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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지?
해롤드: 좀.
모드: 내 빽에 오렌지가 좀 들었을 거야. 잠깐만 기다려 내가 내려가지.
(내려가기 시작한다. 해롤드는 밑에 까지 다 내려갔다. 그는 나무를 올려다 본다.)
해롤드: 와! 재밌는데!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모드: 해롤드가 좋아하는 걸 보니 기쁘군. 저 너머 산 꼭대기에 가면 이보다 더 큰 나무가 있어. 거기에 올라가면 해가지는 것을 볼 수 있지.
해롤드: 좋아요. 무엇이든 말씀 하시는 건 다 하겠어요.
모드: 응. 오렌지는 없고 대신 탠저린은 어때?
해롤드: 감사합니다. (모드는 그에게 탠저린 한개를 주고 자신도 한개를 갖는다. 그들은 앉아서 먹기 시작한다.)
해롤드: (사이를 두었다가) 모드, 종교를 믿으세요?
모드: 무슨 뜻이지?
해롤드: 하느님을 믿으시냐고요?
모드: 아 물론이지.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
해롤드: 그래요?
모드: 절대로. 마음 속 갚은 곳에서 그게 인간이 되는 기본이야.
해롤드: 그렇다면 하느님을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모드: 그분은 이름이 많아. 브라마, 타오예호바, 그리고 형이상학적으로는 창조자, 첫번째 실체 혹은 영원한 뿌리. 나는 코란에서 말하는 <하느님은 사랑>이란 말이 마음에 들어
해롤드: (수정하여) 그건 성경 말씀이예요. 그건 어쨌거나 그 말은 진부하요.
모드: 오늘의 진부함이 내일의 심오함이되고 또한 그 반대가 되기도 하지. (탠저린을 다 먹고 뜨게질감을 꺼낸다. 그것을 해롤드에게 보여준다.) 예쁘지 않어? 겨우 작년에 나는 뜨게질 하는 걸 배웠어.
해롤드: 그러나 하느님은 어디 계시죠? 우리 안에 계신가요 밖에 계신가요?
모드: 양쪽 달거야.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은 현재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주시고 우리 밖에 계신 하느님은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보여주시기
해롤드: 그건 너무 신비한데요.
모드: 맞아 해롤드……. 그건 불가사의 해.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분이 우리의 아버지 혹은 우리의 어머니인지 확신이 없어. 다만 저 나무를 보았을 때 그분은……. 참으로 창조적인 분이시구나 하는 것만 알뿐이야.
해롤드: (웃으며 손을 뻗어 풀을 뜯는다.) 여기 참 좋군요. 어린애가 된것 같은 기분인데요. (모두 소리내 웃는다.) 제가 지금 뭘 하고 싶은지 아세요?
모드: 뭐지?
해롤드: 땅재주.
모드: 근데 왜안해.
해롤드: 싫어요. 바보짓 같을 거예요.
모드: 어서 해봐, 해롤드. 사람은 바보짓을 할 자유도 있는 거야. 남의 판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은 안좋은 일이야.
해롤드: 좋아요. (일어나서 몇번 땅재주를 넘는다. 모드 박수를 치고 그는 소리내어 웃는다.) 나하고 같이 역으로 넘기 해보실래요?
모드: 야. 그건 안돼. 대신 어리 대고 곧추서기를 해보지.
해롤드: 뭐요?
모드: 우선 이걸 치우고. (뜨개질 감을 집어 넣는다.) 그리고 준비를 하고. (준비 운동을 한다.)
해롤드: 정말 물구나무를 서실 거예요?
모드: 보고만 있어. (먼저 무릎을 꿇고 두 손과 머리를 삼각형을 만들고 뒷발을 찬다. "하나 둘 셋" 모드는 거꾸로 선다. 해롤드 무척 즐거워 한다.)
해롤드: 와 굉장하군요!
모드: 이걸 하면 세상이 온통 새롭게 보여. 그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에도 아주 좋단 말이야. (모드 옆으로 가서 무릎을 꿇고 모드처럼 머리를 땅 쪽으로 숙인다.)
해롤드: 하늘을 걷고있는 것 같은 기분이군?
모드: 저 그름처럼.
해롤드: 네. 부인께선 훌륭한 구름이되실 거예요. 하루 종일 하늘을 떠다니시겠죠.
모드: 아니야. 난 항상 비로 변하기를 바랄거야. (내린다.) 아이구 내 머리꼴이 가관이지.
해롤드: 아니요. 아름다우세요.
모드: 오!…….
해롤드: (조용히, 상냥하게) 정말이예요. 부인께선 제가 만난 사람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분이세요.
모드: 해롤드. (미소 짓는다.) 그 말을 들으니 내가 수줍은 여학생이 된 기분이야. (해롤드가 모드의 뺨에 키스한다.)
해롤드: 고마와요. 이렇게 경이로운 날을 마련해 주셔서.
모드: 기적의 날이었어! (그들 일어나서 낙조를 쳐다본다.)
해롤드: 모드-모드- (모드, 올려다 본다.)
모드: 응
해롤드: 노래할까요.
모드: (다시 옛날의 자기로 돌아오며) 오, 참 좋은 생각이야 해롤드.
해롤드: (뛰어 일어나며) 벤조를 가져왔어요. 그동안 연습을 계속해왔죠. (벤조를 가지러 나간다.)
모드: 하모니카가 있었는데. 우리 2중창을 하자구. (해롤드 돌아와서 벤조를 케이스에서 꺼낸다.)
해롤드: 핑가링은 완전해요. 허지만 템포는 좀 도와주셔야 겠어요. 아무래도 코드는 빨리 바꾸질 못하겠어요. (모드를 건너다 본다. 깜짝 놀라서) 모드……. 왠일이세요? 울고계시잖아요.
모드: 옛날 생각이 나서. 어려웠던 시절. 사랑했던 사람들. 그리고 기억 저편에서 가물가물 피어 오르는 그 어린시절들. 이 사진좀 봐 내가 이렇게도 달랐다니 그러면서도 어쩜 이렇게도 똑같을까.
해롤드: (어쩔바를 모르고) 허지만 모드……. 난 전에 한번도 우시는 걸 보지 못했어요. 그건 생각도 못한 일이예요. 전 당신이 항상 행복할거라고 생각했어요.
모드: 해롤드, 해롤드는 아직 어려. 시간에 따라 장소에 따라 이런 작은사진 한장이 주는 감회를 알기에는. 그래 나도 울지. 해롤드를 위해서. 이것을 위해서. 나는 아름다움을 보고 울어. 사람이 사람을 괴롭힐 때 울어. 그들이 후회하고 용서를 빌 때, 용서를 거절할 때, 그리고 용서를 해줄 때 울지. 사람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해. 이 두가지는 사람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야. 사랑하는 해롤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 되는 것을 두렵게 느끼지 않는 거야.
(해롤드는 두 눈에 고인 눈물을 깜빡 거려서 흘러내린다. 손을 뻗어 모드의 손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그녀의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어준다. 모드는 약간 미소짓는다. 해롤드는 앞으로 몸을 기우려 그녀의 입술에 키스한다.)
암전
장: 제3장
해롤드의 집
(커튼이 열리면 해롤드가 거실에 앉아서 모드가 가르쳐 준 노래로 벤죠를 연습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잠시 뒤 체이슨 부인이 들어온다.)
부인: 방금 컴푸터 데이트의 마지막 여자가 도착한 것을 보았다. 이번에는 제발이지 지난번과 같은 일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너희들만 남겨 놓고 나가 있으련다. 그러나 부탁이다. 내가 방에 들어와서 또 여자가 히스테리칼하게 네 대가리나 손을 들고 있는 꼴을 보지 않도록 해다오. 분명히 알아 들었지?
해롤드: 네. 어머니.
부인: 무엇보다도 네가 매슈스 선생님 도움이 없이도 잘 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걸 이번 기회에 보여주려므나.
해롤드: 네, 어머니
부드: 예의를 지키고 점잖게 행동하라. 그리고 제발 명심해둬라. 이번 여자가 세번째고 마지막 기회라는 걸
(하녀가 선샤인 도어를 안내해서 들어왔다가 나간다. 그녀는 호리호리하고 붉은 머리에 부츠를 신고 있다. 태도가 건방지고 여러가지 경험이 많은 그런 여자의 표정이다.)
부인: 안녕. 아가씨 이름이…….
선샤인: 선샤인 도어예요.
해롤드: 안녕하십니까?
선샤인: <예. 건강합니다.>
부인: 이제 기억 나는 군요. 여배우 이시지요?
선샤인: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요.
부인: 그럼 해롤드하고 할 얘기가 참 많겠네요. 그 앤 연극에 대해 흥미가 많으니까요.
선샤인: 그거 참 기찬 일인데요.
부인: 내 가서 마실 것 좀 가져오죠. 해롤드 아마 스타라이트는 담배를 좋아 할거다.
선샤인: 선샤인이예요.
부인: 아, 그렇지
(부인 나간다. 해롤드, 선샤인을 카우치로 데려간다. 두사람 앉는다. 잠시 사이)
해롤드: 담배 피시겠습니까?
선샤인: 싫어요. 손가락에 담배진이 묻어서요.
