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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닻꽃이 피었다기에 – 화악산(실운현,북봉,중봉,조무락골)
1. (화악산 북봉에서 바라본) 안개구름에 가린 매봉
산에서 경쟁하는 것을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대개의 경우 그런 일을 회피해왔다. 산행 도중 같은 산을 노리
는 사람과 만나 함께 가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어떤 경우에는 먼저 가도록 양보하기도 했다.
나는 나이라는 것을 삶의 제한으로 삼지 않았고, 오히려 활동적이고 발전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확신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렇게 해서 바라던 것들을 두루두루 채워왔고, 기대한 것들을 이루어왔다. 그렇다고
해서 남더러 본을 받을 받으라고 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내 방식에 찬동하고 그렇게 하려는 사람을 보면 본보기가
되어 주고 싶은 자존심이 고개를 든다. 그때 내가 기대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 발터 보나티 저, 김영도 옮김, 『내 생애의 산들』(조선매거진, 2012)
주) 발터 보나티(1930~2011)는 이탈리아 태생으로 천부적으로 뛰어난 산악인이다. 그의 명성은 몽블랑 산군의
그랑 카퓌셍 동벽 초등을 시작으로 페루, 파타고니아, 그리고 히말라야에 걸친 초등과 새 루트개척 등으로 집약되
고, 1965년 마터호른 북벽 동계 단독초등을 끝으로 산악계를 떠났다. 보나티에게 등반은 자신의 한계를 추구하고,
산과 자신이 하나임을 우선으로 여겼다.
▶ 산행일시 : 2026년 8월 16일(일), 흐리고 비
▶ 산행코스 : 사창리 쪽 화악터널 입구,실운현,북봉,중봉,조무락골,쌍룡폭포,복호동폭포,삼팔교,용수동 종점
▶ 산행거리 : 도상 11.3km
▶ 산행시간 : 6시간 33분
▶ 갈 때 : 전철 타고 가평역으로 가서, 15-4번 군내버스 타고 목동으로 가서(버스요금 : 1,650원), 택시 타고
사창리 쪽 화악터널 입구로 감(택시요금 : 25,300원)
▶ 올 때 : 용수동 종점에서 15-4번 군내버스 타고 가평역으로 가서, 전철 타고 옴
▶ 구간별 시간
07 : 25 – 가평역, 목동 경유 용수동 가는 15-4번 군내버스 출발(07 : 45)
08 : 10 - 목동터미널
08 : 45 – 사창리 쪽 화악터널 입구(890m), 산행시작
09 : 05 – 실운현(實雲峴, 1,050m)
10 : 16 – 1,406m봉( ~ 10 : 35)
10 : 44 – 북봉(1,440m), 휴식( ~ 11 : 00)
11 : 43 – 중봉 0.2km 갈림길, 휴식( ~ 11 : 54)
12 : 05 – 중봉(1,446m)
13 : 00 – 조무락골, 삼팔교 5.0km, 중봉 1.5km
13 : 30 – 쌍룡폭포
13 : 41 – 복호동폭포
14 : 57 – 삼팔교
15 : 06 – 용수동 종점, 산행종료, 15-4번 군내버스 출발(15 : 40)
16 : 37 – 가평역
2. 산행지도
어제 메아리 님이 화악산을 갔다. 거기서 본 참닻꽃과 금강초롱꽃, 흰진범 등을 카톡에 보내왔다. 오늘 하루 종일 비
소식이 있어 참닻꽃이 피지 않았더라고 했으면 화악산 산행을 다음 주말로 미루려고 했으나, 어서 가서 보라는 채근
으로 받아들였다. 가평 가는 전철은 물론 가평역에서 목동을 경유하여 용수동 가는 15-4번 군내버스는 한산하다.
등산객들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군내버스가 가평읍을 벗어나자 승객은 나 혼자다. 여러 정류장을 거치지만 타고
내리는 손님이 없어 택시처럼 달린다.
목동터미널에서 콜택시 부른다. 기사님은 전에 나에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털어놓았던, 젊었을 때 오토바이 사
고로 말투가 지금처럼 어눌하게 되어버렸다는 그 분이다. 반갑다. 기사님은 아침식사를 하다 말고 나왔다. 화악터널
가는 길. 도중에 계곡을 끼고 있는 글램핑장이나 오토캠핑장은 차를 댈 수 없게 대성황이다. 대로 갓길에도 끝도 없
이 주차하였다.
