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천안에서 서울까지의 예비라이딩이 있는날...
언젠가 와이님이 왕복으로 공포의 번개를 쳤던 바로 그 마의 구간인게다.
아마 그때 참여했던 멤버가 <딲따구리>님을 비롯해 쟁쟁했던걸로 기억이 난다.
천안 시청사에 각구간 참가자들이 속속 모여 들었다.
나역시 이 구간은 처음이라 내심 걱정이 앞선다.
1번국도...국도의 으뜸이라....^^
오늘 아침 무슨 옷을 입을까 고민하다 꺼내입은 옷은 바로 강퇴의 상징 B&P의 팀복
더운 여름 팔부위를 잘라내어 조이지 않아 선택했고,
강퇴철회의 의지를 담아...언제나 그랬듯이 오늘도 검은 리본을 패용했다.
늘 기분이 찝찝하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다.
내가 젤 불안한지...
아니면 대열정비가 가장 용이하다고 판단하신건지
<퍼펙트>님은 날 앞장세우신다.
하지만, 조금만 달려보면
맨 앞열에서의 라이딩이 얼마나 고된지 알수 있다.
바람을 온몸으로 안고 라이딩한다는 것은 그 뒤에 있는 사람에 비해 두배는 힘이 든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수 있었다.
<장성균> 선수도 언젠가 내게 드리프트를 이용하지 않고 자력으로 부산~서울랠리를 도전하는 것은
아직 초보인 내실력으로는 무리라고 하지 않았던가...?
얼마 못가서 뒤로 쳐질수밖에 없었다....ㅠㅠ
그래 드리프트 연습이나 하자...바퀴 간격은 30센티 정도^^
거기다가 단체라이딩이라고 <퍼펙트>님이 분명히 말씀하셨지만,
그게 뭐 그다지 지켜지지 않는 분위기...
어떤분들은 <퍼펙트>님을 추월해서 라이딩을 하기도 했고
이 결과로 2열로 나뉘어 달리던 대열은 좌우가 일그러지기 일쑤~~
이렇게 되면 <퍼펙트>님이 팀리더로서...
전체 라이더들의 컨디션과 수준을 감안하여 라이딩을 리드하기 힘이 들어 진다.
심지어 나같은 초보라이더들은 페이스조절 자체가 어려워져서 라이딩 자체가 죽을맛이 되는것이다.
더구나 이 같은 상황에서는 한번 뒤쳐지면 만회한다는것 자체가 거의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던 중...아마 송탄쯤이라고 기억된다.
우회전하는 약간의 업힐 구간에서 ...
<퍼펙트>님의 "이제 거의 다왔다. 10분만 더 가면 쉰다"는 외침이 떨어지자 마자
라이더들은 저마다 댄싱을 한다 뭐다 하며...레이싱모드로 돌변했다.
대열은 갑자기 걷잡을수 없이 흐뜨러 졌다...
사고는 한 순간에 일어났다.
앞사람의 바퀴가 바닥에 설치되어 있는 표지병(CAT EYE)에 걸리며...
짧은 순간 ... 앞 핸들이 심하게 요동을 치더니 넘어질뻔 했다.(놀라서 브레이크도 잡았으리라...)
드리프트 연습을 하고 있던 나로서는 피할방법이 없었고,,,
아마도 내 앞바퀴에 그의 뒷바퀴가 포개졌던것 같다.
아~~~악.....!!!!
90키로 거구가 허공을 난다.
클릿이 어찌 빠졌는지...
자전거가 어디로 날아갔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사고순간 한가지만 생각했던것 같다.
그것은 도대체 어떻게 떨어져야 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다행히 머리를 두 팔로 감싸안았던것 같고(덕분에 팔꿈치를 다쳤지만...)
언젠가 조금 배웠던 전방회전낙법 대로 디행히 잘 굴렀던것 같다.
어깨...허리..허벅지...(다리).....
넘어진데 비해 생각보다는 덜 다쳤다는 안도감이 들었지만...
엄청난 충격에 제대로 서 있을수가 없었다.
인근의 철문에 기대어 가쁜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어? 누군가 아스팔트에 쓰러져 있다.
혹 ... 나로 인해 다른 분이 다치신것이 아닌가 해서 벌떡 일어나 살펴보니...
그분은 <이스턴>님이셨고 의식이 없으셨다.
한눈에도 부상이 심하신것으로 보였다.
이윽고 119가 도착했고 님은 병원으로 후송되셨다.
<이스턴>님이 다치신 직접적인 원인이 나로 인한것이 아니라는 말씀도 들었지만,
어쨓든 내가 넘어지는 것을 보시다가 그리 되셨다고 하니 마음이 무겁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이스턴님의 사고와 내 부상에도 불구하고...(너무도 좋은 핑계거리 지만...)
이 빌어먹을 천안라이딩을 기어이 완주해야 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조금 더 라이딩을 하니 바로 휴식장소...
라이딩 친구 <이너넷>님에게 화장실에서 몸 이곳 저것을 봐달라고 했다.
생각보다는 타박상과 스크래치가 심하다.
<몽요>님이 소독약과 마데카솔 분말을 뿌려주셨지만...
여기저기 쑤셔오는게 오래갈것 같다.
815랠리에 지장이 있어서는 아니될텐데...걱정이 앞선다.
다시 라이딩은 계속 되었고,
팔꿈치의 부상부위에서는 계속 출혈이 있어 계속 라이딩을 할수가 없었다.
약국을 찾았고, 지혈 및 소독과 함께 드레싱밴드를 붙이고 소염제와 마이신도 사 먹었다.
일행과는 한참을 떨어졌지만...기어이 완주하겠다는 마음 뿐이었고
결국 일행보다 먼저 목적지인 인덕원에 도착할수 있었다.
부산 랠리에서도 내 실력으로는 일행에 뒤쳐져서 결국 이렇게 낙오하게 되리라...
지원조에서는 차를 타라고 할게고 나는 끝까지 타지 않을게다...
옆에 있는 <이너넷>에게 다시 한번 부탁을 한다.
만약에 나중에 내가 쳐지면 <이너넷>님은 나 데리고 서울 함께 가야되 꼭~~
기특하게도 <이너넷>님은 그러겠노라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구래구래...우리는 친구 아이가...?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