해롤드: 오. (사이. 해롤드, 진정으로 대화를 해보려고 노력한다.) 선샤인은 본명인가요?
선샤인: 사실은 우리 드라머 선생님, 루이스 선샤인의 이름이었죠. 아마도 그분 이름을 들어보았을 거예요?
해롤드: 아뇨.
선샤인: 그분은 나의 악기를 개발시키는데 적잖은 영향을 끼친 분이에요. 악기라는 건 연주하는 사람들 말론 내 육체를 말하는 거죠. 그래서 내가 새로운 형태의 악기로 태어났다는 것을 표현해야겠다. 느꼈을때 "선샤인"이라는 이름을 붙였죠. 일종의 감사의 표시로 말이죠. 내 본명은 두에예요. (일어난다.) 야. 여기는 참 기차네요. 가구들이 정말 삼삼하군요. "멕베스"공연 때 썼던 셋트 같아요. (얼른) 참, 그건 현대식 공연이었어요. (벤조를 든다.) 쳐봐요.
해롤드: 배우는 중인걸요. 당신은?
선샤인: 나도 못 해요. 얼마동안 기타는 쳐봤죠. 그러다 집어치웠어요. 손가락이 굳은살이 배겨서요. 여배우로서 흠이 있는 악기를 가져서야 되겠어요.
해롤드: 안되죠. 안될거예요. (사이. 해롤드 다시 대화하려고 애쓴다.) 연기를 많이 하시나요?
선샤인: 아 그럼요. 매일같이 연습해요. 그게 바로 선샤인 메소드라는 거죠. 즉 악기는 언제나 소리가 잘 나도록 해두는 거에요. 최근엔 세익스피어 나 쇼의 작품같은 주로 전극만 해왔어요. 지금은 클레오파트라를 연구중에요. 나는 그걸 이집트 말로 하고 싶어요. (해롤드 한숨을 쉰다. 선샤인은 벽난로 쪽으로 간다.) 야, 근사한 칼 수집품이로군. 입센의 "갈매기"를 했을 떠 우리도 이렇게 수집품을 진열했었죠. 보아도 되요?
해롤드: (크게 심호흡을 하고) 그건 왔다야. (일어서서 여자쪽으로 간다.)
선샤인: 그건 무어라고요?
해롤드: 진짜 기막힌 칼 수집품이라고.
선샤인: 진짜?
해롤드: 진짜죠. (하나를 집어든다.) 이칼은 아주 흥미진진한 칼이죠. 하라키리용 이란 말이에요.
선샤인: 오오. 하라카리가 무어죠?
해롤드: 옛부터의 일본의 한 의식이지요.
선샤인: 다도 같은거요?
해롤드: 아뇨. 이런거요. (동양인의 비명을 지르며 해롤드는 칼을 자기 배에 푹 찌른다. 풀썩 무릎을 꿇고 피를 낭자하게 흘린다. 그는 계속 배를 도려내다 죽은 사람처럼 몸을 떨며 앞으로 꼬꾸라진다. 선샤인은 생명을 잃은 몸뚱이를 응시한다. 그러드니 큰 소리로 신음 소리를 내면서 무릎을 꿇는다.)
선샤인: 오 해롤드. 아 정말 멋쪘어! 정말 진짜 같았어. 해롤드. 누구한테 배웠죠? (갑자기 뒤로 물러난다.) 미안해요. 해롤드. 나는 당신 사생활에 간섭하고 싶지는 않아요. 진실한 감정은 정말 피를 말리게 하는 걸 잘 알아요. 나는 선샤인 극장에서 줄리엣을 한 적이 있었어요. 루이스는 나보고 그게 내 최상의 연기였다고 말했어요. (선샤인은 얼른 머리를 매만지고 길게 심호흡을 하고 나서는 로미오의 시체를 보고 슬퍼하는 줄리엣의 역으로 변신한다.) (아이는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이다-역주) 이게 뭐야? 컵이로군! 내 사랑의 손에 꼭 쥐어져 있다니? 알았어. 독약으로 로미오는 불시에 죽고 말았어. 오, 이 야속한 분! (그녀는 해롤드를 찰싹 때린다.) 죄다 마시다니, 뒤쫓아갈 수 있도록 한 방울이라도 남기지 않고? 그럼 당신 입술에 키쓰를 하겠어. (해롤드 눈을 뜬다. 대경실색이다. 그러나 선샤인은 계속한다.) 혹시나 독약이 아직 묻어 있다면 묘약처럼 나를 죽음으로 보내주겠지. (해롤드의 입술에 키쓰한다. 그는 그 즉시 무릎을 짚고 일어선다.) 입술은 따뜻하네.
해롤드: 어.
선샤인: 아 사람의 소리가! 그럼 빨리 해야겠어. (칼을 집어든다.) 오, 다행이도 칼이 있구나! (갑자기 중단하고 칼을 시험해 본다. 칼날을 칼 손잡이 속에 넣자 피가 튀어나오는 것을 본다. 만족해서 다시 계속한다.) 오 다행이도 칼이 있구나! 이것이 너의 칼집이다. 거기 꽂혀……. 나를……. 죽게 해다오!
(칼을 찌르고 시체처럼 마루에 쓰러진다. 해롤드는 피묻은 여자위로 일어선다. 완전히 당황한 체로, 하녀가 진공소제기를 가지고 들어온다. 해롤드 옆으로 걸어가 선샤인을 내려다보고나서 거의 표정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고 퇴장한다. 그러나 갑자기 비명소리가 난다. 체이슨 부인이 눈이 휘둥그래져서 문간에 서 있다가 음료수 쟁반을 떨어트린다.)
부인: 해롤드! (생명이 없는 여자쪽으로 팔을 벌린다.) 저 여자는 네 마지막 데이트였어.
암전
장: 제4장
해롤드의 집
(다음 날 아침. 체이슨 부인이 거실에 앉아서 그녀의 미용사와 전화로 얘기를 하고 있다.)
부인: 아니야, 아냐. 베티……. 완전한 실패! 첫번째 여자는 달아났고 두번째 여자는 기절했고 세번째는 내 가슴만 두 방망이질 치게 했어, 그게 뭐냐구? 오, 그 여잔 완전히 미친-여자-배우야. 완전히 미쳤어요. 자기의 악기가 어떠니 쉴새없이 지껄여대면서 까밀의 대사를 끊임없이 주절거렸어……. 해롤드? 오 그 앤 나와 마찬가지로 충격을 받았지. 그렇지만 그건 목요일 오후 일이었어, 어제는 아침에 어데론가 나갔는데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어……. 그래요, 밤새 나가 있었던거지. 어디 갔는지 나도 몰라. 아니, 경찰에는 전화하지 않았어요. 먼저 당신의 조언을 듣고 싶었어. 만약 12시까지 나타나지 않으면 오늘 오후 약속을 취소해요……. 오 마리오가 화낼것은 나도 알아, 그렇지만 베티, 다른 방법이 없어…….
(해롤드 들어와서 방을 건너간다. 체이슨 부인은 그가 무표정한 것을 보고 놀라서 쳐다본다.)
베티 잠깐. (송화기를 손으로 막고) 해롤드, 어디 있었니?
해롤드: 밤새 밖에 나가 있었어요.
부인: 그따위 대답이 어디있니? 나는 아침 내내 신경이 곤두 서있단 말이다. 내가 알고 싶은건 어디에서 밤을 보냈느냐 하는 거야.
해롤드: 어머니, 저 결혼할 예정이에요.
부인: 뭐, 뭐라고?
해롤드: 결혼할 예정이라고요. (나가려한다.)
부인: 끊지 말고 좀 있어요, 베티……. 해롤드 잠깐. 불쑥 그런 소리나 하려고 들어왔다가 그냥 나갈 수는 없다. 그게 정말이냐?
해롤드: 정말이에요.
부인: 그렇담 그게 주군지 알아야만 하겠다. 누구냐? 오, 말 안해도 알겠다. 그 여배우지!
해롤드: 아니에요.
부인: 다행이다! 그렇담 어느 쪽이지? 금발머리냐 아니면 가무잡잡한 애냐?
해롤드: 어느 쪽도 아니에요.
부인: 어느 쪽도 아니라고?
해롤드: 어머닌 아직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에요.
부인: 그럼 도대체 누구란 말이냐? 어떻게 생긴 여자지?
해롤드: 아주 아름다워요,
부인: 해롤드, 어디서 만났어?
해롤드: 교회에서요.
부인: 그래? 그럼 피네간 신부님이 아시는 여자냐?
해롤드: 네. 두분은 가까운 친구에요. 어머니, 약혼 반지를 사야겠어요. 오늘 밤에 프로포즈를
할려고 해요. (가려고 한다.)
부인: 해롤드, 잠깐만. 이런 일을 그렇게 서둘르면 안돼. 그 여자의 배경은? 가문은?
해롤드: 오스트리아 태생이에요. 오스트리아의 귀족이에요.
부인: (감동해서) 사회적으로 저명한 분이로구나?
해롤드: 백작부인이었대요.
부인: 백작부인? 정말? 그렇다면 나는 뭐가 되지?