화악산 들머리인 실운현을 가기로는 오늘 나의 교통(광인 님이 알려주었다)이, 종전에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
를 타고 사창리로 가서 택시 타고 화악터널 입구로 가는 것보다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사창리로 가는
경우, 시외버스 14,000원에 택시요금이 18,000원이고, 산행시작도 09시 40분경이나 되어야 한다.
화악터널 입구 데크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창안산과 두륜산, 대성산은 안개구름에 잠겼다. 여기 올 때 버스와 택시
차창 밖으로 언뜻언뜻 나타나던 운해 위로 솟은 기경을 목도했던 터라 아쉬움이 크다.
다행히 비는 뿌리지 않는다. 화악터널 왼쪽 위 사면을 간다. 화악터널 오른쪽 사면을 완만하게 돌아 임도에 올라서
실운현으로 가는 길도 있지만, 거기에서는 흰진범을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굳이 험로를 택한다. 풀숲 헤친다. 내리는
비를 맞는 게 아니라 풀숲과 잡목을 헤치자니 이미 내린 비를 소급해서 맞는 셈이다. 금방 바지자락이 흠뻑 젖는다.
선답의 산행표지기가 등로를 안내한다. 마른 도랑 건너고 잔 너덜투성이 골짜기로 안내한다.
가파른 오르막이다. 땅에 코를 박다시피 한다. 해마다 점점 더 가팔라지는 것 같다.이런 데서는 등로를 가로막은
누운 고사목도 까다로운 장애물이다. 포복하여 지난다. 고개 들어 흰진범을 본다. 영락없이 하얀 작은 새들이 합창
하는 모습이다. 소리 없는 합창이다. 잠시이지만 발걸음 멈추고 바라보는 시간에 가쁜 숨을 돌린다. 흰진범
(Aconitum longecassidatum Nakai)은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맹독성 식물이라고 한다.
속명 아코티움(Aconitum, 투구꽃속)은 고대 그리스어 ‘아코니톤(akóniton)’에서 유래하였는데, 그리스어로 표창
또는 투창을 뜻하는 ‘아콘티온(akontion)’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옛날에 이 식물의 강한 독을 화살촉이나
창날에 발라 동물(늑대 등)을 사냥했다고 한다. 다른 설은 ‘날카롭다’는 뜻의 ‘ak’와 ‘원뿔’을 뜻하는 ‘konos’가 합쳐
져 ‘숫돌(akone)’이나 ‘뾰족한 잎’을 뜻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헤라클레스가 지하세계의 괴물 개 케르베로스를
지상으로 끌고 나왔을 때, 그 침이 떨어진 ‘아코나이(Aconae)’ 지역의 바위틈에서 이 독초가 자라났다는 신화도 있다.
3. 흰진범, 맹독성 식물로 우리나라 특산식물이기도 하다.
4. 북봉 가는 길, 안개 속 풍경
6. 금강초롱꽃,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며,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로 취약종이다.
8. 북봉 가는 길
10. 둥근이질풀,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11. 참닻꽃,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며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로 멸종위기종이다.
다음은 오비디우스(Ovidius, 기원전 43년 ~ 기원후 17년 또는 18년)의 『변신이야기(Metamorphoses)』 제7권
(Book VII)의 ‘메데아와 테세우스’에 나오는 이야기다.
“바로 동굴 내리막길로 해서 티륀스의 영웅(‘헤라클레스’를 말한다)은 눈부신
햇빛으로부터 얼굴을 돌린 채 발버둥 치던 케르베루스를
아다마스로 만든 사슬들에 묶어 끌고 나왔던 것이다.
그때 녀석은 미치도록 화가 나 동시에 세 목구멍에서
울려 퍼지는 개 짖는 소리로 대기를 메우며
초록빛 들판에다 흰 거품을 뿌려댔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거품이 굳어지며 비옥한 토양에서 양분을
섭취하여 해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딱딱한 바위에서 생겨나 자라는 까닭에 시골사람들은
그것을 아코니톤이라고 부른다.”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변신이야기(Metamorphoses)』, 도서출판 숲, 2007)
종소명 longecassidatum은 ‘길다(long)’라는 뜻의 라틴어와 ‘투구를 쓴’이라는 뜻의 라틴어 형용사 ‘카시다투스
(cassidat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즉, ‘긴 투구를 쓴’ 의미이다. 일본명은 시라차레이진소우(シラチヤレイジンソ
ウ, 白茶伶人草)로 ‘연한 크림빛(白茶) 꽃이 피며, 그 모양이 옛 음악가(伶人)의 모자를 닮은 풀(草)’이라는 뜻이다.
