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 오산초등학교 책 토론회를 다녀와서 ▣
□ 준비과정
-2009년 10/16 : 진도오산초등학교 책 토론회 정식 요청
-2009년 10/17 : 교육연구실 회의 후 토론회 계획서 제출
-2009년 10/19 : 늦은 오후 1시 30분∼3시 (목포지회 교육연구실회원 토론회 진행)
-진행: 5학년(노소희, 서경미), 6학년(최미옥)
-토론 책: 초정리편지/ 배유안 글/ 홍선주 그림/창비
-바쁘게 요청받은 일이었지만 오산 초 사정이 있어서 우리 의지대로 일정을 조율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여름방학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서도 내고 교육연구실에서 진행에 대한 준비를 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진행 후기
○ 5학년 (두 모둠으로 나누어 진행)
-책을 다 읽어 오지는 않았지만 담임선생님의 노력 덕분에 책 전체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이해를 했으며 전에 이루어진 토론회 덕분인지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는 아이들이 멋져 보였다.
-전반적인 아이들의 생각은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었다. 캐릭터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서는 아이들이 처해 있는 가정형편이 책속의 장훈과 덕이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인지 아버지에 대한 무력함을 소리 높여 이야기 하는 아이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한글의 중요성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아이들 스스로 한글의 발전을 위하여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①교실에서 욕 안하기
②모둠을 나누어 학교 가까운 곳에 간판 등을 조사하여 이야기 나누기
③신조어, 줄임말 을 당장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점점 줄이면서 우리말의 소중함을 느껴보자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이들 스스로 한글이 사라지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라는 문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생각 없이 쓰고 있어서 한글이 없어져도 생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영어, 중국어, 수화 등 한글을 대신할 무엇인가를 또 배우고 공부하고 시험 봐야 하는 일을 생각하면 정말 한글이 없어지면 안 된다던 솔직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어 보았다.
○ 마치고 드는 생각
한 권의 책을 모둠에서 회원들과 시립도서관에서 토론을 진행할 때와 느낌이 정말 달랐다. 도시의 아이들과 또 시골의 아이들과 학교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또 다른 한권이 책이 될 수 있을 정도였다. 처음 시립도서관에서 목포시내 초등5,6학년을 대상으로 책 토론회를 했을 때는 독서교육의 영향 때문인지 잘 포장된 언어로 예쁘고 조리 있게 책의 느낌을 이야기 하는 아이들 예를 들어 “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글을 항상 고맙게 느껴야 하겠고 후손들에게도 한글을 가르치고 더욱더 발전시키면서 좋은 대화수단 으로 발전시켜야겠다.” 라는 도서관에서의 아이들의 이야기와 “ 모둠을 나누고 간판을 조사하고 인터넷을 통하여 생각을 함께 하는 아이들의 모임을 만들고 항상 쓰고 있는 한글이 사라진다고 해도 나의 생활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아이들과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세종대왕 할아버지께서 자기의 말을 듣고 슬퍼하실까봐 마음이 아파 좀 더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솔직한 오산초등학교 아이들의 목소리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많은 시간을 가지고 준비 하지는 않았지만 노력한 만큼의 성과는 이룰 수 있는 시간 이였다. 아이들과의 첫 만남의 거리를 좁혀 볼까 하고 가져간 그림책 두 권이 아이들과의 거리를 너무나 가깝게 만들어 주어 지금도 그림책에 몰입하는 아이들의 새까만 얼굴 하나하나가 떠오른다.
○ 6학년 - 마치고 드는 생각
여름 방학 때 시립 도서관에서 초정리 편지로 책 토론회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인지 별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오산 초 6학년 책 토론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시립도서관에서의 책 토론회는 교육 연구실에서 꽤 공들여 준비를 했다. 대상이 5.6학년이고 각 학교에서 선생님이 뽑아 주신 아이들 위주로 팀이 짜여 졌던 것 같다. 책만 달랑 읽고 온 아이 , 독후감을 써 온 어린이 (독후감도 정해진 틀 속에 갇혀 있다 보니 내용과 느낌이 비슷했다.), 그냥 무슨 책인지도 모르고 온 어린이 등 편차가 심하고 , 서로 처음 보는 아이들과 토론회를 하는 일은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오산 초는 학급이 학년에 하나이다보니 몇 년씩 같이 공부를 해왔던 친구들과의 토론회라서인지 분위기도 좋고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토론을 해 주었다. 6학년을 맡다 보니, 높은 학년이라, 책을 보는 관점과 깊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고민해 보게 되었다. 초정리 편지는 한글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책을 여러 번 읽으면서 들어 왔다. 과연 그것을 이끌어 내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을까? 하는 생각 끝에 여섯 가지로 풀어 가기로 했다.
1. 내가 앞으로 삶을 사는 데 가장 닮고 싶은 등장인물과 이 사람과 같이는 살기 싫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누구이며 이유는 ? 짤막하게 써 보기
2.만약 본인들이 장운이처럼 글을 몰라 글자를 배우게 된다면 제일 먼저 해 보고 싶 은 일은 무엇일까요?
3. 옛날에 양반들이 양민. 천민이나 여자들이 글을 읽고 쓰는 것을 꺼려했다고 하네요.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생각해 이야기 해 보기
4. 은어 비속어 신종어의 예와 그것을 쓰는 까닭은?
5. 만약에 우리에게 한글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어떠했을까요?
6. 책 토론회를 해 보고 느낀 점과 소감 적고 발표하기 (포스트 잇 활용 )
1번에 대한 답으로 의외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왔다. 닮기 싫어하는 인물로 장운 아버지가 3명이나 나왔다. 선생님이 76페이지까지만 읽어 주어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걸까? 책을 다 읽어도 이런 이야기가 나올까? 다음에 다른 그룹의 어린이들과 책 토론회를 해봐도 이런 의견을 내는 아이가있을까? 흥미롭다.
2번 질문에 글을 처음 배우게 된다면 해 보고 싶은 것은 자신의 이름 쓰기 일 것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지극히 아이다운 당연한 대답일지도 모르는 데 나는 그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일기쓰기, 편지쓰기 등이 나올 줄 알았는데… 신선한 대답이었다.
책 토론회를 해 보고 느낀 점을 포스트잇에 써서 흰 종이에 부치는 일은 아이들의 반응이
요즘 말로 대박이다. A4 종이는 아무래도 크다 보니 마음의 부담감이 큰 것 같아 포스트잇을 활용해 보자는 이야기를 같이 가는 회원들과 해 봤고 미리 준비 해 갔더니 기대 이상이었다. 몇 줄이지만 느낌을 적어 보는 것은 나에게는 토론회를 정리하는 느낌과 그 시간을 이용하여 마무리 준비를 할 시간을 주었고 어린이들도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부담 없이 솔직한 느낌을 무기명으로 적었다. 적어 놓은 글을 친구들과 돌려 읽으면서 마무리를 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토론회가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재미있다고 해서 뿌듯했다. 19일이 시험 날이어서 책이나 다 읽었을까 했는데 당일 선생님이 76페이지까지 읽어 주신 모양이다. 준비해 간 내용은 다 소화했지만 좀 아쉽고 1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이럴 때를 대비 해 그림책을 넣어 가봐야겠다 경미 씨는 남은 시간에 그림책을 읽어 주었단다. 그리고 학교는 사진과 비디오를 왜 그리 찍는지 … 전문 강사가 아니라 그런지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비디오 촬영은 사전에 나와 아이들에게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