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초산장 이야기 1350회) 금상추야 어서 커라!
2024년, 10월 26일, 토요일, 맑음
영화 <아트 오브 겟팅 바이>는
조지라는 고등학교 3학년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언젠가 죽게 될 삶에 회의를 품고
전혀 공부를 하지 않는다.
수업시간에도 책에 그림이나 그리면서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낸다.
아무리 영화라고 하지만
이처럼 태만한 학생도 처음 본다.
보다 못한 선생님들이 교장에게 사정을 말하자
교장 선생님은 졸업 일주일 전까지 기한을 준다.
여태 안 한 숙제를 다 해오지 않으면 졸업장을 안 주겠다고.
그래도 숙제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새아버지가 은행에 빚을 져 집이 넘어가게 되고
엄마가 눈물로 호소하자 마음이 흔들린다.
결정적인 계기는 사귀던 여학생 샐리가 자기 편이 되어주자
마음먹고 잔뜩 밀린 숙제를 하기 시작한다.
결국 그 많은 숙제를 다 해내고 무사히 졸업하게 되는데.....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동주원에 놀러갔다.
탁재갑 후배와 바둑을 몇 판 두고 내려왔다.
정원은 여전히 깔끔했는데 배추를 늦게 심은데다
벌레가 많이 먹어서 김장 배추로 쓰기에는 어려울 것 같았다.
친구 김종완 씨가 동시집을 펴냈다.
<열두 살의 봄> =청개구리 발행
첫 동시집을 내고 몇 십 년 만에 낸 책이라 반가웠다.
이 책에 실린 동시 몇 편은 글나라 동시바다 방에 올려놓았다.
올해는 해거리를 하는지 감이 많이 열리지 않아
열다섯 개 정도 땄다.
익은 것을 먹어보니 달고 맛이 있었다.
금시초가 많이 자라서 뜯어
쌈을 싸 먹었다.
부드러워서 먹을 만 했다.
보라색이라 안토시아닌이 많을 것 같다.
철포나리가 한 송이 피었다.
한 송이라도 씨앗을 뿌려 키운 끝에
처음 핀 꽃이라 반가웠다.
마늘을 2주 전에 심었는데
구멍마다 쏘옥 쏙 싹이 나오더니
거의 다 나왔다.
아직 안 나온 곳도 있는데
기다려 보고 안 나오면
남겨둔 씨로 보충할 생각이다.
계곡 옆에 붙어 있는 밭의 흙이 폭우로 쓸려 나갔는지
다른 곳보다 많이 낮아져 있어서
계곡으로 내려가 삽으로 모래를 퍼서 채워 넣었다.
틈날 때마다 자주 흙을 채워 넣을 작정이다.
산장 옆에 계곡이 있는 것은 좋은데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이런 피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일을 하고 밥을 먹으니 꿀맛이었다.
올 여름에 워낙 더워서 상추가 다 녹아버렸기 때문에
상추가 귀해서 금상추처럼 여겨졌다.
뒤늦게 심은 상추가 잘 크고 있다.
금상추야, 어서 커라!
상추가 아쉬웠기 때문에 두 군데나 심어 놓았다.
부전시장에 가도 상추를 보기 어렵더니
이제야 나오고 있다.
작년에 났던 갓의 씨가 떨어졌는지
저절로 싹이 터서 크고 있다.
잘 크도록 옆에 돋아난 풀을 뽑아 주었다.
몇년 전에 심었던 율무가
풀밭에 떨어져 저 혼자 싹을 틔워 자라더니 열매를 맺었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저절로 자란 율무라 대견스러워서
물이라도 끓여 먹으려고 줄기와 씨를 따서 모았다.
분홍토끼가 산장에 놀러왔다.
약초닭백숙을 해서 같이 먹었다.
동서문학상에 동화를 보내서
맥심상에 뽑혔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동화를 많이 쓰라고 격려해주었다.
점심을 먹고
산장을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마침 청화쑥부쟁이가 만개해서 보기 좋았다. (*)
첫댓글 가을이 깊어가는거 같아요
수확은 다 했는지요? 편안한 가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