해롤드: 어머니, 이제 정말 가봐야겠어요.
부인: 잠깐, 해롤드, 내가 한번 만나봐야겠다. 집이 어데냐? 가족을 한번 방문해야겠다.
해롤드: (흥분해서) 웨이버리 스브리브의 마지막 집 726번지에요.
부인: 그런데 해롤드, 해롤드-이름을 아직 말해주지 않았지 안니.
해롤드: (무대 밖에서) 모드.
부인: 모드?……. (곰곰 생각하면서)……. 모든 체이슨……. 미세스 해롤드 체이슨……. (듣기에 과히 나쁘지 않다.) 베티? 아직 거기 있어요?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어. 해롤드가 피앙새를 찾아냈어.
암전
장: 제5장
모드의 집
(모드 남아있고 물건들을 훑어본다. 그의 말을 듣는 것 같지 않다.)
모드: 이거는 친구 글러커스에게 줘야겠고. 아! 해롤드, 해롤드를 위해선 뭔가 아주 특별한 것을 생각해봐야 하겠어.
해롤드: 저. 잠깐 집에 좀 다녀 올께요.
모드: 그래 집에 무슨일이 있는 모양이지?
해롤드: 아뇨 (사이) 오늘밤에 제가 준비한 깜짝 놀랄 생일선물이 있다는거 잊지 않으셨죠?
모드: 잊다니! 물론 잊지 않았어.
해롤드: 알았어요. 갔다올께요. (나간다.)
모드: 오 촛대가 여기 있군. 오늘밤 요긴한게 이거지. 오 내 방향기, 이건 내일 고아원에 갖다 줘야겠구나. 그리고 이 책들도……. 오늘은 아주 바쁘겠구나. 어서 오세요 경위님, 마침 주전자를 불 위에 올려놓았는데, 차 한잔 같이 하지 않겠어요?
버나드: 않겠습니다.
모드: 귀리대 차에요. 이차는 평생 한번도 마셔보지 못한 차일걸요.
버나드: 사양하겠습니다.
모드: 그렇담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러나 뭔가 새로운 경험을 마다하는 사람을 보면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단말이야.
버나드: 법원에서 오는 길인데, 여기 퇴거장이 있습니다. 24시간안에 이 집을 떠나셔야 합니다.
모드: 오, 그만하면 시간은 충분해요. 나는 그 전에 나갈거니까. 손 좀 빌려주시겠우? 이 책들을 묶어서 병원에 보낼려고 하는데.
(마지못해 그는 그렇게 하기로 한다.)
모드는 짐을 정리한다. 해롤드 들어온다.)
모드: 어서와요, 해롤드.
해롤드: 난장판이로군!
모드: 참으로 신기하잖아! 얼마나 넓어지고 커졌어.
해롤드: 마치 태풍이 몰아치고 간 것 같군.
모드: 그래. 난 오히려 어수선한 것이 마음에 들어. 모든게 새롭게 보인단 말이야. 재미있지? 침대가 거실에 나와 있고, 모든걸 다시 처음 보는것 같애. (벽난로 선반에서 사진이 든 액자를 꺼낸다.) 오 이것 좀 봐. 아름답잖아. (해롤드에게 보여준다.)
해롤드: 이게 뭐죠?
모드: 해롤드 참 이것도 몰라? 달빛을 받은 콜로시움이야.
해롤드: 그건 알아요. 허지만 이건 일개 그림 엽서 아네요.
모드: "일개그림엽서". 이것이 세상에 유일한 그림엽서라고 상상해봐. 그럼 세상 모두가 구경하러 몰려들 걸. (해롤드에게서 받아서 미소를 짓으며 도로 놓는다.) 도플 경사가 나무들을 가졌갔나봐……. (커다란 누드를 본다.) 그런데 왜 이 그림은 가져가지 않았을까?
버나드: 가기 전에 한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부인께선 제가 너무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모드: 오 아니에요. 경위님.
버나드: 제가 생각하기엔 그런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건 전혀 개인저인 생각은 아니라는걸 이해해 주십시요. 직업상 어쩔 수 없습니다. 그누군가, 질서를 유지해줘야 할 사람은 필요한 게 아니겠습니까.
모드: 오 경위님, 그건 나도 알고 있어요.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인생을 정지시킬 수 있겠어요? 인생이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있는데요. 이 방을 좀 보세요. 지난 주 까지만 해도 이방은 꽉 찼었는데 지금은 거의 텅 비었어요.
버나드: 그렇군요.
모드: (책 묶기를 끝마치며) 다 됐어요. 병원에서 주가 가질러 올거예요. 아참 경위님 이 그림 마음에 들지 않아요? (모드 자신의 나체화를 벗긴다.) 제목은 "테레스 성자의 황홀경을 보고 있는 요정과 목동들"이죠.
버나드: 그거 혹시……. ?
모드: (수줍게) 맞아요.
버나드: 사양하겠습니다.
모드: 좋아요. 이건 피네간 신부님께 드리는게 좋을지 모르겠어. 어떻든 종교적인 냄새가 나는 그림이니까.
(무대밖에서 주전자 끓는 소리)
버나드: 안녕히 계세요.
모드: 안녕히 가세요. 경위님. 또 만나게 되길 바래요. (모드 부엌으로 간다. 경위는 밖으로 나간다. 체이슨 부인이 "백작 부인"을 만나기 위해 최상의 옷으로 성장을 하고 들어온다. 손에는 모드의 주소가 들려있다. 모드의 집을 보고 의아해 한다. 집을 떠나는 경위를 붙잡는다.)
부인: 실례합니다. 웨이버러 스트러트 726번지, 마지막 집을 찾고 있는데요.
버나드: 웨이버러 스트러트에는 이 집 하나 밖에 없습니다. (버나드 퇴장한다. 체이슨 부인 약간 어리둥절해서 그의 뒤를 본다. 숨을 길게 내쉬고 가서 문을 노크한다.)
모드: (무대밖에서) 들어오세요. (체이슨 부인 들어간다. 모든 부엌문에서 고개만 내밀고) 어서 와요. 책은 거기 있어요. 지금 차를 끓이고 있는데 한잔 할 시간 있어요? 물론 있겠죠. 금방이면 되요. (다시 부엌 안으로 고개를 되돌린다.)
부인: 저 마담…….
모드: (무대밖에서) 밀크를 드시겠소, 레몬을 드시겠오. 염려 말아요. 두가지 다 가지고 갈테니까. (모드가 부엌에서 콧노래 소리가 들린다. 체이슨 부인은 체념하고 기다리는 동안 방 안을 둘러본다. 모드가, 찻 쟁반을 들고 들어온다. 그 쟁반에는 화려한 무늬의 은으로 만든 티풋트도 있다.) 자, 우리 이 트렁크에 앉읍시다.
부인: 실례입니다만 제가 암만해도 주소를 잘 못 찾아온 것 같습니다.
모드: 응?
부인: 저는 젊은 여자를 찾고 있는데…….
모드: 그럼 병원에서 오신 분이 아니예요?
부인: 아니예요.
모드: (소리내어 웃는다.) 웃습게 됐군. 병원에서 오신 줄 알았는데. 병원에 책을 기증하겠다고 했거든요.
부인: 아 그래요. 실은 저도 이따금 병원에 자원봉사를 하고 있지요. 그런데 지금은 이 집에 살고 있다는 젊은 여자를 찾고 있어요.
모드: 그래요? 이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은 나 뿐인데, 그리고 난 오늘 80회 생일을 맞았지요.
부인: 80세. 아 참 장수하셨네요. 축하합니다.
모드: 고맙소. 앉아서 차라도 한 잔 드세요. (모드 앉아서 차를 따르기 시작한다. 체이슨 부인은 꼼짝없이 잡혔다.) 오늘은 여간 바쁜날이 아니었어요. 그런데도 아직 할 일이 아직 많군요. 나는 오늘 이사를 가거든요. 그래서 모든게 뒤죽박죽이죠. 설탕?
부인: 아니요. 그냥 마시겠어요. 고맙습니다. 아마 그 젊은 여자가 이리로 이사오는 여자인 모양이죠?
모드: 그럴지도 모르지. 자 여기 있어요. 케이크 좀 드시겠오? (부인 차를 받고 앉는다.)
부인: 괜찮습니다.
모드: 좀 들어봐요. 아몬드 열매니 내가 군 거라우.
부인: 그럼 하나만 주세요. 고맙습니다.
모드: 뭘요. (자기 잔에 차를 따른다.)
부인: 참 예쁜 티풋트로군요.
모드: 그래요. 원래는 내 죽은 남편 집안의 물건이었죠. 슨 은제예요. 맘에 들어요?
부인: 무척이요.
모드: 그럼 내 드릴까?
부인: 뭐라셨어요?
모드: 댁이 가지시길 원해요.
부인: 오 제가 어떻게…….
모드: 왜 안돼. 댁이면 잘 간수하리라 믿고 있는데.
부인: 그럼 값을…….
모드: 전혀, 당신거요.
부인: 굳이 그러신다면, 감사합니다. 이거 너무 고마워서
모드: 천만에. 케이크 하나 더 드릴까?
부인: 네. 아주 맛있군요.