영문명은 Tall-helmet monk’shood이다.
우리말 흰진범(-珍犯, 鎭凡)은 꽃 모양 뒤쪽으로 길게 뻗은 고깔 모양이 마치 오리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모습
이나 새의 부리를 닮았는데, 과거에는 이 모양이 마치 ‘기이한 범죄(珍犯)’를 저지른 것처럼 독특하고 기이하게 생겼
다고 하여 붙여졌다는 설이 있고, 한방에서 투구꽃속 식물의 뿌리는 관절통이나 마비 증상을 가라앉히는 약재로 쓰
였는데 이 약재를 ‘진교(秦艽)’ 또는 ‘진범(秦범)’이라고 불렀고, 이 한자식 약재명이 식물 이름인 ‘진범’으로 굳어졌
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비가 내리지 않는 대신 내가 땀을 비처럼 쏟아 땅을 적신다. 임도에 올라서고 곧 실운현이다. 승용차 4대가 올라와
있다. 차량통행금지 차단기 지나고 오른쪽 너른 헬기장으로 가서 풀숲 헤치고 북봉 능선을 오른다. 능선에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시원하다. 안개는 몰려왔다 몰려가곤 한다. 하늘은 우중충하고 그나마 하늘 가린 숲속길이라 어둑하
다. 수년 전 이래 해마다 이맘때면 오는 길이라 지형지물이 눈에 익숙하다.
안개 속 풍경이 그윽하다. 몽환적인 숲길을 오르며 주변의 풀꽃들을 살피느라 눈이 심심할 틈이 없다. 흰진범 외에
도 흰물봉선, 마타리, 며느리밥풀, 금강초롱꽃, 둥근이질풀, 단풍취, 참취, 곰취, 떡취, 당귀, 까실쑥부쟁이, 송이풀,
도라지모시대, 쉬땅나무 등등이 흔하다. 이들은 비가 내린다고 하여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등로 인적은 뚜렷하
다. 외길이다. 가파른 데는 고정 밧줄이 달려 있다. 밧줄 잡고도 긴다. 평평하고 너른 풀밭이 나오고 배낭 벗어놓고
휴식한다. 주위에는 금강초롱꽃이 청사초롱인양 불을 밝혔다.
날등을 왼쪽과 오른쪽 사면을 번갈아 돌아 오른다. 오른쪽 사면의 교통호를 지나다 치고 오르기도 한다. 풀숲에 교
통호가 깊은 1,406m봉을 오른다. 여기서부터 참닻꽃을 볼 수 있다. 참닻꽃(Halenia coreana S.M.Han, H.Won
& C.E.Lim, 종전에는 ‘닻꽃 Halenia corniculata (L.) Cornaz’이었다)은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산림청에서 멸종
위기종(CR, Critically Endangered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의 ‘위급’ 단계이다)으로 지정하여 보호
하고 있다.
15. 도라지모시대, 우리나라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초롱꽃과 여러해살이풀이다.
배낭 벗어놓고 그들과 눈맞춤하기 시작한다. 이제야 한풀 꺾인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을 잘 버텨낸 그들이 대견하
다. 참닻꽃은 햇볕이 잘 드는 양지쪽에 풀숲 비켜 있다. 누군가 먼저 보고 간 흔적이 있다. 납작 엎드려서 눈맞춤한
모습이 그려진다. 그 자리가 단정하다. 참닻꽃을 건든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나 또한 그런다. 적막한 산중 허리 펴
고 주위 살펴보면 ‘하얀 작은 새들(흰진범)’의 소리 없는 합창이 들리는 듯하다.
빽빽하게 우거진 미역줄나무 덩굴 숲을 기다시피 지나고 가파른 능선 잡목 숲을 한 피치 헤쳐 오르면 북봉이다.
안개가 사방에 자욱하다. 여기 올 때마다 이랬던 기억이다. 지난 2월 26일에 여기 왔을 때 화강암의 아담한 정상
표지석이 있었다. ‘경기태극종주 최고봉 화악산 상봉 1,459m 무한도전 클럽’이라고 새겼었다. 그런데 흔적 없이
사라졌다. 한편 북봉을 ‘상봉’이라고 한 자료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예전에는 화악산을 중앙의 신선봉(1,456m),
동쪽의 매봉(응봉, 1,436m), 서쪽의 중봉(1,446m)을 합하여 삼형제봉이라고 불렀다.
