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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의 세계 – 지리산(성삼재,반야봉,삼도봉,뱀사골)
1. 앞은 지리주릉 대판, 뒤는 문바위등과 왕시루봉, 그 뒤 오른쪽은 차일봉
어릴 때 나는 말을 타고 산꼭대기에 올라가곤 했다. 태양이 내 발아래에서 빛나며 골짜기의 푸른 목초지가 멀리 내
려다보이는 곳이었다. 그리움에 가득 차서 하늘을 쳐다보며 기다리곤 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슬퍼
하며 바닥에 드러눕고는 두 팔을 뻗어 품는 시늉을 했다. 아, 따스하고 언제나 옳은 땅. 나무껍질의 생김새, 풀 내음,
바람에 살랑거리는 잎들의 소리여, 나는 이들처럼 언제나 옳기를 바랐다.
하지만 날더러 그렇다 하는 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았다. 그런 나는 말없는 땅에서 일어나 말을 타고 산을 내려
오곤 했다.
―― 피터 매티슨(Peter Matthiessen, 1927~2014) 지음, 이한중 옮김, 『神의 山으로 떠난 여행(원제 : The
Snow Leopard)』(갈라파고스, 2010)에서, 조지 살러(George B. schaller, 1933 ~ ), 『Mountain Monarchs:
Wild Sheep and Goats of the Himalaya』(1977)에서 인용
▶ 산행일시 : 2026년 8월 8일(토), 맑음
▶ 산행코스 : 성삼재,노고단대피소,노고단고개,돼지령,임걸령,노루목,반야봉,삼도봉,화개재,뱀사골,와운마을,
반선주차장
▶ 산행거리 : 도상 20.9km
▶ 산행시간 : 9시간 40분(03 : 02 ~ 12 : 42)
▶ 교 통 편 : 다음매일산악회(28명) 버스 이용
▶ 구간별 시간
23 : 40 – 양재역 1번 출구 100m 앞
02 : 13 – 춘향휴게소( ~ 02 : 28)
03 : 02 – 성삼재(1,080m), 산행시작
03 : 36 – 무넹기 쉼터, 임도 갈림길
03 : 50 – 노고단대피소
04 : 03 – 노고단고개
04 : 47 – 돼지령
04 : 56 – 피아골삼거리
05 : 06 – 임걸령
05 : 36 – 노루목(1,480m)
05 : 44 – 반야봉삼거리(1,550m)
06 : 03 – 반야봉(般若峰, 1,732m), 휴식( ~ 06 : 47)
07 : 20 – 반야봉삼거리
07 : 35 – 삼도봉(三道峰, 낫날봉, 날나리봉, 1,500m), 휴식( ~ 07 : 45)
08 : 02 – 화개재(1,316m), 휴식( ~ 08 : 12)
08 : 46 – 막차 쉼터
09 : 24 – 간장소
10 : 17 – 제승대
10 : 35 – 병풍소
10 : 41 – 병소
11 : 14 – 탁용소(濯龍沼)
11 : 20 – 뱀사골탐방로 입구, 와운교(臥雲橋)
11 : 42 – 와운마을 천년송
12 : 04 – 와운교
12 : 07 – 요룡대
12 : 32 – 반선교(半仙橋)
12 : 42 – 반선주차장, 산행종료, 버스 출발(13 : 52)
15 : 25 – 금산인삼랜드휴게소( ~ 15 : 35)
17 : 25 – 양재역
2. 산행지도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용기다. 아주 기이하고도 독특하고 불가해한 것들을 마주할 용기. 이런 면에서
인류가 비겁해진 결과, 삶에 끼친 피해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 ‘환상’이라고 하는 경험, 이른바 ‘영적 세계’라는 것,
죽음 등과 같이 우리와 아주 가까운 것들이, 예사로 얼버무리는 사이에 우리 삶에서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러는
사이 그런 것들을 느끼는 데 필요한 감각들은 모두 퇴화되고 만 것이다. 신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피터 매티슨이 『神의 山으로 떠난 여행』의 프롤로그에 인용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한 구절이다. 산행에서도 필요한 것은 오직 용기다.
