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Network Attatched Storage)는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독립된 저장 장치다. 보통의 저장 장치가 호스트 컴퓨터에 연결되어 부속 장치의 역할을 하는 반면, NAS는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고 네트워크 즉 공유기에 연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컴퓨터가 꺼져 있어도 상관없다. NAS가 다른 컴퓨터의 지배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용되므로, NAS에는 하드 디스크 외에 컴퓨터처럼 프로세서가 장착되어 있고 OS도 깔려있다. 일종의 저성능 컴퓨터인 것이다. 한편 NAS는 USB포트를 통해 프린터와 연결하여 프린터 서버로도 쓸 수 있는데, 대부분 단방향 통신만을 지원하므로 단순히 프린트만 할 수 있고 스캐너나 팩스를 쓸 수는 없다.
컴퓨터의 수많은 기능들 중에서 단지 하드 디스크를 네트워크에 연결해서 파일 입출력만을 담당하므로 프로세서는 저속이어도 큰 상관이 없고, 메모리가 작아도 되며 OS도 간단하다. 따라서 NAS는 크기도 작을 뿐더러 전력 소모가 아주 작은 컴퓨터가 된다. 그래서 하루 종일 켜두고 파일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기에 제격이다.
요즘 사무실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한 대의 컴퓨터만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여러 컴퓨터에 널려 있는 공유 파일들의 관리이다. 간단하게는 홈 랜을 통해 파일 공유를 할 수도 있겠지만, 파일이 분산되어 있다면 필요한 파일을 찾기 위해 여러 대의 컴퓨터를 모두 켜야 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사용자들이 제각각 파일에 접근하여 수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파일들의 버전 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이 때 NAS는 무척 요긴하다. 공유 파일을 한 군데 모아두고 관리하므로 버전 관리에 편하고 다른 컴퓨터와 상관없이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NAS는 레이드를 구성하는 기능이 포함되어 간단하게 대용량의 저장 공간을 마련할 수 있고 백업 기능도 탁월하다. 더욱 좋은 점은 외부 네트워크에서도 접속할 수 있으므로 퇴근 후나 공휴일 같은 경우, 사무실에 모든 컴퓨터가 꺼져 있을 때에도 NAS만 켜져 있다면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도 NAS의 쓰임새는 많다. 예컨대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미디어 파일들을 NAS에 저장해 둠으로써 각각 다른 방의 컴퓨터에서 이를 감상하는데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 다만 NAS는 보통 후면에 팬이 달려 있어서 팬의 소음이 큰 경우도 많은데, 팬의 직경이 클수록 회전속도가 느려서 조용하므로 가급적이면 팬이 큰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NAS 내부의 하드디스크 소음은 사람에 따라 크다고 생각하면 신경쓰일 수도 있기에, NAS를 오디오와 멀리 떨어진 곳에 두고 네트워크 플레이어 또는 SSD를 장착한 무소음 컴퓨터로 음원을 스트리밍 받아 조용하게 사용하는 것도 좋다. 한편 NAS는 대부분 UPnP를 지원하므로 서버 설정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된다. 즉 같은 랜에 연결되어 있기만 하면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서 NAS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NAS 안에 저장되어 있는 음원들을 재생할 수 있으므로 매우 편리하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NAS 제품들은 참으로 다양한데, 우선 베이의 수로 분류된다. 1베이는 하나의 하드 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 2베이를 많이 쓰는데, 점차 4베이 짜리 NAS도 많아지고 있다. 통신 / 인터넷 관련 기업용으로 사용되는 NAS는 12베이 ~ 36베이 짜리도 있다.
이렇듯 편리한 NAS지만 물론 단점은 있다. 우선은 접속 속도다. 어차피 네트워크를 통해 접속하므로 SATA단자를 통해 직접 접속하는 것에 비해 느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당연히 이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십분 고려하더라도 NAS를 사용하다보면 너무 느린 경우가 많다. 특히 저가 NAS 제품의 경우 접속은 그런대로 잘 되지만, 대용량 파일들을 전송할 때 너무 느려서 짜증나는 경우가 많다. 저가의 NAS는 점보 프레임과 같은 기능을 갖고 있지 않고 프로세서의 성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NAS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프로세서는 마벨(Mavell) 계열이다. 마벨 계열에도 여러 프로세서가 있어서 동작 속도가 800MHz부터 1.6GHz까지 다양하다. 물론 동작 속도가 빠른 것이 성능도 좋다. ARM 계열도 종종 사용되는데 750MHz를 듀얼로 쓰거나 1GHz를 사용한다. 이외에 프로세서의 정확한 명칭을 밝히지 않는 프로세서도 많은데, 동작 속도는 밝히고 있으므로 이를 보고 선택해야 한다. 이런 프로세서들을 쓴 NAS들은 한마디로 ‘보급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드 디스크를 포함하지 않은 2베이 모델의 경우 제품 가격이 1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더 나은 것으로는 인텔 계열의 프로세서, 아톰을 사용한 제품들이 있다. 성능이 좋아진 대신, 가격이 크게 상승한다. 하드 디스크를 포함하지 않은 2베이 모델의 경우 최저가의 제품이 40만원대부터 시작하며 보통 70만원대의 제품들이 많다. 100만원을 넘는 제품들도 많다. 이런 가격표를 보고 있노라면 NAS가 저성능 컴퓨터이면서 고성능 컴퓨터에 상당하는 가격을 갖고 있는 것에 의아한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비싼 NAS를 도입해서 얻는 장점은 기껏해야 약간의 전기세 정도 밖에 없다는 꼴이 된다. 전기세를 조금 아끼려고 그만한 투자를 하는 것은 넌센스라는 생각이 들고, 차라리 넷북처럼 저전력 노트북에 (혹시 하드 디스크 용량이 부족하다면) USB 하드 디스크를 붙여서 NAS로 쓰거나, 아니면 아예 작은 사이즈의 컴퓨터를 저전력 용으로 구성해서 NAS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NAS를 선택해야하는 경우는 있다. 컴퓨터와 NAS를 오래도록 켜두었을 때를 비교하면, 단순히 전기세의 문제뿐아니라 열 발생에 따른 신뢰도나 내구성 면에서 PC보다 훨씬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는 NAS가 아무래도 유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깐이라도 다운되면 일에 큰 지장을 받는 곳에서는 고급 NAS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혹시 집에서 오랫동안 놀고 있는 구형 컴퓨터, 쓰기에는 너무 느려서 답답하고, 버리자니 너무 멀쩡한 것 같아 찜찜한 컴퓨터가 있다면 이를 NAS로 활용하는 것은 썩 괜찮은 일이다. 구형 PC에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고성능 프로세서가 달려 있을 리 만무하니, CDROM이나 모니터처럼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빼놓으면 전기세 문제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혹시 하루 종일 컴퓨터를 켜놓는 독자라면 별도의 NAS를 구입할 이유는 거의 없을 것이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에 NAS 기능만을 추가하면 그만이다. 컴퓨터에 NAS 기능을 추가하는 방법은 디지털 상식 코너에 곧 소개할 예정이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