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먹고 싶은 날, 와인 영화를 보러 갔어요.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원제 Back to Burgundy)은 10년 만에 고향에 모이게 된 방랑자 기질의 장남 장, 똑 부러지는 와인 능력자인 둘째 줄리엣, 처가살이에 시달리는 철부지 막내 제레미 3남매가 아버지의 유산으로 남겨진 부르고뉴 와이너리에서 최상의 와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세계 여러나라를 방랑하다 호주에 머물며 와이너리를 하는 장은 부인 알리시아와 사이가 좋지 않아요. 프랑스 집에 와 있는 동안 4살 아들 벤은 보고 싶다고 전화하고, 알리시아와는 날마다 투닥거리지요. 맏이라는 이유로 늘 손해보고 살았다는 생각, 아버지가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생각 등에 집을 떠났고, 다시 돌아와서도 그 생각은 똑같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모든 것들이 오해라는 것이 밝혀져요.
다시 돌아온 집에서 장은 어린시절의 자신과 만나면서 서서히 행복했던 그 시절을 떠올립니다.
아버지가 늘 입던 옷에서 발견된 편지 속에서 아버지가 맏이인 자신을 믿고 듬직하게 여겼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호주로 돌아간다 돌아간다 하면서 장은 돌아갈 수 없었고,
세 남매가 함께 보낸 사계절 동안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납니다.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고 해결하면서 남매는 인생도 와인처럼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요.
영원히 해결될 것 같지 않던 일들- 엄청난 상속세 문제, 막내 제레미의 처가살이 어려움, 포도 수확 할 때 일꾼들을 부리는 일, 호주에 사는 부인과 아들과의 문제로 늘 발을 동동 구르는 맏아들 장의 일 등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순리대로 잘 풀리기도 하고, 때로는 잘 풀리지 않기도 하고...
와인에게 숙성이 필요하듯, 인생에도 숙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맛있고 행복한 영화입니다.
프랑스 중동부 손강 연안에 있는 부르고뉴의 풍광도 수려하고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의 봄여름가을겨울 풍경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네요.
부르고뉴 와인은 보르도와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으로 꼽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