‘반야(般若)’는 불교에서 사물의 참된 실상을 깨달은 최상의 지혜를 뜻한다고 한다. 지리산 반야봉에서 이른 아침의
뭇 산들을 보고 싶었다. 반야일출도 반야낙조 못지않을 것이다. 한 달 전부터 무박산행으로 거기에 오를 기회를 엿
보았는데 오늘에야 성사되었다. 성삼재 가는 밤차에서 모두 자느라 차창 커튼을 꼭꼭 내리는데 나만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커튼을 올린다. 다행히 나와 차창 커튼을 공유하는 뒷좌석의 회원이 묵시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산의 밤
모습도 간산(看山)하고 싶어서다.
성삼재 도착 03시. 어정쩡한 시간이다. 오늘 일출 시각이 05시 43분께이다. 일출을 노고단에서 보기에는 너무 이르
고, 반야봉에서는 너무 늦다. 노고단고개에서 노고단 탐방(미리 예약을 해야 하지만)은 05시에 문을 개방한다. 성삼
재에서 노고단 정상까지는 3km이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릴 것이다. 여하튼 간다. 이곳의 기온은 어제의 서울과는
전혀 딴판이다. 선선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대 상쾌하다. 완만한 임도를 오른다. 너른 임도가 좁다 하고 무리지어
오르다가 얼마 안 있어 혼자 가는 산행이 되고 만다.
반바지 차림에 몸에 착 달라붙는 런닝 백팩을 메고 가는 젊은이들이 많다. 그들은 달리다시피 빠른 걸음 한다. 덩달
아 내 걸음이 빨라지는 것을 경계한다. 무넹기 안전쉼터다. ‘무넹기’는 노고단 부근의 계곡물 일부를 화엄사 계곡으
로 돌렸다고 하여 ‘물을 넘긴다’는 뜻에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이곳은 구례읍 전경과 섬진강, 노고운해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라고 하는데, 나는 여태 무넹기를 밤으로만 지나서 그런 풍경을 알지 못한다.
무넹기 안전쉼터를 지나자마자 노고단고개를 오르는 갈림길이다. 노고단고개까지 산허리를 길게 도는 ‘편안한 길’
인 임도는 2.6km이고, 곧바로 오르는 계단 또는 돌길은 1.0km이다. 곧바로 오른다. 가파른 테크계단 길게 오르고,
이어 돌길 지나면 임도와 만나고, 임도 따라 산허리 돌다가 다시 가파른 돌길 0.2km 오르면 노고단대피소이다.
너른 광장 쉼터 음수대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곧장 돌계단 길로 노고단고개를 오른다.
노고단고개 도착 04시 03분이다. 일출을 보려면 우선 노고단 출입문이 열리는 05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노고단고개
에서 노고단까지 0.7km이니 일출시각을 맞추기에는 넉넉하다. 한참 망설이다가 노고단을 오르지 않을 핑계거리를
마련한다. 동녘 하늘을 올려다보니 검은 구름이 횡행하여 여명의 광경은 가늠할 수 없지만 일출은 어렵겠고, 노고단
주변 초원에 그 무수하던 원추리 꽃들도 어두워서 감상하기 쉽지 않을 것이며, 노고단 운해는 반야봉 정상에서 더
잘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3. 일출 즈음한 남동쪽, 앞은 남부능선, 뒤 구름을 처음에는 산봉우리로 잘못 알았다.
4. 반야봉에서 조망, 앞은 고리봉, 색조가 시시각각 변한다.
5. 천왕봉은 구름에 가렸다. 해는 높이 솟았다.
6. 반야봉에서 북동쪽 조망
8. 노고단, 오른쪽 멀리는 무등산이 틀림없다.
9. 앞은 고리봉
10. 앞은 토끼봉, 멀리는 영신봉
11. 문바우등과 왕시루봉
12. 중간은 문바우등과 왕시루봉, 그 뒤 오른쪽은 차일봉
13. 노고단, 멀리 오른쪽은 무등산
14. 앞은 고리봉
큰 숨 한 번 내쉬고 헤드램프 심지 돋우고 반야봉을 향한다. 등로는 노고단 왼쪽 사면을 길게 돌아내린다. 완만한
돌길이다. 혼자 가는 산행이다. 산바람이 시원하다. 가을 냄새가 난다. 노고단을 돌아내린 주릉 안부가 돼지령이다.
