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통영 앞바다로 해맞이 여행을 갔다. 섣달 그름 날 10:40시에 집에서 나서서 버스를 타고 충무체육관 앞에 도착하니 여행을 함께할 사람들이 관광버스에 가득 모였다. 2008년 정월 초하루 00:00시에 버스는 통영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우리 일행은 차속에서 한해의 행운을 기원하는 새해인사를 나누었다.
마음속으로는 이번 여행에서 멋진 일출장면을 담아 와야겠다는 야무진 욕심과 기대가 엇갈린다. 바다에서 배를 타고 일출 관경을 보면서 촬영을 할 생각에 마음이 설랬다. 대전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주체 측에서 마련한 소주와 수육으로 목을 추기고 처음 쉰 곳이 덕유산 휴게소다. 덕유산 휴게소에서 하늘을 처다 보니 반달이 방긋이 웃어주는 듯 하늘에 떠있다.
다시 몇 시간을 캄캄한 고속도로를 신나게 질주하여 고성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시간적 여유가 많은 여행이라서 휴식시간도 충분하게 주어서 편안하였다. 다시 2시간여를 달려서 통영 여객터미널에 도착하여 출항시간을 기다렸다. 그런데 오늘이 정월 초하루인지라 여객선 선주들이 모여 한해를 무사히 돈 많이 벌게 해 달라는 뜻에서 고사를 지내고 있었다. 떡과 고기와 막걸리를 준비하여 고사를 지내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여객선은 해맞이 손님으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아내와 일찍 승선하여 전망이 좋은 앞자리를 잡고 앉았지만 통로까지 사람들이 들어차서 전망이고 뭐고가 없었다. 통영에서 연화도로 가는 여객선은 40분여가 소요되는 거리를 해상에서 해맞이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드디어 새벽 7시경부터 동해 쪽의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였다. 밖은 무척 추웠으나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 뱃전에 기대어서서 붉게 변해가는 동쪽하늘을 주시하면서 주기적으로 셔터를 눌러댔다. 그런데 동쪽하늘이 바다와 접하는 부분의 구름 모습이 심상치가 않았다. 해가 뜰 때에 구름에 가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07:20시가 되자 동쪽 바다 끝이 빨갛게 변하는데 역시 구름이 해를 가려가 구름사이로 햇님의 얼굴이 보이고 있었다.
20여분을 계속 셔터를 눌러댔지만 끝내 내가 바라고 바라던 일출광경은 연출되지 않았다. 아쉬움을 달래면서 연화도에 도착하였다. 해안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는데 비니루 하우스 식당이다. 배에서 추위에 떨고 왔는데 식당도 엉성하여 밥을 먹는지 어쩌는지 정신이 없다. 반주를 곁들여서 식사를 하고 나니 08:40시인데 09:20시 배를 탄다며 연화도의 명소 연화사를 그동안에 볼 사람은 보라는 것이다. 소요시간은 40여분이라는 것이다. 돌아보고라도 오겠다는 마음으로 아내를 두고 혼자서 부지런히 가보니 5분 거리에 있었다. 모두 판단착오를 한 것 같다.
연화사는 500여 년 전 연산군의 억불정책으로 연화도로 피신하여 은신한 연화도인이 제자들과 연화봉 아래 토굴을 짓고서 전래석(둥근돌)을 부처님 대신으로 모셔놓고서 예불을 드리며 수행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연화도사가 "내가 죽거든 바다에 수장을 시켜 달라"는 유언에 제다들과 섬 주민들이 도사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수장하니 도사의 몸이 한 송리 연으로 변해 승화되었다하여 '연하도'라 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 사명대사께서 연화도에 들어오셔서 연화도인 토굴 터 밑에다 움막을 지으시고서 정진하시다가 크게 깨달으셔서 대도를 이루셨다. 지금도 토굴터 와 대사께서 드셨던 감로천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 후 50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1985년 쌍계사 조실이신 고산 큰스님께서 여러 섬들을 돌아보시던 중에 연화도에 발걸음이 머무니 연화도인과 사명대사의 수행 터를 찾으시고 연화봉을 적시며 흐르는 시원하고 맑은 샘을 발견하였다. 이 샘터를 주민으로부터 매입하고 틈틈이 법문보시와 여비를 모아 십여 년 동안 주변 산야와 전답 2만평을 사들여 스님의 크신 원력과 사부대중의 도움으로 드디어 가람을 이루시고 동남아를 여행하시는 중 스리랑카에서 직접 부처님과 진신사리 3과를 모셔 와서 팔각구층탑을 세우고 사리를 봉안하신 후 사명을 "보타낙가산 연화사"라 하였다고 한다.
연화사 사진을 찍고 돌아와서 다시 통영으로 가는 여객선을 탔다. 뱃전에서 바다와 섬 사진을 찍는 재미를 만끽하는 동안 통영 항에 도착하였고 1시간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아내는 어물시장으로 가고 나는 항구 부근을 서성이면서 사진을 찍었다. 점심은 송원횟집에서 먹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4시에 대전으로 출발하였다. 귀가길 버스 안에서는 돌아가면서 노래를 여흥시간을 갖으며 즐겁게 달려오다가 금산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우동으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오후 6:30시에 대전에 도착하여 아내와 집으로 돌아와 포근한 저녁시간을 보냈다.
새해 첫 날, 해맞이 여행을 하면서 아내와 오붓한 시간을 함께 하고 새해에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뜻의 첫 행사를 잘 마친 것이 다행스럽고 보람이 있었다. |
출처: 정다운 가을 원문보기 글쓴이: 만대
첫댓글 만대 부부의 새해첫날 해맞이 여행 후기와 일출의 아름다운 장면잘보았소이다,더하여 연화사유래와 더한 설명잘들었습니다,항상 부처님의 자비와사랑이 충만하시기를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