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훈련소에서 만난 동기넘중에...
22살(나랑 동갑 ^^) 나이에 비디오가게를 하다가 군대에 온 자칭 비디오매니아가 있었는데... 님의 글을 보니까 불현듯 그넘 생각이 나에여...
자대에 간후에 며칠있음 애기백일(결혼했음)이라고 애기가 보고싶다고
매일같이 말했던 넘인데... 정말 보고싶네여...
어이구 얘기가 뒤로 샜당!!!
다음에도 또 추천마니해주세여,.. ^^
잘 봤습니다... ^^*
--------------------- [원본 메세지] ---------------------
1. 섬 오브 올 피어스
- 이런 영화가 좋다.
가볍고, 유쾌하고, 지루하지 하지 않은 오락영화
벤 애플렉의 여유있는(약간은 허술해보이기도 하는) 미소
모건 프리먼의 관록있는 연기.
핵폭발등 다소 과장된 면이 많지만, (러시아가 미국의 항모함대를 폭격하는등)
볼만했다.(언제나 스파이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특히 러시아의 신임 대통령역으로 나온 배우는(이름 모르겠음) 우리 영화 '무사'에 출연했던,
중국 장수처럼 조연이지만,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었다.
2. 마이너리티 리포트
- 탐 크루즈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만남.
영화는 아주 좋은 오락영화임에 틀림이 없는 것같다.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건만 할말이 없음은 왜일까?
스티븐 스필버그는 전세계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겨주는 장사꾼인것 같다.
한가지 궁금한것은 극중에서 어쨌든 저쨌든 탐 크루즈가 총으로 쏴죽인 / 쏴죽일...
바로 그 캐릭터를 결국은 죽여버렸는데, / 죽어버렸는데...
그것에 대한 코멘트가 없어서, 조금 허전했다.
악역으로 출연한 늙은이가 스스로 악역이라 시인하고, 자책하듯 자살하는 장면도 조금 옥에 티.
참.. 전 세계의 모든 도시와 모든 인구에 대한 살인사건에 대해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할려면,
그러한 예지자가 도대체 몇 명이나 필요할까?
(예지자도 사람인데...)
3. 고양이를 부탁해
- 이 영화를 보고, 내 메신저 닉넴을 '고양이를 부탁받았다'로 바꿔놓았다.
좋은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아련함...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넷(넷이라 해도 무방할거 같다.)의 캐릭터속에 내 모습이 전부 녹아 있는듯 했다.
성공지향적이고, 이기적이며, 자유분방하며, 가난하고 힘든...
때론 낭창하기도 하고, 장난끼도 있고, 꿈도 있으며, 절망 또한 있는
스물의 내 모습...
피할수 없는 운명이란 것이 있는 것 같다.
무시하기 힘든...
난 뭐가 그리 잘 났고, 당당한지...
심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영화가 심심찮게 발견되어 영화보는 즐거움을 한층 더 배가 시킨다.
(영화 음악이 정말 좋아서... 더욱 좋았다.)
4. 배틀 로얄
- 재미있었다는 이야기가 많아 기대하고 봤는데, 그닥 기대할 필요는 없었을 듯...
수 없이 본 일본 만화책이랑 조금 비슷한 색채라, 별로 새로울 것이 없었다.
일본애들 특유의 상상력과 조잡함.
일본의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는데, 아는 얼굴이 전혀 없었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제법 있었던 듯 하다.
정말 이해되지 않는 것은(사실 전부다 이해되지 않지만...)
그토록 철저한 시스템속의(말하자면 훈련된 군인들과 함께 행동하는 기타노 다케시가) 선생이
극중 라스트에서 아무도 지키는 이 없는 교실에서 학생들의 습격을 받는 장면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오프닝에서 아무렇지 않게 칼로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보인 선생이 다소 센치해지는 모습도...
5. 스파이 게임
- 부자 지간이라 해도 믿을 것 같은 멋진 두 배우
브래드 핏과 로버트 레드포드!
이 배우들이 주연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보고 싶었던 영화다.
게다가 스파이 영화라니...
브래드 핏은 중국 수형소에 수감되어있는 사랑했던 (어쩌면 계속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여인을 위해
목숨을 걸고, 수형소에 탈출작전을 감행하다 검거된다.
바로 그 다음날 처형될 위기에 처해진 일촉측발의 위기상태
미 CIA 특수요원 선후배 사이이던 로버트는 (언제나 그렇듯) 정년 퇴직일을 하루 남겨둔채
아들같은 후배 요원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결국에는 로버트가 '가라'로 CIA국장명(!) 공문을 만들어, 중국 근해에 위치한
미국 공군기지에 그 수형소 습격 명령을 내린다.
