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시안게임이 막바지를 향해 간다.
금메달의 영광에 미필남자선수들의 경우
군 면제까지 걸려 있어 관심이 더해간다.
특히나 국내에서 인기를 누리는
구기종목들의 결승이 다가와 더 흥미롭다.
그중에 최고 인기 종목인 축구와 야구가
예선에서의 침체를 이겨내 관심은 더 고조된다.
축구는 이미 결승에 올랐고
야구는 어제 일본을 이겼으니 결국
결승에 진출할 거로 예상된다.
두 종목 모두 객관적 전력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우세하다는 평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그렇게 예선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니
최고의 실력으로 우승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두 종목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달라 보인다.
축구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의적인 반면
야구에 대해서는 비아냥거리는 글이 가득하다.
숙적 일본을 이겼건만 여전히 반응은 싸늘하다.
선수 선발의 잡음, 경기 내용에 대한 불만 등
여러 이유가 겹쳐 그러는 것 같다.
2.
그 모습을 보자니 10여 년 전 생각이 난다.
그때는 ‘축구장에 물 채워라’라고 떠들었었다.
승부조작, 국제대회의 실망스런 결과 등으로
축구의 인기는 바짝 하락하고
욕이란 욕은 다 먹었던 기억이 있다.
반면 야구는 베이징올림픽 우승 등의 호재로
고척돔 경기장을 짓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10여년 만에 전세는 역전되어
비슷한 상황임에도 야구는 죄인이 되고,
축구는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는 중이다.
3.
인기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민심의 이반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을 뭐라 할 필요도 없다.
결국 최고의 실력과 최선의 노력으로
최상의 결과를 얻기 바라는 마음일 테니까,
선수들은 남은 경기에 온 힘을 쏟으면 그만이다.
지금 인기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놔두고
할 일, 경기에 집중하면 되겠다.
무엇이든 영원히 좋을 수 없고
영원히 나쁘지만은 않을 테니까 말이다.
4.
본래 ‘축구장에 물 채워라’는
인기에 비해 세계 수준에 못 미치는 축구보다
박태환, 김연아 등 세계 일인자가 나온
비인기종목에 투자하자는 말이었다.
야구에 대한 힐난, 축구에 대한 관심
모두 인기가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다른 여타 종목들에 비해서는.
비난이니 관심이니 하는 표현은
타 종목의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부잣집 아들의 투정과 자랑에 불과할지 모른다.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고
정치인들이 말하던데 딱 그 입장이 아닐까?
그러니 지금 대중의 반응에 흥분하지 말 일이다.
그저 최선을 다 하자.
군 면제니 인기니 하는 것들은 다 잊고
동료들과 마음을 합하고
격려하고 애써서 멋진 경기를 하자.
사람들의 반응은 또 몇 년 뒤에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일이니.
+
축구와 야구 중심으로 스포츠를 보는 일인으로서
겨우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때가 되어서야
만나는 타 종목 선수들에게 한 마디 드린다.
분명 이 글을 보는 일도 없겠지만.
“고맙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수고가 어떤 것인지,
인기나 돈보다 더 귀한 순수한 열정이 무언지
배웁니다.
결과가 어떠하든, 인기가 있든 없든
당신들은 최고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