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맑고 푸르러서 들뜬 하루였던 어제, 금요일....특히 미국인 들이 싫어한다는 13일의 금요일도 아닌데
어쩌자고 운이 그렇게도 없었던지 생각하면 기가 막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부러지거나 딱히 교통사고의 후유증이랄 만한 것이 없어서 그나마 운빨이 좋았다고나 할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늘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이라는 것이 언제 벌어질지 몰라
운전은 조심하고 뭐든 차분하게 하려고 노력해도 피해 갈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나 보다.
아니면 항상 하던대로가 아닌 계획에 없던 일을 하게 되면 언제나 불상사가 일어난다는 것을 잊었던 것일까?
마침 차량이동 중에 전화 통화를 하다가 벌어진 충돌 사고는 통화음 건너편 핸드폰 주인에게도 전해져 기함을 하게 하고
잠시 후에 사건 처리를 하고 다시 통화를 하였을 때는 당사자인 쥔장보다 더 놀란 통화 주인공이 있었다.
사고 전, 그 통화자가 전화를 걸어왔을 땐 잠시 약국에 들어가 코로나 키트를 사고 있었던 터라 통화를 못했던 까닭에
다시 쥔장이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던 참이었다.
사고 나던 시각, 예정대로라면 그냥 항상 하던대로 그냥 집으로 돌아오면 될 일이었건만
불가피한 그런 사달이 나려고 했는지 어쩌자고 운전하던 서방이 갑자기 장인장모 산소엘 들려간다면서
방향을 경기도 광주 쪽으로 돌렸다.
본래대로 그냥 용인을 통해 안성으로 돌아왔으면 그런 교통사고는 당하지 않았을 일이거나
잠시 약국에 들리지 않았더라면 사고를 면했을까?
혹은 서방이 약속시간에 제대로 도착하였으면 그런 일은 없었을까?
아니면 다음 기회에 처가 산소엘 가겠다고 했으면 이런 복잡한 일을 당하지나 않았을까?
통화자에게 집에 가서 통화를 하자고 했으면 주의 집중을 하여 대처능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별별 "걸걸걸"을 되뇌이며 사건이 벌어지게 된 사유를 생각해보아도 그런 일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이미 정해진 하늘님의 수순이었지 싶은 마음으로 포기하고 말았다.
괜시리 괜한 마음만 들쑤시며 교통사고를 원망해봤자 벌어진 일을 어쩌지는 못하니까 말이다.
암튼 그곳은 절대적으로 사고날 일도 없는 곳이고 속도감을 내어 운전을 할만한 곳도 아닌 그런 도로였건만
뒷차 운전자 여성은 그야말로 왜 그리 미친듯이 달려와 우리 차를 들이박았다는 건지.
그 여파는 당연히 간격을 두고 운전을 하던 앞차를 들이받는 그리하여 3중 추돌 사고가 되어버린 웃지 못할 일.
내용인즉은 이러했다.
커브길을 돌아 경기도 광주로 가는 구간이었던지라 다들 천천히 운전을 하고 있었던 바
성질 급한 화물 트럭이 계속 빵빵 거리며 빨리 가라고 뒷차를 거의 위협수준으로 몰아 붙여
운전하던 여성은 겁에 질려 무심코 액셀을 밟아 우리 차를 들이 받게 된 것....무서웠다고 하던 말을 들으니
괴물 화물 트럭들의 횡포가 장난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너무한다 싶었다.
어쨋거나 사고가 벌어지고 3사 보험회사가 출동하여 블랙박스를 확인한 후 충돌사고는 뒷차의 완벽한 과실로 처리되었고
우리 차는 중간에 낀 덕분에 사방팔방이 망가져 결국 차량 회수로 운전을 못하고
보험사에서 빌려준 렌트카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웃기게도 처갓집 산소는 결국 가지 못하였다는 슬픈 사실.
하긴 밤이 늦어서도 찾아가기도 난감한 시간이 되어버려 오후 다섯시 팔분에 벌어진 교통사고는 그렇게 정리가 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미 목덜미랑 가슴 한 켠이 욱씬 욱씬 이더니 핸폰 쥐고 있던 손에 너무 놀라 힘을 주었던 탓에 무리가 가고
앞으로 튀어나가지 않으려고 다리에 힘은 또 얼마나 주었던지 온 다리가 난리도 아니다.
역시 차만 타면 제일 먼저 습관적으로 하게 되는 안전벨트는 하고 볼 일.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부어터진 얼굴로 늘어져 삭신의 쑤심을 경험하고
일단은 고단한 몸을 쉬게 하기 위해 먼저 자고 보자......였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어나니 땀은 비오듯 흐르고 온몸이 장난이 아닌데다 목근육층과 머리는 또 어찌나 아프던지.
웬만하면 병원행은 사절하는 요즘 시점이고 보면 병원엘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망서리는 것이 사치.
하여 일찌감치 정형외과를 인터넷 서핑하고 지인찬스를 이용하며
교통사고만 나면 무조건 입원시키는 그런 병원이 아닌 꽤나 소신있고 정당하게 판정을 해주는 정형외과를 찾아가
전체적인 검진을 하였더니만 그나마 운좋게도 부러지거나 아주 못쓸 몸이 아닌
그야말로 가벼운 타박상과 근육통이 온몸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였다.
