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어울마당 후 배움터에 오니 아이들도 움직일 때 마다 에구구 소리를 냅니다.
그런데 오늘 소코봉 갔다왔다고 힘들다 하면서도 신나게 노네요.
지금 여기를 사는 아이들을 보면 이런 모습에 감탄하게 되지요.
아침 맞이를 와온공온에서 하고 소코봉으로 향했다네요.
그런데 가다보니 '이길이 아닌가벼' 다시 길을 찾아 살이 풍성해진 소코봉을 다녀왔네요.
신난다는 눈이 아파서 안과 갔다오니 만나는 동무들 마다 인사를 해줍니다.
" 괜찮아?"가 아닌 " 안경쓰니까 똑똑해 보여."
또 감탄합니다.
이런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ㅎㅎ
그러니 아픈 눈은 어디로 가고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산과 나무, 풀들이 연두에서 초록으로 변화하듯 우리 동무들의 시선과 몸짓도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여전히 싱싱하고, 생명력이 가득합니다.
오늘은 사랑어린 벗들이 가득한 날입니다.
그런날을 장날이라고 하지요.
졸업한 금강이가 갑지가 나타나서 안아주기도 하고,
산청 간디학교에서 인턴하러 온 한결이,
마을인생학교에 새로온 예슬이와 하준이.
그리고 학교 방수공사하러 오신 많은 선생님들...그리고 교육청 사람들...
새로운 언니들이 오시면 제일 환대할줄 아는 이들이 우리 동무들이죠.
언니들 옆에 딱 붙어서 온갖 친절로 사랑을 피워냅니다.
특히 앵두를 따서 언니에게 선물하느라 거의 다 떨어진 나무에도 척척 올라갑니다.
또 이들의 모습에 감탄합니다.
낯선 공간에 첫 발걸음을 디딘 언니들의 표정에 사랑이 어리고 미소가 피어나더군요.
오후에는 농사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닭장 거름을 치우고, 상추를 따고, 풀을 매고, 약을 치고...
일꾼들이 가득합니다.
마침 강남여고 선생님들 오셔서 맛있는 우리 상추를 들릴 수 있는 기회도 생겨서 흐뭇했지요.
드릴 수 있음의 기쁨이란 것, 상대가 흡족하게 잘 받아주니 가능한 것.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하니 좋습니다.
만물이 어우러져 일상이 흘러갑니다.
이러 저러한 여러 일들이 줄줄이 다가오지만 그것들 덕분에 고요를 인식하게 되고 알아차리게 된 하루입니다.
자칫 많은 일로 짜증이 나거나, 헐떡이게 될 수도 있지만 숨 한번 잘 쉬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둬집니다.
이런 일들 덕분에 내가 덜 괴롭기 위해 얼른 '알아차림' 모드로 들어가고자 정신을 차리게 된 하루이기도 합니다.
곧 먼길 떠날 마을인생학교 언니들과 한주간 인턴쉽하러 온 한결이 언니...
몇일간 우리가 살 공간에 비가 새지않도록 도와줄 천사님들...
모두모두 잘 머물다 가시길 마음모읍니다.
아마 싱싱하고, 향긋한 우리 동무들의 환대가 이들에게 사랑어린 빛을 보내줄 것입니다.
오늘도 각자 머문 곳에서 애써 살아오신 사랑어린 가족들도 수고하셨습니다.
하루 마무리 잘 하시길요.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