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11시가 넘어 잠자리에 누었는데 노크하는 소리가 난다. 옷을 추수려 입고 나가니 몇 호 누구인데 아저씨! 죄송한데 저의 집에 잠시 올라가 남편이 몸을 움직이지 못해 잠시 좀 도와달라는 말씀이었다. 철문을 보니 영락교회 교패가 붙어있었다. 시내에 있는 오래된 대형 교회 권사님이다. 그런데 남편이 휠체어에서 떨어져 내가 힘이 없어 남편을 안칠수가 없다고 했다. 침대에 뉘려고 일단 휠체어에 앉아야먄 했다. 80은 훨씬 넘은 노부부처럼 보였다. 축쳐진 남편의 상반신을 간신히 들어 조심스럽게 안쳤다. 휠체어를 침대에 밀착시켜 남자 어르신을 권사님과 함께 눕게 할 수 있었다. 고마움의 인사를 받으며 보안원실로 돌아왔다. 후에 권사님을 만나니 남편은 알지도 못랄 질환이 생겼다고 했다. 마치 뼈가 없는 사람처럼 팔 다리가 흐느적 거린다고 했다. 휠체어로 옮길 때에도 축 쳐진 육신이었다. 유명 대학을 졸업하고 큰 일을 하셨다는 그 어른신. 아파트 동대표 회장도 두 번이나 하며 봉사했던 그 어르신의 육체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후에 손자가 전방부대에서 근무하고 전역해 주변에 산다고 했다. 이따금 병원에 갈 때 택시를 타신다. 그럴때엔 손자가 온다. 권사님이 말씀하셨는지 손자가 나를 보면 항상 인사를 하며 "아저씨! 그때 도와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하며 인사를 한다.
* 이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할머니 한 분이 지팡이를 집고 보안실로 오신다. 물론 꼬부랑 할머니는 아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아들자랑과 박근혜 대통령 이야기를 하며 시사에 관한 내용을 많이 알고 계셨다. 막내 아들은 정당에 간부이며 모 대학 학생회장까지 했다고 했다. 또한 나중에 안 일이지만 할머니는 잘 듣지를 못하였으며 치매기가 심한 할머니였다. 6~7라인 몇 호는 모 여자대학 교수인 며느리와 사위 시어머가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교수 며느라가 아저씨 잠간만 4층에 함께 가지고 했다. 올라가니 작은방 바깥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있는데, 8층 창문을 통해 먹다남은 떡볶이를 버려서 돌출된 실외기 상단에 떨어진 것이다. 일전에도 그런 경우가 있어 참았지만 그날은 교수 며느리가 되게 화가 난 모양이었다. 이 상황은 목격하지는 않았지만, 치매 할머니가 사는 8층에서 떨어진 것이 분명했다. 어느 금요일 저녁 인력거 떡볶이집에서 사가셨다고 했으니 분명하다. 그리고 외벽에 난 떡볶이 자국도 8층부터 뿌려져 있기에 분명했다. 일단 교수집 권사님 한테 물수건과 휴지를 달라고 하여내가 손수 닦았다. 4층 권사님은 며느리 성화에 나에게 죄송한 마음으로 인해 안절부절 하지 못하셨다.
화가 난 며느리를 내가 좋은 말로 이해시키며 내려와 근무일지에 기록하고 관리과장에게 보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에 관리과장은 치매 할머니 막내 아들을 불러 저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는데 아들 왈! '우리 어머니는 그런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했다" 어찌하오리까. 이웃이며 치매어르신을 고발할 수도 없고, 허구한 날 다툴수도 없고, 어느 경우엔 귤껍데기와 떡볶이를 창문으로 버리면 노상에 주차한 입주민 트렁크에 떨어져 난장판이 되어 있다. 각자 근무일자가 다르니 아침 순찰시간에 발견하면 물로 그 차를 닦아낸다. 같은 교대 보안원과 이야기를 했다. 일단 우리가 감수하자고. 그런데 우리 둘 보안원은 화를 내지 않는다. 교수댁 시어니인 어르신은 늘 미안한 마음을 볼적마다 전하신다. 예수님의 사랑을 받는 권사님이시다. 나도 늙어 가지만 한창 때 큰일 하셨던 치매 할머니가 안스럽다고,
