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에 올리는 발전 기원문 : 22기 서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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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단군 할아버지께서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해 돋는 나라, 조선(朝鮮)을 세우신지 4천3백5십5년, 임인년 양력 5월 21일, 음력 사월 스무하루 날, 갑술일 미시 때를 맞아, 새봄 새날의 기운이 가득한 저희들의 학습실에서 맑은 술과 과일 그리고 소찬을 차려 천지신명께 고하옵나이다.
오늘 저희가 지극한 정성으로 이 자리를 마련한 까닭은, 창립한 지 어느덧 서른두 해를 맞이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 학습동아리 문우사랑의 새내기들과 또 이들과 더불어 문학과 학우와 글벗의 사랑을 위해 정진하는 문우사랑 가족 모두가 천지신명님의 보살핌으로 각자 소원하는 바를 원만하게 이루고자 함에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세상이 절망의 늪에 허덕일 때마다 예술이, 문학이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자신들을 일으켜 세울 힘을 보탰습니다. 문학이 못된 무리를 바로 제거하지는 못하지만, 착한 이들이 벼랑을 거머쥔 솔뿌리처럼 억세게 버티는 힘을 내도록 하여 마침내 어둠을 몰아내는 일꾼이 되게 합니다. 하여 저희의 배움이 드디어는 착한 사람이 고루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니 천지신명께서도 저희의 다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이끌고 지켜주시기를 빌고 빕니다.
이제 저희 학생회를 비롯하여 문우사랑 각 동아리가 돌아가며 정성을 드리오니 바라옵건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저희들이 학업은 물론이거니와, 저희 동문회가 나날이 번창하고, 문학회와 묵우회가 훌륭한 작품을 낼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옵고, 아울러 영화감상반, 서울톺아보기반, 나들이반, 방송반 모든 동문들에게 늘 좋은 소식만 가득한 날 되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먼저 문우사랑 학생회가 정성을 올립니다.
다음은 동문회가 정성을 올립니다.
이어 문학회가 정성을 올립니다.
이어 묵우회가 정성을 올립니다.
이어 영화감상반이 정성을 올립니다.
이어 서울톺아보기반이 정성을 올립니다.
이어 나들이반이 정성을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방송반이 정성을 올립니다.
천지신명이시어, 우리 문우사랑의 길라잡이별이 되신 나장호님이시여, 거듭 바라건대 저희들의 정성에 감응하시어 저희가 오늘 곧추 세운 마음이 변치 않게 지켜주시고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일에 장애가 없고 또한 병고를 겪는 동문들 속히 병고에서 벗어나고 아울러 동참한 모든 이들의 가정이 건강하고 평안토록 호위해주시길 손 모아 빌고 비나이다.
임인년 양력 5월 스무하룻날, 문우사랑 일동이 두 손 모아 비옵나이다.
문학과 학우와 사랑을 위하여!! 문우사랑 2022년 봄맞이 발전기원제 개요 : 22기 서동석 |
● 기원제의 개요
문우사랑은 해마다 봄을 맞아 모꼬지를 가졌다. 그때 ‘고사(告祀)를 지냈는데, 2017년 봄맞이 모꼬지부터 발전 기원제라고 명칭을 바꿨다.
고사라 함은 고할 고告, 제사 사祀(또는 말씀 사詞자를 쓰는 경우도 있다)로, 조상이나 산신 또는 터주대감 등 특정 신에게 신고하는 의례다. 즉 고사를 지내고자 하는 목적이나 또는 그 터전(현장)의 신령 또는 터줏대감에게 일정한 제례의식을 갖춰 인사를 드리는 것이라 하겠다.