안개는 촉대봉 능선을 넘나든다. 혹시 기경이 연출될까 느긋이 기다린다. 매봉이 만경창파 요동하는 대해의 고도로
보일 듯 하더니 그뿐, 안개가 더욱 짙어진다. 중봉을 어디로 갈까? 오룩스 맵은 온 길을 약간 되돌아가서 사면을 내
리면 임도와 만난다고 한다. 망설인다. 일로직진이다. 군부대 철조망 울타리를 돌기로 한다. 이때를 생각해서 탁주
를 일부러 가져오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취기에 발걸음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질 것을 염려해서다.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판과 가시철조망을 넘는다.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해서 내딛는다. 곳곳이 풀숲 허방이다. 발로
살금살금 더듬어 길 찾는다. 엉겁결에 인가목 가시줄기 붙들어 손바닥이 화끈하여 정신이 번쩍 든다. 가파른 사면에
서는 철조망 울타리에 손가락을 끼어서 붙들고 트래버스 한다. 내 키 넘는 풀숲을 헤치다 진한 더덕 향을 맡는다.
주변을 예의 살피니 만삼이다. 만삼(蔓蔘, 덩굴 삼, Codonopsis pilosula (Franch.) Nannf.)은 산림청 지정 희귀
식물로 취약종(VU, Vulnerable)이다. 나는 만삼을 화악산에서만 보았고 그래서 알았다. 만삼은 줄기와 꽃이 더덕
과 구분하기 어렵지만, 뿌리는 서로 확연히 다르다. 만삼 뿌리는 숫제 나무뿌리로 더덕 향도 나지 않는다.
적어도 이때는 시간이 산을 간다. 안개비 내린다. 풀숲 헤치니 안개비 모은 큰비 맞는다. 콘크리트 담장을 밑으로
지나다 길이 막혀서 되돌아 그 위로 간다. 6개 층의 돌담을 맨 아래로 지나고 바로 그 끝에서 가파른 사면을 기어오
르고 가드레일 넘으면 군부대 정문이다. 초병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실운현에서 임도 따라 올라온 것처럼 옷매무
새를 가다듬는다. 중봉 갈림길 가는 길. 길섶 풀을 모조리 베어버렸다. 아울러 전에 이곳에서 보았던 참닻꽃도 사라
졌다.
안개비는 부슬비로 발전한다. 중봉 0.2km 갈림길 밑에 들어 부슬비 피하며 점심 먹는다. 빵과 인절미다. 맛이 아니
라 살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먹는다. 오늘 처음 등산객을 만난다. 실운현에서 승용차를 주차하고 왔는지 간편 차림
인 젊은이 세 분이다. 중봉을 오르려고 왔단다. 마땅한 경치가 없으니 이정표와 사진을 찍는다. 여기야말로 화악산
제1의 경점인데 오늘은 만천만지한 안개로 완전히 무망이다.
29. 촉대봉 능선
30. 군부대가 있는 화악산 신선봉
31. 만삼,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로 취약종이다.
32. 흰진범
33. 조무락골 가는 길
중봉을 향한다. 0.2km 가파른 오르막이다. 비는 주룩주룩 내린다. 시원하다. 불볕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
른다. 풀꽃 사진 찍으려 카메라를 가릴 우산을 꺼낸다. 슬랩에는 고정 밧줄과 암벽에 발판 혹은 손잡은 데를 마련하
였다. 도리어 잔재미 적은 심심한 슬랩 오르막이다. 이윽고 중봉 정상이다. 오늘은 데크전망대도 무망이다. 곧장
조무락골을 향한다. 조무락골로 가는 길을 찾기가 어렵다. 애기봉 쪽으로 한참 가다 방금 전에 지나친 ┣자 갈림길
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했는데 잘못 가고 있는지 의심이 들어 그리로 되돌아간다.
그 ┣자 갈림길 오른쪽도 잘 났다. 너덜 지나고 잡목 숲 헤쳐 오르고 주릉 애기봉 가는 길에 오른다. 한 바퀴 크게 돌
았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것 같다. 오룩스 맵은 비에 젖어 오작동한다. 더 간다. ┣자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은 애기
봉이고 오른쪽은 관청리이다. 오른쪽으로 간다. 빗줄기는 가늘어졌다. 안개 속 풍경이 가경이다. 카메라 들면 보이
는 것마다 사진 찍을 거리다. 한 피치 가파른 능선 내리고 ┫자 갈림길이다. 왼쪽은 관청리로 가고 직진은 석룡산으
로 간다. 조무락골은 석룡산 쪽으로 가야 한다.
