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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경의란 무엇인가? 경의란 우리를 한없이 부끄럽게 하고, 끊임없이 존경을 표하게 하는 그 모든 것이다. 경의를 표할 줄 아는 자는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단죄를 하고, 자기 자신을 높이높이 끌어올리며, 끝끝내는 자기 자신을 경의의 대상으로 만들어 놓고 만다. 모든 학문은 이 최고급의 인식욕에 불타는 자----경의를 표할 줄 아는 자----들이 이끌어 온 것이며, 나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어떻게 경의를 표하지 않고 전인류의 스승이 될 수 있는가를 묻고 싶은 것이다. 전인류의 스승은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경의의 대상이며, 우리는 그 스승의 말과 행동과 그 숨소리까지도 닮을 수 있도록 자기 자신과 그 스승을 일치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것을 부정하고 비판하기 이전에, 우리는 좀 더 겸손하게 경의를 표하는 법부터 배워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윤동주 시인은 1917년 만주 용정에서 태어났고, 연희전문학교를 거쳐 일본의 도시샤 대학 재학 중, 항일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1945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사망을 했다. 운동주 시인의 [서시]의 별은 경의의 대상이며, 그는 이 별 앞에서 더없이 겸손한 자세로 자기 자신을 단죄하고, 그 별의 사상과 이념에 따라서, 자기 자신의 행복을 연주해 나가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라는 시구는 그의 삶의 목표가 되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라는 시구는 그의 삶의 태도가 된다. 별은 밤하늘의 별일 수도 있고, 대한민국의 별일 수도 있다. 별은 우리 한국인들의 별일 수도 있고, 전인류의 스승들의 별일 수도 있다. 별은 어둠 속에서 어둠을 밝혀주고, 우리 한국인들을 미래의 이상낙원으로 인도해준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의 별은 대단히 상징적이고 함축적이며, 윤동주 시인의 이상적 목표이자 그 모든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밤하늘의 별, 대한민국의 별, 우리 한국인들의 별, 자유와 평등과 사랑으로 인도해주는 별----. 윤동주 시인은 그 별들의 나라에 다가가기 위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희망하고, 따라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것은 그 어떤 목적도 합리화될 수가 없다. 모든 학문, 예술, 정치, 경제, 문화의 토대는 도덕이고, 이 도덕의 토대 위에서만이----그것이 대민민국의 독립이든, 자유 민주주의 국가이든지 간에----그 목적이 정당화될 수가 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란다는 것은 십자가를 진 예수와도 같고, “내 고난에 썩고 썩은 사람, 그 어떠한 고통과도 싸워 이겨 보겠다”라는 오딧세우스와도 같다. 나는 윤동주 시인의 별이 영원한 조국의 별과 영원한 우리 한국인들의 별로 생각하고 있지만, 아무튼 그는 이 ‘영원한 별나라’에 가기 위하여 자기 스스로 십자가를 진 순교자가 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서시]는 그의 순교의 씨앗이 되고, “잎새에 이는 바람---비록, 그것이 일제의 만행일지라도----은 그의 순교의 꽃이 되고, 그리하여, 마침내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라는 시구는 순교자로서의 그의 생애를 완성시켜 주었던 것이다. 떡잎을 보면 그 나무의 미래를 알 수가 있다. 윤동주 시인의 순교자로서의 생애와 대한민국 최고의 시인으로서의 등극은 이처럼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 한국인들이 일본인에게 경의를 표할 줄 알았다면 일본을 극복하고 문화선진국이 되었을 것이고, 우리 한국인들이 미국인에게 경의를 표할 줄 알았다면 미국을 극복하고 남북통일을 이룩했을 것이다. 경의를 표할 줄 아는 자는 부끄러움을 아는 자이며, 부끄러움을 아는 자는 타인의 장점과 그 위대함을 배우고 자기 자신을 높이높이 끌어올리게 된다. 경의를 표할 줄 안다는 것은 고귀함과 위대함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이며, 고귀함과 위대함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은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끊임없이 고통의 지옥훈련과정으로 몰아넣으며, 끝끝내 새로운 미래의 인간, 즉, 전인류의 스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모든 것은 예정되어 있고, 따라서 모든 것은 고귀하고 위대한 것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문득,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라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읽으면서도, 윤동주 시인의 순교자적인 죽음과 이 [서시]의 시적 성과마저도 다 ‘헛되고 헛되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초생활질서를 안 지키는 것도 패망의 길이고, 주입식 암기교육도 패망의 길이다. 표절도 패방의 길이고, 부정부패도 패망의 길이다. 스스로 자발적으로 너무나도 분명하고 확실하게 패망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에게 윤동주 시인의 [서시]가 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우리 한국인들은 사상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이미 거세를 당했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모르고, 이 부끄러움을 모르기 때문에 그 모든 망국적인 일들을 다 연출해낸다. 박정희의 군사쿠테타와 유신독재, 전두환-노태우 일당들의 신군부쿠테타와 군사독재, 김현철, 김홍일, 이명박, 최순실, 박근혜의 국정농단사태들이 바로 그것을 말해주고, 또한 ‘이게 나라냐?’라는 자조적인 한탄의 목소리들이 바로 그것을 말해준다. 박근혜 탄핵이후, 전국민의 폭발적인 성원과 지지 속에 탄생한 문재인 정권----. 하지만, 그러나 문재인 정권의 5대공약, 즉, 표절, 탈세, 병역기피, 위장전입, 부동산투기자들을 임용하지 않겠다는 공약에 발목이 잡혀 취임 한 달이 지났는데도 교육부 장관, 국방부 장관,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등의 후보자조차도 내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망국의 수렁은 넓고도 깊다. 요컨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랄 그 별, 즉, 대한민국이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 네가 도깨비냐? 나라냐?”
나는 한 사람의 사상가로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렇게 충고를 하고자 한다. 하루바삐 모든 내각의 후보자들을 정하고, 그 후보자들로 하여금 지난 날의 과오를 진심으로 참회를 하게 하라! 최소한도의 재산만을 남기고 전재산을 국가에다가 헌납하게 하고, 삼천리 금수강산에 쓰레기 하나 없도록 기초생활질서를 확립하고, 독서중심의 글쓰기 교육으로 세계적인 대사상가와 대예술가를 배출해내겠다고 약속하게 하라! ----반경환 {사상의 꽃들} 3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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