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베 고노 담화 계승, 미국의 동북아 방어 구상 완료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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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고노 담화 계승, 미국의 동북아 방어 구상 완료 의미
-미일 동맹 하부구조로 한미 동맹 편입의 위험성 간과해
-새로운 냉전구조의 개편, 일본군 한반도 진주 길 열려

이하로 기자

미국의 ‘아시아로의 귀환’ 정책의 큰 축인 동북아 구상, 즉 한미일 3국의 동북아 방위구상이 구체적인 실천 단계로 들어갔다. 그동안 과거사에 대한 극우 발언으로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과 갈등을 빚어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무라야마담화’와 ‘고노담화’ 계승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아베가 이런 입장을 밝히자 제일 먼저 미국이 환영의 뜻을 크게 나타냈다. 그동안 일본 군국주의의 한반도 및 아시아 침탈과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책임이 없다라는 식의 발언으로 한일관계를 경색 국면으로 만들어 동북아 구상을 마무리 지으려는 미국의 애를 태워오던 아베가 주변국들의 반발과 미국의 압력에 의해 크게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처럼 비쳐지면서 일단 미국의 시름이 덜고 동북아 방위 구상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이다.

미국은 아베의 입장 변화를 위해 전후에서 많은 압력을 가했고 결국은 아베의 고노담화 계승 입장 발표로 동북아 구상의 큰 걸림돌이 치워진 것이다. 한국도 기다렸다는 듯이 박근혜가 “지금이라도 계승 입장을 발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히며 “앞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를 덜어드리고 한·일관계와 동북아 관계가 공고히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선 아베의 고노담화 계승이 왜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발표하는지 의문이다. 이것은 다행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고 발표했어야 옳다. 천박한 친일 친미 사대정권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베는 고노담화 계승을 발표하며 생색은 생색대로 내고 실익을 챙겼다는 평가다. 아베의 이러한 발표가 마치 아베가 크게 양보를 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아베가 미국과 한국에게 자신의 입장을 선회하여 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마치 크게 선심을 쓴 것처럼 보인다. 사실 살펴보면 아베의 입장은 오히려 고노나 무라야마 담화에서 후퇴한 것인데도 말이다. 아베의 이런 발표가 과거사·영토 문제에 대해 크게 뉘우치거나 전쟁범죄행위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도 아니고 일본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는 더군다나 아니다. 이러한 아베의 입장은 고노담화를 유지하겠다면서도 검증은 여전히 계속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다.

아베의 발표는 고노담화를 계승하겠다면서도 고노담화를 검증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고노담화보다 오히려 후퇴했다는 것이 옳은 평가다. 그런데도 한국 측은 일단 다행이라는 평가를 했다. 한미일 3개국 방위조약을 통한 동북아 구상을 신속하게 실현하려는 미국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아베의 이런 발언을 크게 환영하며 이제 신속하게 동북아 방위구상을 실현시키려 하고 있다. 아베는 자기 입장을 완전히 철회한 것이 아니면서도 미국과 한국에 생색을 낸 것같은 실익을 거두었다. 동북아 방위에 대해 자위대의 헌법 해석을 바꾸어서라도 일본에 그 역할을 대신하게 하려는 미국의 전략을 일본이 더 치고나가 자신들의 태평양 전쟁에서의 전범국 범죄를 희석시키려는 아베의 전략이 국제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자국민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보여진다. 미국의 동북아 방위 구상이 이루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한국에는 축복이 될까? 재앙이 될까?

미일 동맹 하부구조, 한미동맹, 유사시 일본군 한반도 진주 가능
동북아 구상의 주적은 북한과 중국, 통일의 길은 점점 더 멀어져

먼저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미국의 동북아 방위구상이 한미일이 동등한 조약으로 묶여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전 칼럼에서도 밝혔듯이 미국의 동 아시아 구상의 큰 축은 동아시아 남쪽에서의 미호주 동맹과, 동북아에서의 미일동맹을 기본축으로 한다. 미국에 대한 짝사랑이 심한 한국민들은 미국이 일본보다는 한국을 더 중요시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다. 미국의 동북아시아 구상에서의 방위선은 일본을 축으로 한다. 한미방위조약은 미일 방위조약의 하부구조로 편입되게 되어 있다. 즉 미일 동맹이 한미 동맹의 상부구조라는 이야기다.

