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완이도 영흥도집에서 함께 지내게 되면서 아이들을 위한 최적의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계획들로 머리가 바쁩니다. 영흥도집은 2층에 펜션으로 사용했던 4개의 방이 있는, 꽤 규모가 있는 편인데 그동안 아예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1층에서도 살아가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정적인 삶을 즐기려는 태균이와 준이에 비해 아직 동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 리틀준이와 완이의 공간을 분리해주는 것이 꼭 필요한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완이가 오면서 요 며칠 2층방 하나를 청소하고 새로 꾸미고 하느라 바빴습니다. 각 방마다 주방시설하며 욕실도 잘 되어있어 화장실 드나들기가 아주 잦은 아이들에게도 딱입니다.
기어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2층 침대를 놓고 혹시 옷장이 넘어질새라 튼튼한 침대쇠기둥에 나사로 단단히 고정하고, 바닥에서 그냥 잠들곤 하니 바닥을 아주 따뜻하게 데어놓았습니다. 오늘은 안개가 잔뜩이라 이층에서 바라다보이는 풍경은 몽롱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제 날이 좀더 풀리면 이층에 펼쳐져있는 테라스를 깨끗히 청소하고 나무난관에 안전판을 붙여서 아이들의 감통놀이터로 꾸며주려고 합니다. 문만 열면 언제든 즐길 수 있는 감통놀이터 생각만 해도 신이 납니다.
아마도 이 집에 입주하려고 결심했을 때부터 이런 계획들이 들어있었던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학교운영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감통도구들, 시설들, 감통설비노하우 등, 기존의 것들이 이제 십분 활용될 때입니다.
집 뒷쪽 국사봉등산길에 접한 쪽문까지의 공간도 200평이 넘는 언덕규모라서 이것도 잘 꾸미면 상시 즐길 수 있는 야외감통시설이 가능하지 싶습니다. 상상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주말 집으로 간 준이의 방을 치우는데 다 시들은 사과 조각들이 담긴 접시가 침대 머리맡에 놓여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과일을 어마무시하게 좋아하는 리틀준이와 완이를 위해 사과를 깎아 2층으로 가지고 올라가면서 태균이도 먹으라고 한 접시 남겨놓았더니... 태균이가 자기몫을 덜고 준이방에 있던 준이에게 건네준 모양입니다. 과일 야채라고 하면 늘 줄행랑을 치는 준이가 제 감시없이 먹었을 리 없으니 침대머리맡에 그대로 놔두었던 듯 합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태균이에게 다시한번 고마움을 느낍니다. 아주 초보적인 사회성이지만 이제는 자기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성에서는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이런 소박한 발전들에도 저는 감동을 하곤 합니다. 동생들하고 오랜 세월 함께 살면서 태균이도 이렇게 그 덕을 보는 것 같습니다. 참 잘 했어요, 송태균!
첫댓글 태균씨가 저희에게도 희망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