* 입주민들이 이사를 가거나 전입해 오는 주민을 보면 버리는 가구와 기타 여러가지 살림을 내놓으며 폐기스티커를 동사무소에서 발급받아 부착한다. 막상 이사를 가거나 올때 버리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막상 인테리어를 새로하여 구 가구를 사용하려면 그냥 버리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특히 분양받거나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갈 경우 쓰던 헌 가구를 버릴 경우에는 손수 주민센터에서 발급받은 주민도 있지만 귀찮거나 절차를 잘 모르는 노인 세대는 미리 보안원에게 부탁하여 현금을 주며 스티커 구입을 부탁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그런 경우 고마운 마음으로 보안원에게 사례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일부 주민은 보안원 모르게 내다 놓는 경우도 있어 난감한 경우도 발생한다. 때론 보안원이 자리를 잠깐 비우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 금세 보안실로 돌아온다. 그런데 나중에라도 이야기 하면 되는데 내다 놓은 입주민을 몰라 CCTV를 보고 찾기도 한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못찾을 경우 보안원이 스스로 스키커를 구입해 해결한다. 이런 경우도 있다. 스티커를 구입해 부착했는데 부착한 스티커를 떼어가는 경우도 있다. 스키커가 부착되어 있지 않으면 폐기물처리 업체가 수거해 가질 않는다. 재발급 받아야 한다. 1회 1개월 안에 한해서다. 골프가방 1개 버리려면 8,000짜리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 그런데 그냥 가지고 되돌아 간다. 8,000원이 아까운 입주민의 표정이다. 그런데 며칠 후 골프가방을 세 등분하여 몰래 종량제에 넣어 버렸다. 수거업체에서 수거하다 발견하면 절대 가져가지 않는다. 8,000원이 가까우면 골프는 왜 칠까!
* 근무지에 온지 한 달이나 됐을까! 추석명절이 다가왔다. 아파트단지 안에는 종을 치는 행상이 일정시간이 되면 딸랑거리며 1톤차에 적재한 여러가지 물건을 판다. 모두부, 가래떡, 건빵, 막걸리, 식혜, 간단한 야체 등 식재료 만물상이다. 인근 초등학교 교사를 하고 정년퇴직한 여성분이다. 나보다 한 살 위다. 남편도 어느 사업을 했는지 거의 집에 함께 있으며 여숭분은 아침 저녁으로 자전거를 타며 자신의 몸관리를 한다, 남편은 평소에 얼굴이 괜찮다가도 어느 때엔 얼굴 표면이 하얗게 벋겨진 모습을 볼 수 있다. 교직으로 평생을 보낸 여성 입주민은 마침 명절이 다가왔는데 하얀 봉지를 내게 주었다. 보안실에서 궁굼해 열어보니 고춧가루였는데 두 근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또한 여름날 어느 오후엔 순두부 큰거 한 모를 내게 주기도 했다. 뜨뜻한 모두부는 진짜 먹음직스럽다. 양념간장에 모두부를 다 먹고나니 배개 든든했다. 나는 원래 콩 류의 반찬이나 메뉴를 좋아한다. 순두부, 모두부, 두부전골, 두부전 등 한떼 열심히 돌아다니며 많이 사먹었다. 언제인가 철원 고석정에 갔을 때 고석정 입구 솥뚜겅 두부백반을 먹은 기억은 지금도 생각난다. 그런데 교사남편이 현대아산병원에 입원했다는 전갈이다. 폐암이라고 하는데 일전에 잠시 만나니 전이되었다고 했다. 표정이 늘 긍정적이고 작은 사랑을 실천하시는 여성 입주민. 남편의 쾌유를 기도한다고 말씀드렸다.
* 처음으로 시작한 보안원 생활. 90이 훨씬 넘은 남자어르신인데, 얼굴을 익히며 인사도 늘 깍드시 드렸다.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항상 만나면 요루르트나 바나나 우유와 빵을 사서 나에게 주시곤 했다. 할머니는 뵙 적도 없다. 나중에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활동도 못하고 간신히 화장실만 다녀오는 중한 상태라고 말씀하셨다. 아들은 서울 근교에서 사업을 하며 돈은 잘 번다고 하셨으며, 집에는한 달에 한 번 정도 온다고 말씀하시며 많은 대화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르신은 21층에 사시는데 60이 넘은 며느리와 함께 살지만 할머니의 병치레는 모두 할아버지 어르신이 하신다고 했다. 며느리와는 거의 대화가 없으며 시어머니 방은 냄새 낸다고 열지도 못하게 한다며 집안에 여러기지 이야기를 내게 말씀하신곤 했다. 어느 날 며느리가 평소에 전혀 행동하지 않았던 행동을 했다고 말씀하셨다. 시어머니 잡수라고 통닭을 사가지고 할머니 방에 두고 나갔다고 했다. 물로 나도 근무하면서 며느리를 한 번도 본 기억이 없다. 분리수거이며 모든 일을 할아버지가 손수 하시는 것을 내가 알고 있었으니까. 섬특한 말씀을 하시는게 아닌가. 시어니에게 갖다 놓은 통닭에서 독극물 냄새가 나더라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내게 하시며, 나에게 혹시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기면 아저씨가 신고 좀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오랜 병생활에 며느리도 힘들고 가정에도 온기는 없었겠지만 이게 성한 사람의 의식인가. 그 말씀을 들은 얼마 후 내 사정에 의해 그 직장에서 그만 두었다.
