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전라남도 장성군과 담양군과의 경계선에 놓여진 병풍산(822m)은 강원도 심산 오지를 연상케 한다. 그도 그럴것이 담양군 동쪽은 강천산(584m), 광덕산(584m), 설산(523m) 등을 들어올린 호남정맥상의 높고 낮은 산들로 에워싸여 있으며, 남쪽으로는 금산(500m)줄기를 비롯해서 무등산(1187m)으로 이어지는 산릉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북으로는 호남정맥상의 제법 험준한 추월산(729m) 방면에서 서쪽으로 하늘금을 이루며 달아나는 장군봉(558m), 송대봉(452m), 그리고 병풍산(822m), 불태산(710m)등이 휘둘러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병풍산 남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삼인산(560m)은 조선조 태조가 조선을 건국할 때 광주 무등산 서석봉에서 불공을 드린 다음 마지막으로 이곳 삼인산으로 찾아와 하늘에다 개국을 고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또 240 여년 전 조선시대 담양부사였던 이석희가 쓴 秋成記에는 병풍산에서 좌우로 갈라져 내린 능선들이 마치 지네의 발을 닮았다 해서 담양 객사 서쪽 3리 지점에다 지네와 상극인 닭과 개를 돌로 만들어 세우고 재난을 막았다고 하나, 임진왜란 때 왜적들이 없애버렸다는 기록도 전해지고 있다.
고려 때는 몽고군이.. 임란 때는 왜적들이 유린하고 간 담양 땅, 한국전쟁 때에는 담양지역 보도연맹사건으로 병풍산계곡에서 양민 이삼십여명이 학살당하기도 했고, 지난 67년도엔 공비 두명이 사살되기도 했다. 이렇듯 병풍산에 얽힌 전설과 일화가 많이 전해지는 건 이 산이 담양에선 가장 높고 큰 산이기 때문일 것이다. 병풍을 두른 듯한 산릉이 겨울 광주를 따뜻하게 해준다는 병풍산에는 작은 골짝 다 합쳐 99개나 된다고 할 만큼, 산으로 들면 산의 크기에 비해 계곡미 빼어나고 수량 또한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