이를테면, 회사를 차리거나 사무실을 열었을 때(개업)에는 ‘재수 고사’나 ‘안택 고사’ 등을 하는 것처럼 특정한 목적이나 장소 또는 특정한 시기를 맞아 정성을 올리는 제례다. 신장개업, 건물 신축, 기계 도입, 이사, 또는 점포나 사무실의 내부 정비나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거나 또는 하던 사업이 부진할 때, 또는 가정이나 회사에 자꾸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때 지낸다. 한마디로 사업이 잘되고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며, 집안 또는 회사의 내외부가 편안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올해(임인년)로 32년을 맞는 우리 문우사랑은, 전통적으로 새봄을 맞아 문우사랑 학생회가 주관하고 동문회 등이 후원하는 대동제를 열고 온 천지의 신령님께 정성을 올리는 제사를 모신다. 문우사랑은 이 대동제를 ‘모꼬지’라 한다. 이 모꼬지에서 문우사랑의 표어처럼 ‘문학과 학우’가 일심으로 공동체를 이뤄, 두루 글벗으로서 서로 믿음과 사ᄆᆞᆮ(소통)는 미덕을 더욱 드높이고자 제물을 차리고 머리를 조아려 두루 신령님의 돌보심(가피)을 빈다.
고사 제물
<주의할 점>
1) 고사 음식의 수량은 항상 홀수로 한다. (1홉, 1되, 1말, 3개, 1병 또는 3병)
2) 고사 음식은 가능한 한 칼을 사용하지 않는다. 떡은 물론 과일도 깍지 않고 잘 씻어서 그냥 통째로 올린다.
3) 소금이나 간장, 마늘, 고춧가루 등 짜거나 매운 양념을 사용하지 않는다.
4) 고사 음식은 고사 전에 절대로 맛을 보거나 입에 대지 않는다.
5) 전이나 나물 또는 떡 등은 가급적 바로 준비한 김 나는 따뜻한 음식을 올린다.
6) 제물은 최대한으로 품질이 좋은 것으로 한다.
<준비물>
1) 대추 : 1되 또는 1홉
2) 밤 : 까지 않은 통밤으로 1되를 준비.
3) 단감 : 5개 3개. 단감이 없을 땐 곶감을 사용.
4) 배 : 5개
5) 사과 : 5개
6) 팥 시루떡 : 자르지 않고 1말을 시루째 통째로 올려놓음.
7) 돼지머리 : 1개. 다복, 다산을 의미함. 안면에 상처가 없는 보기 좋은 것으로 귀를 세울 것. 우리는 돼지머리 대신 돼지머리 누른고기(편육)과 함께 돼지 저금통으로 대신한다.
8) 북어 : 1마리. 몸이나 눈에 상처가 없는 좋은 것으로.
9) 곡주 : 1~ 5병. 막걸리 또는 청주.
10) 생수 : 1~ 3병. 정화수 1사발.
11) 쌀 : 1되 또는 1사발.
12) 굵은 실 : 1타래 영속성을 의미함.
13) 양초 : 2개. 촛대 준비.
14) 향 : 1갑
15) 기타 : 그 밖의 접시나 퇴줏그릇 등 상 차릴 때 필요한 그릇.
* 축문(비나리)은 따로 고사 지내는 사정에 따라 준비
* 제물의 종류는 위에 쓴 것보다 더 많지만 생략.
<제물을 대하는 가짐>
1) 앞에서도 말했지만 술은 곡주로서 즉 쌀로 만든 막걸리나 청주를 사용한다. 술은 원래 신들이 즐겨 먹던 것으로 지금에 와서는 인간들이 먹는다.
2) 과일은 최상품으로 준비하며 가능한 한 햇과일을 형편에 따라 성의껏 준비한다. 씨 없는 과일은 신들이 싫어하므로 준비하지 않는다. 음양오행에서 양을 대표하는 대추, 음을 대표하는 밤, 감(곶감), 배, 사과 등은 깨끗이 씻어서 홀수로 놓는다. 홀수 종류, 홀수 개수.
3) 포는 북어로 하되 통북어로 한다.
4) 돼지머리는 다산 다복을 의미하여 땅에 사는 짐승 중 돼지로 하게 됐으며, 통 돼지나 소 등을 올리는 경우도 있으나, 형편에 따라 돼지머리가 아니면 돼지고기도 좋다. 귀를 세우고 이마나 얼굴에 상처가 없이 웃는 형상을 쓴다. 우리는 돼지고기(머리고기 편육)나 돼지 저금통으로 대신한다.
5) 물은 정화수로(한 그릇) 사용할 것.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는 뜻이 있음.
