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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의 전사
보고를 마친 에르난데스는 수건을 꺼내어 얼굴의 땀을 닦았다.
카스틸로 앞에서는 템 앞의 쥐처럼 꼼짝하지 못하는 시농을 했고실
제로도 그렇게 되었다. 카스틸로가 연대장이었을 때부터 그의 부관으
로 인연을 맺었던 사이니만치 그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네이바 분기점에서는 아흡 명 전원을 사살했단 말이지?"
카스틸로가 그를 쏘아보며 물었다.
"생포하거나 부상을 입고 잡힌 놈은 없나?"
"없습니다, 각하. 워낙 완강하게 저항하다 보니까 우리측에서도."
머리를 들고 단호하게 말했으나 실제는 다르다. 아흠 명 중 세 명은
부상을 입었는데 이쪽에서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자살해 버렸다. 그
런 것을 말해 보아도 이로울 게 없었으므로 에르난데스는 전원 사살로
보고를 한 참이다.
"각하, 그놈들은 최신형 이스라엘제 우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라
파엘측이 이번에 무기를 신형으로 구입한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요즘들어 놈들의 준동이 심해졌습니다. 며칠 전에도 산타마
르타에서 일단의 라파엘측 게릴라가 충격을 가해서‥‥‥‥
"라파엘은 지금 어디에 있지?"
카스틸로가 그의 말을 잘랐다.
"네, 오르쿠에 근방에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오르쿠에를 깡그리 소탕할 작정이다. 서부 지역에 있는제1군을째
내어 앞을 막고 오르쿠에에 있는 제5군으로 뒤를 치게 해서 그놈의 도
시를 초토화시켜 버리겠다. "
카스틸로가 눈살을 모으고 한 마디씩 힘을 주어 말했다. 즐름비아에
있는 3개 군단 중 2개 군단을 움직이는 전쟁이나 다름없는 작전이다.
에르난데스는 긴장으로 은몸을 굳혔다.
"각하, 그렇다면 이번 작전은 언제 시작하고 지취는 또 는‥‥‥
"오늘 저녁에 군시정관과 사단장 전원이 모인 작전희의를 한다. 그
리고 기간은 최대한 딸리, 늦어도 일주일 내에 시작한다. "
카스틸로는 말을 그치고 물끄러미 앞에 서 있는 에르난데스를 바라
보았다.
"제 1군과 5군을 총지춰하려면 누가 나을까?"
이윽고 그가 묻자 에르난데스는 다시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
다.
1군 시정관은 에르난데스와 마찬가지로 카스틸로가 사단장이었을
때 연대장이었던 도밍고 대장이 맡고 있다. 그는 성품이 소탈하고 비
교적 청렴한 인물이어서 군과 국민들의 신망이 높았다. 그러나 5군사
령관은 그들과는 조금 격이 떨어지는 프란시스코 대장이었으므로 이
번 작전의 총사정관은 도밍고나 에르난데스 둘 중의 하나였다.
"각하, 제 생각으로는 도밍고 대장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는 군대
내의 평판도 좋을 뿐더러."
"그럼 자네는 평판이 더러운 모양이군."
카스틸로가 선뜻 말을 자르자 에르난데스는 다시 이마의 땀을 닦았
다.
"에르난데스,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내가 도밍고를 질투할 것 같
나?"
"아넘니다, 각하. 저는 단지."
"너는 및날부터 평판이 더러웠어. 구질구질한 것까지 먹어 치워서
네 별명이 쓰례기차라고 하더군, "
심한 모욕이었으므로 에르난데스는 손수건을 움켜쥐며 카스틸로를
美아보았다. 이래도 명색이 계엄 총시정관이자 수도권 방위를 맡은 제
2군단의 사령관이었다.
"그걸 알고 있었나, 에르난데스?"
표정 없는 얼굴로 카스털로가 물었으므로 에르난데스는 시선을 내
리고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모르고 있었습니다, 각하."
"특별 통행증을 만들어서 얼마나 거둬들였나?"
에르난데스는 오늘은 카스틸로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
졌다. 잔잔하여 표정이 없는 얼굴이었지만 저 표정으로 정적들을 직접
美아 죽이는 것을 보았다. 이럴 때에는 매달려 우는 것이 상책이다.
"각하, 계엄군의 경비가 국가 예산으로는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잘
못되 었습니다. "
"17억 페소쯤 거둬들였습니다. "
"제가 모두 국고에 헌납하도록 하겠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에르난데스,라파엘이 정권을 잡았을 때 살아 남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말해 화라."