옛날 지리산 노고단 등에서 하늘과 산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제물로 바칠 돼지를 깨끗하게 기르던 곳이라 하여
‘돼지판(대판)’이라 부르던 것이 ‘돼지령’으로 이어졌다고도 한다.
돼지령에서 1,411.6m봉을 넘고, 길게 내렸다가 대판(돼지판, 1,383.4m) 사면 돌아 잠깐 내리면 ┣자 갈림길 피아
골삼거리이고, 조금 더 가면 임걸령(1,347.4m)이다. 조선 시대 이 지역을 무대로 활동했던 의적인 ‘임걸년(林傑
年)’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주릉 임걸령에서 왼쪽으로 5m 떨어진 곳에 약수터가 있다. 명수(名水)다. 파이
프가 미어지고 돌확이 파이도록 콸콸 흐른다. 한 바가지 받아 마셨는데 얼마나 시원한지 얼음물 다름 아니다.
임걸령 지나면 등로는 아연 험해진다. 가파른 돌길 오르막이다. 05시가 넘었는데도 하늘 가린 울창한 숲길이라 헤드
램프 밝혀 오른다. 노루목(1,480m) Y자 갈림길. 반야봉도 1km이고, 삼도봉도 1km이다. 오늘 산행코스 중 반야봉
을 오르는 하이라이트이다. 모처럼 땀 뺀다. 0.2km 오르면 반야봉 삼거리(1,550m)이다. 반야봉을 올랐다가 되돌아
와서 이곳을 거쳐 주릉 삼도봉으로 간다. 배낭을 벗어놓고 갈만도 하지만 나는 반야봉에서 먹고 마시며 오래 머무를
예정이라 메고 간다.
나뭇가지 사이로 동녘을 얼핏 바라보았다. 여명이 장려하다. 중천 구름을 운해 위로 솟은 산봉우리로 착각한다.
어서 가서 저 전모를 보자 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데크계단과 돌길을 번갈아 오르고 또 오른다. 등로 주변의 풀꽃
들이 수대로 응원한다. 어수리, 산오이풀, 둥근이질풀, 도라지모시대, 원추리, 동자꽃, 마타리 등등. 키 작은 잡목 숲
을 이슥 지나 반야봉이다. 먼저 온 길을 살핀다. 대판, 그 아래 문바위등, 왕시루봉, 노고단, 차일봉을 알아보고,
성삼재, 고리봉 너머 간미봉 연릉, 산동 건너 견두산 연릉이 반갑다.
반야봉 정상 표지석 뒤로 지리주릉을 살핀다. 천왕봉은 검은 구름에 가렸고 그 위로 빛 무리가 하늘이 열리는 듯 쏟
아진다. 영신봉 오른쪽 남부능선은 어둡고, 북동쪽 덕유산 연릉이 보일 첩첩 산 너머는 구름인지 산봉우리인지 분별
하기 어렵다. 그러고 나서 노고단을 발아래 두는 데크전망대 앉아 아침 먹는다. 바람은 그치지 않는다. 숫제 춥다.
반야봉을 오른 많은 사람들은 여벌의 긴 팔의 웃옷을 걸쳤다. 내 이럴 줄 몰랐다. 어제만 해도 야외 작업(예초, 전정)
하는 나는 폭염경보발령으로 오전만 일하고 오후에는 대기실에서 쉬었다.
반야봉에서 보는 풍경은 순간순간 변한다. 구름과 햇빛의 조화로 그 색조가 순식만변한다. 반야봉에서 40분이 넘도
록 머문다. 그래도 발길 돌리자니 아쉽다. 아까 다만 눈웃음만 보냈던 풀꽃들을 가까이 다가가 일일이 눈맞춤 한다.
이때의 관화(觀花)는 관산(觀山)와 똑 같은 즐거움이다. 주춤주춤 내려 반야봉삼거리이고, 잰걸음하여 삼도봉이다.
조선 선비의 산수기행을 새삼 들추어 본다. 간재 유몽인(艮齋 柳夢寅, 1559~1623)의 「유두류산록(遊頭流山錄)」
의 한 대목이다.
