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성 ㅇ은 아음(牙音)이며 木에 속한다.
국제 음성기호 분류를 참고하면, 한국어의 ㅇ(종성의 ㅇ, [ŋ])은 연구개 비음이다.
설근(혀뿌리)이 연구개(여린입천장, 목구멍 바로 앞쪽)와 닿아
구강 뒤쪽을 폐쇄시킨 상태에서 나는 콧소리이다.
조음위치로 따졌을 때 연구개음이라는 점에서 ㅇ은 ㄱ, ㅋ에 가까운 발음이다.
같은 연구개음이지만, ㅇ이 좀 더 목구멍에 가까운 부분을 사용하는 발음이다.
연구개에서 ㅇ발음과 ㄱ, ㅋ발음에 사용하는 부위는 약 1Cm 정도의 간격이 있다.
1) 발음기관에 따른 배속
훈민정음에서는 종성 ㅇ(당시에는 옛이응)을 분명히 아음(牙音)이라고 밝히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옛이응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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唯牙之胱 雖舌根閉喉聲氣出鼻
다만, 어금니 소리(아음)의 胱(옛이응)은 비록 혀뿌리가 후두를 막아 소리의 기운이 코로 나오지만,
而其聲與o相似 故韻書疑與喩多相混用
그 소리가 ㅇ과 비슷하여 운서에서도 胱(옛이응)이 초성인 의(疑)자와 ㅇ이 초성인 유(喩)자가 자주 서로 섞여 사용된다.
今亦取象於喉 而不爲牙音制字之始.
(따라서) 지금 (胱자를) 역시(ㅇ처럼) 목구멍에서 상(象)을 취하였고
어금니 소리로써 (옛이응의) 글자를 만드는 기본으로 삼지 않은 것은
(옛이응의 모양을 만들 때 목구멍의 모양을 본땄으며 ㄱ,ㅋ처럼 혀뿌리가 굽은 모양을 본따지 않은 이유는)
盖喉屬水而牙屬木 胱雖在牙而與o相似 猶木之萌芽生於水而柔軟 尙多水氣也.
대개 목구멍은 물(오행의 水)에 속하고, 어금니는 나무(오행의 木)에 속하는데
胱(옛이응)은 비록 어금니에서 일어나지만 ㅇ과 서로 비슷하며
마치 나무의 싹이 물에서 나지만 부드러워서 오히려 물기운이 많음과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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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응의 글자 모양이 둥근 이유를 설명한 내용이다.
옛이응은 ㄱ,ㅋ처럼 어금니에서 발음이 일어나며 아음(어금니소리)에 해당하지만
그 소리가 ㅇ(초성의 ㅇ)과 비슷하기 때문에
글자를 만들 때 목구멍의 모습을 본따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옛이응이 분명 아음(牙音)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ㆁ이 초성의 ㅇ(음가가 없는 글자)과 자주 서로 섞여 사용되므로
후음(喉音)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옛이응은 설근과 연구개를 사용하여 만드는 발음으로 분명히 아음에 해당한다.
아음에 해당하는 ㄱ, ㅋ, ㅇ(종성) 가운데 ㄱ,ㅋ은 연구개의 같은 위치를 사용하며
종성 ㅇ은 ㄱ,ㅋ보다 약간 더 안쪽, 연구개 중에서도 목구멍에 가까운 위치를 사용한다.
종성 ㅇ의 조음 위치는 아음의 ㄱ,ㅋ과 후음 ㅎ의 조음위치 사이에 있다.
'마치 나무의 싹이 물에서 나지만 부드러워서 오히려 물기운이 많음과 같기 때문이다.'
라고 비유한 것이다.
종성 ㅇ을 오행으로 따지면 木이면서 물기를 많이 머금은 것으로 습목(濕木)에 해당한다.
십간, 십이지의 글자 중에서는 을(乙)과 묘(卯)가 이에 해당한다.
2) 오행의 성질에 따른 배속
종성의 ㅇ은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는 옛이응(ㆁ)이었다.
옛이응이 초성에 쓰이는 발음은 현대 국어에는 존재하지 않고 있으나,
만일 있다고 한다면 역시 ㄱ,ㅋ처럼 연구개 파열음에 해당할 것이다.
이는 아래 ㄱ,ㅋ에 대한 설명에서처럼 닫힌 상태를 열고 나오는 발음이므로
木의 성질을 가진 소리라고 할 수 있다.
* 종성에 쓰이는 발음은 다음에 모음이 오지 않을 경우 폐쇄적이고 답답한 느낌이 난다.
그 중에 유성음(ㄴ,ㄹ,ㅁ,ㅇ)은 답답한 느낌이 덜하나
무성음(ㄱ,ㄷ,ㅂ,ㅅ)이 종성에 올 경우에는 매우 답답한 느낌이 난다.
이런 내용은 초성-중성-종성 체계의 특징에서 찾아야 하며
기본적으로는 초성의 발음에서 오행의 성질을 찾아야 한다.
ㄱ, ㅋ 역시 木에 속한다.
ㄱ, ㅋ은 혀뿌리가 여린입천장에 닿아 구강 뒤쪽을 일시적으로 폐쇄시켰다가 열면서
(공기의 흐름을 터뜨리면서) 내는 발음이다. 이를 연구개 파열음이라 한다.
1) 발음기관에 따른 배속
훈민정음에서는 어금니 부근에서 나는 소리라 하여 ㄱ, ㅋ을 아음(牙音)이라 하였다.
어금니는 나무의 형상이라고 보아 아음(牙音)을 木에 배속한 것이다.
ㄱ, ㅋ 발음을 하면 혀의 양쪽 가장자리가 어금니 부분에 닿는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혀뿌리가 연구개(여린입천장)에 닿는다는 것이다.
ㄱ, ㅋ을 발음할 때 어금니에 닿지 않게 하여 발음할 수는 있으나,
혀뿌리가 연구개에 닿지 않게 발음할 수는 없다.
어금니가 없는 사람이라도 ㄱ, ㅋ을 발음할 수 있으며, 어금니는 발음기관에 해당한다고 보기 힘들다.
어금니를 강조하여 아음(牙音)이라 한 것은 상징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2) 오행의 성질에 따른 배속
木은 계절 중 봄에 해당한다.
봄이 오면 땅 속에 감추어져 있던 만물(식물, 동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튀어나온다.
spring(봄)은 spring(용수철, 튀어나오다)이다. 木은 시작, 발산, 전진의 의미가 있다.
ㄱ, ㅋ은 폐쇄되었던 상태(水)를 열고 나오는 소리이므로 木의 성질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