부인: 그리고 이 차 맛도 참 좋은데여.
모드: 그렇구 말구. 귀리대 찬데.
부인: 정말이에요? 좀 가져갔으면 싶네요. 제 친구 베티는-아 죄송합니다. 제가 제소개를 하지 않았군요. 저는 헬렌 체이슨 부인이예요.
모드: 혹 해롤드의 어머니 아니우?
부인: (놀라서) 아 그래요.
모드: 만나서 참 반갑구려. 해롤드한테 당신 얘기를 참 많이 들었어요.
부인: 부인께선…….
모드: 마틸다 챠딘 백작 부인
부인: 백작 부인?…….
모드: 맞아요. 참 웃으운 작위이에요. 상관없으니 그냥 모드라고 불러요.
부인: (긴장의 도가 높아가면서) 모드……. 모드……. 모드!
모드: 그런데 헬렌?
부인: (원상으로 돌아와) 제 아들을 알고 계시겠죠.
모드: 아 그럼. 우리는 보통 친구사이가 아닌데. 해롤드 는 참 훌륭한 청년이죠. 아주 똑똑하고 민감하고, 나는 그 애를 무척 사랑하고 있죠.
부인: 어-네.
모드: 아까 찾는다던 그 젊은 여자는 누구요? 해롤드에게 소개시키고 싶은 여잔가요?
부인: 반드시 그런건 아녜요. (O.L) 아까 떠나신다고 말씀 하셨죠?
모드: 네. 오늘 자정까진 여길 떠나야만 돼요.
부인: 꼭이요?
모드: 그래요. 난 새로운 지평선을 향해서 떠날거예요.
부인: 근데 혹시 해롤드가 부인한테 얘기 한 일 없었나요?…….
모드: 무얼.
부인: 참 미묘한 문제라서 어떻게 운을 떼어야 할지…….
모드: 어서 얘기 해봐요.
부인: 해롤드가 결혼 얘기를 꺼낸 적이 있어요?
모드: 아니, 왜 그런걸 묻지.
부인: 저 잘 아시겠지만 걔는 너무 충동적인 아이라서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인데……. 저 결혼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죠?
모드: 그거야 경이롭고 아름다운 체험이지. 두 사람이 차츰 하나가 돼가는 것. 당신은 이미 결혼한 몸이니 잘 알고 있지 않소?
부인: 그래요……. 그렇지만 제 말은 나이 많은 여자가 젊은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하는 거에요.
모드: 그게 무슨 상관 있어요, 안 그래요?
부인: 어떤 사람에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드: 그래요? 그러면 나이 많은 남자가 젊은 여자와 결혼 하는건 어때요?
부인: 그건 별개의 문제죠. 기정 사실 아녜요?
모드: 오 알겠어. 당신은 세상 사람들의 세평이 걱정된다 이 말이죠.
부인: 제 말은 결국…….
모드: 그것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는 건가요?
부인: 제 생각은 나이 많은 여자가…….
모드: 전에 결혼한 일이 있는?…….
부인: 네.
모드: 그러나 남편은 죽고?
부인: 네.
모드: 그런데 그 여자가 젊은 남자와 다시 결혼할 생각이라는 거지?
부인: 저 난…….
모드: 헬렌! 만약 당신이 원하는 것이 그 것이고 그 남자가 원하는 것도 그것이라면 서슴치 말고 당신의 그 젊은 남자와 결혼을 해요.
부인: 뭐라구요?
무드: 그것을 경멸할 사람이 세상에 있을거라는 건 나도 알고 있어요. 뭐 이상한 일이라느니 별 일이라느니 하면서……. 그렇지만 자기의 가슴에 귀를 기울여요. 결코 후회하지 않을테니까요.
부인: 제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군요. 걱정은 제가 아니라 해롤드예요.
모드: 오, 해롤드는 그걸 아주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할거요. 원한다면 내가 그 애한테 잘 얘기 해 주겠오.
부인: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모드: 뭔가 가슴에 걸리는게 있는 모양이죠 헬렌? 뭔가 내게 이야길 하고 싶은 거.
부인: 네. 나는…….
모드: 신혼여행. 그렇지.
부인: 네?
모드: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아요. 당신은 무척 아름답게 생긴 부인이요. 닭장에 가면 당신과 둥지를 틀고 싶어하는 수탉들이 얼마든지 있을테니까. 내 말을 믿어요.
부인: 전 그만 가 보는게 좋겠습니다. (일어선다. 모드가 문간까지 따라 나간다.)
모드: 그래 나도. 이렇게 만나보게 되어 여간 기쁘지 않소. 게다가 친절하게 내게 모든 속 마음을 털어놓기 까지 하고. 그렇지만 그 문젠 잊어요. 적당한 호흡과 적당한 운동만 하면 매일 밤 그 사람을 맞아 드릴 수 있을거예요.
부인: 안녕히 계세요. (나간다. 그녀의 등에 대고 모드가 소리 지른다.)
모드: 매일같이 물구나무 서기를 해봐요. 그건 스테미너에 좋을 뿐만 아니라 앞가슴을 튼튼하게 하는데도 그만이란 말이요. 오, 헬렌……. 헬렌……. 티풋트를 놓고 갔구려.
암전
장: 제6장
정신과 의사가 있는 에이리어
(조명이 의사의 사무실에 들어온다. 그것은 1막2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무대 아래쪽 우측의 좁은 에이리어이다. 체이슨 부인이 카우치에 누워 매슈스 의사에게 숨가쁘게 얘기를 쏟아놓고 있는 것이 보인다.)
부인: 그 여자는 미쳤어요. 완전히 미쳤어요! 80이나 먹은 늙은이 인데 글쎄 아들녀석이 그 여자와 결혼을 하겠다는 거지 뭐예요.
의사: 진정해요. 헬렌 그렇게 흥분해야 아무 소용 없어요.
부인: 흥분 한다고요! 흥분한게 아니에요. 나는 걱정을 하고 있어요.
의사: 헬렌, 그 애는 아직 결혼한 게 아니에요. 약혼 조차도 하지 않은 걸가지고.
부인: 선생님은 상황의 심각성을 미쳐 깨닫지 못하신 것 같군요. 그 애는 벌써 결심을 한 거예요. 그 애의 얼굴에, 표정에 쓰여 있는 걸요.
의사: 좋아요. 내가가서 얘길 하죠.
부인: 결혼은 불가능하다고 해주세요. 내가 결코 승락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요.
의사: 법률적으로 보아선 그런게 필요 없을겁니다. (퇴장한다.)
부인: 법률적이라고! 애미는 권리가 없나? (조명이 바뀌는 사이 체이슨 부인의 세트로 건너간다. 피네간 신부가 들어온다.) 오 신부님, 와주셔서 고마워요.
신부: 천만에요. 무얼 도와드릴까요?
부인: 제 아들 아시죠?
신부: 네. 매력적인 젊은이지. 신앙심도 깊고. 장례식에 참석하는 걸 종종 봤습니다.
부인: 그 애가 결혼을 할 예정입니다.
신부: 그거 반가운 소식이로군요! 행운의 신부가 누군지 알아도 되겠습니까?
부인: 백작부인.
신부: 백작부인이요?
부인: 네. 모드라는.
신부: (불현듯 깨닫고) 오, 하느님 맙소사!
(조명 나가고, 다시 체이슨 부인 집 다른 에이리어에 들어온다. 해롤드가 커다란 캔버스에 글자를 칠하고 있으면서, 매슈스의 얘기에 귀을 기울이고 있다.)
의사: 어머니 한테서 해롤드 결혼 얘기를 들었어. 어머니는 지금 제 정신이 아니셔.
해롤드: 그런 얘기를 들으니 미안 합니다.
부인: (끼어들며) 그런데 왜? 왜?
의사: (그녀를 밀치면서) 헬렌 제발. 내게 맡겨두세요. 해롤드, 이 결혼 계획이라는 것 말이야 이것도 하나의 반항에서 한 일이지, 그렇지 않어? 해롤드는 결국 인정했었지, 자신의 자살은 주의를 끌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해롤드: 그건 그랬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런건 이제 다 끝났습니다. 그런 것들은 다 집어치웠어요. 이 소리를 들으면 어머니는 매우 기쁘시겠죠.
부인: 기쁘다 못해 스릴까지 느낀다.
의사: 헬렌!
부인: (끼어들며) 해롤드, 얘야. 내게 무엇이 쓰웠길래 그러냐?
해롤드: 사랑이요.
부인: 무어?
해롤드: 사랑이요. 나는 지금 사랑에 빠져있어요.
부인: 그건 사랑이 아니야. 그건 노인의 일종의 병적인 강박관념이란 말야! 세상에 이럴 수가, 그 여자는 내 어머니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야!
(피네간 신부가 마지못해 들어온다.)
신부: 체이슨 부인?
부인: 오 신부님, 해롤드가 저기 있습니다. 그 애를 설득시켜 주세요. 못하게 좀 해주세요.
신부: (약간 초조하게) 저, 사실, 부인, 나는 이런 일에 적합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인: (가로 막으면서) 하지만 신부님 말씀이라면 들을 겁니다. 그 애는 신부님을 존경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 않아요. 의사 선생님?