“두류산은 방장산(方丈山)이라고도 불렸는데,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에도 “방장산은 저 바다 건너 삼한에 있
네”라고 한 구절이 있다. 또한 시의 주석에는 “대방국의 남쪽에 있다”라고 했다. 지금 살펴보니 용성의 옛 이름이
대방(帶方)이다. 그렇다면 두류산은 삼신산(三神山 :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중의 하나가 되는 셈이다. 그 옛날
중국 진시황과 한무제는 배를 띄워 이 삼신산을 찾게 하느라 쓸데없이 공력을 허비했는데, 우리는 이렇게 앉아서
그냥 얻고 있으니….”
두보의 장편 오언배시인 「봉증태상장경기이십운(奉贈太常張卿垍二十韻)」의 첫 4구가 그 출전이다. 두보는
산 욕심도 대단했다.
方丈三韓外
崑崙萬國西
建標天地濶
詣絶古今迷
방장산은 삼한의 밖에 있고
곤륜산은 만국의 서쪽에 있네
광활한 천지에 표지를 세우고
고금에 잘 모르는 변경에 가고 싶네
15. 노고단
17. 도라지모시대
18. 둥근이질풀(Geranium koreanum Kom.),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일본명은 쵸센후우로(チョウセンフウロ,
朝鮮風露)이다.
19. 노고단, 맨 왼쪽은 차일봉
20. 둥근이질풀
21. (삼도봉에서 바라본) 앞은 흰듬등, 맨 왼쪽은 불무장등, 멀리는 백운산 연봉
22. 반야봉
23. 어수리
우리나라에서는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다고 하여 ‘어수리’라고 불리는 산나물이다. 일본명은 하나우도(ハナウド,
花独活)이다.
24. 둥근이질풀
25. 동자꽃
일본명은 마츠모토센노우(マツモトセンノウ, 松本仙翁)이다.
가부키(歌舞伎) 가문과 관련된 ‘마츠모토(松本)’와 교토의 사찰인 ‘센노우(仙翁)’가 합쳐진 이름이다.
일본의 식물학자 마키노 토미타로(牧野富太郎, 1867~1957)에 따르면, 이 꽃의 독특한 형태(5개의 꽃잎 끝이 갈라
진 모양)가 일본의 전설적인 가부키 배우 가문인 ‘마츠모토 코시로(松本幸四郎, 1674~1730)’의 집안 문양인 ‘요츠
하나비시(四つ花菱)’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26. 막차 쉼터 부근 뱀사골계곡
삼도봉(전라북도(남원시), 전라남도(구례군), 경상남도(하동군)이 만난다)은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는 ‘날라리봉
(1,501.0m)이라고 한다. 원래 이 봉우리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명유래에 따르면, 정상부의 바위 모양이 농기구인
‘낫의 날’을 닮았다고 하여 ‘낫날봉’이라 불렀는데, 세월이 흐르며 어감이 비슷한 ‘날나리봉’ 혹은 흥겨운 가락을
연상시키는 ‘늴리리봉(닐리리봉)’으로 변형되었다고 한다.
잠시 휴식하며 암벽 난간에 다가가 발아래 흰듬등과 불무장등, 통꼭지봉, 당재를 바라보면 지난날 오지산행의 추억
을 떠올린다. 지금 그리로 오가는 길은 비지정탐방로이다. 반야봉 너른 품 우러르고 삼도봉을 내린다. 암벽 밑을
돌면 데크계단이 이어진다. 데크계단이 무척 길다. 그래서인지 중간에 3곳의 쉼터가 있다. 데크계단 끝나고 숲속 길
조금 더 가면 화개재(1,316m)이다. 이제 뱀사골 반선까지 9.2km를 가야 한다.
화개재 데크계단에 걸터앉아 휴식하며 무료하여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단속한다는 금지사항과 위반 시 과태료 부과
안내문을 읽어보았다. 나로서는 처음으로 알게 되는 내용이다.
흡연 60만원, 취사, 야영 10만원, 쓰레기 투기 10만원, 샛길 출입 20만원, 야생식물 채취는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음주행위 1차 위반 5만원, 2차 이상 10만원
나는 지리산에서는 위 사항에 한 번도 걸린 적이 없다. 다만 설악산과 덕유산, 가리왕산 등지에서는 비지정탐방로
출입으로 1차 10만원을 과태료를 문 적이 있다.
