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단신 등 2405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54호(2024.05.15)
1. “AI 연구가 살길” 김정식 동문 기부 해동첨단공학관 완공
고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이 500억원을 쾌척해 건립한 모교 해동첨단공학관이 4월 25일 완공
관악캠퍼스 해동첨단공학관 전경
건물 포럼 공간에 제막한 김정식 동문 흉상
2019년 500여 억원 쾌척~ AI 융복합 5개 분야 연구~
고 김정식(전자공학48-56) 전 대덕전자 회장 겸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이 생전에 500억원을 기부해 지은 서울대 해동첨단공학관이 완공됐다. 모교는 4월 25일 관악캠퍼스 301동 맞은편 해동첨단공학관에서 준공식을 열었다. 연면적 1만㎡, 지상 7층 규모의 건물로 모교 AI연구자와 스타트업 등이 이곳에 입주해 AI 융복합 연구를 하게 된다.
2019년 김정식 회장은 “서울대에 AI 융복합 교육과 연구 공간을 조성해 달라”며 모교에 500억원을 쾌척했다. 미국 금융회사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미국 MIT에 3억5000만 달러를 기부해 AI를 가르치는 단과대학 ‘AI칼리지’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결심한 기부였다. 이미 거액을 기부해 모교 공대 해동학술정보실, 해동일본기술정보센터, 해동아이디어팩토리 등 모교 내 10여 곳의 시설을 설립한 후였다.
김 회장의 호 ‘해동’을 따와 명명한 해동첨단공학관은 2020년 첫삽을 떠 약 4년 만에 완공했다. △범용인공지능 △체화 인공지능 △멀티모달·온디바이스 인공지능 △인공지능 로봇 △인공지능 에너지 등 5개 분야를 주제로 인공지능대학원과 모교 공대 소속 100여 명의 연구자들이 입주해 AI 융복합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국내 AI 선도 기업과 산학협력, 글로벌 기업·대학과 협력도 해동첨단공학관에서 추진한다. 홍유석 공대 학장은 “공학 전문 분야 AI 복합 연구와 교육으로 인류와 산업의 난제를 해결하고, AI 인재를 양성해 해동첨단공학관을 세계적 AI 연구 메카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건물은 융복합 연구 공간답게 소통을 중시한다는 인상을 준다. 중앙을 비운 중정 구조지만 층마다 허공을 가로지르는 통로를 만들어 다른 연구실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해동첨단공학관 앞 데크 광장에서 건너편 신공학관(301동)으로 가는 다리도 놓았다. 이 다리는 2021년 해동과학문화재단에서 30억원을 추가 기부해 조성했다.
김정식 회장은 건물 완공을 보지 못하고 건립기금을 기부한 지 2개월 만에 세상을 떴다. 준공식은 그런 김 회장을 기리며 차분하게 진행됐다. 모교 유홍림 총장과 이기준 전 총장, 홍유석 공과대학장, 차국헌 건립사업추진위원장(모교 교수), 장병탁 AI연구원장과 김영재(공업화학77-81)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 박종서 대덕전자 부회장, 하영구(무역72-76) 블랙스톤코리아 회장, GS건설 허윤홍 대표, 김종훈(건축69-73) 한미글로벌 회장 등 관계자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영상을 시청하고, 김 회장의 흉상을 제막했다.
김정식 회장은 모교 공대 통신공학과 졸업 후 1960년 대덕전자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인쇄회로기판(PCB) 사업을 시작했다. 전자산업 불모지에서 라디오, 흑백TV를 거쳐 스마트폰과 반도체 핵심부품까지 끊임없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기술을 발전시킬 만큼 공학적 감각이 뛰어났다. 해동첨단공학관 건립을 제안할 당시 90세였지만 “AI를 핵심으로 한 4차 산업이 우리가 갈 길”이라며 선견지명을 보였다.
‘기술을 만들려면 인재를 먼저 육성해야 한다’는 신조로 1991년 해동과학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이공계 인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모교를 비롯한 전국 20여 개 대학 공대에 해동도서관을 건립하고 장학사업을 펼쳤다. 본회에도 장학금 10억원을 기부했다. 모교에 낸 기부금만 개인 기부자 최고액인 총 657억원에 달한다.