의사: 신부님, 괜찮으시겠어요?
신부: 글쏀요. 머리에 약간 현기증이 나는것 같네요.
부인: 그런 기분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당장이라도 불안때문에 쓸어질 것만 같아요. 해롤드, 피네간 신부께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단다.
신부: 어…….
부인: (신부에게) 신부님만 믿겠습니다. 신부님은 제 마지막 희망이예요. (의사와 함께 나간다. 신부는 해롤드에게 가까히 간다.)
신부: 해롤드…….
해롤드: 네. 신부님.
신부: 해롤드…….
해롤드: 앉으시지요.
신부: 고맙군. (해롤드 맞은 편에 앉는다.) 저……. (헛기침을 한다. 다시한다. 마침내 시작한다. 그러나 한마디씩 할적마다 더욱 힘들어진다.) 해롤드, 교회는 노인과, 젊은이의 결합에 대해서는 전혀 반대를 하지 않아요. 나이는 저마다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는 법이니까요. 그러나 부부의 결합은 부부의 권리와 관계가 있어요. 그리고 자손의 생산과도 만약 내가 이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면 나의 직분을 다하지 않는 것이 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하겠는데……. (침을 삼킨다.) sxe는……. 자네같이 싱싱하고 튼튼한 육체를 가진 젊은이가 실은 시들고 앞가슴은 늘어졌고 엉덩이는 탄력을 잃은 중년 이상이 된 여자와 (이마에 땀을 닦는다.) 같이 살을 섞는다는 사실은 정직하고 솔직하게 말해……. 하나의……. 나 난 기절할 것만같다. (앞으로 꼬꾸라 진다.)
해롤드: (부추겨 주려고 벌떡 일어선다.) 신부님, 왜 그러세요? (밖에 대고 소리 지른다.) 선생님! 의사 선생님, 빨리 좀 와보세요.
신부: 아무 일도없다……. (숨을 헐떡이며) 아무 일 없어.
해롤드: 괜찮으세요?
신부: 좀 어지러웠을 뿐이야.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거다. 괜찮아 질거야. (체이슨 부인과 의사가 들어온다. 부인은 그 자리에 딱 멈춰선다.)
부인: 해롤드! 너 신부님께 무슨 짓을 했니?
해롤드: 제가요? 아무짓도 하지 않았어요. 정말 아무짓도 하지 않았어요. (의사 신부에게로 간다.)
의사: 도와 드릴까요, 신부님?
신부: 공기를 좀.
의사: 자, 저와 같이 가세요.
신부: 고맙소, 고마와.
(그들은 나간다. 체이슨 부인이 해롤드에게 돌아선다.)
부인: 오 해롤드, 나는 이해를 못하겠구나. 어떻게 네가 나한테 그럴 수 있니?
해롤드: 어머니, 전 가봐야겠어요.
부인: 넌 네 인생을 내버리고 있는 거야. 생각 좀 해봐라. 사람들이 뭐라고 할지 생각 좀 해 보란 말이다.
해롤드: 저는 세상 사람 얘기 같은 건 상관 안 해요.
부인: 상관 안한다고! 네가 지금 무슨 80먹은 늙은 공주님을 며느리로라도 맞아들이는 줄 알아! 오 해롤드, 내가 바라는 건 오로지 네가 좋은 처녀와 결혼을 하고 결혼식도 훌륭히 올리는 것뿐이다. 너 지금 뭐하고 있는거니?
해롤드: (캔바스를 꺼낸다.) 가요.
부인: 나가버리는 거냐?
해롤드: 네.
부인: 어디로?
해롤드: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할 거에요.
부인: (조용히) 해롤드, 이건 미친 짓이다.
해롤드: (멈추고 잠시 그녀를 본다.) 네. 아마 그럴거에요. (미소 짖고 나간다.)
암전
장: 제7장
모드의 집
(밤. 무대는 깜깜하다. 모드가 자기집 현관문을 열면서 해롤드에게 킥킥 웃는 소리가 들린다.)
모드: 해롤드, 해롤드? 이제 들어가도 돼? 오 이건 무척 재미있는 놀이군. 아무것도 보이질 않네.
해롤드: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모드: 걸릴게 있어야지 넘어지지. 이 집은 오늘 오후에 완전히 비었는데. (소리내 웃는다.) 나 없었을 때 뭐 했어?
해롤드: 다-둥!
(해롤드가 갑자기 스위치를 켜자 방안은 온통 벽돌과 창틀에 달아놓은 수많은 색색이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반짝거린다. 뒷벽에는 캐바스 벽걸이가 걸려있고 그 위에는 굵은 글자로 "Happy Birthday maude"라 쓰여있다. 두개의 일본 등이 벽난로에 매달려 있으며 그 옆에는 키가 큰 해바라기가 가득한 화분이 놓여 있다. 방 한가운데에는 낡은 의자와 수툴이 테이블 대신의 트렁크 양옆에 놓여있다. 이것은 두사람의 만찬을 위한 셋트로서 은화 병에 꽂혀 있는 외톨박이 꽃을 구비함으로서 완전무결해졌다.)
모드: (황홀하여) 이건 눈이 부시구나! 대체 언제 이렇게 다 했지?
해롤드: 생각한 것보다 약간 더 걸렸어요. 처음에는 디너용으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결국은 늦은 만찬에 더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어요.
모드: 나도 오늘은 바쁜 날이었어. 그런데도 모든걸 다 처분하진 못했지. 내일 네가 그걸 해줘야하겠어.
해롤드: 오늘밤 제가 드릴 또 하나의 놀라운 선물이 있어요. 그걸로서 내일 일은 염려 안하셔도 될거에요.
모드: 또 있다니? 오 해롤드, 나는 언제나 놀라움을 좋아하지. 해롤드는 안그래? 해바라기 좀 봐! 어디서 저것들을 가져왔지?
해롤드: 제가 만들었어요.
모드: 정말 이쁜데.
해롤드: 그렇지만 여기 진짜 꽃이 있어요. 제가 당신께 드리는 (화병을 접어든다.) 하나의 개체-기억나세요?
모드: 암 나고말고.
해롤드: 그리고 이 밤에 어울리는…….
모드: 샴페인!
해롤드: 이 술은 괜찮죠. 이 술은 유기질입니다.
모드: 해롤드, 모든게 너무나 훌륭해. 이 방은 마치 수많은 폭죽이 터진것 같고.
해롤드: 조심하세요! (그는 샴페인 병마개를 뻥따서 두잔에 따른다.) 우리 건배로 무슨 말을 할까요?
모드: 해롤드가 해
해롤드: 좋습니다. 모드, 당신께-어제-(레이지꽃을 준다.) 오늘-(잔을 부딧친다.)-그리고 내일-(주머니에서 반지곽을 꺼내 테이블에 가볍게 놓는다.)
모드: 생일 건배로는 최고의 건배야.
(그들 마신다.)
해롤드: 노래 듣고 싶으세요?
모드: 그래. 가만있자……. (상자를 가질러 간다.)
해롤드: 아뇨. 그냥 앉아계세요. 제게 벤조가 있어요. (벤죠를 가져온다.) 저는 이 노래를 며칠동안 연습했어요……. 준비? 시작. (해롤드는 모드가 가르쳐 준 노래의 첫번째 절을 친다. 불과 두어번 망설이고 잘못 칠 뿐이다. 2절에서는 모드가 일어나 노래하고 춤춘다. 마지막 코라스에서는 해롤드도 같이 노래부르고 대단원을 내린다.)
모드: 장엄했어! 해롤드는 음악에 진짜 감정을 가지고 있군. 그걸 잃지 않도록 해요. (그에게 상자를 준다.) 자.
해롤드: 이게 뭔데요?
모드: 내 사랑의 징표.
해롤드: 감사합니다. 이게 뭐죠?
모드: 열어봐……. 그리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전해요.
해롤드: 알았습니다. 그러나 여기……. (모드에게 반지곽을 건넨다.) 제것을 먼저 열어보세요.
모드: 또 놀라운 선물이야? 오, 해롤드,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해롤드: 반집니다. 그다지 값비싼 건 아니지만 (감정을 넣어) 당신은 행복하게 해드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드: 아 나는 행복해. (사랑에 넘쳐) 황홀하리만큼 행복해요. 이보다 더 사랑스런 작별은 없을거야.
해롤드: 작별이라고요?
모드: 그래요. 해롤드. 오늘이 내 80회 생일날이니까
해롤드: 그렇다고 어딜 가시는 건 아니잖아요?
모드: 가야돼 해롤드. 나는 한시간 전에 약을 먹었어. 자정까지는 가야해.
해롤드: (굳어버린다.) 무어라고요?……. 하지만……. 이건……. (모드가 그에게 미소 짓는다. 모드가 무슨일을 했는가를 깨닫자 충격을 받는다.) 오 맙소사! 서둘러야해. 전화 어디 있죠?
모드: 무어?
해롤드: 전화요? 전화, 전화 어디 있어요?
모드: 이 근처 어딘가에 있는걸로 아는데. 나는 사실은 별로 쓰지를 않았어.
해롤드: 이게 도대체 어디 있어? 코드가 어디 있어?