* 점심을 먹은 후 오후시간이다. 보안실에 있는데 이 직장에 온지 얼마 되자 않아 입주자에 면면을 아직 잘 기억하지 못했다. 지금은 나에게도 매우 잘 대해 주지만, 보안실 앞에와 서서 무슨일인지 말도 하지 않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잠시 뜸을 드리며 사모님 무슨 일인지 말씀해 보세요. 도와 드릴일이면 제가 해드리겠다고 하니 쭈빗쭈빗 하며 어렵게 말을 떼기 시작했다. 예? 예? 아이고 맙소사, 나는 속으로 이거 어떻게 하지! 하며 망설여 지기시작했다. 어렵게 뗀 입주민의 말은 지금 쥐새끼 한 마리가 다용도실 세탁기 밑에 있다는 것이 아닌가! 아유! 내 마음 속으로 거절할까? 거절할까? "보안원이 입주자 쥐까지 잡아야 할 책임이 있는가" "쥐 잠는것도 민원의 대상인가" 잠시 몸이 굳어질 찰나.
"사모님, 갑시다" 내심 용기를 내어 긴 막대기 한 개를 지참하고 입주자 가정으로 올라갔다. 콘크리트 집인 아파트에 쥐가 어떻게 들어왔지? 막상 올라가 보니 거실은 공사중이었다. 공사로 인해 밖으로 난 구멍을 통해 쥐가 들어온 것이었다. 그런데 다용도실에 항아리도 아닌큰 비닐 봉투안에 쌀이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막대기를 세탁기 밑을 휘져으니 녀석이 세탁기 밑에서 나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나외 숨박꼭질을 하고 있다. 그런데 순간 보이질 않아 살펴보니 쌀봉투 옆에 대가리를 내밀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에따 모르겠다. 막대기를 쿡쿡 몇 번 찌르니 그만 찍찍거리며...그만. 내가 승리했다. 며칠 후 남편분이 큰 커피 세 박스를 가지고 와. 고맙습니다. 그 가족은 상계광림교회 성도였다.
첫댓글 많은 입주민들이 사는 곳이니 살아가는 모양도 참으로 다양합니다요.
하지만 보안실은 안수집사님의 밝은 얼굴로 언제나 햇살이 활~~짝 임이 보입니다.
안수집사님 계신곳이 스트레스 많이 받는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일은 좀 줄이시고 건강도 챙기시고 오늘처럼 항상 행복하세요. 샬롬!!
아유 집사님! 사람사는 모습이 천태만상이라더니 정말로 가지각색이군요 . 또
다른 측면으로 본다면 재미도 있네요. 지혜로운 집사님께서 잘 처신하시니 감사하지만
나이들어서 찾아오는 질병 때문에 나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은 때로는 사는것이 두렵기도 합니다.
주님의 은혜로 편히 조용히 떠나면 좋으련만_ _ 아무튼 수고하셨읍니다. 감사합니다.
사람사는 곳이면 어디든지 삶의 모습이 모두 다르지요.
비교적 잘 사는 아파트인데도 눈에 보이는 삶의 모습은 거의 같습니다.
느껴지는 것은 기도의 제목은 어느 가정이던지 다 있더군요.
한 명씩 남아있는 자식들의 결호눈제라든지, 그러나 생각하는 저에게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은
말 한마디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더군요.
그런 부분에 만족하며, 옜 직장이나 주님이 가르쳐 주신 봉사라는 모습이
나름대로 몸에 배어 있어 그런지 자랑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지게 되더라구요.
연로하신 세대가 어디던지 많지만, 이곳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눈쌀 찌푸리는 경우도 가끔 보지만,
좋은 의미에 만남과 대화가 오히려 상쇄하고도 납습니다.
사람 사는 모습이 참으로 다양하군요. 앞으로 100세 시대이니만큼 저희들은 노후관리가 잘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이유로던 일단은 건강과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친절, 도움, 인사, 감사 긍정 등 기본적인 업무는 말할것도,
상대에게 편하게 해주는 대화는
상대를 다가오게 한다는 생각입니다.
진한 미세먼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승리의 파이팅!
아면입니다요.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