난데없는 말이었으므로 에르난데스는 눈을 물백이며 한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그가 다시 물었다.
"넌 어때? 에르딘데스."
"저는 죽숩니다. 아마 총살당할겁니다. "
턱을 들고 어깨를 편 에르난데스가 대답하자 카스틸로가 입술 끝으
로 웃었다.
"도팅고는 어떠냐
"프란시스코는? 페리코는? 그리고 카를로스는?"
카를로스의 이름이 불려지자 에르난데스의 늘어진 눈샙이 조금 치
리 올라갔으나 입을 열지는 않았다. 여기서는 죽을 사람은 살고 살지
모르는 사람은 죽는다. 그것을 섣불리 말할 수는 없었다.
카스틸로는 그의 대답을 기대하지 많은 것 같았다. 그는 한동안 시
선을 벽에 던지고 있더니 서람을 열고 諦은 서류철을 꺼내어 에르난데
스의 앞쪽으로 던져놓았다.
"에르난데스, 그 속에 고영무라는 한국인 놈의 사진과 인적사항이
적혀 있다. 그것을 전국에 뿌리도륵. 무슨 수랄을 써서라도 생포해야만
한다. 어절 수 없는 경우라도 산 채로 잡아라. 그놈의 일당이 있을테니
까 일당까지."
에르난데스가 파일을 펼쳐 보고는 머리를 들었다.
"각하, 이건 누구입니까?"
"작년에 살인사건을 저질렀던 한국인이야. 도방쳐서 아직 잡히지 않
았다. "
"중요한 증인이야. 전 계엄군과 경찰,정보부원에게 즉시 지시하도
록. 생포하면 2계급 특진에 1억 페소즘 준다는 방송을 해도 좋다. 신
문, 방송, 어느 것이나."
"놈은 라파엘이 보낸 암살자다. 놈의 목표는 나와 너 둘이야, 그렇게
알떤 된다. "
에르난데스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그는 들고 있던 고영무의
사진에 노골적인 증오의 시선을 보내었다. 방금 카스틸로가 한 말이
그에게 충격을 준 것이다.
카스틸로는 그와 한배를 타고 있다고 자신을 지칭해 주었다. 그것은
재신잉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고영무의 목표가 카스별로와 도
밍고였다면 아마 그는 이 자리에서 끌려 나가 총살이 될지도 모른다.
에르난데스는 마음 속으로는 고영무에게 감사하면서 그의 사진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일이 있어서 시내에 나와 산타마리아투우장 옆을 지나던 민기칠딘
사람들이 모여 선 곳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사람들이 공용게시판 앞에
모여 있었는데 커다란 사진과 내용이 붙은 현상 포스터를 바라보고 있
는 중이다.
눈을 깜박이며 사진의 얼굴을 바라본 민기철은 숨을 들이마셨다. 놈
의 얼굴이 낮이 익었다. 그리고 밑에 써 있는 이름과 인적사항을 보자
바로 그놈이었다.
고영무를 잡으면 1억 페소의 현상금에다 2계급 특진이 보장되었다.
엄청난 포상이었다. 출름비아에 이민온 지 30년이 되었지만 이런 현상
포스터는 처음이었다.
고영무의 여권 사진을 확대했는지 입술 끝으로 잔잔히 옷으면서 와
글거리는 군중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던 민기철은
차출 가습이 가라앉아 갔다.
이제까지 콜름비아의 한국인 중에서 이만큼유명한사람도 없을 것
이다. 수백 명밖에 되지 않는 이민 사회에서 이놈 한 놈 때문에 콜름비
아 내의 한국인의 존재가 단숨에 부각되었다. 아마 이민을 백만 명종
와서 주변을 돌아다니며 얻는 효과와 같을 것이다.
발걸음을 떼면서 민기철은 과연 고영무가 지독한 놈이라는 생각을
했카. 그런 놈한테 김강남과 호세 김이 곁없이 달려들었으니 그런 결
과가 나온 것이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고영무는 지난번의 살인죄 외에 내란음모죄와 병사를 15명이나 살
해한 죄과가 추가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를 꼭 생포해야 한다는 것이
다. 카스틸로 정권이 전력을 다하여 그를 잡으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
었다.
주차시켜 놓은 차를 타고는 시내를 달려 민기철이 들어선 곳은 시내
에서 떨어진 호세 김의 자동차 수리공장이었다.
그는 김영지가 어머니와 함께 서울로 들어간 이후로 공장을 관리하
고 있었는데 이제는 배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고는 수리공장 일에 매
달려 있었다. 김영지가 가구를 그대로 남겨놓고 갔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없었고'몸만 옮겨오면 되었다.
