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바닷가를 고향으로 갖고있어 행복한 산우들이 있다.
바닷가 인근 또는 바다 한가운데 솟아 있는 산등성을 오르며 주변에 펼처저 있는 해안따라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기암괴석과 해변의 풍광을 잊지 못하기에 내륙 깊숙히 백두대간 줄기를 넘는 산우들과는 그 생각이 관념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산은 저마다 갖고있는 특징이 다르기에 한마디로 뭉뚱그려 말하기 다소 곤란하지만 말이다.
2003년 4월 15일(화) 아침 9시 30분. 월미도 선착장에 모습을 나타낸 산우들은 싱그러운 바닷 내음을 맞으며 무의도를 향한 화요 산행길에 오른다.
3대에 차량에 분승하여 영종도행 카페리호에 승선한 산우들은 모두 12명, 무의도의 향수를 잊지 못하여 멀리 서울 목요산악회에서 내려온 朴尙玉동문을 비롯, 吳秉益 화요산악회장과 全永德 사무총장, 金瑛基, 禹大均, 兪洪錫, 李未鉉, 李榮求, 任基石, 鄭樂憲, 趙載憲, 그리고 필자이다. 우리의 호프 돌샘은 심한 감기 몸살로 부득히 참여치 못하였다.
삼면이 바다로 둘려 쌓여있는 한반도의 입지적인 요건은 다분히 해양성이다. 그러나 부침을 거듭한 오랜 역사속에 나약한 선조들은 중국 대륙문화에 흡입되어 동방예의지국만의 자리에 안주함으로서 장보고와 같은 해양입국의 불세출의 걸물을 뒤로하고 섬나라 倭에게 그 위세를 양보함으로서 임진/정유의 양대왜란과 20세기에 들어와 36년간의 나라를 잃는 국치의 한을 감수해야만 했다.
유대/게르만족과 함께 세계3대 우수한 두뇌를 갖고있는 민족으로서 우리는 이제 21세기 IT 정보화 시대에 맞추어 세계속에 한국으로 거듭나야 되겠다는 필연과 당위성 속에서 내일을 바라 보아야 할 것이다.
유난히도 화창한 봄 날씨속에 곧게 뻗은 영종도 해안도로에는 시속 80km의 제한속도에 맞추어 낭만의 여정길을 정다웁게 나란히 달려 나간다. 좌측으로는 마침 썰물때라 질펀한 너른 갯벌이 시야에 들어오고, 우측으로는 천일염전에서 소금걷이 하는 염부들의 모습을 오랜만에 지켜 보면서 간간 무인속도 측정기의 패말이 눈길을 끈다.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관계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 해양탐구 학습장을 지나고 영종도 해수피아 온천장을 스처 지나면서 멀리 백운산의 정겨운 자태가 아련히 다가온다. 우뚝솟은 인천국제공항의 관제탑이 바라보이는 중간에는 여객터미널의 교통센터와 화물터미널의 청사 건물들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제비가 날던 永宗島와 용이 노닐던 龍遊島사이에 놓여 있던 삼막도를 헐어 연결시킨 인천국제공항은 전천후 해상공항으로서 24시간 항공기의 이착륙은 물론, 미래형 초음속/초대형 항공기가 운항하는 최첨단 공항이다. 년간 17만회의 운행으로 2천7백만명의 여객과 170만톤의 화물을 소화 해 내는 매머드급의 에어포트인 인천국제공항은 단순한 항공교통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교통/정보/물류/상업/쇼핑/레저등 사람과 문화정보가 한데 어우러지는 교통의 한마당이며 동북아시아의 중심 위치를 차지하는 허브공항이다.
특히 여객 터미널은 잠실종합운동장 축구장의 60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공항 건물로 44개의 탑승구가 설치되어 있고 일류 호텔 못지 않은 다양한 편의 시설이 골고루 갖추어저 있는 곳이다.
