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분간 쉬지 않고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축구선수들에게도 '남 모르는' 비밀이 있다. 그들의 발은 아치(발 바닥에 움푹 패인 부분)가 너무 높아 부상을 잘 당하며, 어울리지 않게 빈혈 증상도 보통 사람보다 많이 겪는다. 권투선수처럼 체중조절할 필요도 없는데 경기 당일에는 죽 한 그릇으로 떼우고 경기장에 나서기도 한다. 숨겨져 있던 축구 선수의 비밀, 4가지를 살짝 들여다봤다.
1. 아치가 높은 발=발의 아치는 너무 낮은 '평발'도 좋지 않지만, 너무 높아도 좋지 않다. 아치가 너무 높으면 족저근막염이나 피로골절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구 선수 중엔 유독 아치가 높은 발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경태 을지병원 족부정형외과 교수는 "발의 아치가 높을수록 발 앞쪽으로 전할 수 있는 추진력이 커져 강한 슛을 잘 하며, 발등 면적도 넓어 정교한 킥을 잘 한다"며 "아치가 높은 발은 보통 사람에겐 좋지 않지만 축구 선수에겐 '최고의 발'이다"고 말했다.
2. 빈혈=강철같이 건강해 보이지만 의외로 빈혈 증상을 많이 겪는다. 이명천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는 "시합 중 심장 박동이 빨라져 혈액량이 평소보다 10% 정도 증가하지만 적혈구 수는 증가하지 않아 혈액이 희석되므로 빈혈 증상을 겪을 수 있다"며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평소에도 가벼운 빈혈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통 남성은 헤모글로빈 수치가 13g/dL 정도인데 축구선수는 이보다 0.5~1g/dL 정도 낮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3. 죽 식사=90분 동안 쉴 새 없이 뛰기 위해서는 식사를 든든하게 해야 할 것 같지만 경기 당일에는 대부분 소식을 한다. 국가대표팀 식단을 맡고 있는 신현경 영양사는 "경기를 앞두면 위에 부담이 적은 탄수화물, 단백질, 야채 위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며, 경기 당일에는 대부분 죽 한 그릇 정도만 먹는다"고 말했다. 밥이나 고기 등을 먹으면 혈액이 위에 몰려 집중력이 떨어지며, 소화 시간이 오래 걸려 경기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 신현경 영양사는 "우리나라 선수가 죽을 먹는 것처럼 서양 선수는 기름기 없는 스프나 오트밀을 먹는 경우가 꽤 많다"고 말했다.
4. 홍삼=김혜경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프로축구선수 53명과 신체적 조건이 비슷한 성인 남성 44명의 건강기능식품 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축구선수의 62.3%가 홍삼을 가장 선호한 반면, 일반 남성은 6.8%만 홍삼을 선호했다. 김혜경 교수는 "홍삼은 운동 중 젖산이 체내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 피로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인삼연초연구원이 축구선수 2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홍삼액 500mg을 1일 3회씩 12주간 투여하고, 다른 그룹에는 위약(가짜약)을 투여한 결과, 홍삼액 투여 그룹의 운동 뒤 평균 심장박동수가 가짜약 투여 그룹보다 낮았고, 젖산 축적량도 낮았다.
최선영 헬스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