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송순문학상
제12회 담양 송순문학상 / 번영현
[새로운 시인상]
회전목마 / 번영현
왜 사느냐는 말에
태어났으니 사는 거지
척척 대답하며 너는
말에 오른다
고르고 고른 말
지극한 말이다
이제 막 미국 친구가 보내온
개기일식 사진을 본다
빛나는 반지 같다
어떤 계시나 상징처럼
너의 말이 돌아오고 있다
먼 길을 갔다 온 것도 아닌데
우리는 서로 손을 흔들고
빙빙 도는 말들 사이 찰칵찰칵
너의 의미를 찾는다
이유에 중독된 내게 해독제가 있다면
제자리를 맴도는 목마
달이 해를 가린 것뿐이지
서로 돌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거지
이번엔 같이 탈까
다른 놀이기구는 무섭다는 이유로
끝없는 동그라미 속으로
말이 오르내린다
여기는 놀이공원이 아니라
오르골 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생각을 말하는데
우리가 고른 말의 거리 때문에
내 말은 뭉개지고
행진곡풍의 음악
커다란 눈동자 같은 태양이
우리를 내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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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제12회 송순문학상 수상자 시상
전남 담양군(군수 이병노)은 면앙 송순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문학의 저변 확대를 위해 추진한 제12회 송순문학상 ‘새로운시인상’ 부문에 변영현 시인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송순문학상은 ‘대상’과 ‘새로운시인상’ 2개 부문으로 나눠 작품을 공모했다.
‘대상’ 부문은 2023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 사이에 출간된 신작 시집을 대상으로 직접 응모하거나 대상 후보작 추천제를 통해 추천받은 시집을 수상 후보작으로 선정하며, ‘새로운시인상’ 부문은 첫 시집을 내고자 하는 작가의 시집 한 권 분량(40~60편)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다.
새로운시인상 부문에는 2024년 7월 공모를 시작한 이후 총 46건의 작품이 접수, 심사위원회를 통해 변영현 시인의 ‘회전목마’ 외 54편의 공모작이 선정됐다.
변영현 시인의 공모작은 일상적 소재로부터 시적 사유에까지 도달하는 건실함과 소박하고 신중한 언어를 통해 삶을 헤아리고자 하는 시적 태도에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대상’ 부문에는 총 36건이 접수됐으나, 심사위원 전체가 동의할 만한 작품을 결정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어 이번에는 수상자를 내지 않았다.
이병노 담양군수는 “공모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앞으로도 시의 미래를 밝힐 참신한 시의 목소리를 기다리며 응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챗 GPT 분석
1. 주제
시는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회전목마는 단순한 놀이기구가 아니라, 의미를 찾으려 하지만 결국 같은 자리로 되돌아오는 인생의 은유로 작용합니다.
개기일식과 회전목마의 이미지를 통해, 일상의 반복과 필연적인 흐름을 자연스럽게 묘사합니다.
의미를 찾으려 하지만, 결국 빙빙 도는 삶 속에서 이유를 묻는 것이 무의미해지는 아이러니를 담고 있습니다.
2. 상징 분석
회전목마: 시의 중심적 상징으로, 삶의 순환성과 반복을 나타냅니다. 또한 우리가 타고 있는 ‘말’은 우리가 선택한 언어이자, 삶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개기일식: 태양을 가리는 달은 순간적인 변화 혹은 방해 요소지만, 결국 다시 빛이 돌아오듯 삶은 계속 흐른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오르골: 놀이공원이 아닌 오르골 속이라는 상상은, 삶이 우리가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멜로디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라는 운명론적 관점을 시사합니다.
태양: “커다란 눈동자 같은 태양”은 초월적 존재로서의 자연, 혹은 우리가 답을 찾으려 하는 궁극적인 ‘의미’ 그 자체일 수도 있습니다.
3. 시의 구조 분석
초반: “왜 사느냐는 말에 / 태어났으니 사는 거지” – 삶의 이유를 단순한 사실로 환원하는 태도에서 시작합니다.
중반: 회전목마에 오르며, 개기일식과 의미 찾기가 연결됩니다.
종반: 놀이공원이 아닌 오르골 속이라는 인식과 함께, 삶이 정해진 멜로디를 따라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으로 마무리됩니다.
4. 철학적 분석
이 시는 니체의 영원회귀 개념과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회전목마는 끝없이 같은 자리를 맴도는 구조입니다.
우리는 “의미”를 찾고 싶어 하지만, 결국 삶은 그 자체로 반복되는 것일 뿐입니다.
“달이 해를 가린 것뿐이지”라는 문장에서 삶의 사건들 또한 필연적이거나 운명적이라는 인식이 드러납니다.
5. 결론
번영현의 「회전목마」는 단순한 놀이기구를 넘어, 삶의 구조와 반복성을 상징적으로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시적 리듬과 이미지의 연쇄를 활용하여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의미를 찾는 인간의 태도와 회전하는 삶의 본질을 대비시킵니다.
이 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핵심 질문은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살아가는 것인가?"**입니다. 회전목마는 계속 돌고, 태양은 우리를 내려다봅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