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고. 대회 끝난지 3일이나 지났는데, 계속되는 근육통에 맥도 없고 몸살 기운도 느껴지는게
좀 무리하긴 했나봅니다.
7월 19일 제천 울트라 대회 이후로는 여행도 많이 다니고, 가족행사도 많았고
직장에서는 팀에서 '장비와 총기'를 담당하는 직무를 맡아 이것저것 신경쓰느라 예전에 비해서는 훈련량이 적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 아침 수영강습 가본 건 손에 꼽을 정도에다 아침훈련을 거의 건너 뛰고...
아내에게 "당신 이렇게 운동 안하고 철인대회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되네"하며 놀림소리까지 듣고...
저도 내심 이번 대회는 무사히 완주하고 시간대는 11시간 30분 정도로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철인여행에 동행한 아내보고 자전거 끝날 무렵 2시쯤에 대회장으로 오라 하고,
6시~7시 사이에 들어올꺼라고 그때 보자며 모텔방을 나섰지요.
(장모님이 여주에서 50K 거리인 경기도 하남에 계셔서 장모님께 들린다는 핑계로 가족들이 철인여행에 동참합니다)
진철 식구들과 오랜만에 만났는데 식구들이 있어서 많은 시간 못보내서 아쉽네요.
11시쯤 김천에서 출발하니 2시에 여주대회장에 도착했는데 검차 및 선수등록장소가 썬밸리호텔이네요. 윽...
그래서 사전에 공지사항을 잘 읽어봐야 합니다.
검차하고 선수등록 번호를 잃어버려서 만찬, 분실신고 때문에 대회장↔썬밸리호텔을 3번이나 왕복하는 고생을 했네요.
나중에 물품챙기는데 시계도 두고 오고, 아미노산도 없고, 종아리 압박스타킹도 놓고 오고. 덤벙되는 걸 고쳐야는데..ㅠ.ㅠ
수영
아침에 일어나서 거철식구들에게 끼어서 다슬기해장국 한그릇 얻어먹고, 이것저것 챙겨 대회장으로 가서
임시번호를 받고 물품을 챙깁니다.
수영은 자신도 없고, 실력도 잘 안늘고, 훈련도 힘들고..^^
그래도 흐르는 강물 수영은, 짠물 파도 망망대해 바다보다는 강둑을 보면서 옆호흡 만으로도 갈 수 있는 장점이..
요즘 수영강습에서 3~4번 서면서 드래프팅 연습한게 도움이 되었나 봅니다.
앞사람 드래프팅 하면서 흐르는 유속을 느끼며 수영을 종료했습니다.
바꿈터에 빠진 자전거가 많이 없어서 내가 수영을 잘했나 보다 하면서 전광시계를 힐끗보니 1시간 5분 정도에 나왔네요.
왜 이렇지??? 왜케 빨리 나온겨??
자전거
분명히 점검을 했는데, 출발하려고 보니 속도계 고장, 저번 여주대회때도 그러더니...
내려서 손을 볼까 하다가 그냥 느낌대로 라이딩하기로 하고 페달링을 시작합니다.
코스를 알고 있다는 게 참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여주대회는 완전평지에 갤러리도 많고 보급소도 많고, 더군다나 오늘은 바람이 아예 없는 무풍의 날씨..
한 15k 갔을까? 366번 선수가 비슷한 속도로 치고 나갑니다. 속도계도 없겠다, 규정 간격을 두고 드래프팅 하기로 결심.
(나중에 확인하니 네오클럽의 고수 박성진 선수더군요, 간격만 유지하면서 따라오라며 이끌어 줘서 감사했지요)
한바퀴 돌고 만난 최영준 마산철인 선수와 그렇게 세명이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자전거를 탑니다.
결국 1바퀴 남기고서는 박성진 선수를 떠나보내야 했지만, 따라다니는게 상당히 속도유지와 멘탈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보급은 물통파워젤 9개와 그냥 파워젤 3개.. 다른 대회때는 이렇게 못 먹었는데 오늘은 참 많이 먹었습니다.
그렇게 자전거를 마치니, 소요시간 6시간 20분. 생각보다 넘 빨라 한바퀴 덜 돌았나 하는 생각도 했었지요.
바꿈터를 돌아보니, 거치된 자전거가 10대가 안됩니다. 헉...내가 미친거여.ㅠ.ㅠ
달리기
자전거에서 오버했다는 느낌에 다리가 무겁습니다.
런에서 엄청 고생했던 첫 킹코스 목포대회가 생각나며 좀 무섭기도 했구요.
회장님이 자전거로 달려와서는 '한발 한발 딛는 다는 생각으로 뛰어라, 욕심 버리고...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뛰어!'
라며 응원해줍니다. 손유성, 오일환, 송강섭 등등 쟁쟁한 철인 선배님들이 쌩쌩한 발걸음으로 저를 앞질러 갑니다.
다행히도 5k 정도 뛰니 근전환이 되었는지 속도는 안나지만 뛸만 합니다.
1랩당 1시간 2분, 마지막 바퀴를 시작하는데 종아리 위쪽 오금 부분에 쥐가 내립니다.
음... 경기하면서 쥐난 적이 없어서 살짝 당황했지만 그냥 다리를 질질 끄는 주법으로 뜁니다.
발목이나 무릎을 움직이면 쥐가 나서 그냥 질질질.. 회장님과 봉달이가 마지막 랩에 마중 나와서 힘을 실어줍니다.
'한 발에는 아들, 한 발에는 딸 하면서 뛰어!! 가족들이 기다린다!!!'
중간에 잃어버린 파워젤 2개를 낙무형님이 찾아 주었고,
회장님 자봉단이 준비한 살얼음낀 비타민 보급이 참 힘이 났습니다.
보급소마다 들러서 바나나 한조각이라도 삼킬려고 했고..
다른 대회보다 많이 먹었는데, 속도를 안내니 생각보다 속이 편안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마치며
항상 대회가 끝나면 짜릿한 성취감 속에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개인적인 목표였던 Run의 Sub 4 달성에는 실패.
그래도 부족한 훈련량에도 수영과 자전거에 자신감이 생긴 대회입니다.
이 자신감이 다음 대회 때에도 도움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회장님과 봉달이의 최강자봉과 응원에 정말 감사하며,
같이 대회장까지 동행해서 날 행복하게 해준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감사하며,
더불어 완주하며 힘을 주신 낙무형님, 악어행님, 사탕철인 축하드리며
멀리서 응원 많이 해주신 진철 식구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진철 화이팅!! 얍!! 얍!!
<수영 사진>
<자전거>
첫댓글 멋지다~~~♥♥♥ 오랜만에 보니 더 반가운것 있지 가족들 기다린다고 가라고 가라고 해도 내 들어오는것 보고 간다고 해서 마지막8km 는 진짜 열달 한것 같다 ~~~고마워 ~~~♥♥♥^~^
다음은 톱이여....
진짜~~수고하셨습니다~~^^
회복 잘 하십시옹~~^^
역시 엘리또는 다르네요ㅋㅋ
새카마케 그을린 모습에서... 정말 머찌고 머찐놈이란 걸 알았다... 철인 한답시고 까불고 다녔는데... 우리 담이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뉘우쳤다^^ 가족과 함께하는 모습에 찬사를 보내고 나날이 발전하는 담담이가 되기를 기원한다^^
담아 넌 참말로 머쪘다^^ 힘!!!
멎지다
담아 넘 고생했고 멋지다..이제 푹쉬어라..힘
멋찐놈
후기 멋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