(해롤드는 방안을 뛰어다니며 전화를 찾는다. 모드 도 같이 찾아봐준다.)
모드: 아마 부엌에 있을지 몰라.
해롤드: 안돼요. 안돼. 당신은 그냥 앉아계세요. 힘을 아끼셔야 해요.
모드: 무엇을 위해서?
해롤드: 모드 제발이요!
모드: 그렇게 하지 (앉는다. 해롤드는 나간다.) 해롤드, 저기 벽쪽으로 전화선이 있어. 저게 어디로 연결된 걸까? (해롤드는 전화선을 잡고 벽에서 확 잡아당긴다. 선을 따라 방을 가로질러 창쪽으로 간다. 창문을 열고 전화기를 끌어 드린다.)
해롤드: 찾았다. (미친듯이 다이얼을 돌린다.)
모드: 그래. 있는 줄 알고 있었어 창밖으로 내다놓은 생각이 나는군. 전화기는 새들이 앉아노는데 좋은 물건이 되거든.
해롤드: 여보세요. 교환-병원 좀 대주세요. 빨리요! 아주 급해요……. 모드. 당신은 그저 가만히 계세요……. 여보세요. 병원이죠? 급한 사고가 났어요. 약을 과용했어요. 당장 엠블런스를 보내주세요. 웨이버리 스트리트 726. 네 맞아요. 급히요. 사느냐 죽느냐하는 문제예요. (전화기를 내려 놓는다.)
모드: 오. 해롤드…….
해롤드: 안돼. 그냥 앉아계세요. 병원에서 급새 올거예요.
모드: 해롤드. 이렇게 법석을 떨다니 아무 소용 없는데. 이리와서 나에게 웃어봐요.
해롤드: 모드……. 제발(모드 옆에 무릎을 꿇는다.) 죽지마세요. 견딜수 없어요. 제발이지 죽지 마세요.
모드: 그러나 해롤드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기 시작하는 거야. 죽음이 뭐 그리 이상할 게 있어? 죽음은 놀라운 일이 아니야. 죽음을 삶의 일부지. 죽음은 변화일 뿐이야.
햐롤드: 그런데 왜 하필이면 지금?
모드: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날을 정해놓고 있었어. 80이면 좋은 숫자지.
해롤드: 그렇지만, 모드…….
모드: 물론. 그건 크게 한 발자국을 내딛는 일이지. 그러나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믿음을 (부드럽게 웃는다.) 어지럽군.
해롤드: 그렇지만 모드, 당신은 이해하지 못하고 계세요. 전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요. 제 말 들오세요? 당신을 사랑해요. 저는 이말을 평생 누구한테도 해본 일이 없습니다. 당신이 처음이예요. 모드, 제발 저를 버리고 가지마세요.
모드: 해롤드, 너무 상심하지 말아요.
해롤드: 진실입니다. 저는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어요.
모드: (잠이 오는 듯 해롤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리고 이것 역시도 언젠가는 다 지난 일이되고 말리라"
해롤드: 절대! 절대로! 절대로 당신을 잊지 못해요. 당신과 결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반지도 준비 했었죠. 오늘 밤 정식으로 말씀 드릴려고 했어요.
모드: 참 아름다운 파티였어. 해롤드. 모든 것에 감사해요.
해롤드: 모드!
모드: 안녕. 해롤드 (눈을 감는다.)
해롤드: 안돼, 안돼요. 모드. 기다려요. 이해를 못하시는군요, 당신을 사랑해요.
모드: (그를 보고 마지막으로 미소를 지으며) 오, 참으로 훌륭해요. 해롤드. 가서 다른 이를 더욱 사랑해요. (모드 죽는다.)
해롤드: 모드……. 모드?
(앰블런스 사이렌 소리가 멀리서 가까이 오고 있다. 그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을 해롤드는 듣고 있다. 눈물을 흘리면서)
오 모드…….
(머리를 모드의 허벅지에 묻고 해롤드는 소리내어 울기 시작한다. 사이렌 소리가 더욱 커진다.
그러면서 조명 서서히 어두워진다. 해롤드 일어선다. 그리고 마치 몽롱한 상태에서 걷든 뒤를 따르는 걸음걸이를 앞으로 걸어나온다. 그의 주위에는 병원, 사이렌, 의사를 찾는 인터콤, 간호원들의 말소리, 환자의 인터뷰, 전화벨 등 온갖 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들은 미친듯 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갑자기 딱 끊긴다.)
(조명이 다시 들어온다. 해롤드가 모드의 집으로 다시 걸어온다. 모드는 거기 없고 다만 파티 장식들만이 먼저 그대로 남아 있다. 아주 차분하게 해롤드는 코트를 내던지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는 샴페인, 캐잌이 있는 데로 가서 잔을 집어든다. 그러나 밀려오는 감정이 차츰 커진다. 그는 마침내 그것을 폭발시키고 만다. 잔을 집어 던지고 테이블을 뒤덮고 해바라기를 부수고 마지막으로 고통의 절규를 외치며 벽에 걸린 큰 벽걸이를 뜯어 팽개친다. 조그마한 반직곽을 보았을 때 뚝 멈춘다. 가만히 두 손으로 그것을 잡고는 울기 시작한다.)
해롤드: 모드……. 오, 모드…….
(두 볼에 눈물이 흘러내리는 채 그는 쿠숀에 쓰러진다. 길 잃은 아이처럼 망연자실해 흐느끼면서 두 팔로 얼굴을 파묻는다.)
암전
조명이 들어온다. 아침이라 햇빛이 창문틈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해롤드는 새 소리에 잠이 깨 올려다 본다. 창문으로 가서 에 모이를 쓸고 방아쇠를 당긴다. 모이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짖는다. 방안을 둘러보다가 테이블은 바로 하고 해바라기들은 제대로 놓는다.
반지곽을 들어 주머니에 넣는다. 벤조를 집어든다. 그러나 다시 내려 놓는다. 코트를 집어 들고 나가려 한다. 그 때 그는 모드가 그에게 준 선물을 의자 옆에서 발견한다. 그는 앉아서 뚜껑을 열고 전에 언제나 피아노 위에 놓여 있었던 중국제 공을 꺼낸다. 씽긋 웃는다. 트렁크 위에 올려놓고 탁 찬다.
갑자기 어디선지 모르게 피아노가 모드가 그에게 가르쳐 준 노래 첫 부분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그는 둘러본다. 그러나 믿을 수가 없다. 어디서 흘려 오는지 알 수가 없다. 갑자기 피아노가 멈춘다.
그러더니 다시 시작한다. 마치 그가 합세하기를 기다리는 듯 첫 부분을 연주한다. 멈춘다. 해롤드는 벤조를 집어들고 첫 부분을 연주한다. 피아노가 대답한다. 해롤드는 미소 짖는다. 그는 서주를 연주한다. 피아노가 합세한다. 그들은 함께 연주한다. 완벽한 협주, 완벽한 예술적 기교이며 완벽한 기쁨이다. 연주는 막이 내릴때 까지 계속된다.
(막이 내린다.)
리투아니아 루퍼트 부르크 작 박성철 연출 장승업 역
극단 내일 공연
나오는 사람들
아버지
어머니
손님
딸
상점주인
아들
젊은이
<무대>
리투아니아 지방에 있는 오두막집의 내부. 중앙에 식탁, 식탁 좌측에 2층으로 올라가는 사닥다리.
후면 벽에 길고 낮은 창문, 뒷벽의 오른편 구석과 왼편 벽의 끝으머리에 각각 문이 있다. 우측 벽에 커다란 벽난로가 불쑥 나와있다. 그 후면에 세면대를 겸한 화장대가 있다.
때는 어느 가을 초저녁, 창밖에서 달빛이 비친다. 소나무들이 뒤에 희미하게 보인다. 식탁 왼편 모퉁이에 한 손님이 옆으로 앉아서 저녁식사를 거의 끝마치고 있다. 딸이 가끔 손님을 슬금슬금 보면서 관중을 등지고 난로앞 낮은 의자(등이 없음)에 앉아있다.
어머니는 음식을 나르느라고 왔다 갔다 한다. 손님은 장년의 신사. 비싸고 아주 화려한 옷을 입고 있으며 키는 중키에 몸은 좀 가날픈 편인데 검은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코수염과 조그마하고 뾰족한 턱수염을 기르고 있다. 어머니는 50대 중키로 건강체이나 꾸부정하고 지쳐있다. 얼굴은 야위였고 조용한데 가끔 수다를 떤다. 청춘기를 갓 넘어선 딸은 어머니보다 키는 좀 작다. 어깨가 벌어지고 무표정한 얼굴.
손님: 엄 - (의자를 뒤로 밀고 보드카를 마시며) 잘 먹었습니다. 아주 잘 먹었어요. 하루종일 어찌 숲속을 헤맸던지 피곤하군요. 헌데 마침 이집을 발견한건 참 다행이였습니다. 이젠 잘 시간이 됐는가 봅니다.
어머니: 좀 기다리시면 바깥주인이 돌아올 텐데요.
손님: (일어서면서) 이렇게 외따로 떨어진 집에서 두분만 계신는게 무섭지 않으신가요?
