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갔다. 창구가 한산했다. 신의 직장? 영끌쪽이든 뭐든 삶이 어려울때 오히려 이자를 올려받아야 하는 구조...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이 29조 8천억원으로 역대 최고로 돈벌이가 되었단다.
물론 은행도 관리해야할 리스크가 있겠지만 돈놓고 돈먹기하는 세싱에서 정해진 룰이 너무 일방적이라는 사실이다.
(관계인 개인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다만 IMF때처럼 어차피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상황이라면, 국민들은 평소 국가의 개입을 바란다는 관점에서...)
각자도생이라고?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이래도 되는건가? 이럴때 정부는 있으나마나 얄팍한 속셈으로 덩달아 집값 올리기에 한몫하는듯 해보인다.
그래서 누군가는 은행은 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선 정부와 더불어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곳이라고 평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ah)'는 `리바(Riba)'라고 불리는 이자를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이슬람은행에선 직접 이자를 붙이지 않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이익을 취한다.
저성장의 늪, 실질소득 -1.6%, 저축율은 10년만의 최저인 4%란다. 물가 오르고 금리 오르니 서민들은 먹고 죽으려해도 돈이 없단다.
가끔 안면을 트는 ATM기도 심기가 불편해 보인다. 맡기는 사람보다 빼어가는 사람이 많고, 표정이 밝지도 않으니...
눈치를 보아가며 숫자 뒤의 동그라미를 의식하며 현금을 뽑았다. 어? 그런데 잔액이 왜이래? 누군가의 손을 탔나?
분명 눈떤 아침에 입금 멧세지를 받았다. 창구 직원에 확인해볼까? 그런데 거래은행이 아니구나!
가만 생각해보니 엇그제 빠져나간 돈을 인식하지 못했다. (요즘들어 개꿈을 자주 꾸더니) 나간돈 기억하지 못하고 들어온 것만 계산하였으니 하마트면 마음만 부자될뻔 했다야...
돈이니 돌아야지. 처음부터 내돈 아닌 것, 송금을 시작했다. 뒷주머니 낡은수첩에서 계좌번호를 따고, 송금액를 입력한 후 종료를 눌렀다.
그러나 더이상의 진행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것봐라! 고갤 갸웃거리며 다시 시도했다. 또 아니란다.
분명 맞는데 이건 또 도대체 뭐람? 몇회 에러나면 아웃이라고 했더라?
이 더위에 통장 챙겨 또 와야 한다고? 마지막으로 진짜 정확하게 한번더...역시나였다. 빠져 나간걸 몰랐으니 빠져 나가기가 싫은겨?
은행문을 나섰다. 이게 뭐지? 무엇에 홀린 기분. 다시 가능할까? 은행으로 다시 들어섰다.
다행이 진행이 되었다. 나의 비밀번호가 맞으니 다른분야 에러가 많이나도 막힘이 없는 것이다. 바보...
드디어 성공했다. 그리고 에러의 원인을 알았다. 계좌번호 800-00-000004, 마지막 4자가 수첩에 간격이 떨어지게 적혀있어 매번 4를 한번 더 누른 것이었다.
순간 쓴 웃음이 나왔다. 더위를 먹었나?
은행문을 나서는데 그 단말기가 내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바보 잘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덥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경제가 점차 어려워질 거란다.
지구온난화의 거칠은 기후속에 경제마져 너마져 힘들어지면 큰일이다. 걱정없는체 표정관리 하는건 정부와 은행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지독한 빈부격차이다. 중국도 양극화 해소로 혼돈에 빠져들었다. 그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뜻하는 사회학적 용어를 '누적이득'이라고 한단다.
누적이득,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성경의 마태복음 25장 29절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용어로 마태효과라고도 한다. 여기서의 가난이란 '심령(마음)이 가난하자는 복이 있니니(마 5:3)'와의 가난과는 의미가 완전히 다른 것 같다.
그렇게 요즘 세상살이란 갈수록 정이 쌓이는게 아니라, 메말라 가고 있다. 요동치는 세파에 정부가 정신차리고 국민생활을 안정으로 이끌기를 바란다.
별거 다 생각하고...아무튼 이래저래 나이가 드니 많은 생각이 때론 깜빡거리며 가고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