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요 어제 오후 루사의 질투에 희생되었습니다
모처럼 친구부부(둘다 칭구임)가 술한잔 묵자고 오라고 해서 기차를 타고
구미로 갔다가 잘 묵고는 돌아오는 길이 막혔습니다
갈 때 까지만 해도
투다닥 투다닥 열차 차창을 때리는 빗소리며
차창에 부딪히어 꽃잎처럼 흩어지다
이내 방울방울 맺히어
차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이 참 좋았습니다
어쨌든 모처럼 친구와 만나 잘 묵고 잘 놀고
구미역으로 예약 기차 시간 맞춰 갔는데...
쿵!!!
이게 왠일입니까
돌아오는 길 예약했던 표를 받으러 역 창구로 가니
폭우로 황간철교가 물에 잠겨 경부선 양방향이 불통이라
기차가 운행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낭패가 있나...터미널에 전화 하니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도 모두 끊어졌고...
그래도 늘 행운을 달고 다니는 나...^^ 기다렸습니다
설마하니 침수지역이 아닌 구미서 대구간 운행하는
임시열차하나 없을라구...하고...
역시 종사관... 예지능력이 있다니까...ㅎㅎ
이윽고 동대구에서 빈 무궁화 열차하나가 긴급 투입되고
미리 매표구 맨 앞자리에서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던 난
제일먼저 임시표를 사서 열차에 탑승했습니다 달랑~ ^^
45분만 달리면 집앞에서 5분거리인 경산역에 도착하는걸...쩝~
곧 출발하려니 하고...예상 도착시간 10분전 쯤으로 알람을
맞춰놓은 후 의자에 깊숙히 몸을 기대었다
술기운도 조금있고 피로가 몰려와 이내 살짝 잠이들었는데...
한 30분 쯤 잤나...휴대폰 알람 소리며 왁자지껄 사람들 소리가
제법 시끄러워 눈을 떴다 지금쯤 동대구역에 다다랐으리라 하고...
헉~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아직 열차는 꼼짝을 않고 구미역에 서 있었고
열차운행 중단으로 되 돌아온 승객들이 모두 구미역으로 집결해
부산까지 운행하는 이 열차에 모두 올라타는 것이 아닙니까...
이내 열차 좌석이 꽉차고 여기저기 휴대폰을 해대고...
그래도 이제 사람들이 다 찼으니 가겠지 하고 있는데
이젠 구미역마저 정전 사태가 일어나고...좀있다 안내방송
"구미역에서 부산으로 출발하는 288호 무궁화 열차를 이용하시는
승객여러분 대단히 죄송합니다 우리열차는 폭우로 인한 경부선
열차 운행중단으로 김천에서 되돌아 오는 승객을 태우기 위해
잠시 더 정차하겠습니다 안전한 차내에서 잠시만 더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쵸여~
그러길 또 한시간...열차는 이제 점점 피난민 열차로 바뀌어가고
배는 실실 고프고...
((((둥)))) 두둥둥 둥두루둥둥 둥둥둥둥~ (기타맨:내핸펀소리)
친구넘 : "잘 도착 했나?
남태진 : "도착은 문디 출발도 못하고 있는데... 아직 구미다..에고오~"
전좌석 입석이라 자리를 뜨면 행여 자리라도 뺏길까 참고 있다가
옆자리에 있던 아가씨에게 "할매 말고는 절대로 자리 주지 마이소"
하고 자리를 부탁하고는 식당칸으로 갔더니 거기도 만원이다
(처넌만 돼도 멀 좀 묵지...쩝~)
포기하고 돌아나오니 열차는 이제 완전히 피난민 열차로 바뀌었고,
저마다 휴대폰으로 상황을 알리는 소리, 아이 우는소리...
퀴퀴하고 습한 냄새까지......그렇게 2시간 40분을 꼼짝않고
앉아 있으려니 주리가 틀린다......에고~ 이 무신 고생이람...
"구미에서 부산으로 운행하는 우리열차는 잠시뒤에 출발하겠습니다
승객여러분께서는 안전한 차내에서 기다려 주시면 감솨하겠스미다"
쫍~ 저래 놓고 또 얼마나 기다리게 할라구...
그러다..그러다...우쨋기나 그래도 그 열차에 매달려 집으로
돌아오니(질러오지 못하고 쫍~) 12시 40분...
음냐음냐...얼릉 씻고 자야쥐~ ......철버덕...Zzzz...푸~
그리고 다시 아침에 기상해서 출근을 했심더
내사 그렇다 치고...
우쨋기나...루사땜에 입은 피해 이재민들 우짜꼬...
그사람들 조금이라도 힘을 내시고 피해가 빨리 회복되었으면
하는 맘 간절합니다만
울 회원님들도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길...
기분 찹찹한 일욜 오후에 대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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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요 어제 오후 루사땜에...
종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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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0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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