김영재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은 완공식에서 “김정식 회장님은 대한민국 전자산업 발전에 이바지하셨던 강직한 기업가셨고, 사람을 사랑하고 따뜻한 손길을 주셨던 후원자”라며 “젊은 창의력이 세상을 바꾼다는 회장님의 말씀처럼 해동첨단공학관이 젊은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이 가득한 인재들에게 첨단과학기술의 디딤돌이 되고, 경계를 넘어 세상의 변화에 열린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게 깊은 인상을 준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도 이날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는 “2019년 김정식 회장님께서 제가 MIT와 옥스퍼드대에 인공지능의 윤리적 연구를 위해 기부한 것에 영감을 받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감동받았다”며 “서울대 해동첨단공학관이 대한민국에서 AI 발전이 가져올 기회와 위기 연구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2. 기존 틀 깨는 인재 키워 세상 바꾸겠다
1차 학부대학 설립 릴레이포럼~ 2025년 도입, 초안 공개~
모교가 2025년 3월 새로운 교육 조직인 학부대학을 도입한다. 학부 신입생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문제해결능력, 소통과 공감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 디지털 문해력, 세계시민성 등을 교육하고 융·복합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이다. 4월 9일 관악캠퍼스 기초교육원에서 제1차 학부대학 설립 릴레이 포럼을 열고 학부대학 초안을 공개했다.
모교의 설명에 따르면 학부대학은 공통핵심역량교육, 융합교육, 글로벌 교육의 세 가지 기능을 담당한다. 기존에 교양교육을 담당하던 기초교육원을 단과대학처럼 자체 학생을 가지는 학부로 확대하는 셈이다. 전공 진입 전 공통 핵심교육과정에 주력한다는 점에선 2009년 설립한 자유전공학부나 올해 신설된 첨단융합학부에서 시도한 시스템을 전면 확대한 성격도 띤다. 김성규 교육부총장을 위시한 학부대학 설립추진단에서 교육 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모교가 제시한 학부대학 공통교육과정 초안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글쓰기, 외국어, 수학, 과학, 컴퓨팅 등 기본 학업능력을 배양하는 ‘토대’(가칭) △협업과 자기주도를 통해 다양한 문제의 접근법과 해결책을 찾는 ‘베리타스’(가칭) △학문 분과를 떠나 상상하고 해석하며, 분석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클라베스’(가칭) △세계 시민성 교육 등 글로벌 교육에 주중점을 둔 ‘탐색’(가칭)이다. 졸업요건에 글로벌사회공헌단에서 진행하는 공헌형 전공 교과목 이수를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직 구성안에선 연구 기능이 없는 교육조직인 만큼 학부대학장 아래 교육부학장을 신설하는 안이 눈에 띈다.
모교가 별도 교육 조직으로 학부대학을 추진하는 건 기존 교양교육 체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양교육 전담 기구로 모교 기초교육원이 있지만 교육 기구가 아닌 지원시설이란 행정적 지위 상 한계가 있다. 자체 전임교원을 둘 수 없어 연속성 있는 교육 계획을 추진하기 어렵고, 좋은 교과목을 개발해도 직접 개설하고 운영하기 힘들어 외국어는 인문대, 기초 수학은 자연대 등 교과를 단과대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이에 학내에서도 기초교육원을 학사 조직이나 교육기구로 전환하는 안이 꾸준히 제기됐다.
모교가 정립한 새로운 인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포럼에서 모교는 학내외 전문가와 졸업생, 재학생 52명에게 서울대 졸업생에 대한 인식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밝혔다. “기존 틀 안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한다”,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자세가 부족하다”, “주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남의 시선에서 자기를 본다”는 지적과 “자기 생각과 성취에만 집착하고, 자기 앞가림에 치중하는 서울대생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인재가 나와야 한다”는 제안이 주였다. 모교는 이를 종합해 ‘도전과 혁신’, ‘공감과 공헌’을 지닌 새로운 인재상을 도출하고, 이 두 축을 토대로 학부대학 교육 과정을 설계 중이다.
모교는 “학부대학에서 기초교육원이 쌓아온 기초교양교육 체계를 발전적으로 재구성하고, 자유전공학부에서 시도한 교육적인 시도들을 좀더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포럼에 참여한 교원 가운데선 학부대학 전환 후 기존 기초교육원 소속 강의교수의 지위와 권한 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자유전공학부 재학생들은 학부대학 설립 논의 초기부터 학부 존립과 소속 변경 등의 사안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학부대학은 종합대학으로서 서울대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겠다고 내세운다. 종합화 50주년을 맞는 2025년을 기해 교육도 진정한 종합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모교는 “학부대학의 전체 교육 방향은 잡혀 있지만 명칭이나 교육과정 모두 확정된 안이 아니며,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계속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6월까지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총 5회차의 릴레이 포럼이 열린다.
3. 전통·현대 융합 돋보인 국악과 연주회
모교 국악과(학과장 노은아)는 5월 1~2일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제66회 서울대 음악대학 국악정기연주회 ‘잇고, 있다’를 개최했다. 본회와 모교 발전재단, 동양음악연구소가 후원하고 음악대학에서 주최했다.