그래서 헬리콥터 몇대가 특수요원들을 태운채 수형소를 습격, 그들을 구해온다.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다.
중간중간에 스파이 영화에 흔히 나오는 각종 속임수들도 재미있고...
감독이 토니 스콧이다.(리들리 스콧 친동생이라고 한다.)
6. 방콕 데인저러스
- 태국 영화다.
작년 설을 즈음하여 태국으로 여행을 갔었는데, 카오산 로드란 곳이 인상적이었다.
아주 많이 더운 나라이며, 의외로 영화관이 아주 많았다.
방콕같은 도시는 우리나라의 웬간한 대도시는 저리가라 할 만큼 거대했고, 번화했다.
방콕 데인저러스라..
제목은 좀 3류틱했다.
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었고, 우리 부천 환타스틱 영화제에 상영되기도 했었다고 한다.
음...
80년대 홍콩 느와르 같았다.
제법 매력적인 두 남녀 주연배우는 그럭저럭 봐줄만 했고,
마지막 장면에서 비오는 장면이 느린 화면으로 잡히며, (흩날리는 빗방울까지 보인다.)
천천히 자신의 머리와 친구의 원수 머리를 같이 대고 총을 겨누면서,
결국 총 한방으로 두명(자신을 포함해)을 죽이는 장면은 좀 멋있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극중에서 태국 경찰들이 타고 다니는 '빽차'는 현대차 아반떼였다.)
'아모레스 페로스' 같은 영화를 기대했었는데, 기대만큼은 안되는 것 같다.
7. 로리타
- 도발..
극중 여중생이 엄마랑 캠프로 출발할려는 찰나, 뭔가 두고온것 처럼 집으로 달려간후,
제레미 아이언즈에게 기습적으로 안겨 키스를 하는 장면중....
몇 해전 친한 후배커플이 있었다.
아름다운 외모의 친구랑 아주 좋은 학교를 다니는 유머감각이 뛰어난 친구랑....
그러니까 아주 잘 어울리는 연인이었다.
셋이서 식사하는 일도 자주 있었던 어느 날...
남자후배의 차를 타고 가는 중이었다.
여자후배는 조수석, 남자후배는 운전석, 난 조수석 뒤에 앉아있었드랬다.
늦은 밤이었고, 차 안은 제법 어두웠다.
조수석 의자 등받이에 손을 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름다운 외모의 바로 그 친구가 내 손을 지긋이 잡는것이었다.
오른쪽 문쪽으로 손을 올려 내 손을 부드럽게 감싸 쥐는데,
물론 운전석의 남친은 전혀 짐작조차 못하는 상황이었다.
도발....
난 당황했고, 1분여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설명하기 힘든 묘한 짜릿함이 느껴졌다.
그저 예쁜 동생이려니, 하고만 생각했었는데...
도발로 가득한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때 그 일이 떠올랐다.
에드리안 라인 감독은 도발적 섹시함을 표현하는데, 탁월한 감각이 있는것 같다.
이 영화는 제레미 아이언즈가 주연으로 출연해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줄리엣 비노쉬와 극중에서 말하자면 '며느리'와의 위험천만한 사랑을 연기하기도 했었던 그이다.
그 외에도 카프카, 마담 버터플라이, 미션, 다이하드 3등등..
그의 매력은 스크린을 압도한다.
(사실 강력한 카리스마보다도 이 영화처럼 약간은 어리숙한듯한 연기가 훨씬 더 잘어울린다.
카프카나 M. 버터 플라이같은...)
8. 오버 더 레인보우
- 장진영과 이정재의 사랑이야기.
혹자는 '번지점프를 하다'같은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는데, 그 정도는 아닌것 같다.
물론 수작임에는 틀림없지만...
이정재가 그토록 사랑해마지않던 무지개가 바로 자신이었음에도,
정작 스스로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조금 개연성이 떨어진다.
사랑은 그런거 같다.
결국에는 서로를 알아보는것.
그 곳이 어디인가 간에, 혹 그 때가 언제인가 간에...
(신해철의 'HERE I STAND FOR YOU'의 가사 처럼...)
9. 인썸니아
- 별로 보고 싶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추천과(특히 하재봉!) 메멘토의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신작이라, 극장을 찾았다.
불면증이란 뜻의 제목답게 영화는 시종일관 나를 피곤하게 했다.
오후 5시의 초저녁보다는 낮에 가까운 시간이었음에도, 온 몸이 뻐근함과 무거움을 느끼고 있었고,
영화를 보는 내내 어깨를 주물러야 했다.
이상하게 피곤함이 엄습하는 영화였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나만 그런거는 아닌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