급전직하 내리막이 이어진다. 미끄러운 나무뿌리와 바위 피했는데 엉뚱한 흙길에서 넉장거리한다. 소득이 없진 않
다. 쭈욱 수 미터를 미끄러져 내린다. 청아한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조무락골이다. 이정표에는 삼팔교 5km, 중봉
1.5km이다. 이제는 물구경이다. 고래로 3대 구경거리로 싸움구경, 불구경, 물구경을 꼽았다. 그간 가물어서 계곡
물이 많이 줄었다. 약간 떨어져서 보는 Y자 계곡 오른쪽 와폭이 볼품이 없다. 발품 덜었다. 곧장 내린다. 그 아래
Y자 계곡이 합류하는 와폭은 여전히 미폭이다.
조무락골 등로는 울퉁불퉁한 돌길이다. 잰걸음 하는 내 발길에 차이는 돌들이 와글와글한다. 쌍룡폭포에 들른다.
배낭 벗어 놓고 사면 돌아 직벽을 내리고 계곡 암반에 오른다. 쌍룡폭포를 정면에서 바라본다. 얼굴에 맞는 물보라
가 시원하다. 온 길 되돌아간다. 외길인 직벽이 미끄러워 오르기가 어렵다. 바위틈에 손가락 하나 간신히 끼여 오른다.
일단의 안내산악회 등산객들을 만난다. 그들은 석룡산을 올랐다고 한다. 그들은 물구경 폭포구경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나로서는 용수동 종점에서 15시 40분에 가평역 가는 군내버스를 놓칠 경우(이다음 버스는 18시 40분에 있다)
이들에게 태워달라고 사정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든든한 뒷배가 생겼다. 복호동폭포도 들른다. 등로 왼쪽으로 데크
로드 50m를 가면 관폭대다. 3단의 장폭이다. 수량이 아무리 많아도 별로 모양이 나지 않는 폭포인데 더구나 수량이
푹 줄었으니 물줄기가 왜소하다.
계곡에서 물놀이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용수동 종점 버스시간이 넉넉하다. 나도 저들처럼 잠깐 물놀이
할 틈을 엿본다. 삼팔교를 1km 정도 남겨놓고 등로에서는 보이지 않는 옥계반석을 찾았다. 물속에 누워 하늘을 보
노라니 구름이 흐르는지 건지 내가 흐르는지 모르겠다. 한껏 개운하여 삼팔교다. 많은 차량들과 사람들로 북적인다.
다시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10분 정도 걸어가면 용수동 종점이다. 가평역 가는 길. 용수동 종점에서는 나를 포
함해서 3명이 탔으나 서너 정류장을 거치니 꽉 찬다.
35. 조무락골 상류
36. 쌍룡폭포
37. 조무락골
40. 사위질빵, 미나리아재비과 덩굴식물로 목본이다.
41. 수까치깨, 아욱과 한해살이풀이다.
42. 조무락골
43. 삼팔교 아래 계류

첫댓글 고생하셨는데 편안히 그림을 감상합니다
캐이 님이 저에게 화악산 참닻꽃을 안내하셨지요.
해마다 감사합니다. ^^
홀로 꽃을 찾아가면서 잔잔하게 산행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참닻 꽃을 비롯한 예쁜 꽃들이 산행의 수고로움을 덜어주네요^^
그래도 여름 산행은 그저 알탕하는 맛입니다.^^
우중 안개속 참닻꽃을 찾는 여정을 글로 보며 상상하니 그 험난함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참닻꽃을 엎드려 들여다볼 때는 나도 잊고 시간도 잊습니다.
한 꽃 보고나면, 다른 꽃이 대기하고 있고, 얼마나 흐믓한지.
어느새 금강초롱, 참닻꽃의 시간이 되었네요. 덕분에 예쁜 모습 즐겨봅니다!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꽃들을 화악산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무한도전 팀이 세운 상봉 정상석을 누군가 치웠군요.
무거워서 옮기기 힘들었다고 하던데...
철망 따라 북봉에서 중봉 가는 길은 가시 덤불에 밑도 안 보이는 험로인데 일부러 가셨습니다.
상봉 정상석이 반가웠는데 없어지니 허전하더군요.
철망 도는 길은 갈 때마다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