펀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민기철은 구부정한 어깨를 끄덕이면서 공
장을 지나쳐 숙소로 들어딘다.
아파트의 베란다 쪽문을 열어 집 안의 묵은 공기를 흘려 보내고 난
김영지는 베란다의 난찬을 잡고 한동안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5층
아래였으므로 아파트의 현관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의 얼굴이 똑쪽히
보였고 앞쪽 주차장에서 가볍게 입을 맞추고 혜어지는 남녀도 보인다.
김영지는 몸을 돌려 응접실로 들어딘다. 박정환과 혜어진 지 보름이
넘었으므로 그도 차총 마음을 잡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는 바뿐 사람
이다. 정신없이 회사일에 매달리다 보면 시간은 금방 가고 어느덧 잊
힐 것은 잊혀진다.
김영지는 소파에 맞아 팔장을 끼고는 한쪽 다리를 무릎 위에 올려놓
았다.
등을 의자에 기대고 눈을 감자사정없이 외로움이 밀려들었고 온몸
이 나른해졌다. 서울의 외삼촌댁에 가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야 한다고
마음먹고 있었으나 말을 잃은 어머니를 보면 이쪽이 더 견딜 수가 없
어지는 것이다.
전화벨이 울렸으므로 김영지는 눈을 였다. 그러고는 한동안 저절로
튀어나을 듯이 울리는 전화기를 바라보았다.
저 전화가 박정환의 것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가 이내 스스로
를 꾸첫으며 수화기에 손을 델었다. 그렇다면 그를 두 번 배신하는 것
이 되고 만다.
"여보세요."
"아, 영지냐? 나, 민 아저씨다. "
보고타의 민기철에게서 온 전화였으므로 김영지는 다리를 내려놓고
상체를 됐다.
"어머, 아저씨. 안넘하세요? 별일 없으시죠?"
불안해하는 그에게 이곳에서 두 번 전화를 했었고 그때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던 것이다.
"별일이 있어. 큰일이야."
민기철의 목소리가 켰으므로 김영지는 수화기를 고쳐 쥐었다.
"아저씨, 무슨 일인데요?"
"고영무 그놈이 내란음모죄로 전국적으로 수배령이 내렸다. 옛날의
살인죄까지 추가시켰더라. 그리고 이곳에 지금 있는 모양인데, 글째 병
사들을 열다섯이나 죽였다는구나. 방송과 신문이 난리다, 난리야."
"생포하면 1억 페소에다가 2계급 특진이야.모두 그놈 잡으러 나설
참이다. "
"네 오빠하고 아버지의 원수는 이제 앉아만 있어도 갚게 되겠다. 곧
잡힐테니까 말이다. "
김영지는 손가락을 곧게 펴서는 이마 위에 맺힌 땀을 닦았다.
"사필귀정이다. 인과응보라고도 하고. 놈은 이제 죄값을 받게 되었
다. 영지야, 듣고 있는거냐
"네, 아저씨."
"거리마다 벽보가 붙어 있고 신문, 방송 할 것 없이 떠들어. 한국인
이름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도 내 평생 처음이다. "
"그럼 그 사람, 지금 콜름비아에 있어요?"
김영지가 겨우 물었다.
"그럼. 그러니까 병사들을 죽이고 내란음모인가 뭔가를 했겠지. 도
대체 무슨 속인가 모르겠다만."
민기철은 김영지가 기배하리라고 생각했는지 한참을 더 떠들다가
어머니의 안부를 묻고는 전화를 끊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김영지는 한동안 그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이건 크링거의 것이 틀림없습니다. 놈이 카를로스에게 정보를 준겁
니 다. "
지미 골드가 주먹으로 책상을 내려쳤는데 어지럽게 서류가 덮인 곳
을 때렸으므로 종이 몇 장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놈을 잡읍시다. 망설일 것 없습니다. 내가 그렇게 주의를 주었는
데도 그놈은."
"이봐, 지미. 조용히 입 학쳐."
"당신이나 닥쳐요, 앨버트."
그러나 버럭 욕설을 퍼부을 줄 알았던 앨버트가 의자에 등을 기대면
서 멀거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제는 지미가 금방 초조한 모양이었디. 눈을 끝택이며 앨버
트를 바라보다가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지미, 조금 전에 로스만하고 통화를 했는데, 로스만이 포크너하고
이야기를 한 모양이야."
앨버트가 입을 열었으므로 지미는 몸을 굳쳤다. 그들은 거물들인 것
이다. 로스만은 마약부의 부장이고 포크너는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이
다.
