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여수에 간다.
오늘밤 지리산학교&지리산행복학교 일을 밤새 하고
하던대로 남들과 다르게 일어나(?오전10시전 전화불통 울학교식구들은 아시져? ㅋㅋ) 여수로 향하려고 한다.
여수 여성자활센터와의 인연은 센터장 김선관선생님이 지리산학교를 찾아오고나서부터 시작되었지만 마치 아주 오래된 인연같다.
내가 처음 지리산에 와서 고민하던 여성의 문제와 여성의 문제가 단순히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에 부딪히면서 힘들어 하던 그시간, 김선관 대표는 몸으로 부딪히며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여성들을 구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차저차 작년에는 고알피엠의 수다 글쓰기로, <차와문화> 문화부장이자 글쟁이로 재작년부터 강의를 시작해서 작년에는 한달에 두번씩 강의를 맡다가
올해는 급기야 전남여성인권센터 이사를 맡아달라고 해서
이 오지랖, 또 주체를 못하고 돕기로 했다.
내가 고민하던 부분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주저했을지 모르지만 김선관 대표에 대한 의리와 우리 여수 식구들의 바람을 따르고자 덜컥 소임을 맡고 내일 총회를 하러 간다.
내가 실상, 뭘 하겠는가!
앞으로 하는 행사에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고마울뿐...
가는 내일, 이원규 시인의 귀한 시 한편을 들고 간다.
시만 가져가는 게 아니라 낭송도 해주셔야 해서 내일 귀빈처럼 모시고 갈 계획이다. ^^
참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
분명코 봄은 봄이로다
이원규<시인>
마침내 때가 무르익어
갠-지겡 상쇠가 꽹과리를 치자
저 하늘의 문이 열리듯
여수 향일암 오동도의 첫 동백꽃이 눈을 뜬다
덩실덩실 하늘이 응답하고
너울너울 땅이 화답하는 천지신명의 봄이로다
덩기닥 장구소리에 어깨춤을 추며 꽃바람이 불고
징소리, 징소리의 파문들이 물수제비를 뜨는 남해바다로
봄기운의 물고기 떼들이 몰려오면
지상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단전에서 좌심방 우심실까지
둥두둥 북소리가 울린다
아아, 그러나 봄은 분명코 봄이로되
아직은 환장할 봄, 너무나 아픈 봄이로다
안 되겠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꽹과리를 쳐라 징소리 북소리를 울려라
꽃샘추위에 피던 꽃이 지더냐
장구를 치고 나발을 불어라 오던 봄이 돌아가더냐
갠-지겡 삼진박에 첫눈을 뜨는 동백꽃을 보아라
징소리 입에 물고 헤엄치는 물고기 떼와
장구소리에 날갯짓하는 벌 나비들을 보아라
터질 듯 심장의 북을 치는 보름달, 그 북소리를 받아먹고
어느새 파릇파릇해지는 냉이 쑥 마늘 갓을 보아라
오늘은 저 하늘의 별들도 모두 내려와
지상의 풀꽃으로 피어난다
더불어 촛불이다, 마침내 온 세상이 촛불의 은하수다
굴려라 삼진박 풍물을 치듯이
또 하루 날마다 지구를 굴리고
다시 우주 상생의 기운을 굴려라
그리고 울려라, 들숨 날숨의 한 호흡으로 울려라
일하며 놀며, 다투며 더 사랑하며
북을 울리고 여수의 여성들을 속깊이 울려라
마침내 때가 왔으니 갠-지겡 상쇠가 꽹과리를 치자
덩실덩실 하늘이 응답하고 너울너울 땅이 화답하는
천지인 천지인 신명의 봄
마침내 전남 여수 자활여성들의 봄이 오고 있다
첫댓글 우리나라 여성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건 겪어보지못해 실감이 안나지만...음~~도움이 될수있음 좋겠네요~~우리나라는 약자가 너무 많아요 ㅠㅠ
슬픈현실 ㅠㅠ;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가 그렇지요. 성매매피해여성, 매맞는여성, 등등 학대받는 여성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많답니다. 제가 처음 지리산에 와서 놀란 건 다방의 숫자였지요.
그런데 성매매의 경우는 단순히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에요. 사회구조적인 모순으로부터 출발하지요. 이 이야기는 매우 길어서 언젠가 실생활과 연계해서 제가 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장하고 고마운 일, 과연 고알피엠이네! 사람의 에느지는 그렇게 쓰야지,
아직도 우리사회 보호망의 사각지대에 팽개쳐진 억울하고 고통받는 약자들,
스스로 힘으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없는 수렁에 빠진 우리딸들, 자매들에게
부디 북치고 꽹가리 울리는 봄소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네.
김선관선생께도 안부전해 주시게.
네네 안부 전해드릴께요.
그런데 이번 입학식에 못 오실지 모른다고....
나에게로의 여행 2는 어찌? ㅜㅜ
정의롭고 상식적인 세상을 위해서 서로가 나누고 애쓰는 많은 분들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결실들이 기다리고 있길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쌤...^^
저도 김선관님과 같은 분들을 응원합니다. 아자!
숙연해지네요...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작은 힘이나마 재능기부하러 가야겠네요.... 기회 주신다면요.....
기회드리리다.^^
늘 학교행사에도 조용히 뒷정리 다하는 하니님^^
멋찐 하니~
내가 사람보는 눈 없다고 가끔 혼나지만
하니님을 제대로 본 걸 보면 내가 그리 잘못보는 건 아니라는 ^.~
과찬이십니다!!!! 굠처장님 따라가려면.... 조족지혈이지요..... 으쌰쌰!!!! 전체수업 기다려 집니다요!!!^^
미투우~~!! 반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