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만개로 ‘채굴’ 총량 제한, 1만개로 피자 2판 첫 실물거래… 美정부도 최소 21만개 보유
[비트코인, 투기서 ‘투자’ 대상으로]
세계 최초 가상화폐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탄생한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다. 물리적 형태가 없고 은행 같은 중개자도 필요하지 않다. 코인 거래소를 통하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다. 아직까지도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채 ‘사토시 나카모토’란 가명으로만 알려져 있는 신원 미상의 인물이 발명했다.
당시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총발행량을 2100만 개로 제한했다. 발행량이 제한적이라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가지고 싶다고 해서 다 가질 수 없고, 이것이 가격 상승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행된 비트코인은 약 1956만 개다. 돈을 주고 사거나 ‘채굴’로 불리는 복잡다단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컴퓨터로 암호화된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과정이 금광을 캐는 것 못지않게 어렵다는 의미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의 탄생은 제도권 금융에 대한 불신, 탈(脫)중앙화 움직임과 깊은 관련이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리먼브러더스 같은 선진국 대형 금융사도 파산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이 안전하다고 믿는 제도권 금융 체계가 얼마나 허술하고 취약한지를 보여줬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거래 기록은 ‘블록체인’이라는 장부에 기록된다.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이 기록에 접근할 수 있다. 장부를 분산함으로써 특정 금융사나 개인이 해당 자산을 통제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비트코인의 첫 실물 거래는 2010년 이뤄졌다. 당시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의 한 남성이 비트코인 1만 개로 피자 2판을 구매했다. 당시만 해도 ‘법정 화폐가 아니므로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2017년 미 금융당국이 비트코인의 선물(先物) 거래를 허용하는 등 제도권 시장에 일부 진입하면서 가치가 빠르게 상승했다.
이제 주요국 정부, 유명 대기업, 세계적 부호들도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가상화폐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미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5만8245개,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1만500개를 갖고 있다. 미 연방정부 또한 최소 21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했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미 저술가 로버트 기요사키는 10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조만간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5만 달러(약 2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