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죄 걸릴라, 바로 위층 윤석열 징계위 안간 심재철

[나라사랑]

2019년 12월 9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심재철(왼쪽) 법무부 검찰국장이 당시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 대변인을 맡았다./조선DB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2차 심의에서 중징계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증인 심문이 당일 취소됐다. 앞서 직권으로 심 국장을 증인 채택했던 징계위는 이날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증인 심문을 취소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미애 장관 최측근인 심 국장이 위증죄 처벌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날 법무부로 정상 출근한 심 국장은 증인 출석 대신 진술서를 제출했다. 심 국장 사무실은 과천청사 1동 법무부 6층으로, 징계위가 열리고 있는 7층 법무차관 회의실 바로 한층 아래다.

◇尹 측 심문 기회 부여 후 돌연 증인 취소

징계위는 지난 10일 1차 심의 때 징계위원에서 스스로 ‘회피’한 심 국장을 직권으로 증인 채택했다. 그러면서 심 국장을 포함한 증인 8명에 대해 윤 총장 측에는 심문 기회를 주지 않기로 해 ‘절차상 위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정한중 징계위원장 대행은 2차 징계위를 앞두고 윤 총장 측에도 심문 기회를 주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 방침대로면 심 국장은 이날 징계위가 채택한 증인으로 출석해 ‘판사 문건’ 제보 관련 등에 관해 증언할 것으로 예상됐다. 추 장관이 윤 총장 징계사유라고 밝힌 6가지 중 핵심인 ‘판사 사찰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심 국장은 지난 2월 대검 반부패부장 시절 ‘판사 문건’을 제보받은 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은 지난달 이 문건을 근거로 윤 총장을 ‘성명불상자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하고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릴 예정인 15일 정한중 징계위원장 대행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정 위원장 대행은 지난 10일 직권으로 증인으로 채택했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증인 심문을 이날 돌연 취소했다./이태경 기자◇징계위 ‘형사소송법 위증죄’ 준용 부담 탓?

그러나 징계위는 증인 채택 닷새만인 이날 직권으로 증인 채택했던 심 국장을 다시 직권으로 취소했다. 법조계에서는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는 징계위에서 위증죄 처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 증언대를 피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검사징계법 26조는 증인·감정인들이 증언 전 선서와 관련해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한다’는 형사소송법 157조를 준용하도록 했다. 한 검찰 간부는 “징계위가 윤 총장 측에 질문 기회를 주지 않고 추 장관 측근인 심 국장과 짜맞추기 증인 문답을 계획했다가 질문 기회를 주게 되니 입장을 바꾼 것, 자기모순”이라고 했다.

◇증인 출석 대신 진술서, 尹 “대부분 사실 아냐”

증인 출석 대신 심 국장이 제출한 진술서는 효력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형소법 313조는 피고인이 아닌 사람이 작성한 진술서는 그 내용에 관해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작성자에 대한 신문 기회를 줘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심 국장의 진술서에 대해서는 윤 총장 측에 심 국장 반대 심문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윤 총장 측은 심 국장이 제출한 진술서를 검토한 결과 사실과 다른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고, 형소법 규정에 따라 다음 심의 기일이 정해지면 심 국장 심문을 요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