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영배(戒盈杯)는,
가득 차는 것(盈)을 경계(戒)하는 술잔(杯)으로,
다른 술잔과 다르게 가득 채우려고 할수록
오히려 밑의 구멍으로 술이 떨어진다.
이 술잔은 사이펀의 원리로 말미암아 많이
채울수록 술이 떨어지게 설계되어 있다.
계영배를 설계한 사람은 조선시대 실학자 하백원이며,
술잔을 빚은 이는 당시 이름난 도공이었던 우명옥이다.
서양에도 같은 원리를 이용한
피타고라스 컵(Pythagorean cup)이 있다.
이 그릇은 속이 비면 기울어지고,
알맞게 물이 차면 바로 서고,
가득 채우면 엎질러진다.
항상 곁에 두고 보는 그릇이라 하여,
유좌지기(宥坐之器)라고도 한다.
사람은 총명하면서도 어리석음을 지키고,
천하에 공을 세우고도 겸양하며,
용맹을 떨치고도 검약하며,
부유하면서도 겸손함을 지켜야 한다.
계영배는 술을 부으면
70%까지 채울 때는 술이 그대로 있지만,
그 이상을 넘으면 술이 없어진다.
가득 차면 엎질러지는 것은 비단 잔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절제하지 않으면,
인간의 마음은
오만함과 과욕(過慾)으로 가득차기 십상이다.
자신의 마음 그릇을 공(空)으로 비우려면
먼저 미련(未練)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욕심과 좌파사상으로 이성을 잃어가는 사람들은
절제와 겸손을 가르치는 유좌지기와
계영배의 교훈을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해야 한다.
재물에 있어서는 평평하기가 물과 같고
마음 곧기는 저울대와 같은 사람이
여러 사람들의 대표가 되어야 한다.
<쇳송. 3386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