한 북한 건축 유적지로 2코스를 따르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철원에서 드라마틱하게 여행을 마무리했다면 한탄리버 스파호텔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화산 온천장인데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하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나면 제대로 디톡스가 될 것이다.
래프팅
위치 :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699
문의전화 : 033-452-7578
홈페이지 : www.raftingkorea.co.kr
한탄강 래프팅 전문업체인 ‘한국레저개발’이 운영하는 곳으로, 한국레저개발은 한탄강 래프팅 코스를 최초로 개척했다. 이용가격은 코스별로 다른데, 3만 원~5만 원까지 다양하다.
볼거리
고석정 출발 안보투어
고석정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가 오전 9시 30분부터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4회 운행한다. 예약 필수. 평일에는 개인 차량으로도 같은 시간 견학 가능하다. 견학 당일 신분증 지참하고 출발시각 15분 전까지 철의삼각전적지 관광사업소에서 출입증을 받아 출발하면 된다.
예약처 : 디엠젯 관광 033-455-8275, 070-4124-8275
홈페이지 : www.dmz4u.co.kr
주요코스 : 고석정~제2땅굴~철원평화전망대~철원두루미관~월정리역~노동당사
직탕폭포
‘한국의 나이아가라’라고 불리는 폭포로 떨어져 내리는 물소리와 물보라를 보면 저절로 탄성이 튀어나올 정도다, 강 전체가 폭포로 이뤄진 직탕폭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곳으로 폭포의 폭이 가장 크다. 폭포의 높이는 약 3m, 폭은 80m 정도.
고석정
의적 임꺽정이 활동했던 곳. 강 중앙에 위치한 20m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에는 임꺽정이 은신했었다는 자연 석실이 남아있다. 강 중앙에 우뚝 솟은 고석바위와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먹을거리
닥터로빈과 게르마늄 온천수
위치 :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태봉로 1799-22
문의전화 : 033-455-1234
고석정 위에 있는 이 한탄리버 스파호텔의 1층에 있는 ‘닥터 로빈’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메뉴가 제공되는 곳. 또 정통 이탈리아 수동식 에스프레소 맛은 매우 각별하다.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한 국내 유일의 화산 온천장까지 갖추고 있어 꼭 한 번 가볼 만 하다.
한탄강 잡어 매운탕의 본가 고석정회관
위치 : 강원도 철원군 동송음 장흥4리
문의전화 : 033-455-0087
한 곳에서 25년 동안 한탄강 물고기로 만든 민물 매운탕이 유명해 방송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집.
글. 사진. 송선순 사진일부협조. 강원도 철원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