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간격에 대한 그리움
시 / 김인수
거부할 수 없는 생의 무게 만년바위를 껴안고
조약돌이 되도록 상류를 굴러야 할
낭떠러지 같은 세상을
절름발이로 살아가던 날
북드래미 강가에 물갈대 머리 풀고
미동도 없다는 것은
또 하나의 하늘을 보았으리라
절단의 울타리를 치러 서울 가는 길
버스 터미널에서
눈 속에 수많은 별들을 떨구며
'아빠! 빠이빠이'
얼만간의 간격에 슬픈 언어가
눈이 아프도록 시리다
물살을 가르지 못한 뻘 등의 폐목선처럼
해와 달을 삼키며
무서운 그믐밤을 잡으러 간다.
[노트]
몇년전 서울대병원 암센타로 가는 길
사랑하는 딸아이가 나와
눈에 별을 가득담고 수많은 언어들을 삼키고 하는 말
아빠 "빠이 빠이"
12월 2일 날 서울대병원으로 수술하러 가는 날이였습니다.
달을 넘기고 해를 넘기는 시간의 아픔을
안으로 참고 그 맑은 애틋함을 담고 떠나는 화자는
머리 뒤편에도 눈이 있는양 그녀만을 바라보고 그녀만을 생각했습니다
결국 2달을 다 채우고 병실에서 성탄절을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가슴속에 겨울나무를 담고 소리없는 울음을 삼키던 날을 그렸습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신 문우님들 사랑합니다.
첫댓글 장로님의 글들을 읽을때마다 눈시울을 붉힙니다.
연필이 짧아서 주저리 주저리 다 적을순 없지만
가슴 한켠에 뭔가모를 진한 여운이 자리잡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