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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이브리드 철도차량에 이은 축전지 구동 철도차량의 등장.
200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디젤동차인 키하 E200계의 양산에 성공한 이래 각종 친환경 철도차량의 제작은 멈추지 않았다. 그간 하이브리드 엔진 차량 시험으로 사용되었던 키야 E991계 "Ne-Train"은 쿠모야 E995형으로 다시한번 개조되어 수소연료전지 전동차로서의 테스트가 2009년까지 진행되었고 이어서 바로 축전지를 주전원으로 하여 가선이 있는 곳에서는 팬터그래프에 의한 주행과 충전, 무가선 구간에선 배터리를 사용하는 축전지 구동 전동차 "스마트 전지군"으로 다시 한번 더 개조되어 연구가 진행되어 드디어 2014년 이를 바탕으로 한 EV-E301계가 양산되어 도쿄에서 그리 멀지 않은 토치기현의 카라스야마선에 투입되었다.
배터리를 사용한 철도차량은 19세기부터 독일등에서 시도되기 시작해 꽤 성공적으로 정착했던 차량으로서는 1955년 제작되어 1995년까지 운용된 독일국철(DB)의 ETA 150형이 납축전지를 사용해 300km 정도의 항속거리를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는 여러가지 사례가 있긴 하지만 리튬이온전지의 사용, 전차선-배터리의 하이브리드, 그리고 전차선전원을 사용한 배터리의 급속충전 기능등을 갖춘 본격 신세대형 축전지 전동차로서 성공적으로 개발되었다. 애칭인 "ACCUM"은 축전지의 "Accumulator"의 약자, 형식명에 들어가는 EV는 "Energy storage Vehicle"의 약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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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301계 ACCUM의 로고엠블렘. ACCUM이란 애칭은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다. 삼각형 로고의 의미는 전차선-축전지-전동기간 에너지 흐름을 상징한다.
2. 철도차량의 배터리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전동차도 비상시 전원을 비롯해 전동차의 모든 동작을 제어하는 회로 자체는 축전지에서 나오는 직류 100V의 전원을 사용하며 보통 축전지는 1.2V의 니켈-카드뮴 전지를 39직렬로 물려 직류 78V의 전원을 형성하도록 되어있다. 니켈-카드뮴 전지는 온도변화, 충격등에 매우 강해 철도차량 뿐만 아니라 항공기 등의 산업현장에서 애용되고 있지만 출력이나 에너지 효율이 적고 메모리 효과등의 문제로 전지 안의 전해액을 갈아줘야 하는 등 정비소요가 지속적으로 요구되었다. 한편 EV-E301계나 키하 E200계가 주회로에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는 충격 등에는 다소 민감하지만 에너지 효율등에서는 뛰어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 등 주회로에 투입되는 배터리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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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차에 사용되는 니켈-카드뮴 축전지(우리나라). 출력이 1.2V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걸 직렬로 여러개를 붙여 적절한 전압으로 만든다.
3. 가선이 있어도, 없어도 달릴 수 있는 전동차.
EV-E301계는 전차선이 있는 구간에서는 팬터그래프를 올려 전차선의 전력을 받아 운행하다가 없는 곳에서는 팬터그래프를 내리고 배터리의 전원만으로 운행, 그리고 전차선이 있는 곳에 정차하면 배터리의 충전. 3가지의 모드로 동작하고 있다. 먼저 팬터그래프는 지상자가 쏴주는 전차선 유무 정보를 받아 전차선이 있는 곳에서 자동으로 팬터그래프를 올려 전원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주전원엔 DC/DC 컨버터를 사용해 1500V의 가선전압을 배터리의 출력전압과 같은 630V로 내려준다. 주회로용 배터리는 3.3V가 나오는 리튬이온전지를 22직렬로 물려 630V정도의 출력전압을 가지며 이것을 량당 5개씩 편성당 총 10개를 갖춰 총 190.1kWh의 용량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VVVF인버터에 물려 전동차의 견인전동기와 보조전원장치를 구동하는데 사용하며 비상전원과 차량 제어를 위한 주축전지를 별도로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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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301계의 운전실. 여타 다른 전동차의 운전기기와 크게 다를게 없다. 그냥 전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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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301계는 MON19를 개량한 MON22시스템을 채용했다. 본래 에너지 흐름도가 나오지만 운행구간 장애가 있어 운행지령에 대한 정보가 들어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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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301계의 팬터그래프. 윙 부분을 녹색으로 칠한게 발랄한 느낌을 준다. 급속충전에 대비해 성능이 다소 강화되어 있다.
EV-E301의 운전 매카니즘은 크게 세가지로 가선주행-배터리주행-충전모드로 되어있다.
1) 가선주행 모드는 전차선이 있는 구간에서 팬터그래프를 올려 전차선의 전력으로 주행하는 방식이다. 에너지의 흐름은 직류 1500V가 팬터그래프를 통해 DC/DC 컨버터를 거치면서 630V로 조정되어 인버터-견인전동기로 가며 이때는 축전지의 충전이 되지 않는다.
