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난 2일 속초여중 월드비전 홍보대사들이 교육 후 임명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 캠페인이 속초여자중학교(교장 소명식) 전체 학급으로 퍼져 나갔다. 결연 아동도 크게 늘었다.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는 국제구호개발 NGO인 월드비전의 글로벌 사랑 나누기 캠페인이다. 한 학급이 극심한 빈곤으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질병과 굶주림 속에 살고 있는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에 사는 아동과 1대1 결연을 맺고, 학생들과 담임이 매달 3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전해준다. 이 돈은 후원아동이 학교에 다니고 예방접종을 받고 가족이 생계를 잇는데 쓰이고, 다른 후원금과 함께 마을의 학교와 보건소, 화장실, 도로 등을 만드는 일에도 사용된다. ◆교사·학생 개인 후원으로 전환= 속초여중은 지난해 5월부터 학교 차원에서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 에 참여했다. 21개 학급이 아프리카의 가나와 에티오피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중남미의 과테말라와 볼리비아 등 12개국 21명의 아동과 결연을 맺었다. 학생들은 지난해 7월 월드비전이 전해준 간단한 소개글과 사진을 통해 이들을 만났고, 여름방학 전에 편지와 선물도 보냈다.시간이 지나 졸업생이 생기고 반이 바뀌고 신입생이 들어오고 교사들도 전근을 가면서 후원을 어떻게 이어갈 지 고민 속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개인별 후원을 목표로 세웠죠. 새 학년이 되면 기존 학급에서 맡았던 아동은 학생이나 교사의 개인 후원으로 전환하고, 학급은 새로운 아동과 결연을 맺어 후원 아동을 늘려나가는 겁니다.” 지난해 전 세계 빈곤아동들의 처참한 현실을 전해 주며 이 캠페인을 확산시킨 김상기 담당 교사는 개인 후원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1명의 결연아동 중 4명은 올들어 교사 3명과 한 학생이 개인적으로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나머지 17명은 지난해 후원하던 학급의 담임 교사를 따라 새로운 학급과 만났고, 10개 학급이 새로운 아동과 결연을 맺으면서 속초여중은 27개 전체 학급이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에 동참하게 됐다. 여기에 교장과 교감을 비롯해 10여명의 교사들이 1대1 개인후원을 하고 있고, 담임이 없는 교사들도 월드비전 사업을 지원하고 있어 속초여중은 글로벌 사랑 나누기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19일 열린 글로벌 사랑나누기 홍보교육. ◆월드비전 학생 홍보대사 임명=“학생들이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에 계속 관심을 갖고 후원을 이어가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이를 위해 우리가 왜 세계의 빈곤 아동들을 도와야 하는지 계속 공감하도록 세계시민교육 등 교육홍보를 지속해야 합니다.”속초여중은 지난달 19일 신입생을 비롯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월드비전의 글로벌 사랑 나누기 홍보교육을 진행했다. 이어 학급회의를 통해 캠페인의 참여 여부를 논의했고, 전체 학급이 참여를 결정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돕는 일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 것이 큰 성과”라며 “그래야 후원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 2일에는 월드비전 홍보대사 교육 및 임명장 수여식도 가졌다. 이날 학급수보다 많은 29명이 임명장을 받았다. 이들은 월드비전에 대한 홍보와 함께 후원금과 편지를 모아 보내고, 1년에 서너차례 후원 아동의 소식도 전해주고, 월드비전의 여름캠프에도 참여한다. “한비야씨 말처럼 세상이 어둡다 하지 말고 나부터 촛불을 켜고 옆사람에게 붙여주면 세상이 밝아질 거예요. 월드비전 강원지부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청하고 대상 나라와 아동을 지정하면 후원할 수 있습니다.” 김 교사는 월드비전의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가 다른 학교에도 좋은 바이러스로 퍼져나가길 바랐다. 담임교사와 아이들이 의견만 모으면 학급 차원에서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장재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