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영어교육과
12152553 설준형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과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보고
<구성>
서론: 후기를 작성하기에 앞서 고려한
점
본론: 일상적 대화체를 활용한 영화
후기
결론: 후기를 작성하며 느낀 점
두 영화를 보고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두 영화 모두 내가 이번
학기에 수강하고 있는 교육공학 및 교육방법의 주제의식과 상관된다는 것이었다. 두 영화는 인간성, 직관, 비합리성, 현재
등의 개념에 대한 통찰과 교훈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화 후기를 적기 위해서 일반적인 감상문과
같이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 담고 있는 메시지, 그리고
두 영화의 주제의식에 대해 느낀 점과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 서술하려고 했으나, 후기의 작성 조건 중
가급적 일상적 대화체로 작성해야 된다는 것을 보고 다시 감상문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물론
일상적 대화체가 강제적인 조건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조건을 통해서 색다른 영화 후기를 작성 해 보면서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보고자 하였다.
먼저 든 생각은, 대화체
형식으로 후기를 작성하기 위해서, 위에 언급한 “일반적인
감상문”의 내용을 대화체 형식으로 풀어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감상문을 대화체 형식의 틀에 강제로 맞춰서 풀어낸 것일 뿐 “일상적인 대화”가 갖는 의미를 담아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일상적인 대화는 글과는
다르게 완결성이 적고, 그 과정이 결론보다 강조된다. 예를
들어, “학교 폭력”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쓸 때는 그것의
예방법이나 해결책에 대해서 정해진 결론에 따라 글이 짜여진다면,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학교폭력에 대해
정해진 결론 없이 문제점, 예방법, 혹은 개인적 경험 등이
제시되고, 그 과정에서 제시된 개별 생각들이 의미를 갖는다. 또
일상적인 대화에는 주제가 하나로 수렴되지 않고, “마인드 맵”처럼
주제가 여러 방향으로 갈라진다. 보통 글에서 대화처럼 여러 주제에 대해서 다루면 글이 비논리적이고 일관성
없게 보이기 마련이지만, 대화에서는 이러한 제약이 없다. 마지막으로
글은 작성되기에 앞서 작성자가 사고를 하고, 독자에게 이러한 사고의 결론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대화의 과정에서는 참여하는 각 개인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사고를 하게 되고, 이러한
사고과정이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일상적인 대화의 특징을 고려해서 이 영화 후기는 일반적인
감상문들의 형식을 채택하기 보다는 일상적인 대화의 속성에 초점을 맞춰서, 두 영화의 주제의식에 대한
사고 과정을 담아내 보기로 하였다.
다음은 위에서 언급한 생각을 바탕으로 두 영화를 보고 친구와
카페에서 얘기 한 내용을 재구성 하여 대화체 형식으로 담아낸 영화 후기이다.
A: 두 영화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니?
B: 음, 일단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에
대해서 얘기 해보자. 난 이 영화 보고 젤 먼저 생각난 게 세월호였어.
설리 기장과 같은 사람이 세월호의 선장이었다면, 세월호 참사는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어.
A: 맞아. 설리 기장도
매뉴얼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매뉴얼을 따르기 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직관에
따라서 강에 착륙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해 그런 판단을 한 거잖아, 세월호 선장도 자신의
직관에 따라 행동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어.
B: 근데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세월호 참사는 직관을 활용했느냐의
여부로 결정된 사건은 아닐 수도 있어. 허드슨 강 사건 같은 경우는 설리 기장이 말했듯이 자신이 이
사건의 유일한 변수가 아니고, 155명 모두와 구조대원들, 근처
배에 타고 있었던 선장 모두가 일궈낸 기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 그 중 한가지 변수라도 달라졌다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던 거지.
A: 그렇다고는 할 수 있겠네. 근데
이제 와서 그 당시에 무엇이 참사를 일으켰고 어떻게 했으면 그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그것보다 이 영화가 주는 중요한 메시지는 시뮬레이션의 오류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 같아. 영화에서 비행 시뮬레이션은 비행사들이 짜여진 알고리즘처럼 판단을 하는 것을 보여줬는데, 실제 상황에서 그러한 알고리즘은 존재하지 않고 우리는 어떤 매뉴얼이 없는 상황에서 판단을 해야 하는 거잖아. 그때 최선의 판단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것이 직관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현실적인
문제를 대할 때 합리적 사고보다는 직관적인 사고로 문제를 대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
B: 음, 맞는 말이긴
한데, 현실적인 문제를 대할 때 무조건 직관적인 사고로 문제를 대하는 것이 무슨 만병통치약인 것 마냥
결론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니 말대로 직관은 매뉴얼이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판단을 하는데
도와줄 뿐이지, 설리 기장이 처음에는 매뉴얼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듯이 합리적인 사고를 고려해야 되는
순간도 있어.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그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보고, 상황에 따라서는 직관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인간적인 판단에 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A: 직관, 합리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고, 이러한 인간성이 중요하다는 거네.
하긴 요새는 자본주의니 기술발전이니 뭐니 해서 인간성이 무시되고 합리성이 강조되는 사회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 해봐야
되는 것 같아. 얼마 전에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거기서도 현대사회가 사람들을 구분하고 그룹
짓기 위해 평균이라는 기준으로 사람들을 판단 하는데에 집중한 나머지 사람들의 개개인성이 무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비판 하더라고. 영화에서 안전시스템에 인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그
책에서는 교육시스템이나 기업시스템에서도 개개인의 인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했어. 기계가 아닌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에서는 인간성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거야.
