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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속에 그려진 상상 속의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상상 속의 동물들은 우리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곤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시는 상상의 동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시나요?
현무, 봉황, 삼족오, 해태 ... 등 떠오르시죠? 이번 유물 속, 상상 속의 동물 1편에서는
현무, 봉황, 불가사리, 천구에 대해, 이 동물들의 역사적인 기록,
상징적인 의미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있는 유물 속에 이 동물들을 찾아보려 합니다.
그럼 저와 함께 상상 속의 동물들에 대해 알아볼까요?
강서대묘 현무도 ⓒ네이버 캐스트
첫번 째는 현무입니다.
현무는 색이 검어서 (검을)玄현, 공경을 막을 수 있으므로 (굳셀)武무 라는 뜻으로
지어진 상상의 동물입니다. 현무라고 이름이 지어진 까닭은
"현무는 암수가 한 몸이고 거북과 뱀이 모인 것을 이른다.
북방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현이라 하고, 몸에 비늘과 두꺼운 껍질이 있으므로 무라고 한다." 는
글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신령스러운 동물 가운데 암수가 한 몸인 현무는,
민간신앙에서 남녀간의 사랑의 신으로 모셔지기도 합니다.
영남대학교 이영옥 교수는 이에 대해 <고구려 고분벽화의 사신도 연구>에
"생물은 봄에 발생하였다가 가을에 결실을 맺고 고사하는 과정 속에서
흙 속 어둠에서 한때를 보내고 다시 발생하게 되는 자연의 질서를 따른다." 라고 하였습니다.
즉, 거북은 남성을 상징하는 뱀으로부터 생명의 씨를 받아 어둠의 세계에서 한때를 보낸 후
새 생명체의 출생을 보게 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봉황 ⓒ네이버캐스트
창덕궁 대조전 봉황도 등록문화재 제 242호 ⓒ 문화재청
두번 째는 봉황입니다.
'새 중의 왕의 봉황새요, 꽃 중의 왕은 모란이요, 백수의 왕은 호랑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이 말처럼 봉황은 모든 새의 우두머리로 여겨지며,
한국인의 의식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민속 상상 동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봉황은 새 중의 으뜸으로 여겨지며, 이 새가 한번 나타나면 천하가 태평하게 된다고 하여
봉황은 곧 천자(天子)를 상징합니다. 봉황은 우는 소리가 퉁소를 부는 소리와 같고,
살아 있는 벌레를 먹지 않으며, 살아있는 풀을 뜯지 않고, 무리 지어 머물지 않으며,
난잡하게 날지 않고, 그물에 걸리지 않으며, 오동나무가 아니면 내려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으며, 아무리 배고파도 조 따위는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산수봉황무늬벽돌 국립부여박물관 소장 ⓒ곽소희
봉황 두 마리가 그려지면 쌍봉도라 부르고,
봉황이 아홉마리의 새끼를 거느리고 있는 그림은 구추도라고 합니다.
봉황은 다산과 부부화합, 태평성대의 염원이 담겨 있어
자수와 나전 같은 공예품에도 많이 쓰입니다.
또한 봉황의 고고한 처신으로 인해 청렴하고 고귀한 군자,
성인을 암시하기도 하여 문자도와 같은 곳에도 상징적으로 등장합니다.
백수도 8폭 병풍 부분 ⓒ네이버 캐스트
세 번째는 불가사리입니다.
불가사리하면 혹시 별모양의 해양생물을 떠올리시진 않으셨나요?
저도 처음에는 스폰지밥에 나오는 별가사리, 뚱이를 생각했는데요.
불가사리는 지구상의 수 많은 동물 중 인간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오고 있는 동물 개의 모습을 하고있씁니다. 언뜻보면 개지만 실은 곰은 몸에,
코끼리의 코, 무소의 눈, 바늘 털, 범의 꼬리를 지녔고 동철을 먹는 동물입니다.
이런 기이한 외모 때문에 불가사리는 병풍이나 부적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불가사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송남잡지>에 "어떤 괴물이 있었는데,
쇠붙이를 거의 다 먹어버려 죽이려고 하였으나 죽일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불가살(죽이는 것이 불가능하다)이라고 이름하였다." 라고 나와있습니다.
생김새부터 이름까지 이런 괴물, 불가사리의 상징적인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불가사리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혼란한 시기에 세상을 개혁하려고 등장하는
영웅적 속성을 갖췄다는 것입니다.
혼란스러웠던 고려 말기나 조선 초에 등장하여 지배층을 무력화시켰다는 점이
이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 전승양상 속에는 철기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
호불적 존재, 부도덕한 인감의 탐욕을 드러내는 기능 등
교훈적 사고가 내포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귀신 잡는 세눈박이 개 ⓒ네이버 캐스트
네 번째는 천구입니다.
천구는 개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현실 속의 개는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하면서 때로는 위대한 존재로 자리잡았고,
거기에 신령스런 능력까지 더해져 점점 상상의 동물로 발전했습니다.
옛 사람들은 개가 액을 막고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해 주는
길잡이라고 생각했다고합니다. 천구의 생김새는 세눈이나 네눈박이의 개입니다.
이는 불교에서 환생을 믿어 어떤 사람이 죽은 후
저승의 삼목대왕으로부터 대우를 받았다는 설화에서 시작됩니다.
천구 ⓒ네이버 캐스트
천구는 주인에게 매우 충실했으며 사납고 용감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의 300여종의 개 가운데는 방범, 사냥, 운반, 애완 등 특수한 용도를 지닌
유명한 개들이 있습니다. 이 중 귀신 쫓는 개로 알려진 삽살개는
근처에 귀신이 얼씬도 못한다고 믿어 왔으며, 신선개, 귀신 잡는 개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지금의 삽살개는 야무진 체구와 온 몸의 털 때문에
눈, 코, 귀도 구별이 가지 않지만 어떤 개보다 영리하고 영특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상의 동물 천구와 삽살개가 참 많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금까지 상상속의 동물, 현무, 봉황, 불가사리, 천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처음보는 동물들도 있었을텐데 예나 지금이나
괴물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것은 비슷했었나봅니다.
또한 그 동물들의 상징적인 의미가
그 시대의 정치적인 배경이나 사람들의 소원을 담고 있는 것이 참 놀라웠습니다.
앞으로 이런 생김새의 동물들을 유물들 속에서 발견하신다면
그 상징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용, 봉황무늬 큰 칼 ⓒ곽소희
첫댓글 좋은 자료, 고마워요~~
상상 동물, 저도 궁금했었는데
잘 요약 정리된 자료를 만나서
옮겨왔습니다
관심 없으면 그저 저게 뭐지? 라고
흘러보았을 동물들,
나름ㅡ 뜻이 있고
이유가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