거센 물살이 흘러가는 잠진도 나루 선착장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10분경, 도선장 앞을 가로막은 입간판이 눈길을 끈다.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여 08:30 - 11:30까지 결항 예정임을 알려 드립니다. (주)무의도 해운" 아뿔사! 인천 바닷가 사람이면서도 도서의 "물때"를 미처 생각지 못한 실수를 범했던 것이다.
인천 앞 바다는 간만의 차가 특히 심하여 일주일 간격으로 조금과 사리가 반복되며 오늘이 음력으로 15일이 되는 사리 여섯 물때로 물이 많이 빠지는 때임을 깜빡 했던 것이다. 따라서 잠진도와 무의도를 연결 운항하는 카페리호는 이곳 선착장에 선수를 대지 못하고 바다 한 가운데서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바다낚시 동호인 께서도 물때를 잘 맟추어 출조하여야 좋은 조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별수 있나! 한시간여를 기다려야 한다. 그래 친구들, 편안히들 쉬시게나. 몇몇은 인근 슈퍼 탁자에 재빨리 고-스톱판을 벌린다. 오나가나 보는 한국인의 놀이문화이라 낯 설지가 않다.
이곳으로부터 무의도 까지의 선가는 일천원/승용차는 1만원. 차는 이곳에 주차시켜 두기로 하고 각자는 색만을 둘러메고 건너기로 한다. 드디어 카페리호는 밀물때를 맞추어 선착장에 선수를 대고 승객과 차량들은 승선을 시작한다.
11시 10분. 무룡2호 카페리호는 일행과 함께 무의도를 향해 출항한다. 불과 10분 상거에 있는 가까운 거리인 무의도와 잠진 선착장 사이는 물살이 거센 곳으로 예전에는 물반 고기반의 유명한 낙터 였으나 인천국제공항 건설에 따른 수로 변경으로 지금은 그 많던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金瑛基 옛 조사는 탄식하듯 말의 여운을 남긴다.
대부도에 가서 돈자랑 하지 말고
영흥도에 가서 술자랑 하지 말고
덕적도에 가서 머리 자랑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宋相鎬 회장은 교육도서인 덕적도 출신 아닌감! 또 한가지 실미도에 가서는 물자랑 하지 말라고 한다, 물이 한방울도 안나는 섬이니까!
11시 20분. 산우 일행은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에 도착하여 순환도로에 올랐다. 선착장 입구 도로변에는 조개구이, 조개탕, 바지락 손칼국수 집들이 늘어서 있다. 이곳 앞바다의 갯벌은 조개, 낙지, 민챙이, 칠게, 고동, 소라의 천국이다. 한참때 조개잡이 아낙의 하루 수입이 10만원이라고 했으니 가히 짐작할 수 있지 않겠나?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10분쯤 걸어가니 일단의 다른 산행객들이 함께하며 우리는 마을앞 산행안내판 표지를 따라 국사봉 정상을 향한 산행을 시작한다. 완만한 진달래 능선길에 들어스니 계절이 지났는가. 야산의 진달래꽃은 거의 떨어지고 연두색의 잎새가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12시정각. 해발 200m에 주 능선 상에는 힘든 깔딱고개가 예외없이 이어지고, 좌우 등산로에는 붉은 진달래가 만개되어 한철을 뽑낸다. 산밑과 산위에 기온차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드디어 우리는 1차 정상 애기봉에 섰다. 사변이 확 트인 바다를 굽어보며 발밑으로 실미도와 실미 해수욕장이 길게 누어있다. 천혜의 은빛 모래와 2km에 달하는 초승달 모양의 해변 모래 사장은 동시에 2만명 이상을 수용 할 수 있고 가족과 연인간은 최고의 자연경관과 더불어 사랑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섬 舞衣島, 썰물이 되면 실미 해수욕장과 실미도 사이, 하루에 두번 물이 갈라 지면서 드러나는 모세길을 따라 걷는 실미도 관광은 필수 코스라고 한다.