어머니: 무서워할게 뭐 있어요? 여기 훔쳐갈 게 있어야죠. 그리고 나같은 걸 누가 어쩌겠어요. 설사 오드래도 단단히 혼을 내 보낼걸요. 우리집 아이는 보통 남자보다 기운이 세니까요.
손님: (좀 거북한듯이 몸을 약간 수그리며) 따님이 꽤 건강하군요.
어머니: 힘이 세지요. 아버지하고 밭에서 일을 하니까요.
손님: 아드님은 안계신가요?
어머니: 없답니다. 열세살때 도망쳐 버렸지요.
손님: (당황하나 부드럽게 약간 웃으며) 참 안됐군요. 만일- 지금이라도- 그 아들이 어머니께 돌아온다면- 용서하시겠습니까?
어머니: (우유부단한 태도로) 글쎄요.
딸: 오빤 우물에 빠져 죽었는데요 뭐. (잠시 침묵)
손님: 네? 뭐라고 그러셨지요?……. 그런데 바깥어른께서는 이렇게 늦게까지……. (좀 멀리서 남자의 소리)
어머니: 바로 그 양반이구먼! 잠깐만 기다리세요. 주무시기 전에 만나 보시게 (퇴장. 손님은 난로가로 의젓하게 걸어간다.)
손님: (좀 긴장된 어조로) 당신같이 젊은 아가씨가 이런 음침한 산골에서……. 일만 하는 생활에 싫증날 때가 많겠죠?
딸: (그를 쳐다보면서) 그래요.
손님: 여긴 별 재미있는 일이 없을꺼요. 젊은 총각도 별로 없고 무도회같은 것도 없고……. 흠. 당신같은 사람은 큰 도시에서 살아야 할 사람이야.
딸: (반은 혼자말로) 나는 나대로 재미를 보구 있어요.
손님: 도시는 굉장하다오. 길거리는 불빛으로 번쩍이고 밀려드는 인파들이 모두가 고동하는 것 같아요. 그런걸 모르고 지내다니 참 유감인걸. 이렇게 살아가는 동안에 살이 험해져서 윤기는 없어지지요. 매일 일만 하다보면 머리가 굳어져서 바보가 되고 당신 어머니같이 보기 흉하게 주름살이 지고 그러다가 죽겠지. (신경질적으로 웃으면서) 어떤 마음씨 좋은 청년이 나타나 (딸을 쳐다보면서) 아가씨를 큰 도시로 데리고 가서 옷도 사주고 보석도 사주고 숙녀와 같이 잘 대우해 준다면 어떻겠나.
딸: (갑자기 일어난다. 그리고 조금씩 다리를 절면서 그에게로 간다.) 다리를 절어요. 개한테 물렸지요. 보시겠어요. (치마를 걷어 올리고 양말을 내린다. 그리고 물린곳을 보여준다.) 숙녀다리가 이런가요? (손을 내 보이면서) 이 상처보시죠. 큰못에 찔렸어요. 도시에서 이런 손을 보면 뭐라고 할까요? 좀 만져보세요. (딸은 오른손으로 손님의 왼편무릎 바로위로 잡는다. 그리고 좀 미소를 지으면서 올려다 본다. 그는 놀란듯이 보인다. 그리고 무안한듯이 뒤로 물러난다.) 이런 숙녀의 손을 어루만져 본 적이 있으세요. (잠깐동안 침묵, 손을 놓고 사다리를 향하여 천천히 걸어가서 올라간다. 그리고 오른편으로 돌아서 퇴장) (손님은 손을 무릎에 얹고 앉는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들어온다.
아버지는 중키에 어깨는 과히 넓은편이 아니고 나이는 50대. 수염을 깨끗이 깎았다. 약간 흥분한 상태이다. 진한 갈색의 머리가 세기 시작했다.)
어머니: 바깥주인에요.
손님: (자세히 쳐다보면서 그를 향해 걸어간다. 조금 불안한듯이) 그러세요? 첨 뵙겠습니다. 숲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부인께서 친절하게 자고 가라고 하셔서 하룻밤 묵게 되었습니다. 이 집을 발견해서 다행이었죠.
아버지: 그런 옷차림으로 숲속을 어떻게 돌아다녔습니까?
손님: (약간 당황하며) "빌리어스"로 가는 길이었는데 날씨도 좋고 워낙 산책을 좋아해서 걷기로 했지요. 저는 이 부근의 마을들을 방문하는 중입니다. 공적인 사무관계로요.
아버지: "빌리어스"라구요? 길을 아주 잘못 드셨습니다. 무척 피곤하시겠어요. 더구나 저런 가방을 들고……. 강도 안당한게 다행이지.
손님: (가방을 열면서) 가방속엔 별것 없습니다. 서류밖에 (약간 상기되어) 그러나 돈은 꽤 지니고 있지요. (조끼 밑에서 지폐를 몇장 꺼내 보이면서) 자, 보세요. 굉장히 많지요? 이렇게 많은 돈을 본 적이 없으시겠지요. (신경질적으로 웃으면서 돈을 더 꺼낸다. 보드카 남은 것을 들여 마신다.)
아버지: (눈이 휘둥그러져) 못봤읍죠, 사장님. (침묵. 어머니는 난로가로 간다.)
어머니: 그렇게 돈을 많이 지니고 이런 숲속을 다니면 위험합니다.
손님: 왼종일 아무것도 눈에 띠지 않더군요. 처음 나타난게 이 집이에요. 이 집의 불빛을 보고 참 반가왔습니다. (짧은 침묵. 딸이 조용히 등장하여 방뒤로 가로 질러 가 앉는다. 손님 다시 말을 계속한다.)
손님: 여긴 무척 쓸쓸하겠지요. 나뭇가지를 스치는 언제나 같은 저 바람소리, 온종일 숲속을 걷자니까 마음이 심란해지는군요. (잠시 침묵)
아버지: 동쪽 골짜기로 내려가면 집들이 좀 있읍죠. 그쪽으론 안가셨나요.
어머니: (밥상을 차리면서) 바깥주인이 그리로 일하러 다니세요.
아버지: 그곳에 밭일이 좀 있지요.
손님: 하지만 긴 겨울엔 지루하시겠습니다.
아버지: 아! 겨울이 닥치는구먼.
손님: 돈을 좀 모아서 도시로 나가면 참 좋겠지요.
아버지: 그건 하나님이 깊은 낮잠에서 깨어나 가난한 사람들을 기억하실 때나 될 일이겠죠.
어머니: (의례적으로 나무라면서) 아이 여보
아버지: 이놈의 고장에선 살길이 없어. (침묵)
손님: 숲속을 헤맸더니 피곤한데요. 이젠 자야겠습니다. 시간이 꽤 됐지요?
아버지: 여덟시는 넘었을겝니다.
손님: (웃으면서) 아하 여긴 시계가 없구먼요. (침묵. 크게 웃으면서) 그러니 시간을 모르시지 제 시계를 걸어놓지요. (조끼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면서) 자, 보세요. 금시겝니다. 저기 걸어 놓겠어요. 벽에 금시계가 걸린것은 처음 보시죠? 그렇지요? (그의 등뒤에서 딸은 어머니를 어머니는 딸을 넘겨다 본다. 아버지는 식탁을 두드리면서 셋을 번갈아 쳐다본다.)
어머니: (등잔불을 들면서) 주무시러 가실까요?
손님: 네 정말 자야겠어요. (시계를 들여다 본다.) 이런, 벌써 이렇게 됐나? (딸에게로 간다.) 잘자요. 안나 (딸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딸은 가볍게 절한후 어색하게 선다.) (손님은 아버지를 향해서) 안녕히 주무십시요. 제가 저녁을 다먹어버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 보답을 꼭 받으실 겁니다.
(마치 악수하고 껴안기라도 하려는듯이 아버지에게로 가다가 주저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따라 사다리로 올라간다.)
아버지: (손님을 향해서) 음식이 변변치 않아서……. 하여튼 그렇게 말씀하시니 고맙습니다.
손님: (사다리로 오르면서) 방이 너무나 초라해요. 우린 이편에서 잘테니까 주무시는데 별로 방해는 안될겁니다. (이야기 하면서 퇴장) (난로불빛이 비친다. 딸은 난로가에 서있다.) (아버지, 관중을 향하여 식탁 한모퉁이에 앉는다.)
아버지: (먹으면서) 넌 언제나 남자타령만 하더구나. 한사람 나타났는데 왜 좀 바싹 들러붙지 않니? 그 사람은 너를 쳐다보구 있던데 게다가 많이 취해 있거든
딸: (스프를 가지고 와서) 그 사람은 키는 작고 손은 하얗고, 쫄장부 같아.
아버지: 자신이 업구나. 넌 언제나 자신이 없더라.
딸: 그게 무슨 남자라고……. 그렇게 죄그맣고 약하고 지절거리기나 하고 남자가 되다 말았어요. 아버지같이. (아버지는 사납게 돌아서
면서 침착한 목소리로) 날 때리면 죽일테야 (의자로 가서 관중을 등지고 앉는다.)
어머니: (등불을 들고 돌아와서 식탁위에 놓고 불을 끈다.) 뭘 좀 잡았수?
