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수년 간 신문과 방송에서 대리업계 관련 기사를 접할 때마다
확인한 사실은 거의 대부분의 언론 매체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접근한다는 겁니다.
언론 시장이 사분오열되고 방송 관련법이 오리무중 상태에 빠졌다가 지금은 흐지부지돼버린 걸로 압니다.
언론사들끼리 벌이는 상호비방의 수준이 장난 아니란 것쯤은 잘 들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수구꼴통 조중동, 한걸레 신문, 경악신문, 문어방송, 사이비예스방송국.............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비교적 중립적인 논조의 한국일보를 구독하고 있습니다만,
지난 여름 별내 I.C. 대리기사 사망 관련 보도에서는 또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예상한 대로 대리기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들추며 처우개선의 필요성을
들먹였으나, 프로그램 업자와 대리업계의 기형적인 유착관계를 들여다보지는 못했지요.
어떤 사안에 대해 범국민적 관심이 쏠려있다고 판단한다면
신문과 방송이 여태껏 보여준 것처럼 그저 형식적인 보도 방식으로 일관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대리기사가 국민의 여론을 들끓게 하는 사람은 못 되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화물연대는 국가 기간산업의 한 축을 흔들었기 때문에
어느 날 국민들이 그러한 사실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신문이 팩트(사실)에서 동떨어진 보도를 내보내는 일이 비일비재한 현실이지만
그래도 아주 암담한 편은 아닙니다. 세상엔 항상 어느 구석에선가 빛이 새어나오는 법입니다.
강렬한 희망을 가지고 살면 반드시 길이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이 대리판을 확 뜯어고치고 싶다면 남다른 열정과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지금 방송에서, 언론에서 대리기사들의 딱한 처지를 편들어주지 않는다고 푸념해봐야 그저 처량한 모습일 뿐입니다.
세상엔 대리업계보다 몇 배 몇 십배 더 복잡한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공영 방송국이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나 천안함 사태처럼 대리판을 샅샅이 조명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엊그제 토네이도에서 방송 촬영에 참여해달라는 문자가 도착했을 때 부질없는 짓이라고 즉각 답장을 보내려다
그만두었습니다. 앞으로는 제발 함부로 방송작가니 뭐니 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기대지 마세요.
대리기사로서 정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분들은 아마 방송국의 무명 작가보다 더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방송국이라면 사족을 못쓰고 매스컴에 나온다면 가슴이 설레는 촌사람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저는 밤에 운전하면서 손님들이 방송국에서 대리기사들의 열악한 현실이 소개됐다는 얘기를 꺼낼 때면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속된 말로 쪽팔려서 견딜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울화가 치밀어 오르더라구요. 또 그 다음엔 곰곰이 생각에 잠기게 되었지요.
- 도대체 어떤 놈들 때문에 대리운전 하는 걸 이렇게 창피하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저 신세 타령에 불과한 말은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습니다.
대리판이 싫으면 바로 자리 털고 떠나면 되고, 투잡이 효과적이면 투잡으로 하고, 전업을 해야 할 형편이면 나름대로 힘겨운 순간들을 견디는 요령을 익히면 됩니다.
밑도끝도없이 대리기사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라는 요구는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너무 막연한 얘기입니다.
방송국의 일개 오락 프로그램의 프리랜서 작가라는 사람이 큰 은인이 되어주었으면, 하고 기대를 거는 일도 허무맹랑한 것입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시사해주는 바대로 작은 발걸음이나마 계속하면 언젠가는 새로운 세상이 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아이디어를 짜내며 단결해나가는 게 얼핏 생각하면 무척 더딘 것이겠지만, 결국에 가서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 글은 대리일보 기사가 아닙니다.)
첫댓글 동감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분한분 모이셔야 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그 젊은놈 보니..때려죽이고 싶었습니다....얍삽하게 생겨 가지고... 혹씨 필드에서 만나면...대가리 막살내야겠습니다........우리 대리기사님들의 먹칠을 한놈을..
오랜만입니다.
시답잖은 오락프로라도 방송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듯...
1년여간 연락없이 지내던~지인으로 부터...당장 연락 오드만요~~맨나닥~"밥만 먹구 살아요~"하고...얘기했는데...남들은 잘번다는데..."운이 없는 거여~?...능력이 없는거여~?"...하고 담박에 쏴대는데...~어이가 없더라구요~~
몇 년을 고기를 잡으셨는데,,,ㅎㅎㅎ 겸솜하시네요^^
라크님의 글 올만에 뵙습니다.
여러면에서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여러면에서 힘든상황 이지만 .자신만의 knowhow가 필요할듯 싶습니다
말씀처럼 다른 외적인것들에 민감하기보다 나 자신의 내실이 다른일보다 더더욱 필요한게 이 일인것 같습니다.
ㅎㅎ 역시 이지스님 일 부분이 아니고 전체를 이해하시는 변별력이 남다르시군요^^
에구러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글게 말입니다...단 한번도~교보에서...오뎅 하나 안사먹었는데...밥 사먹는 모습은~쫌 쪽팔리네요~~.
근데~오히려 시사 프로그램같이 한번 걍~지나가면...그만이지만...vj특공대는~케이블 TV로 넘어가서~~한참을 울거먹기 때문에...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