‘잇고, 있다’는 우리가 올곧게 ‘잇고’ 있는 아름다운 전통음악, 현재 우리 곁에 ‘있는’ 현대 창작음악을 함께 연주하함을 뜻한다. 음악을 탐구하고, 소통하며 시대를 이어간다는 국악과의 의지가 담겼다. 가곡 태평가와 가야금 산조, 소리와 춤으로 구성된 화초사거리, 대금 협주곡 ‘풀꽃’, 거문고 협주곡 ‘Rhythm of Earth, Rhythm of Heaven(대지의 파도, 하늘의 울림)’, 재학생들이 구성한 공동 창작 앙상블 ‘Trouble II-Ghost Note’, 타 전공생들과 협업한 작품 ‘Le Petit Prince’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1일 공연엔 해외 교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각국 대사,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했다. 모교 유홍림 총장을 비롯해 본회에서도 송우엽 사무총장과 각 단대 동창회장들이 참석했다.
1959년 창설한 모교 국악과는 정기연주회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 활동을 독려하고, 해외교류 활동에서도 성과를 얻는 등 진취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은아 학과장은 “앞으로 다양한 국가와 문화교류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 야구부, 대학 리그서 창단 이래 통산 2승
모교 야구부가 4월 19일 강원 횡성에서 열린 한국대학야구연맹 U리그에서 1977년 창단한 이래 통산 2승을 거뒀다. 2004년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 경기 승리 이후 20년 만이다. 이날 야구부는 엘리트 야구 선수 중심으로 구성된 경민대와 펼친 4차전에서 3회까지 8점을 내리 얻고 6회에 1점을 추가하며 7회에 9 대 2 콜드승(5안타 10도루 6삼진)을 거뒀다. 모교 야구부는 이날의 승리투수인 이서준(체육교육22입) 선수 등 고교 엘리트 선수 출신도 소수 있지만 선수 대부분이 아마추어 선수들이다.
5. 고문헌 원문검색 홈페이지 개설
중앙도서관(관장 장덕진)은 최근 고문헌 원문검색 홈페이지(http://rarebook.snu.ac.kr)를 공개했다. 도서관이 소장한 고도서·고문서·고지도·고서화·신문 등 고문헌 40만7237책의 원문 이미지와 해제 등 관련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서비스한다. 주제·언어·시대·유형·문고(경성제대 구장본, 개인 기증 등)별로도 검색할 수 있다. 모교 중앙도서관은 국내 최대 근대문헌 소장기관으로서 꾸준히 고문헌을 관리하고 디지털화해왔다. 홈페이지에서 도서관이 보유한 국보와 보물, 등록문화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 기록문화재의 낱장 사진도 볼 수 있다.
6. THE 아시아대학평가 14위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 기관 THE(타임스고등교육)가 4월 30일 발표한 ‘THE 아시아 대학 2024’에서 모교가 14위에 올랐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지만 지난해(11위)보다는 3계단 하락한 순위다. 연세대(17위), 카이스트(18위), 포스텍(21위), 성균관대(22위)가 뒤를 이었다. 아시아 전체 순위는 칭화대, 베이징대, 싱가포르국립대, 난양공대, 도쿄대 순이었다.
7. 대학연대 지역인재양성 사업단 출범
모교가 지역 격차 해소와 지역 소멸 위기 해결을 목표로 총장 직속 ‘대학연대 지역인재양성 사업단’을 설립하고 4월 26일 발대식을 열었다. 사업단은 향후 3년간 모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지역대학 학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대학 학생에게 공유한다. 올해는 항공우주공학과, 원자핵공학과, 농생대, 기계공학과에서 12개 교과·비교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경상국립대, 부산대, 유니스트, 한국에너지공과대 학생이 참여할 예정이다. 첫 프로그램으로 최근 경상국립대 ‘자동제어’ 과목 수강생을 대상으로 모교 항공우주공학과에서 지능형 자율비행체 관련 이론과 실습 강의 등을 진행했다.
8. 독일 프라운호퍼硏과 디스플레이 연구
모교 디스플레이센터는 독일 프라운호퍼 IAP 연구소 기능성고분자시스템 본부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는 ‘FIPNanOApp@SNU 연구소(이하 FIP 연구소)’를 최근 모교에 개설했다. 프라운호퍼 IAP 연구소는 퀀텀닷과 고분자 소재, OLED, QLED 등 공정기술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리는 연구개발 조직이다. FIP 연구소는 △독일-한국의 나노 소재·디스플레이 응용 기술 공동 연구 △두 연구소 간 인력 교류 △독일과 한국 내 현지 산업과 협력 체계 구축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 수주 등을 수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