하여 개인적으로 쾌재를 부르고 무설재 마당쇠 서방이나 쥔장이나 더 이상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사태에
고마워 하면서 경미한 사고로 끝내진 3중추돌의 두번째 차량의 대단한 파손에도 불구하고
완전 행운을 거머쥔 듯 좋아하면서 살면서 겪지 않아도 될 운전 경력 삼십여년, 서방이야 사십여년의 운전 기록에
금이 가는 일이 없는 아주 대단한 기록가들의 행진을 마치게 되었다지만 그런 경험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법하더라는.
한때 스피드광이었고 여전히 운전대를 잡으면 불타오르는 질주본능이 되살아나 곤혹스러워도
이제는 미친듯이 달리는 스피드는 가슴 속에 묻고 안전하게 운전하지만
카레이서 였던 아들 덕분에 용인 카레이싱장에 주말을 담보로 끓어넘치는 스피드 열정을 분출하기도 했으며
그 폭발할 듯한 굉음 소리에 홀려 에너지를 얻기도 했고
지금은 레이싱을 그만두고 해외로 간 아들 대신 영암 레이싱장의 질주와 굉음을 나홀로 즐기는 중이긴 하다.
하지만 불타오르는 질주 본능은 거기까지, 언제부턴가는 그저 안전한 운전을 지향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상황이 상황인만큼 우리가 나설 일은 없었으나 직업은 못속인다고
사고 현장의 모든 상황을 미리 파악해 앞뒤 차량의 형태와 차량번호, 사건의 정황을 촬영한 후
날짜와 시간까지, 파손된 차량 흔적까지 기록을 해놓고
사고자와 사고 유발자 차량과 행태와 이름까지 기록을 해놓고서는 보험사 직원을 기다렸다.
그런 내 모습을 서방은 그냥 여유있게 웃으며 바라보고만 있었는데
서방왈, "그런 건 보험회사가 알아서 한다" 였다.
허나 결국 보험사 직원들의 형식적인 사진 촬영과 이골이 난듯한 사건 현장에 대한 기록은 믿을 것은 못되는 것이
차량파손은 여건에 따라 수리되는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는 사실 확인만 있었던지라
수리후 비교치가 가능할 피해차량의 훼손본은 반드시 직접 촬영해야 한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지나 도착한 친절한 보험사 직원 덕분에 마음 놓고 차량처리를 하고
안전하게 무사히 렌트카를 빌려 돌아왔다.
하지만 역시 기록 본능은 어쩔 수 없어 렌트카 또한 빌려주는 형태의 모습과
상처의 흔적이 없는지 촬영한 한후 나중에 딴소리를 하지 못하도록
차랑번호와 어떤 차였는지를 촬영한 후 탑승하여 집으로 고고고.
게다가 그에 걸맞는 배려로 대인대물 보상처리 덕분에 병원도 수월하게 다녀왔으나
역시 후유증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어서 당분간은 물리치료와 약,
그리고 놀란 근육 덕분에 뭉친 어혈을 풀기 위해 한의원도 병행해야 할 듯 하다.
어디 부러지거나 입원해야 할 정도가 아니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아마도 사고 전문 정형외과 였다면
별 수 없이 입원하라고 꼬드겼을 일이나 우린 또 그런 어영부영 남을 이용해 먹는 그런 일은 하고 싶지않은 성격이다.
사실 온 몸이 격하게 근육통을 유발하고 불편하며 머리가 아프고 목의 근육통이 장난 아니게 유발되고
손이 덜덜 떨리는 현재의 상황은 분명 교통사고 후유증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코로나 시절에 병원행도 싫고
온갖 검사도 싫어서 이기도 하다.
여하튼 그렇게 교통사고의 피해자로서 겪어야 하는 경험은 여기까지.....여전히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여도 일상을 팽개칠 수는 없는 법이니 이쯤에서 마무리.
첫댓글 운전 저는 겁이 많아 거의 운전을 안하고 대중교통만 선호를 하는데 제일 불편한 것은 새벽 기도와 아버님 산소에 갈 때 같아요,, 아무런 후유증 없기를 소망 합니다..
ㅎㅎ 그러시군요.
저는 운전대를 잡으며 음악을 들으면서 혼자만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
완벽한 자유보릉을 즐기는 편이라서
때론 질주본능에 몸을 실어 스피드를 즐기곤 하였지만
지금은 나이 생각해서 안전을 추구중 이긴 합니다.
사고 후유증은 그만그만하여 견딜만 하지만
여전히 목부근과 다리, 온몸의 근육통은 낭아있답니다.
천천히 다스려질테죠.
염려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부군이 운전하시다 생긴 일이구만요. 그만하길 다행입니다요. 차는 수리 가능한 정도인가요~?
놀라셨겠네 많이~!
폐차는 아니고 12군데쯤 촬영했으니
겉모습이 새로와지려나?
암튼
입원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인 거죠.
강제 입원, 이런 건 적성에 안맞으니 더더욱
잘 견뎌야 할 터.
서방은 그냥 참겠다니 어쩔 수 없고
그러려니 합니다.
그래도 본인 스스로 미리 룸미려 보고 방어 운전을 해서
그나마 덜 상하기는 한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