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 후에는 이제 6월에 다시 뵐 것 같습니다. 호주에서도 글을 쓸 수는 있겠지만 가봐야 알 것 같아 우선 출국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4월 3일에 떠나 5월 30일에 돌아옵니다. 두 달을 호주에 머물 예정입니다.
하재열 작가의 '심상'
어젯밤에는 스위스 안락사(조력사) 체험 강연을 했습니다. 참석자 80여 명 중에 안락사 찬성이 압도적이라 살얼음판 걷듯 조심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반대를 하고 있으니까요. 여러분들 중에도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분이 많겠지만, 생명은 소중한 것입니다.
"누구는 안 소중해서 안락사를 지지하는 줄 아냐?"고 하실테지만 정말 소중히 여기신다면 안락사를 지지하시면 안 됩니다. 지지할 수가 없어요. 이런저런 이론을 떠나서 그러면 안 된다는 게 '느낌으로' 오지 않나요? 저는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부르는 곳 어디든 가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말을 하는 거예요.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책으로도 욕을 많이 먹습니다. 제 생전 글로 폭력을 당하는 건 또 처음입니다. 심지어 이 책은 금서(禁書) 목록에 넣어야 한다는 악담까지 듣습니다. 제가 안락사(조력사)는 자살이며, 자살하면 천국 못 간다고 했다고. 제가 그렇게 말한 것은 또다른 조력사나 자살을 막자는 뜻이지, 유족들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안락사(조력사)가 허용되면 자살 합법화의 길이 열리는 겁니다. 끔찍한 일 아닌가요?
제가 지난 달 발족한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 주관 '청소년 씨알살이 인성교육 프로젝트'에 컨텐츠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부박한 정신 문화 불모의 시대에 10대의 마음밭에 '씨알'을 심겠다는, 쉽지 않은 첫 발을 내디딘 것이지요. 씨알사상을 뿌린 다석 류영모 선생의 가르침을 요즘 제가 간간히 말씀드리는 연유입니다.
다석 선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세계적으로도 드문 영성가요, 사상가입니다. 기독교를 근간으로 하여 도교, 불교, 유교와 동서양 철학을 아우르는 실천적 삶을 사셨습니다.
씨알재단은 제가 생명소설이라 이름 붙인 <강치의 바다>를 출판 및 홍보지원을 해 준 곳이며,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저를 후원해 주십니다.
강치의 바다저자신아연출판책과나무발매2017.08.15.
'씨알'이 무엇입니까. 식물에는 씨가 있고, 동물에는 알이 있지요. 즉, 생명 알갱이, 생명의 DNA지요. 그 씨알을 키워가며 사람이 마땅히 가야할 길을 가자는 거지요. 사람다운 사람이 되자는 게 씨알사상이지요.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 다석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힘을 받아서 사람을 사니 사람 노릇을 하기처럼 쉬운 것은 없다. 내가 할 일은 쉬는 것뿐이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 다석은 내 안의 못된 영을 버리고 '성령'을 받아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가 어제 말한 '영갈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영갈이가 된 사람은 조력사를 지지할 수도, 선택할 수도 없어요. 성령은 생명의 영, 그것도 영원한 생명의 영이기 때문이지요. 성령으로 사는 사람이 어떻게 반생명적인 방식으로 생명을 중단시킬 수 있냔 말이죠.
그럼 이제 제가 호주를 다녀오겠습니다.
한국의 봄이 통째로 날아가는 것이 아쉽네요.
제가 없는 동안도 몸성히, 맘놓이 지내십시오. (다석 식 인사입니다.^^)
하재열
첫댓글 "제가 없는 동안도 몸성히, 맘놓이 지내십시오"
호주에서는 이 인사가 반대로 들리는군요 ㅎ
지금은 호주에 계시겠네요
방가 방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