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구혼자들의 목을 사정없이 내려치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공주 투란도트. 이 공주 역을 가장 훌륭하게 소화한 소프라노로는 스웨덴의 비르기트 닐손이 손꼽힌다.
숨 막히는 고음 처리와 청중들의 기까지 죽이는 무시무시한 크기의 목소리는 극장 전체를 얼어붙게 할 정도였으니 냉혹한 투란도트 공주 역에 손색이 없었던 것이다.
2005년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녀는 1984년 은퇴할 때까지 투란도트 외에 15개의 배역을 맡아 20세기 최고의 드라마 틱 소프라노 가수로 이름을 떨쳤다.
그녀가 오페라 <리벨룽의 반지>에 브륀힐데 역으로 출연했을 때의 일이다. 지휘자는 명성을 떨치고 있던 카라얀이었다.
카라얀은 오페라 연습이 시작되자 조명을 어둡게 하라고 지시했다. 카라얀은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반지를 둘러싸고 신과 인간, 거인족과 난장이족이 대를 이어 벌이는 사랑과 권력, 환희와 비극을 그린 오페라의 분위기에 맞추려면 어두운 조명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배우들은 연습할 때부터 조명을 어둡게 할 필요가 있냐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조심하지 않으면 무엇엔가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카라얀은 연습도 실제와 똑같아야 한다며 배우들의 불만에 일침을 놓았다. 이튿날에도 어두침침한 조명 아래서 연습이 시작되었는데,
닐손이 나타나자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가 조명등이 달린 광부용 헬멧을 쓰고 나타난 것이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그녀는 동료들을 돌아보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했다. “조명이 어둡다고 불평만 할 일이 아니에요. 그덕분에 이런 물건도 써 보고, 여러분을 웃길 수도 있잖아요.
” 4부작으로 구성된 <리벨룽의 반지> 주역 가수들은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물론 초인적인 체력이 필요했다. 무겁고 거대한 오케스트라음악을 뚫고 관객에게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고, 엄청난 양의 대사를 외워야 했다.
히말라야 등정처럼 고통스러운 연습이 있어야만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역을 그녀가 훌륭하게 소화해 낸 비결은 바로 힘들다고 불평하기보다 즐겁게 일하려는 태도 때문이었다. 우리는 많은 불평불만을 이야기합니다. 자신은 괜찮은데 타인에 의해서 모든 일들이 벌어 졌 다는 듯이........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삶은 자신이 살아가는 것인데 왜 남 탓을 하는지 몰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나에게 닥쳐온 불행이 모두 너 탓 이라하며 미워하고 원망하며 급기야는 자폐증 비슷한 것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더욱 무서운 것은 무슨 일이든 사나워 졌다는 것 이였습니다. 전에는 이해 할 일도 그냥 넘어 갈일도 공격적 성향으로 바뀌었고 참지 못하고 다툼과 싸움으로 이어지면서 자신을 학대 하며 살아왔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추구하던 삶의 목표를 상실한데서 오는 허탈감과 자괴감 이였을 것입니다. 원인을 나에게서 찾지 않고 다른데서 찾을려 하였던 못난 마음에서........
그러다 어린 아들의 눈물을 보게 되었고 그 눈물 속에 나의 또 다른 책임을 찾게 되었고 목표를 다시 가질 수 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친구와 함께 어울려 부산 영도에 있는 천성 재활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나는 경아라는 소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17세였던 지체장애자인 경아를 만나므로서 나는 예전의 온전한 나를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봉사 하러 간 내가 오히려 그 소녀로 인하여 나의 밝은 삶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몸 하나 움직일 수 없던 소녀 내가 어디를 향하던 눈동자는 항상 내곁에 머물러있었고 마주칠때마다 밝게 웃어주던 고운 눈빛에 나는 부녀의 정을 느끼면서 행복해 했었습니다. 딸이 없는 나이기에 나는 항상 딸을 가지고파 했는데 이제야 소원이 이루어 졌다 했고 하나를 잃으면 또 다른 하나가 내게 온다는 것을 느끼며 지낸 세월 그렇게 그소녀와의 만남은 일요일만 되면 나의 생활이 되었습니다.
아들은 누나 하면서 경아와 함께 하는 시간을 행복해 했었고 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웃음 짓는 경아의 눈빛에 가족이라는 행복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후 경아는 더 나은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떠났고 나는 아픔에 눈물을 흘렸고 다시는 이런 정을 주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며 울먹였습니다. 많은 세월이 흐르고 나는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내 자신을 잃지 않았던 것은 내 마음속에 천사로 경아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아빠 어려워하지 마세요. 힘들어하지 마시고요” “근데 힘든데 어떻게 하니” “힘들다 하시기전에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세요 아빠는 잘하시쟎아요” 하며 내 맘속에 경아는 맑은 눈빛에 웃음을 담으며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나는 어떤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좋은 일이다. 선한일이다 라는 믿음이있기에 부족함이 많은 환경을... 처한 상황을 불평하기 보다는 내게 더 큰 것을 주기 위한 일이라 생각하며 어려운 일을 웃음으로 헤쳐 나갑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을 하늘이 참 맑습니다. 푸른 하늘 사이에 웃음 띤 경아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경아야 아빠 열심히 하고 누구의 말에 흔들림 없이 잘할게 그리고 모든 역량을 다바쳐 좋은일 많이 하여 우리 경아가 더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할께...“ 지금 내가 보내는 오늘은 누군가가 그렇게 소망하였던 오늘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자 그러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웃을 수 있는 그런 삶을 향해 살아가자며......... 오늘 아침에 친구에게 받은 문자하나 “온겨례가 밝게 웃는 그날까지 존경하옵는 정이님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 합니다“ 존경 이라는 말을 쓰면서 장난기 가득한 친구의 얼굴을 그리며 문자온 폰을 가슴에 가만이 안아봅니다. 아름다운 우정과 함께..... |
첫댓글
박희정님의 진솔한 글을 읽으며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모든게 내탓이라는...
