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토요일 어제.
1호선 망월사역에서 가까운
도봉산 자락 중턱 조금 못 미치는 기슭
철우스님이 기다리고 있는 길상사에서
"차茶 . 향香 . 무舞 . 樂악"
이 네 선률이 한데 어울린
차맛어때 서경 들차다회가 열렸었습니다.
그 풍경들을 함께 나누고자 올려놓습니다.












먼저 10월 8일 3주전 답사 갔을 때의
길상사 근처 도봉산 산자락의 풍경입니다.
아직은 푸릇푸릇한 색들이
해질녘 산 구름의 그림자와 어울려
파아란 하늘에 싱그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들이 알록달록 단풍이 들면 또 어떤 풍경을 그려낼 지
자못 기대를 하며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3주후 10월 29일
드디어 다시 길상사를 향하여
조금은 경사진 도봉산 오솔길을 올라갑니다.

산세 수풀 잎새들이
비온 뒤라 더욱 또렷하게 촉촉한 물빛색채를 드리우고 있지않을까?
단풍물든 산야를 볼 것 같은 예감과 기대를 접지 못하였건만
벌써 계절은 가을 끝투리에 다다랐다고
조금은 바삭바삭 마른듯한 낙엽과
색이 바랜듯한 홍엽들이 만추를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부쩍 서늘해진 바람만이
오르막 달아오르는 붉어지는 얼굴 양볼을 두드리며
바튼 숨으로 반기는 듯 합니다.
태양이 구름 속에 숨어있지만
흔들흔들 나풀나풀 거리는
가을 나뭇가지 잎새 사이로
잠깐잠깐 햇살이 내려오는 듯하여
땀을 식히고 숨을 돌리며 다시 들여다보니
아직 선명한 것이
조금 뒤늦게 물든 붉은 단풍 잎새였습니다.
구름하늘 아래 그 단풍잎새가 햇살처럼 미소지으며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뒤에서 숨벅차게 따라 오시는 마음거울님은
"붉은 단풍 보다는
낙엽 밟는 소리가
더 정겹게 들리오
산길을 호젓이 걷는
짐든 그대 뒷모습과 그 길이
문득 사색을 드리오이다"



이윽고 길상사에 다다라
바위턱 관세음보살상 앞에 서신
마음거울님
"쓸쓸해보이는 장독대...
날지 못하는 나무 새,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그 위의 관세음보살님은
그들의 꿈을 어띠 들을까?"
이리 사색의 나래를 보태
사진을 저에게 보내왔습니다.



도착하고는 먼저
철우스님께 저희 먼저 왔노라고 여쭙고는
법당의 부처님께 삼배 인사드립니다.

법당 앞 마당에서의 들차회를 예정하였지만
날씨가 너무 한랭하여
스님께선 미리 공양실 방안을 따듯하게 지피며 기다려주시었습니다.
허나 풍경이 막혀 있어
스님께 다시 청하고
법당 한켠 문앞에 찻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춥더라도 이 만추 도봉산의 산세를 곁에 병풍처럼 둘러두고
차한잔 멋을 나누고픔이었슴을...
이 마음을 스님도 아시고 다시 법당에 찻자리를 그려넣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도착하는 다우들을 맞아
먼저 차한잔과
법당에서 조망되는 산세풍경을 펼쳐 나누며
그 숨을 돌리라 하고는
식어지는 땀에 서늘해지는 몸을
차향에 다시 데피고
서로를 온온히 우리고 있습니다.








"차茶 . 향香 . 무舞 . 樂악"이
한데 어우러지고 지펴지어
하늘 하늘 피어나는 해원과 기도.
마음거울님과 타이거백님의
"다향공무(茶香工舞)"가
길상사 법당 안마당
관세음보살입상이 모져진 고바위 아래에서
펼쳐집니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청한 공연이었다는데...
시류가 어수선한 만큼
더욱 깊고 고결하게
서로의 마음이 이심전심
집중과 뜻을 한줄로 꿰어담아
기원과 해원을 피어내는
다향무가 되었습니다.

그리 함께 공연의 무대를
이끌어내고 풀어내어서는
도란도란 차한잔 다담을 이어봅니다.






시간은 무심한듯 빨리 지나고
해걸음이 산그늘을 만들고 있을 즈음
우리는 와서 머문 흔적을 깨끗이 지우고
처음처럼...
철우스님께서 다른 일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신 없는 가운데에서도
계속 자리를 편안하게 지속할 수 있도록
응원하며 배려해주셨습니다.
이에
그 감사한 철우스님께
찻자리 정갈히 정돈하여
누구의 빈마음을 보듯이
머문 흔적 없슴으로
대신 표현하여
인사드리는 우리들 마음입니다.





그렇게 어둠이 짙어지는 도봉산 자락을 내려왔습니다.
찻자리 다식으로 아직 배가 부르니
우리 2차 저녁일랑
저~어, 신촌 벌떼식당으로
그 앞에 바로 "고운차"가 있으니
반주와 더불어 찻자리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 해서.^^

망월사역에서 신촌역까지 1시간 남짓
서늘한 날씨 몸도 섬듯하고 배도 꺼졌겠다.
건아하게 차곡차곡 시간을 달아내었습니다.

차곡차곡 취한듯 취하지않은
그 낙낙한 기운에 음악이 멋지고


유붕이 자원방래면 불역열호아
공자님의 군자 삼락 중 한 대목을 떠올리고는
멀리 광주에서 온 무지몽매님을
무지몽매 사행시를 지어서 열렬히 환영해봅니다.
이케 10월 서경다회를 갈무리하였습니다.
함께하고 못하고
흐르는 인연 모두에게 감사올리며
- 산울림 dream -
첫댓글 차를 몰라도
벗이 그리워
차를 내놓고
벗을 부르고
차맛 어떠누?
잔잔이 우리는 차에
너나 세월이 녹고
차차차 취하는 정에
시절 인연이 쌓여
점점 우리는 차한잔은
몸과맘 보듬는 숨한결이고,
한데 물들고 피어나는
맛과멋 풍류 한자락이도다~
차를 알아도 몰라도 벗은 벗이요
벗과 즐기는 한잔의 차는 더욱 향기로와라~~
어즈버
차차차 스며지는 차향따라
흐르는 그대로 흐르노라니
차곡차곡 지펴지는 인연이
달보드레 별드르레 수놓이노라~~~
그대, 차맛은 어떠누?
참 아름답습니다..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멋진 글과 사진들 잘 감상하였습니다. 그날의 즐거웠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맑은 공기, 예쁜 가을 풍경 속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빨리 신입 티를 벗을 수 있도록 열심히 내공을 기르겠습니다^^
방갑게 맞아 주시고
가을길 동행할 수 있어서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되돌아 왔으니 요기서는
차! 차! 차~!
~
가을의 마지막 끝자리 도봉산기슭 실상사 에서 멋진
다회와 좋은 만남 이었 습니다
멋진 찻자리 감상 잘 했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야외들차회를 방해했군요~
가을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찻자리네요....
함께하지 못해서 내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다음 다회를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
ㅎㅎㅎ
함께 하는 손이 많아 더 의미가 좋았던 서경의 풍류다회 였다고~~~~
좋은 시간 함께 해서 감사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