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이 중학교 동기인 친구와 같이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친구는 군을 카튜사로 근무했다고 합니다. 1979년에 저는 육군 전투부대에서 근무했는데 그 친구 얘기가 화장실에서 가장 놀랐다고 하면서 그 당시 카튜사는 좌변기와 두루마리 휴지를 써서 처음에 적응이 안 되어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전방 육군은 ‘마분지’라고 하는 벽에 초벌도배로 쓰는 저질의 종이를 15cm정사각형으로 잘라서 한 달에 100장 정도 지급을 했었습니다. 그걸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은 다 경험했을 것 같습니다.
군대에 두루마리 휴지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81년부터인데 그 지급되던 양이 얼 만큼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얀 휴지가 아니라 갈색과 검은색이 혼합된 것 같은 색이었고 종이 질은 그냥 만지면 헤질 정도로 열악했지만 그런 두루마리 휴지가 군에 보급되었다는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두루마리 휴지 사용법을 아십니까?
<두루마리 휴지가 개발된 1890년대 이후로 계속된 ‘방향’ 논쟁. 미국 위키피디아 계정에는 ‘Toilet Paper Orientation(휴지 거는 방법)’ 항목이 따로 존재할 정도다. 화장실 휴지 걸이에 바깥쪽(앞)으로 오도록 거는 것과 안쪽(뒤)으로 오도록 거는 것 중 어떤 방향으로 걸어야 하는 걸까.
1891년 세스휠러가 제출한 최초의 화장실용 두루마리 휴지 특허를 보면 힌트가 있다. 도안에는 두루마리 휴지의 끝부분이 앞쪽으로 걸도록 나타나 있다. 휴지 거는 방향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원칙은 최초 발명가의 의도대로 앞으로 거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렇게 휴지를 걸어 놓으면 휴지가 잘 풀리면서 뜯기도 쉽다. 물이 튀는 것을 막아주는 휴지 걸이 덮개를 한 손으로 누르면서 휴지 끝을 당기면 절취선이 없어도 깔끔하게 잘리기 때문이다.
관련된 연구도 있다. Inc에 따르면 휴지가 벽과 맞닿아 있으면 휴지를 집을 때 손에 붙어 있던 세균이 벽에 옮겨 붙을 가능성이 있고, 그 세균이 다시 벽에 맞닿은 휴지에 쌓이게 되고, 다음 화장실 이용자는 세균 가득한 휴지를 이용해 일처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공대생은 “인간의 시야범위와 휴지를 푸는 손에 잡히는 것이 포인트”라며 찢기의 역학을 강조했다. 앞쪽으로 걸어야 찢는 방향이 일정하다고 설명한 공대생은 “뒤로 걸었을 경우에는 물리적으로 휴지가 아래로 떨어져 ‘휴지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뒤로 걸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한 네티즌은 “화장실이 대부분 샤워실과 함께 있는데, 앞으로 걸 경우 물이 튀어 휴지가 축 늘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위에 뚜껑이 있는 휴지걸이의 경우엔 앞으로 건 휴지와 닿으면서 먼지가 달라붙는다. 뒤로 거는 것만 비위생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휴지 끝을 뒤로 걸어놓으면 잘 풀리지 않아서 반려동물이나 아기가 휴지를 풀어 헤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두루마리 휴지는 긴급 상황에서 땔감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기가 많은 나무나 숯 같이 불이 붙기 어려운 땔감에 불을 붙여주는 불쏘시개 역할도 하고, 연탄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식탁에 두루마리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외국인들 눈에는 화장실에 있어야 할 것이 식탁에 올라와 있다는 느낌을 줘 문화 충격을 느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관광지를 목표로 하는 제주도는 섬내의 식당에서 두루마리 휴지를 식탁 위에 올려놓을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서울신문, 김유민 기자
제가 경험하고 있는 바로는 밖으로 거는 것이 실용적입니다. 안으로 걸면 샤워할 적에 벽에 튄 물들이 흐를 때 종이가 바로 흡수해서 안으로 들어갑니다. 밖으로 걸 때도 휴지가 밖으로 길게 나오게 놓아두면 역시 샤워할 적에 물에 젖습니다.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된 집이라면 크게 신경을 쓸 일이 아니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조금 신경을 쓰면 휴지를 더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등산을 갈 적에 두루마리 휴지를 가져 가는 사람이 많지야 않겠지만 겨울철에는 필수품이 되어야겠습니다. 위급상황에서 불쏘시개나 보온용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급적 식탁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예의일 것 같습니다. 두루마리 휴지 자체가 화장실용으로 나온 것이라 남 보기에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자체가 화장실과 꼭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날이 많이 더워서 조금 웃어보자는 얘기였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