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탈레반 압제를 끝내려는 노력을 국제사회에 주문하며 고양이들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린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스트립은 전날 뉴욕 유엔 본부에서 탈레반의 엄혹한 통치를 끝장내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 여성들에 대한 통제가 갈수록 늘어나 이제는 동물들이 훨씬 더 많은 권리를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에 대해 여성들을 "높이 존중했으며 절대 고양이들과 여성들을 비교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탈레반 정부는 지난달 이른바 '도덕법'의 새로운 묶음을 도입했는데 스트립은 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것들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공공 장소에서 여성이 목소리를 내면 안되며 혈연이나 결혼으로 맺어지지 않은 남성을 똑바로 쳐다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3년 전 재집권을 했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정권은 점점 더 아프간 여성들을 옥죄고 있다. 여성들은 집을 나서면 얼굴과 온몸을 완전히 가려야 한다. 여성과 소녀들은 학교나 공원, 체육관, 스포츠클럽에 가는 일이 금지됐다.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노동)의 유형은 제한을 받는다.
스트립은 "오늘 카불의 암컷 고양이는 여성보다 많은 자유를 누린다. 고양이는 앞 의자에도 갈 수 있고 얼굴에 햇볕을 느낄 수 있으며 공원의 고양이도 쫓을 수 있다"면서 "다람쥐도 오늘 아프간 소녀보다 더 많은 권리를 누린다. 왜냐하면 공원은 탈레반에 의해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닫혀 있기 때문"이라고 개탄했다. 그녀는 "한 마리 새도 카불에서 노래하는데 소녀는 공공장소에 있으면 안된다. 이건 특출난 상황이다. 이건 자연법칙을 억누르는 것"이라면서 "이런 문화, 이런 사회가 거꾸로 돌아가는 모습은 다른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스트립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과 소녀들을 "서서히 질식시키는 일을 끝내달라"고 세계 지도자들에게 호소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도 함께 자리해 여성을 교육하고 고용하지 않으면 "글로벌 무대에 합당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정치국장은 "누구도 이슬람이 여성들에게 부여한 권리를 부정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어머니, 누이, 아내로서 높이 존중하고 있다. 그들은 가정과 사회에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우리는 절대 그들을 고양이들과 비교하지 않는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덧붙여 수십만의 여성이 다양한 정부 부서와 기업들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끄는 서구권에서는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법률들을 규탄하고 있지만 탈레반 정권은 이슬람 샤리아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옹호하고 있다. 나아가 그들은 교육 시스템을 이슬람 원칙에 더 일치되게 만들려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일단 규제들이 정비되면 여성들은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움직임도 없는 상황이라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