6) 쌀은 될 수 있으면 햅쌀로 하는 것이 좋고 한 그릇을 준비한다.
7) 떡은 보통 팥 시루떡(백설기 떡은 산신제용)으로, 고사를 마칠 때까지 칼을 절대 사용하지 말 것이며 썰지 않는다.
8) 실은 무명 실타래로 준비한다. 길게 뻗어 나간다는 영속적인 뜻을 지니고 있다. 북어는 실타래로 묶지 말고 감아서 시루떡 중앙에 꼬리 부분이 약간 묻히게 하고 머리는 북쪽으로 눕게 한다.
9) 향과 초를 준비한다.
10) 제주 : 고사를 지내는 주인공을 말한다. 우리는 문우사랑 운영위원장이 맡는다
11) 제관 : 고사를 주관하는 사람으로 사회자라고 생각하면 됨
12) 기도문 : 보통 고사의 경우 불교 경전 등을 독송하기도 하는데, 이번 우리의 경우는 축문(비나리)으로 하면 됨
<진설>
1) 상의 앞쪽에 과일을 진설하고, 뒤쪽에 시루떡과 돼지머리(좌우로 또는 앞뒤로 또는 포개놓기도 하는데, 우리는 상을 보면서 시루떡을 왼쪽에, 돼지고기나 돼지 저금통은 오른쪽)를 놓고 그 좌우에 쌀과 정화수 그 옆에 초를 켭니다. 뒤쪽에 작은 병풍이 있으면 좋으나 없어도 됩니다.
2) 상 앞에 우리가 집에서 제사 지낼 때처럼 향로(향로가 없으면 사발에 쌀을 붓고 향을 꽂아 씁니다)와 술잔을 준비합니다.
3) 멍석이나 돗자리(없으면 나들이 갈 때 쓰는 은박지 자리)를 깔아 둡니다.
<고사를 마치고>
1) 떡을 썰어 한쪽을 접시에 담아 부엌, 뒷간에 바친다. 농경사회에서 부엌과 뒷간은 생산과 밀접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꼬지 장소 가운데, 보기에도 신령스러운 곳(야외에서 모실 때는 고사 장소 부근 소나무 아래)에 바친다. 그리고 고사에 참석한 이들과 또 이웃과 나눠 먹는다.
2) 고사를 마치고 나면 우리가 정규수업 한 뒤 2부 수업을 하듯, 다시 말해 뒤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두가 즐거운, 또 축하하는 마음으로 흥겹게 차려진 음식을 먹는다.
3) 실타래로 감은 북어는 출입문의 위쪽에 떨어지지 않게 잘 간직한다. 엄나무 가지를 이용해도 된다. 북어 냄새나 모양이 보기 언짢으면 북어를 신문지로 싸서 두어도 된다.
<식순>
전문인에 의한 고사가 아니라면 특별히 정형화된 식순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상차림(진설)은 위에서 밝혔듯이 기본 제수를 마련하여 상에 올린다. 장소나 형편에 따라 가짓수나 개수를 줄여도 되지만 정화수, 쌀, 북어는 갖추도록 한다.
우리는 고사에 앞서 돌아가신 문인들에 대한 예로써 묵념을 한다.
일반인이 하는 고사의 식순은 집안의 제사를 지내듯 먼저 제주(운영위원장)가 향을 사르고 촛불을 밝힌 뒤 준비한 술을 쳐드리고 삼배를 하고 나서 오늘 이렇게 고사를 지내게 된 사연을 고하는 축문(비나리)을 읽는다.
2022년, 올해부터는 비나리 중간에 학생회, 문학회, 묵우회 등 각 동아리들이 돌아가며 차례로 술을 치고 절을 하고 동아리 대표가 간단한 다짐을 밝힌다.
학생회 4학년부터 차례로 1학년까지 하고 난 다음으로 동문회 기수별로 절을 하고, 다음으로 각 동아리(문학회, 묵우회 등)가 예를 올린다.
동아리 다짐을 다 마치면 다시 비나리를 마저 읽고 촛불로 사르고(소지) 다시 삼배를 하고 물러난다.
마지막으로 동참 일동이 함께 다시 삼배를 드리고 고사를 마친다.