아버지: 아니, 빌어먹을 이놈의 산엔 새끼 한마리 있나. 토끼가 있나.
어머니: (난로에서 떨어져 관중에게 얼굴을 4분의 3쯤 돌려앉는다.) 집안엔 아무것도 없으니 이 겨울을 날수가 없어요.
아버지: 아이 배고파. 이놈의 집구석엔 배를 불려본 적이 없어. 이놈의 고장에선 살길이 없어!
어머니: 먹을 것을 다 저 사람에게 주었다우! 돈푼이나 있어 뵈게 말이우. 한 일주일치 식량값 쯤은 넉넉히 받아낼 수 있어요.
아버지: 그런 다음엔?
어머니: 언제나 그럭저럭 꾸려가지 않아요.
아버지: (흥분한듯 일어서면서) 이젠 넌더리가 나. 도시로 나갈테야 거긴 돈이 있단말야. 왜 내가 여기 묻혀서 썩어야 되느냐 말야. 혼자 갈테야. (시계가 눈에 띈다.) 저걸 봐. 왜 그잔 저걸 갖구 우린 굶어야 해? 저 시계하나면 우리 일년 양식값은 될테니 그잔 저게 어디서 났을까? 그놈은 누구야 대관절 뭔데 그렇게 떠버려대.
어머니: 술이 취해서 그랬겠죠. 허지만 부자예요.
아버지: 그놈은 돌았어. 돌지 않았다면 뭐가 좋아서 이런 산속에서 헤맨담. 그런 좋은 옷차림에 가방까지 들고말야.
딸: 그 사람이 여기 온것을 아무도 못봤어!
어머니: 저 미친놈을 여기 잡아 두었다가 그 부모에게 넘겨주면 사례를 톡톡히 받을거야
아버지: 미치진 않았어. 헌데 좀 이상하기는 해.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단말야. 대관절 왜 왔을까 그 많은 돈을 가지고 그 말하는 투하고……. 그게 제돈일까? (어머니와 딸이 대화중에 머리에는 움직이지
않고 서로 쳐다본다.)
어머니: 만일 그게 제돈이 아니라면…….
아버지: 도둑놈같이 보였어. 하는짓이 도둑놈같애……. 확실히 훔쳤어 숨으러 도망치느라 여기까지 왔을꺼야.
딸: 그 사람이 여기 온것을 아무도 몰라.
어머니: 도둑놈이라면 고발해서 상금을 받을 수 있을꺼야 (아버지 시계를 움켜쥐면서)
아버지: 금부치와 그 많은돈. 무슨 권리로 그놈이 가질 수 있어? 이것을 훔쳤기 때문에 굶은 사람이 있을지 누가 알아. 확실히 도둑놈 같아.
딸: 몸은 허약하고 쬐그맣고……. (침묵)
아버지: (식탁에 기대면서) 난 너희들을 먹여살리느라 일하고 있어 죽을 힘을 다해서 하지만 배를 곯고 있어. 헌데 그놈은 도둑질을 해서 그 많은 돈을 혼자 가지고 있단 말야. 하느님이 계시다면 그런놈을 그냥 내보려 둘까
어머니: 여보. (침묵)
아버지: (마음은 내키지 않으나 조금 큰소리로) 우리도 그놈만큼 돈을 가질권리가 있단 말야. 쫓기는 놈에게 돈이 무슨 소용이야?
어머니: 쉬! 깨우겠어요.
아버지: (아주 낮은 소리로) 들으면 어때?
딸: 곤해서 잠이 깊이 들었을거야. (침묵. 난로의 불이 낮아진다.)
아버지: 왜 날 쳐다봐. (침묵)
어머니: (손을 비비면서 조용히 난로가로 다가 앉으면서) 겨울을 날 도리가 없어요. (침묵)
아버지: (날카롭게) 왜 날 쳐다봐. 둘이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무슨 마음을 먹고 있는지 난 몰라. (침묵)
어머니: 떨고 있군요. 여보, 식탁이 흔들리는군요. (침묵)
아버지: 날 왜 쳐다봐. 그렇겐 할 수 없어. (더 긴 침묵)
아버지: (거의 우는 소리로) 싸우다가 사람을 죽였어. 싸우다가 딱 한번. 하느님 맙소사. 난……. 다시는……. (약간 침묵. 모두 조용히 일어난다.) 생각을 해봐야겠어. 내일 얘기해.
딸: 지금요
아버지: 내일
어머니: 지금해요.
아버지: 우리 손님인데…….
어머니: 도둑놈이에요. (약간의 침묵. 딸이 등잔불을 켜기 시작한다.)
어머니: (아주 낮은 소리로 급히) 자고 있어요. 이번 한번만! 반항하지 못할거예요. 우리가 꽉 잡을테니까. 아무도 모를거예요. 그 돈은 우리가 가져야 해요. 당신은 겁쟁이야. (아버지는 칼집에서 칼을 꺼낸다. 딸한테서 등잔불을 기계적으로 받아든다. 그리고 사다리를 향하여 몇발자욱 간다. 여자들이 뒤를 따른다.)
아버지: 해치울 수 있어 (몇계단을 올라간다. 뒤를 돌아본다.) 더러운 것들. 거기 있어 그놈한테 손대지 말어. 내가 해치울테니까. (사다리를 빨리 그리고 조용히 올라간다.) (딸은 사다리밑에 기대어 서있다.) (어머니는 난로 있는데로 도로 간다 - 긴침묵 간의 소음. 딸 사다리의 맨 끝단에 한쪽발을 천천히 갑자기 아버지가 나타난다. 밑으로 내려온다.
위에 놓고 떨면서 상에 기대어 선다. 어머니 다가온다. 침묵-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딸: 칼이 그대로 있네.
어머니: 해치웠우?
아버지: 저- (주저 앉는다.) 마니! 속이 뒤집혀서 못했어. 들어가지도 않았다. 왼종일 일을 했더니 몸이 아픈걸 (기침을 한다. 그리고 조금 구역질을 한다.)
어머니: 해야해요.
아버지: 이 꼴론 할 수가 없어. 술, 술이 들어가야 겠어.
어머니: 그 놈이 다 마셨어요. 죽여야 해요. (아버지는 비틀거리면서 후 무대로 가서 윗도리를 <<000>><<>>)
아버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면서) 술집에 가서 한잔 해야겠어. 그러면 해치울수 있을거야……. (몸을 편다. 좀더 조리있게 말을 한다.) 내가 돌아오거든 보란 말야 누구든지 찌를 수 있을테니. (문간에서 어물거린다.) 금방 돌아올께. 그때엔 그놈을 문제없이 죽일걸. 살인주를 마시고 올테니까. 하느님 도우소서. (퇴장) (그의 몸이 천천히 뛰면서 가는 것이 창문을 통해서 보인다. 어머니와 딸은 그가 걸어가는 것을 쳐다본다. 그리고 잠시 귀를 기울인다. 위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어머니가 불을 끈다. 그들은 난로옆자리에 앉는다. 딸은 관석을 등지고 앉아서 난로에 장작을 집어넣고 난로문이 열린채로 놓아둔다. 난로에서 불빛이 비친다.)
딸: 아버지는 겁쟁이야.
어머니: 그렇지 않아.
딸: 겁쟁이라니까.
어머니: 그렇지 않대두. 생각이 많아서 그렇지 넌 몰라. 술이 들어가면 문제가 없어. 술은 생각을 없애주니까.
딸: 사람을 죽이려고 마음 먹었는데 술먹느라고 그만 두지는 않겠어.
어머니: 넌 안 그렇겠지. 난 아버지나 그 일을 안한다고 할까봐 혼났다.
딸: <<0000000>><<>>
어머니: 그럴돈이 어디있니- 더구나 뭣때문에 술집에 갔는지 알고있어.
딸: 아버지는 빠져 나갈려고 갔어요. (짧은 침묵) 기다리려니 죽겠어.
어머니: 돌아오면 해치울거야. (일어서서 사다리를 지나 다시 돌아서서 간다. 선채로) 내가 알아. (시계를 내려서 살펴본다.) 너 그 사람이 도둑놈 같니? 모르겠어. 하여튼 우린 부자가 될꺼요. 이곳을 뜰 수가 있어. (시계를 건다.) 어딜가나 마찬가지야. 허지만 굶지는 않겠지.
딸: 기다릴려니 미치겠어. (침묵) 무슨일이든 단번에 해야돼. 생각하면 더 어려워져요.
어머니: (심란해져서 창가로 걸어가면서) 밖은 밝구나. 아무도 못봤겠지! 그 사람이 저녁을 먹는걸 말야. (돌아선다.)
딸: 그럼, 길가에서 여긴 보이지 않아요.
어머니: (돌아가서 앉는다.) 그건 그렇구 밤에 누가 올까?
딸: 가끔 오지요.
어머니: "가끔이라구" 널보러 꽤 많이 오지않데? 젊은 녀석들이 일년에 두번씩 말이다. 내가 네 나이땐…….
딸: 엄마는 언제나 날 질투해! (목소리가 날카로와 진다. 그러나 성난 목소리는 아니다.)
어머니: 질투? 내가 젊었을 적엔 사내들이 여나무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