"그런데 로스만은 CIA가 이번 일에 상당히 유감을 가지고 있다는거
야. 워렌이 포크너에게 항의를 했다는군."
지미가 곧 눈샙을 와락 찌푸렸다.
"정보가 새어 나간 것은 어떻게 책임을 지구요? 그들이 부에나벤투
라에 상륙했더라면 카를로스의 부하들에게 모조리 당했을겁니다. 문제
는 워렌하고 크링거가 유별난 사이라는 거지요."
"이봐, 쓸데없는 추측은 하지 말도록 해. 아무리 워린이 그와 천하더
라도 공과 사를 혼동할 사람이 아니야."
"당신은 발은 그렇게 하지만 얼굴 표정에는 그를 의심하고 있어요,
」
"이런 망할 자식."
"CIA 체제상 워랜 혼자만 알 수도 없는 일이라서 부에나벤투라가
노출된 걸 알고 나서는 CIA는 빠지기로 합의가 된 일 아님니까? 그런
데 지금 와서 왜."
"이봐, 고영무가 하는 일은 CIA의 일이야. 빠질 수가 없어."
앨버트도 곤혹스러운 듯 손바학으로 얼굴을 쓸었다.
"그도 포크너의 제의에 동의는 했지만 속으로는 불편했던 모양이야.
이번 사건이 일어나자 노골적으로 우릴 공격하고 있어. 워랜은 국회에
이 일을 보고하겠다고 했다는군. CIA를 무시하고 일을 하다 CIA는 물
론 국가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고."
지미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교활한 놈, 병 주고 약 주는군. 놈은 일을 망쳐놓고 우릴 공격하는
겁니다. CIA 공작을 우리한테 하고 있어요."
"지금으로서는 로스만이나 포크너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야."
"워렌 그놈이 일을 주도했다면 고영무는 콜롬비아에 발을 디디지도
못했을겁니다. 아니, 디디자마자 죽거나 잡혔겠지."
이제 크링거의 이름은 그들의 화제에서 쪽 들어가 있었다. 워랜이
잠자코만 있었더라면 지미나 앨버트는 크링거를 상대로 죽이느니 살
리느니 공방을 하다가 어떤 조처를 내릴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핀영무의 이름과 얼굴이 콜룹비아 전국에 대서특필되고 거
리마다 붙어 있는 시점이 되자 때를 맞추듯이 워랜이 이쪽을 치고 나
온 것이다.
그는 이제 곧 고영무가 카스틸로에게 잡혀서 미국 정부가 시킨 일이
라고 날낱이 자백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 같았다. 물론 그렇게 된다
떤 미국 정부는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카스틸로가 무슨 짓을 했건 주권국가의 대통령이다. 그가 잘못을 저
질렀다면 유엔이나 다른 국제기구를 통하여 공정하게 해결해야지 암
살단을 보내어 살해하려 했다면 아마 남미 국가의 대부분이 연합하여
미국 정부에 등을 돌릴 것이었다.
"어편지 워랜 그놈이 부에나벤투라가 노출되었다고 하니까 순순히
CIA는 빠지겠다고 동의한 것이 수상했었습니다. 놈은 지금 고영무의
인적사항을 그쪽에다 흘려 주고 나서 우리 등을 치고 있습니다. "
지미의 목소리에는 아까보다 열기가 식어 있었다. 어됐든 지금 이쪽
이 수세에 몰려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지금 당장의
희망은 고영무가 그저 제발 콜름비아를 빠져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지미는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고 있었다. 그는
이제 겨우 보고타에 들어갔을 것이다.
부랑자 합숙소의 천막 밑에 앉아 있던 고영무는 머리를 들었다. 산
토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손에는 한아름의 중이봉투를 들고 었었는데
시내에서 먹을 것을 사온 것이다. 그의 뒤를 따르는 다른 대원 한 명도
봉투를 들고 따라봤다.
"산토스가 생각보다 빨리 오는군."
옆에 앉아 있던 짐이 혼자소리처럼 중얼거렸다.
"보스, 야단났습니다. "
봉투를 다른 대원에게 건성으로 넘겨 주면서 산토스가 고영무를 바
라보았다.
"보스의 사진이 거리마다 붙어 있습니다. 잡으면 엄청난 포상을 준
다고 책어 있더군요. 신문과 방송에도 나왔습니다. "
그는 봉투를 잡아당겨 안에서 신문 한 장을 꺼내어 내밀었다.