뱀사골을 내린다. 데크계단 길게 내렸다가 돌길을 간다. 선봉교 건너고, 막차 쉼터 지나고 연화교를 건너도록 계류
는 말랐다. 안영교(安永橋) 건너면서부터 계류가 잴잴 흐르더니, 유유교(幽幽橋) 아래는 제법 포말 이는 와폭이 보
인다. 간장소는 여전히 검푸르다. 옛 소금 상인들이 하동 화개장터에서 화개재를 넘어오다 소금 짐이 이 소에 빠져
간장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하고 이 소의 물을 마시면 간장까지 시원해진다고 한다.
간장소를 지날 때면 긴장한다. 왼쪽 지계곡 계류는 이끼폭포에서 내려온다. 그 계류가 보잘 것 없다. 안도의 한숨을
쉰다. 살았다! 만약 수량이 많다면 이끼폭포가 보고 싶어 갈까 말까 마음고생깨나 했을 것이다. 소원교 건너 제승대
내려다보고 대웅교 건넌다. 옥류교 건너며 옥계반석 살피고, 명선교(明善橋) 건너 병풍소 내려다본다. 병풍소는
낭떠러지에 둘러싸여 있어 다가가기 어렵다. 병풍소가 뱀사골계곡 중간지점4.5km이다. 병소 지나고 병풍교를 건너
면 금포교다. 금포교를 건너면 임도 3.5km가 시작되고, 계류는 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이용된다고 출입을 금지한다.
큰 뱀이 목욕을 했다는 탁용소(濯龍沼) 지나고 구름도 쉬어간다는 와운 마을 갈림길이다. 와운 마을 천년송을 보러
간다. 거기까지 0.8km이다. 도로를 약간 오르다 계곡 옆으로 난 데크로드로 간다. 정작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여기다. 땀 뺀다. 반야봉을 오르면서도 이렇게 땀을 흘리지 않았다. 고도 155m 높여 고도 701m 지점이다. 할머니
소나무가 명품으로 우아하다. 천연기념물 제424호다. 수고 20m, 흉고 6m, 수관 12m. 할머니 소나무 위쪽에 있는
할아버지 소나무도 명품인데, 할머니 소나무의 풍성한 위용에 비해 빼빼 마른 모습이라, 구경 온 사람들은 할머니에
게 양기를 다 뺏겨서 저렇다고 한다.
와운교로 되돌아와서 계곡 옆 데크로드로 간다. 숲속 길이다. 계류 출입은 군데군데 허용한다. 물놀이 나온 사람들
이 ‘물 묻은 손에 참깨 달라붙듯이’ 많다. 반선교. 반선주차장까지는 1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반선주차장 근처 편의
점에 들러 이곳 특산주인 인삼 동동주 한 병 사들고 다리 아래 그늘로 간다. 옥수인 개천에 무릎까지 담그고 동동주
독작한다. 다리 아래 그늘진 개천에는 옷을 입은 채로 물속에서 자맥질하고 물장구치며 노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당찬 여자들이다. 도리어 내 눈 둘 데가 마땅치 않다.
27. 뱀사골계곡
34. 와운 마을 천년송(할머니 소나무), 천연기념물 제424호이다.
37. 할머니 소나무 위쪽에 있는 할아버지 소나무
38. 요룡대,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일명 흔들바위다.

첫댓글 지리산 다녀 오셨네요.
저는 가본 지 너무 오래 되어서 지명들도 다 낯섭니다.
오래전 이맘때 지리태극 한다며 더산님과 갔을 때 한밤의 냉랭했던 추위가 생각납니다.
반야봉, 뱀사골 반갑네요. 달궁마을도 궁금하군요.
지리산도 갈 데가 많은데 무박이라서 좀처럼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점점 더 게을러지는 탓이기도 하지만.
잘담은 산행기에 잠시나마 지난 지리의 발자취를 소환해 봅니다~
몇년전에 똑같이 돌았는데 와운마을은 못가고 왔지예~
덕분에 즐감하고 갑니다.
이끼폭포를 가지 않는 대신 천년송을 보러갔는데
더운 날 된비알을 오르느라 무척 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