미국은 자국의 어려운 경제 사정 등의 이유로 동북아에서의 일본의 역할을 증대 시킴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신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고 미일 간에는 이 부분에 대한 협의가 끝났을 뿐 아니라 한국에도 이미 이러한 구조를 통보했다고 한다. 어렵게 말할 것 없이 한미일 삼각 동맹에서 행동대장은 미국의 허락을 받은 일본이고 한국은 그 밑으로 편입됐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정작 민족 감정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은 이런 삼각동맹의 구조 속에서 일본군의 한반도 진출의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한미일 방위조약상 한미일 동맹국에 비상사태가 발생해 동북아 방위가 위협을 받게 되면 해당국에 연합국 군대가 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한국에 긴급사태가 발생해 한미일 방위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일본군이 연맹군의 일원으로 당연히 한반도에 진주할 수 있고 주둔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지만 이미 한국전쟁 때 이런 일은 일어났었다. 단지 한일간의 민족감정상 비밀을 유지했던 것뿐이다. 일본군이 한국전쟁 때 한반도에 진주해 연합군으로 참전했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한미일 동맹이 시작되면 그런 일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한국의 산업화와 발전을 가져왔다고 헛소리를 하는 일본과 한국의 우익들이 이런 점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의 친일 우익들은 이제 종북이 친일보다 더 나쁘고 북한이 일본보다 더 나쁘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일본이 우리나라 근대화에 기여를 한 것이 일제 식민지 침탈이라고 강변하는 집단이 한국의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층이니 일본이 고노담화를 계승하겠다는 뜻을 표명하자 당연하다는 반응이 아닌 다행이라는 안도 섞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위에 글을 쓰고 며칠 중단하고 있는 사이 미국이 불러 모아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늘이 열리는 날로 알고 있다) 미국의 동북아 방위 구상이 이로서 한걸음 앞으로 나가게 됐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주목을 받을만한 획기적인 결과를 내놓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서도 미국의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김대중 전대통령이나 노무현 전대통령은 정통성 문제에서 아무런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대북 정책 및 대미 외교에서 어느 정도 자주성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로 인해 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초래하기는 했지만 남북 관계가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함에 따라 강대국들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다. 국민들의 제대로 된 선출을 통해 탄생한 정권을 미국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이명박 정권은 BBK 등 약점을 미국에 잡힌 상태였고, 박근혜 정권은 부정선거로 당선된 정통성이 없는 정권이니 미국에게 자주성을 내세울만한 형편이 못된다. 더군다나 일본군 다까끼 마사오의 딸인 마당에야….

한반도에서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 하나는 남북 관계, 즉 민족 구성원들의 관계가 돈독할 때는 외세가 함부로 하지 못하고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이를 이용하려는 외세의 입김이 드세진다는 것이다. 부정선거로 당선된 정통성이 없는 박근혜 정권,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아시아로의 귀환’을 통해 북한을 제물로 삼아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미국의 경제력 약화로 미국으로부터 재무장을 용인 받고 미국을 대신해 동북아 방위 구상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맹주로 재등장을 꿈꾸는 일본, 이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 바로 한미일 삼각동맹이다. 살펴보면 한미일 삼국의 계산서는 분명해 보인다. 미국과 일본은 분명 이익이 남는 계산서임에 분명하고 한국은 아무리 살펴봐도 손해를 봐도 크게 보는 계산서를 받아들고 있다.

미국, 일본에 방위 떠맡기고 무기 팔아먹고
일본, 재무장과 동북아 맹주로 발돋움
한국, 무기 사주고 일본 재무장 바라보고 중국 시장 잃고

미국은 이번 ‘아시아로의 귀환’이라는 한미일 삼각동맹은 많이 남는 장사임에 틀림 없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멀게는 9.11 테러 이후 급격하게 약화된 패권 국가의 지위와 경제로 말미암아 두 개의 전쟁(두 군데서 전쟁을 동시에 수행)을 포기하고 원 플러스 정책(한군데의 전쟁에 집중하고 다른 쪽은 억제)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는 상태에서 그들이 택한 원은 바로 동북아였다. 그런데 미국의 경제가 그 원 마저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해졌고 이 때 나온 것이 동북아에서 일본이 미국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북아에서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하고 한미 동맹을 미일 동맹의 하부구조로 편입 시키며 일본의 재무장을 허락했다. 이 재무장에는 막대한 군사비용이 들어가고 미국은 당연하게 일본에게 막대한 무기를 팔아먹었다.

자신들의 방위비를 줄이고 무기는 무기대로 팔아먹는 일거양득을 얻은 것이다. 한국에게도 한미일 삼각동맹과 무기체계의 일원화를 이유로 막대한 무기를 팔아먹는 것은 기본이었다. 미국으로 보면 오바마가 정치를 아주 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출과 위험은 줄이고 장사는 장사대로 제대로 하고.  절대로 손해보는 장사가 아닌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우익들의 염원은 다름 아닌 태평양 전쟁의 전범국가라는 원죄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전범국가라는 오명을 씻고 자위대가 아닌 일본군으로 다시 한번 아시아의 맹주로 비상하는 것이 일본의 오랜 염원이다. 그런 소망을 이번 삼각동맹을 통해 어느 정도 이룬 것이다. 미국을 대신해 동북아의 맹주로 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정말 돈 주고 뭐준 꼴이 딱 이 꼴이다. 일본이 삼각동맹에서 한국의 상위구조로 등장하는 것 뿐 아니라 재무장을 눈을 뻔히 뜨고 지켜보아야 하는 것 뿐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무기는 무기대로 사주었다. 유사사태가 발생하면 일본군은 한미일 동맹, 방위조약으로 인해 일본군이 한반도에 진주할 수 있는 길마저 내주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경제부분이다. 이미 한국의 대중국 무역 규모는 대미국 무역 규모를 넘어선 상태다.

만약 중국시장을 잃게 된다면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대붕괴상태를 맞을 수도 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중조 대 한미일의 대결이 첨예하게 부딪칠 경우 중국이 그래 군사적인 것은 군사고 경제는 경제니 와서 장사하고 무역 열심히 하라 할 것 같은가?정치적인 대결이 심화 될수록 한국의 입장은 곤경에 처할 뿐 아니라 중국 시장을 잃어버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한국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뻔한 계산서를 왜 한국은 받아들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답은 박근혜 정권이 정통성 없는 정권, 반민족적인 정권, 비민주적인 정권이기 때문이다. 국민들로 부터도 인정받지 못하는 독재 정권이 외국에 나가 퍼주고 인정받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한미일 삼각동맹이 처음부터 그 성격을 다시 자리매겨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종속적이고 반민족적이기 때문이다. 반통일적이고 반민주적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고 민족 자주적인 정권을 세워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