고영무가 힐끗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난번에 묵었던 부랑자 합숙소
였다. 이번에는 제일 가에 있는 천막 한 채를 그들이 쓰고 있었으므로
다른 부랑자는 없었다.
대원들이 그가 펼치는 신문에 모여들었다.
고영무는 자신의 커다란 사진을 보았다.
"잡으면 1억 페소에 2계급 특진이군요, 보스."
짐이 큰 활자만 읽었다.
"생포하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하든지."
대원들은 모두 신문에 집중해 있었다.
짐이 다시 말했다.
"보스는 내란음모죄에 옛날 살인죄가 추가되었고 병사 15명을 죽였
다고도 했습니다. "
짐이 머리를 들어 고영무를 바라보았다.
"보스, 우리가 처치한 것이 15명입니까? 네 명이었는데, "
"이거, 네이바 분기점에서 라파엘측의 병사 아흡 명을 전멸시켰다고
하는데, 인적사항은 없군요."
대원 한 명이 밑단의 기사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말했으나 아무도 말
을 받는 사람은 없다. 매일 수십 명씩 정부군과 라파엘측의 병사들이
죽어간다.
"이거 내가 꽤 유명인사가 되었군."
덕을 쓸며 고영무가 말하자 우선 최대광이 피식 웃었다. 그러자 신
용만이 따라 웃고 짐과 산토스가 뒤를 따랐다.
모두들 택을 들고 한 번씩 웃고 나자 시장기를 느편 모양이었다. 누
군가 바박에 신문지를 펼쳐 깔았고 다른 대원들이 봉투에 든 음식물을
쏟아놓았다.
고영무의 얼굴 위에 합 덩어리 한 개가 놓여졌고 이내 얼굴은 보이
지 않았다.
"아무래도 계획처럼 호텔이나 아파트를 얻을 수는 없을 것 같다. "
소시지가 든 합을 셉으면서 고영무가 말하자 모두 우물거리면서 그
를 바라보았다.
밖은 어두워져 있었고 천막 안에는 30촉 전구 한 개가 매달려 있다.
그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고영무는 가습 한쪽이 무거워져 오는 것을 느
졌다. 10여 일 동안 같이 생활해 오면서 이제 마음으로부터 자신을 따
르고 있는 것이 그들의 표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곳을 알아보아야겠군."
짐이 머리를 한쪽으로 누인 채 그를 바라보았다.
"보스, 도대체 어디에서 정보가 나값을까요?"
"그건 아직 모른다. "
고영무는 자르듯 말했다.
"곧 알게 되겠지. 브루노나 후안의 그룹이 무사히 도착해야 할텐
데"
"브루노는 열차를 타기로 했고, 후안은 고속도로니까 별일이 없었다
면 내일 힐틀 호텔에 나가면 만날 수 있을겁니다. "
식사를 서둘러 마친 대원 두 명이 천막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 경비
하고 었는 다른 대원들과 교대하기 위해서였다.
보고타 교외의 검문소에서 2킬로즘 떨어진 마을에서 내린 그들은 마
을의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앞장 서서 안내하겠다고 굳이 우기는 마르
비오를 앞세우고는 검문소를 우회해서 시내로 들어왔던 것이다.
짐 버클리는 마르비오에게 2백만 페소를 주었는데 약속보다 두 배의
돈을 받은 마르비오는 춤을 추는 듯이 어깨를 올리고 발을 높게 떼면
서 돌아갔다.
오후에 보고타로 들어온 그들은 곧장 부랑민 수용소로 들어왔는데
입고 있던 산부복은 모두 태워 버렸다.
"짐, 내일 아침에 네가 L凡로 전화를 해라. 내가 번호를 알려 줄테니
까. "
천막의 기둥에 둥을 기대면서 고영무가 말했다.
"무슨 수를 써야지, 이 얼굴로 시내에 나갈 수는 없겠군,"
손바닥으로 얼굴을 랄며 고영무는 짐을 향해 템긋 웃었다.
"그놈은 보고타에 들어왔어. 틀림없다. "
카를로스가 문도를 딘아보터 말했다.
"지금 보고타의 어디엔가에 있다. "
인구 4백만이 넘는 보고타에서 그를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문도
어됐든 머리를 끄덕였다.
"카를로스, 놈은 들어왔더라도 꼼짝할 수가 없을겁니다. 그놈 얼굴
이 도시 전체에 알려졌으니까요."
"방심은 금물이야. 에르난데스 같은 돼지에게 일을 맡기고 구경만
할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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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 ^^
잘읽었습니다
즐.독
감사합니다
ㅈ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