2) 축전지 주행모드는 전차선이 없는 구간에서 축전지의 전력으로 운행하는 방식으로 배터리의 630V 전원만을 사용해 바로 배터리-인버터-견인전동기의 에너지 흐름으로 이어진다. 회생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회생제동으로 나온 전력을 다시 배터리에 충전해가며 운행이 가능하다.
3) 충전시에는 팬터그래프를 통해 받은 직류 1500V를 DC/DC컨버터를 거쳐 630V로 충전한다. 팬터그래프에는 급속충전용 장치가 설치되어 약 1시간 정도면 충전이 완료된다. 충전하는 동안에도 보조전원장치의 전원은 유지되어 승객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렇게 배터리의 출력만으로도 운행이 가능하며 우츠노미야선 구간에서는 100km/h, 카라스야마선 구간에서는 최고 65km/h로 운행하며 2.0km/h/s의 가속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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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301계의 에너지 흐름도. 역시 차내에 안내용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어 손쉽게 알 수 있다.
4. 새로운 기술에 걸맞는 미래지향적 디자인.
EV-E301계는 도큐차량이 JR동일본에 인수되면서 만들어진 종합차량제작소(J-TREC)에서 제작되었다. 차체는 J-TREC의 SUSTINA기술이 일부 적용된 스테인리스 차체를 사용했다. SUSTINA의 채용은 도큐 5000계의 사하 5576호에 이어 두번째로서 알루미늄 차체수준의 경량화, 내장(손잡이 기둥)의 롤링바를 통한 차체강성 강화, 레이저 용접을 통한 기밀성 강화, 기존 폐차되는 차체의 재활용 등 여러가지 신기술이 채용된 신세대 차체제작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디자인의 컨셉은 "선진성","주변 환경과의 어울림", "차세대 철도 서비스"로서 녹색 줄무늬를 입힌 샤프한 이미지와 연선 주변환경을 고려하여 녹색의 활기찬 디자인을 곳곳에 입혀 축전지 박스나 팬터그래프에 까지 녹색을 입힌점이 인상적이다. 차내는 E223계의 유니버셜 디자을 채용하고 있으며 3도어 롱시트를 채용해 출퇴근 혼잡에도 손쉽게 대응이 가능하다. 연결부에는 휠체어 공간이 설치되어 있으며 단거리 특성상 화장실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운전기기는 지방형 1인승무에 대응하여 원맨운행 설비(운임표시기, 운임함, 정리권 발행기)가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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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301계의 선두부. 녹색 줄무늬의 파격적이면서도 안정된 디자인을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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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301계는 J-TREC SUSTINA 기술 일부가 적용된 스테인리스 차체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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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는 롱시트로서 E233계의 3도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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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같지만 실은 전기기계들이 탑재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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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스야마선이 원맨운행을 하기 때문에 운임함과 정리권 발행기등을 갖춰 1인승무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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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운임표시기도 LCD모니터를 채용하고 있다.
5. 친환경 철도차량의 발전은 계속된다.
EV-E301계는 도쿄 근교의 카라스야마선에 배치되어 우츠노미야 - 카라스야마구간을 운행한다. 우츠노미야-호사쿠지간의 우츠노미야선 구간에서는 전차선 전원을 사용하여 주행, 호사쿠지-카라스마 구간에서는 배터리를 사용하여 주행하며 종착역인 카라스마역 구내에는 배터리 충전을 위한 전차선과 급속충전 시설을 갖추고 있다. EV-E301계는 약 32.1km구간의 우츠노미야-카라스야마 구간을 운행하며 양측 종착역인 우츠노미야와 카라스야마역 구내에서 약 한시간 정도의 충전시간을 가진 다음 반복운행을 하며 앞으로의 양산을 위한 연구활동과 영업운행을 병행했다. 한편 EV-E301계의 운행으로 카라스야마선을 찾는 철도팬과 관광객도 상당히 늘었기 때문에 지역활성화를 통한 주민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EV-E301계는 2014년 3월 1개 편성이 도입되어 운행을 시작해 2017년 3월 3개편성이 추가로 투입되며 기존 키하 40형 차량을 모두 교체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다른 노선으로의 투입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한편 EV-E301계의 교류형 차량도 연구가 진행되어 JR큐슈의 817계에 배터리를 장착한 "DENCHA"라는 애칭의 시험차가 히다코산선에서 시험운행을 해본 끝에 JR큐슈 BEC819계와 더불어 아키타현의 오가선에 EV-E801계로 실용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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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301계의 충전모습. 카라스야마역 구내에는 이렇게 충전을 위한 강체가선 전차선과 변전시설이 갖춰져 있다. 축전지 전동차는 이 시설 부분의 보완이 필요하다.
- Last Updated : 2014. 5. 19
- 글 : 송승학(부운영자, 787-ARIAKE)
- 사진 : 201系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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