胎 敎(태교)
임산부가 임신중에 모든 일에 대해 거친 행동을 삼가고 말과 마음가짐을 조심하여 태아에게 정서적·신체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한 태중교육(胎中敎育).
1. 태교의 의의 태교란 태아를 성장력과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보고 태아의 바람직한 성장발달을 위한 교육적 환경을 조성해 주는 모든 노력
◑태교의 유래; 중국 周나라 문왕 모의 태임에서 비롯하였다. 임신부가 지켜야 할 규중 내범으로 되어있었으며, 우리 선조들은 수세기 전부터 태교란 이름 하에 임산부의 습생을 부녀자들에게 엄히 가르쳐 왔다(이율곡의 어머니 사임당과 유씨의 어머니 사주당 이씨도 호를 태임에서 따서 짓고 태교와 교육에 심혈을 기울임).
◑태임의 태교; 문왕을 잉태함에 눈을 사특한 빛을 보지 아니하고, 귀로 음란한 소리를 듣지 않이 하며, 입으로는 오만한 말을 내지 아니하더니, 왕자를 낳으매 총명하고 통달하여 태임이 한가지를 가르치면 백가지를 통달하여, 주나라의 전무후무한 성군이 되어 선정으로 국태민안하니, 이는 태임의 뱃속에서부터 가르친 때문이다.
태교는 출산후의 건강, 마음가짐, 언어, 행동, 정서활동, 성격 등 아이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의학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태교는 기형아, 정신박약아, 미숙아 등의 심신장애자를 예방할 수 있다.
◑태교의 이의; 보다 훌륭한 후세의 출생, 인류발전과 사회안녕유지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의의를 지닌다. 오늘날 자녀의 수가 적어 그 의의가 한층 크다.(단산을 결심한 이형의 어머니 조씨-광해군 폐위와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처리한 여걸;아들 하나를 낳은 후 동생으로부터 부귀와 영화를 누릴 아들이란 소리를 듣고 아들 한 명만 잘 키우기 위해 단산 결심).
태교와 육아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중국 전한시대 유향(劉向)의 〈열녀전 烈女傳〉이 있고 가의(賈誼)의 〈신서 新書〉, 대덕(戴德)이 찬한 〈대대례기 大戴禮記〉 등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태교 연구서는 사주당 이씨(師朱堂李氏)가 한문으로 짓고 그의 아들 유희(柳僖)가 언해를 붙인 〈태교신기 胎敎新記〉이다. 이 책을 바탕으로 태교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권장하는 것으로는 귀인의 초상이나 신선의 그림을 가까이 두고 보며, 관대(冠帶)·흉배(胸背)·패옥(佩玉) 등 귀한 물건을 자주 만지거나 뺨에 대어 보며, 아름답고 옳은 말을 듣고 읊고 써보아야 한다.
둘째, 삼가는 것으로는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는 행위를 스스로 하지 말며, 남을 헐뜯거나 남의 물건을 탐내지 말며, 옷이나 용모를 더럽게 하지 말며, 썩었거나 바르지 않은 음식은 먹지 말며, 광대·원숭이 등의 희롱하며 다투는 것을 보지 말며, 굿거리·잡소리(?)를 듣지 말라는 것이다.
그밖에 금기의 속신어도 있는데 토끼고기를 먹으면 언청이 아이를 낳는다고 했고, 오리고기를 먹으면 아기의 손발이 붙게 된다고 했으며, 오징어·문어를 먹으면 뼈 없는 아기를 낳는다고 했다. 충청도에서는 상가나 부정한 곳에 가면 아기의 사주가 세다고 했으며 경상도에서는 남편이 임산부에게 자주 오면 재수가 없다고 했다.
유산의 방지로 3~4개월 때는 은가락지나 호박순을 삶아먹으면 좋다고 했고, 남의 결혼식을 구경하면 미숙아를 낳는다고 했으며, 부엌에서 땔감을 발로 밀어넣으면 잘 놀라고 울기 잘하는 아기를 낳는다고 했다. 남편이 지켜야 할 것은 초하루·보름·그믐에는 성교를 금하고 달이 기울 때, 천둥이나 번개가 치고 비오는 날, 일식·월식이 있을 때, 술마셨을 때, 배고플 때, 병을 앓은 직후 성교를 금했고, 온당하지 못한 장소에서의 성교도 금했다.
진주 유부인 사주당 이씨가 저술한 「태교신기」에 의하면, 명의는 병이 나기 전에 다스리고, 잘 가르치는 자는 태어나기 전에 가르친다. 스승의 10년 가르침 보다 어머니의 태교 10개월이 낫고, 어머니의 태교 10개월 보다는 아버지의 수정당일의 심신상태가 더욱 중요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태교의 내용에는 비과학적인 미신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지만 휼륭한 아기를 낳기 위해 임산부나 주위 사람들은 임산부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지켜주었다. 실제 아기는 모체로부터 영양상태와 정신건강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져 현재 태교의 중요성이 인정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