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나홀로 테마 여행 원문보기 글쓴이: 광나루
가수 이장희 울릉천국 written by 나홀로 테마 여행 |
▲ 가수 이장희의 울릉천국 |
이장희 "난 자연예찬론자…울릉도에 묻힐 터"
30년 만의 신곡 '울릉도는 나의 천국' 발표 |
▲ 해변도로에서부터 걸어 올라가도 얼마 걸리지 않으며, 셔틀버스로 올라가도 됩니다. |
▲ 평리교회 앞에서 들어가도 됩니다만... |
그는 두 다리로 들썩들썩 리듬을 타면서도 내내 미간은 찌푸리고 눈은 지그시 감았다. 30년간의 절현(絶絃:줄을 끊음) 후 기타를 다시 치며 굳은 살이 오른 손가락은 그가 울부짖을 때도, 휘파람을 불 때도 단단하게 중심을 잡았다. 내친김에 그는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그건 너' '내나이 육십하고 하나일때' '나는 누구인가'까지 깊은 울림으로 공간의 적막을 갈랐다.
그는 "그러고 보니 미국으로 건너가 모든 가치관이 흔들린 시련기인 35살에 작곡한 '나는 누구인가'(발표는 1988년)가 마지막으로 쓴 곡이었네"라며 그제야 기타를 내려놓고 기자와 마주 앉았다. "기타를 30년간 잡은 적이 없는데 MBC TV '놀러와'의 '세시봉' 특집에 나가면서 2주간 연습한 게 계기가 됐어요. 김민기의 학전 공연에도 서며 노래 연습이 이어졌고 기타 치는 손에 굳은 살이 생기니 아깝더군요. 요즘 기타 치는 게 아주 재미있어요." |
▲ 교회 입구에는 우측으로 돌아서 울릉천국으로 들어가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
◇ "도연명처럼 자연으로…울릉군민 채찍으로 신곡" = 인터뷰 전날 저녁 이장희는 울릉도에서 뱃길을 뚫고 상경했다. 은퇴하면 하와이에서 보내겠다는 계획을 접고 바다 위에 솟은 울릉도에 몸을 맡긴 지 10여 년. 100년 된 농가를 다듬고 더덕 밭을 일구고 정원을 가꾼 터전에 '울릉 천국'이라 이름 붙였다. |
▲ 야외무대에서 이장희씨가 울릉천국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 이장희씨가 이 곳에 와서 울릉천국으로 가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 이장희씨와 단체사진도 한 장 찍고... |
▲ 야외무대 우측에 연못이 있습니다. |
역시 울릉도 군민인 이장희의 대학시절 밴드 '동방의 빛' 멤버 조원익(베이스)과 합주하며 기타가 손에 익을 즈음, 평리 앞바다에서 '나 죽으면 울릉도로 보내주오, 나 죽으면 울릉도에 묻어주오'란 가사가 떠올랐다. 그는 "울릉도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는데 가사가 완성되니 곡은 한두 시간만에 썼다"며 "서울에 와 피아니스트 김광민을 불러내 편곡하고 합주하며 완성했다. 늙은 남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야릇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반걸음은 뗀 것 같다"고 '허허' 웃었다. |
▲ 울릉천국 연못에서 바라보면 뒷편으로 송곳봉이 우뚝 서 있습니다. |
2003년 미국 한인방송 라디오코리아 대표직을 그만두고 이듬해 울릉도에 정착한 건 자신의 의지였다.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떠나온 중국 시인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 같은 심정이랄까. "세상사에 쳇바퀴처럼 흐르기 싫었는데 일찍 은퇴한 건 운이 좋았죠. 제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싶었어요. 1997년 도동항에 내리면서 반한 울릉도에 제대로 살기 위해 충북 괴산에 자연농업학교도 다녔어요. 봄날 밭에서 김을 매고 있자니 도연명의 '귀거래사'가 떠오르더군요. 돈, 명예 다 필요없고 자연으로 돌아가란…." |
▲ 야외무대 우측의 노래비가 있는 곳을 갑니다. |
▲ 울릉천국 비석 주변 전경 |
그의 자연예찬론은 계속 이어졌다. 중학교 시절 우이동에 캠핑을 갔다가 결석할 정도로 자연은 그를 설레게 했다. 이후 그는 남극, 알래스카, 아마존 등지를 여행하며 대자연을 마음에 품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데스 밸리에는 수백번을 다녀왔다. |
▲ 울릉천국이란 비석과 이장희의 사인이 새겨진 석주와 노래비가 중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 "가수에서 라디오방송 대표…뜻대로 살아" = 1975년 12월 2일. 그는 노래를 그만둔 날짜를 또렷이 기억했다. 다음날 그는 대마초 파동에 연루됐다. 1971년 인기 DJ 이종환의 권유로 1집 '겨울이야기'를 내고 스타가 된 지 4년 만이었다. |
▲ 이장희의 '울릉도는 나의천국' 노래비 |
▲ 울릉천국 비석 주변 전경 |
가수 이장희 지인들의 사인 석주 |
▲ 이장희 |
▲ 윤형주 |
▲ 김세환 |
▲ 송창식 |
이후 그는 의류 매장을 운영하며 돈을 벌었지만 음악과의 결별은 쉽지 않았다. 1970년대 후반 그는 작곡과 음반제작에 손을 댔다. 사랑과평화의 대표곡 '한동안 뜸했었지'와 '장미' 등을 아내, 아들의 이름으로 작곡했다. 이후 김현식의 데뷔 음반을 비롯해 김수철, 김태화, 들국화 최성원, 쉼(한상원, 정원영 등) 등의 음반을 제작하며 '이장희 사단'을 이뤘다.