B: 난 이 영화가 초점을 허드슨 강의 기적 사건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사건 발생 후 기장의 고뇌에 초점을 맞춘 것도 흥미롭다고 생각했어. 영웅으로 추대받는 상황에서도
기장이 NTSB의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최적의 판단을 내린 것이 맞는지, 더 좋은 방법을 놔두고 괜히 승객 전원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린 건지 고민하는 장면에서 기장의 도덕성이 느껴졌고, 영화가 감동을 주면서 동시에 생각할 문제를 제공해준다는 것이 흥미로웠어.
A: 난 그 장면이 얼마나 우리가 합리적 사고에 지배를 당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했어. 그 상황에서 설리 기장은 자신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 하면서도, NTSB가 합리적인 매뉴얼을 따라 왜 회항을 하지 않았는지 질문을 던지자 자신의 직관적 판단을 의심하는 기장의
모습에서, 우리들이 우리의 직관을 이용해 판단을 하고서도 다시 합리적으로 그 판단을 복기하면서 의심하는
경향을 반영한다고 생각했어.
B: 인생은 무조건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우리가
은연중에 그러한 지배를 받고 있는 것 같아. <창문을 넘어서 도망친 100세 노인>이 던지는 주제의식이 이거랑 관련 있는 것 같아. 이 영화에서 노인은 매 순간마다 고민하지 않고 되는대로 사는데, 그게
결국 좋은 결말을 가져다 주잖아. 물론 뭐 현실에서 그렇게 산다고 영화처럼 좋은 결론을 가져다 주지는
않겠지만. 합리적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결말을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니잖아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고 생각하면서 사는 것도 방법인 것 같아.
A: 그 영화 쫌 말도 안되기는 했는데, 머 영화니까 그럴 수 있겠다 생각은 했어. 무엇보다 난 그 노인이
말해주는 게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문제나 걱정들이 인생에서 최대 난관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에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되니까 현재에 집중하고 살아라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좀 위로가 됐어. 나
이번에 시험 개망쳐서 우울했었는데 영화 보고 나니까 지나간 시험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순간에 집중해서 살면 될 것 같다고 느꼈어. 그리고 생각해보니까 그게 맞아, 내가 이번 셤 망친거 계속 생각하니까
그 노인 말처럼 그냥 기분만 나쁘더라고 생각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B: 현재에 집중하라는 메시지 말고도, 난 이 영화가 행복에 대한 메시지도 준다고 생각했어. 우리는 행복이
어떤 목표를 설정해 놓고 그 행복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행복을 이루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데, 노인의
인생을 보면 행복은 어쩌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매 순간 순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 그 순간 순간의 행복은 노인 처럼 눈 앞에서 사람이 죽든, 살인을
했든, 거세를 당하든, 조폭에게 쫓기든 간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존재하니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기만 하면 행복은 어느 곳에서나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
A: 약간 종교적인? 철학적인? 측면도 있는 것 같았어. 노인은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액수가 든 돈가방이
수중에 들어온다거나, 비싼 총을 받는다고 해서 딱히 기뻐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런 건 주인이 없다고
말하기까지 했잖아. 이거 결국 불교사상에서 집착을 버리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거랑 연결이
되는 것 같았어. 또 자신이 수용소에서 막노동을 하게 되어도 딱히 슬퍼하지 않았고 태연하게 탈출계획을
세우면서 동요하지 않는 모습도 보여줬잖아. 이런 모습에서 “아파테이아”, 즉 부동심 이 행복의 한 요소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
B: 나도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결국 그러한 사상을 받아들여야 사람은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되고, 그러한
마음가짐은 결국 개인에게서 나오는 거니까 행복의 근원이 결국 개인이다 라라 말하는 것 같았어. 사실
“꾸뻬씨의 행복여행” 이라는 행복에 관련된 책 원작의 영화를
보고 책도 읽었었는데, 이 영화가 말하는 행복에 대한 메시지랑 비슷했어. 거기에서는 정신과의사 주인공이 행복이 무엇인지 묻는 자신의 환자들을 보며 자신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여행하면서 깨닫게 된 것을 나열하는 내용인데, 거기서도
주인공이 여러 우연적인 사건들을 겪으면서 행복이 무엇인지 차츰 깨닫게 되는데 겹치는 메시지가 몇 개 있었어.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것, 똑같은
상황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 등이 겹쳤어.
A: 그렇게 보니까 결국 행복도 어느 정도는 정해진 메시지가 있는
것 같은데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해서 계속 행복에 대한 책, 영화, 연구
등이 나오는게 아닐까?
B: 그럴지도 모르겠네, 우리도
사실 영화를 보고 저런게 행복이구나 라는 것을 알아도 바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못하잖아. 결국 아까 말했던
합리적 사고와 직관적인 사고를 같이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기 위해서 사고방식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바꿔야 하듯이 행복에 대한 관점도 많은 경험과
시간이 바탕이 되어야 바뀔 수 있나 봐. 어쩌면 영화의 주인공이
100세 노인 인게 행복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과 경험을 표현하기 위함일지도 몰라.
마지막으로, 이 후기를 작성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 서술해 보고자 한다.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후기를 작성 해 본 결과 일반적인 감상문을 작성할 때 와는 사뭇 다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 느꼈다. 먼저,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그 생각들을 굳이 하나의 주제 밑으로 수렴시키지 않고, 각각 조명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실제 친구와 했던 대화를 글로 옮기면서,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들을 추가하며 후기를 재구성해 발전시킬 수 있어서, 생각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