12시 20분. 드디어 우리는 國寺峰 정상에 섰다. 국사봉은 무의도 북쪽 230m의 아담한 산이다. 호룡곡산(244m)에 이은 무의도 제2봉으로서 지금은 나무 숲으로 덮여 있으나 산기슭에 절터가 있어 국사봉이라 부른다는 표지석이 서있다. 행정구역은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 산 151-1번지이다. 1957년 정상에서 우연히 발견된 청동불상과 각종 토우등이 출토되어 무의도의 긴 역사의 산증거가 되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시가지가 손에 닿을듯 하며 멀리는 연백반도와 태안만까지 조망할 수 힜으며 외항선을 비롯한 고기잡이 배들이 그림같이 떠있는 환상의 섬, 무의도 정상 이기도 한 것이다.
정상표지석 앞에 모여 기념촬영후 일행은 갖고온 다과와 음료로 간식을 나눈다. 정성들여 싸갖고 오는 산우의 우정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鄭樂憲, 李未鉉. 朴尙玉 산우! 고맙네! 무의도 정상을 오르며 큰무리 선착장. 샘꾸미 선착장, 호룡곡산, 하나개 해수욕장등 이곳만이 갖는 진한 토속어가 옛고향의 향수를 자아낸다.
자 이제 하산해 볼거나. 주변을 정리하고 우리는 호룡곡산 방향 우측에 있는 하나개 해수욕장 방면으로 방향을 잡는다. 당초 국사봉과 호룡곡산을 종주하는 산행 계획 이었으나 이곳 물때를 예측하지 못하고 시간을 지체한 탓으로 호룡곡산 종주는 부득히 다음 기회로 미루고 하산키로 한 것이다.
완만한 오름길 산행과 달리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한 돌밭길이라 미끌어 지는 산우들이 더러 있다. 급경사면을 지나며 솔밭과 진달래가 어우러진 숲길을 헤치고 편편한 야산 둔덕으로 나오니 길가 풀밭에서 나는 풀내음이 코 끝에 와 닿는다. 그렇게 싱그러울 수 가.............
오후 1시. 하나개 해수욕장의 입간판이 보이고, 그 뒤로 오찬장소인 "해변집"의 옥호가 보인다. 오늘 화요산악회의 오찬 먹거리 순례는 자연산 낙지 철판구이다. 이곳 갯벌 구멍에서 갓잡아 올린 싱싱한 낙지는 지난해 서산 구도항에서 맛본 박속 밀국 낙지보다 더 커서 그 힘이 보통이 아니다. 들통에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른다. 억센 주인아저씨와 승강이 끝에 철판에 올려진 산낙지는 심한 몸부림 끝에 축 늘어지며 그 생을 마감한다.
그 외 꽃게찜과 탕, 자연산 영양 굴밥, 조개해물 칼국수등이 이집의 주요 메뉴이다. 吳秉益 회장의 제창에 따라 무사 산행을 감사하는 건배를 드리고 산행에 지친 몸들이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천진란만하다.
오후 2시20분. 오찬은 마무리 되며 산우들은 미니버스에 올라 하나개 고갯길을 넘어 큰무리 선착장을 향한다. 흥건해진 산우들의 입에서는 정겨운 노래가 흘러 나오고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경관을 만끽하며 오늘의 산행은 마감이 된다. 자 그러면 산우들! 다음 만날 때까지 안녕히...............
첫댓글 무의도에서 옷벗듯 모든잡념을 벗어던지고 그빈자리에 해물로 차곡차곡 채웠으니 신선이 따로있겠소만, 더군다나 백두대간과는다른 氣가 서해로뻤친 웅장한 氣를 만끽들하셨다니 부럽기 그지없소이다. 이름하여 바다산꾼이 아니오리까?
건강한 이들의 건강한 삶. 자상하고도 감명을 주는 산행기였읍니다.
즐거웠던 시간을 다시 한번 회상케 하는 김형의 산행기! 우리의 가는 세월을 잠시나마 부뜰어 매놓는 기분이네요. 감사하므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