그는 "사랑과평화의 곡들은 며칠 안 걸려 썼다"며 "연습시켜 나오니 2주 만에 스타가 되더라. 이때는 당장 스타가 되는 시대였다. 이후 김현식, 김수철 등이 찾아왔다. 한상원과 정원영은 이들이 고등학생 때 처음 봤다"고 말하며 웃었다. |
▲ 좌로부터 이상벽(방송인), 김중만(사진작가), 이두식(화가) |
1980년 김태화가 부른 '바보처럼 살았군요'가 캐나다에서 열린 '태평양가요제'에 초청받아 김도향과 함께 제작자로 참석한 길에 그는 미국 뉴욕에 들렀다. 뉴욕에 내린 순간 아내도 보고싶지 않을 정도로 미국에 살아야 할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단다. |
▲ 조영남 |
▲ 강근식(기타리스트) |
▲ 김민기 |
▲ 전유성(개그맨) |
그는 "임병수가 로즈 가든에 와 노래 한곡을 달라더라"며 "그런 일 안한다고 했더니 간곡히 부탁하더라. 그래서 1985년 '사랑이란 말은 너무너무 흔해'를 만들어줬다. 또 1988년 한국에 잠시 들어와 만난 한백희 씨가 김완선의 곡을 부탁해 '사랑의 골목길'과 '이젠 잊기로 해요'를 써줬다"고 소개했다. |
▲ 노래비 앞에서 바라 본 연못 주변 전경. 교회 우측의 파란 지붕이 가수 이장희씨 거처입니다. |
◇ "음악은 내 고향…40년 지기 덕에 날 찾아" = 그러나 지금 이장희는 다시 기타 줄을 튕기고 있다. 40년 지기 친구들 덕에 여러 직업을 돌고 돌아 창창한 시절의 자신과 마주했다. 그는 "친구들과 방송에 출연하며 잊혀졌던 '뮤지션으로서의 나'를 일깨웠다"며 "음악은 내게 고향이다. 음악하는 날 찾아 행복하다. 1975년 중단하며 못다한 노래를 이제 불러볼까 한다"고 밝혔다.
10월께 방송에서 자신의 콘서트를 계획 중이며 이를 위해 틈틈이 연습도 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꼽은 음악 지기들은 많다. 삼촌 친구였던 조영남을 비롯해 세시봉에 함께 섰던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과 김민기, 조동진 등이다. 그가 한국에 잠시 들를 때면 MC 이상벽, 사진작가 김중만, 개그맨 전유성까지 한자리에 모여 40년간 유대관계가 이어질 수 있었다. |
▲ 연못에서 바라 본 울릉천국 주변 전경 |
"민기는 제가 한국에 오면 호텔 방을 잡고 미니바를 거덜내며 새벽까지 술을 먹는 술벗이었죠. 저도 이 친구들도 40년 전과 똑같아요. 영남이 형은 여전히 실없고, 세환이는 천진하게 잘 웃고, 창식이는 이치에 안 맞는 말을 하고, 민기는 별로 말이 없죠. 사람은 변하는 게 아닙니다. 껄껄." 그의 말처럼 방랑벽도 떨칠 수 없는 고질병이다. 최근 네팔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다녀온 그는 다음 주 미국을 거쳐 프랑스에서 한달간 보낼 예정이다. |
▲ 연못에서 바라 본 울릉천국 주변 전경 |
"여러 나라에서 살며 문화 체험을 하고 싶어요. 와인을 연중 320일 넘게 마실 정도로 좋아해 이번 프랑스 행에선 보르도, 부르고뉴 등지를 돌며 와인 투어를 해보려고요. 참, 저 부자 아닙니다. 은퇴 때 집을 팔았고, 이번엔 미국에 있는 건물도 팔 참이에요. 저금통장 하나 없습니다. 하하." 마지막 귀착지는 역시 울릉도다.
"라디오코리아를 경영할 때 경비원을 둘 돈이 없어 개를 한 마리 키웠어요. 16년간 키우다가 울릉도에서 죽어 양지바른 곳에 묻었죠. 저도 그 옆에 묻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연합뉴스 2011/05/09 |
가수 이장희의 울릉천국 위치도 |
지도 상단의 화살표 부분에 이장희 집이 있으며, 연못 아래 지점에 울릉천국 표석이 있습니다. 소재지 : 경북 울릉군 북면 현포리 |
지도 상단의 시작 부분에서 빨간선 마지막 부분까지 셔틀버스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지도 하단 중앙 부분이 울릉천국입니다. |
울릉천국은 지도 상단의 B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도 우측 하단의 도동항을 기준으로 위치를 가늠하시기 바랍니다. |
첫댓글 정성님 울릉도 다녀 오셨나요 구경 잘 했습니다 ^^*
저는 세번 갔다 왔어요 새해 일줄도 성인봉에서보고요
세상에 가장 흔한 금 은 조금 이요 / 가장 귀한 금은 지금 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