음악에도 해박 하신데
음악으로 초대방에
초대합니다~ㅎ
가슴시린 좋은 글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늘 건강 하시길요
선배님 과찬이십니다.
늘 따뜻하신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희정님~
경아하니 옛날에 본 영화 별들의 고향이 생각나네요
경아와의 아름다운 정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정 준다는게 그리 쉽지도 않은데
정말 잘 하셨네요
지금 경이도 어느 곳에서 잘 살고 있겠지요
희정님을 생각하면서요 ..........
선배 님 반갑습니다
별들의 고향의 경아라 ㅎㅎㅎㅎㅎ
당시에는 인기가 참 많은 영화였죠
신성일씨와 안인숙씨가 나왔죠.
지체장애자들 당시 경아는 눈동자만 움직일 수 있는
소녀였죠 17살인데도 14살 정도밖에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좋은 세상에서 잘 살고 있을 겁니다 그쵸^^
으악 ! 이딸리아의 음악가 푸치니의 투란도트 오페라를 아시는 것을 보니
혹시 음악가아닌가요?
제가 좋아하는 푸치니 입니다.
나비부인을 아시나요?
Madam Butterfly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잇죠 몰락한 집안 그리고 게이샤 현지처로 전개되는
과정 그리고 비극적인 결말이죠
푸치니의 라보엠, 토스카와 함께 3대 걸작으로 뽑히는 오페라 작품이기도하죠
선배 님은 나비부인이 제일 좋은 모양이군요
전 기계공학과 출신이랍니다 선배 님 ㅎㅎㅎㅎㅎ
요즘 아침마다 나뭇잎새의 색깔이 달라지네요
이맘때쯤부터 여러가지 공연 관람하기 참좋은 계절입니다
저도 성당에서 지체가 부자유한 어린이 시설을 간적 있어요
그 처절하다할까 처참하다할까 애절하다할까...
눈물이 쏟아지고 내내 너무 충격받아 전,두번다시 가고싶지 않던데
희정님은 그 소녀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오히려 선한 영향력으로 승화시킨거네요
"우리모두 열심히 살자" 로 받아들이며 오늘도 건행(건강하고 행복 하세요) 입니다.
맞아요 열심히 살면 되는 것입니다.
땀의 노력은 배반을 하지 않으며
당당함을 주기도 하죠
비참한 현실을 보았을 때 가는 것이 끔찍했지만
가다보니 정이 들더군요 연민 보다는 뭔가 하려는 그들의
마음이 보이더군요
늘 고우신 댓글 감사드립니다^^
가을이 무르 익네요
사각 거리는 발밑의 낙엽도
좋게 생각 하자고 맘 먹고
보면 다 아름답겠지요
먼저간 경아가
박희정님의 맘속에 살아 있군요 짧은 만남이지만
사각 거리는 낙엽이
예전에는 아프다라는 말을 안하더니만
지금은 무겁다 뚱띵아 그만 밟아 하네요 ㅎㅎㅎㅎㅎ
시몬의 노랠 부르던 시대가 이제 저물어 가고 아짐매 라고
부르는 시대를 맞이 합니다 제가요 ㅎㅎㅎㅎㅎㅎ
삶은 생각하기 나름인거 같습니다
모든걸 내탓이로 소이다
불평.불만 보다는
내가 겪어야할 운명인가 보다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편해져요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시고
낭만 멋쟁이~!!
선을 실천하시고
진취적인 기상을 응원합니다
그래요 선택은 자기 몫이고
주어진 환경 또한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죠
운명에 순종 하는 것도 좋지만 한번은 운명과
싸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답니다.
폭풍우를 만난 항해사의 말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답니다.
"주여! 나를 데려 가시려면 데려가십시오
그러나 저는 이 키를 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학창시절에 읽었던 그 말이
아직 가슴에 살아있기에 도전허고 또 도전하며 산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봉사하러 갔다 만난 소녀
경아님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떠나려는 가을과
많이 닮아있네요.
가을엔 그리운 누군가를
찾기마련이니까요.
돌아본 세월의
아름다운 시절에
저도 공감하며
다녀갑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을 그리워 하여야 하는데
곰팅이가 되어서인지
찾을 수 없는 사람
만날 수 없는 사람만 그리워 하네요 ㅎㅎㅎㅎㅎ
선배님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박희정님의 글만 다 스크랩하면,
문학 예술 로멘스에 관한 한 어디 가도 무지하다는 소릴 안 들을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촌철살인의 위트가 섞여 나오는 것을 보면,
확실히 인물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딸이 없는 나 역시도 딸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혹여 어느 누가 딸을 낳아서
우리 아파트 앞에 두고 가지 않을까
기대 하기도 했습니다.
투란도트 보다도 훨씬더 감명깊은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찬란한 별빛이 된 경아도 아빠를 내려다 보며
행복해 할 것입니다.
본문도 읽고 댓글도 읽으면서 여러 장르로 해박한 지식으로 늘 멋있게 사시는 박희정님.
잠깐이나마 애틋한 부녀의 정을 봅니다. 가슴에 묻은 경아를 생각하시며 곱게 살아가시는 님
늘 건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