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차피 부정하든 말든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하여 우리 안에 두 마음이 있다. 소비자와 투자자의 마음과 시민의 마음. 우리는 우수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했으면 하고, 내가 투자한 주식과 기업의 가치가 오르길 원한다. 기업은 이에 호응한다. 안하면 투자자이자 소비자인 우리가 가차없이 내팽겨친다. 또한 우리의 맘에는 같은 친구끼리 잘 살고 싶고, 범죄 없고, 환경 좋고, 인권이 보장되는 세상에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 것이 시민의 마음이다.
책의 저자 로버트 라이시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노동부장관을 지냈다. 정치경제학자인 그는 풍부한 현실정치와 행정에서의 경험과 정치경제학 숙고를 통해 현 시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2008년에 지은 책이다.
핵심은 그렇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모든 분야를 압도하는 슈퍼자본주의가 되었다. 슈퍼자본주의는 전 세계로 확산중에 있으며 거대한 흐름을 타고 있다. 그 결과로 부정적인 현상이 나타나는데, 경제적 불평등, 일자리 안정성의 감소, 환경오염, 인권유린, 공동체의 해체등이 그 예이다. 기후위기가 인류 멸존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슈퍼자본주의가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민주주의의 기능 회복이 그 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슈퍼자본주의를 예전의 약화된 자본주의로 되돌려서도 안된다고 한다. 그 체제의 순기능성, 역사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이윤을 얻고 투자자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그 폐혜를 방치해서는 안될 뿐, 그러나 방법은 제도와 규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한다. 기업에 인격을 부여하고 도덕적 존재로 움직이도록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만이 도적적 존재이고 시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해서 정치인이 기업의 선한 행동을 촉구하는 발언은 위험한 것이다. 이 주장은 결국 나는 어떤 사안에 아무 것도 안하겠다는 말과 똑 같다.
기업들은 이윤을 위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독재정권에 부응할 수 있다. 그 자체를 가지고 뭐라 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 행위를 나쁜 것으로 만드는, 즉 기업들이 더 이상 그런 행동을 못하도록 불법화시키는 것이다. 두가지 맘을 가지고 있는 우리도 소비자와 투자자로서 손해를 좀 보더라도 공동체의 안위를 인해서 규제를 찬성 할 수 있다. 결국 선택은 시민이 하는 것이고, 국민이 하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정치가 양극단으로 나뉘어져 싸우기만 하고 있다고 한다. 이념과 가치 정치의 결과는 공동체의 분열과 내란이다. 우리가 선택한 민주주의의 결과가 이렇다면 너무 억울하다. 자유와 평등, 성장과 분배가 어떻게 양자선택의 문제이고, 한쪽 독식의 문제인가. 우리의 정치가 권력과 자기 이익을 위해 아니면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이전투구이니 참으로 안타깝다. 자유롭게 경쟁하자. 경쟁에서 이긴 자 그 이익을 누려야지. 그러나 그도 혼자서 다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가 견제해야 한다. 세금을 잘 걷고 잘 쓰도록 해야 하고, 권력과 자본이 맘대로 나대지 않도록 법과 제도, 규제가 따라야 할 것이다.
나는 세금을 내는 것이 아깝지 않다. 아니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흔적이어서 오히려 좋기도 하다. 그렇다고 더 내고는 싶지 않다. 절세는 하겠다는 것이지. 이렇게 우리들에게는 두가지 맘이 항상 공존한다. 이러한 우리의 맘을 적절히 조화시켜 선한 영향력으로 만들어 나가는 기술이 바로 공공의 영역, 제도의 영역, 정치의 영역이지 않겠는가. 이 것이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국민과 시민과 기업인들과 농민과 노동자들에게 보답하는 길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